즐겨찾기 스레드
북마크
이름없음 2020/08/02 01:09:02 ID : tuk9wJRA47B
무섭진않겠지만, 짧게 써볼게.
이름없음 2020/08/02 01:10:40 ID : 5aspcMkq6pb
이름없음 2020/08/02 01:13:20 ID : Mi3Bhy3PbeI
오 보고있어
이름없음 2020/08/02 01:18:56 ID : tuk9wJRA47B
그냥 괴담이라기보단 스스로 느낀점이 괴리감이 많았었다는것이 더 가까울꺼야. 귀신도, 뭐도 안나와. 우리 집안은 할아버지 두분이 돌아가셨어, 각자 한국에서 사시고, 미국에서 사셨지. 먼저 돌아가신건 한국에서 사시던 외할아버지셔, 한때 한국에서 전쟁에 참여하셨는데 그때 얻은 암으로( 생물학같은 무기때문에. ) 재발을 하셔, 내가 초등학생일적에 돌아가셨어. 그때는 아무래도 가족들이 할아버지를 보조 해야하다보니 들락날락거려야해서 매일같이 병원을 갔어. 그때문에 좋아하던 방과후 특강(방과후에 대충 종이로 뭘 만드는 동아리같은것)을 못하게 되버려서 울면서 짜증냈던적도 있어. 아침에 병원을 가는 어머니가 자주 집에 안계셔서 어릴때는 꽤 병원에 가는것을 싫어했던것같아. 그렇게 들락날락 하던중 어느날, 돌아가신 어느 밤, 날 제외한 모두가 불 꺼진 병실에서 나왔어. 나는 아이패드를 손에 쥐고 게임 하고있었어, (그 막 옛날때 유행했던 게임인데 뭔지는 기억은 안나. ) 다들 나와서 의자에 앉더니 울었지, 나는 우는 이유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신거라고 생각도 안했어. 어릴때는 죽음이라는 존재를 실감하지않아서일까, 그런 방향으로는 전혀 생각하지못했어. 모두들 울었지만 어린아이인 난 울지않았던게 뭔가 죄책감이 들어. 다들 매우 침울했어. 난 그저 많이 힘든가해서 어머니 등을 토닥일뿐이었지.
이름없음 2020/08/02 01:24:47 ID : Ai8pe3TTQpW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0/08/02 01:26:06 ID : tuk9wJRA47B
그렇게 어찌저찌 집에 돌아갔을것같아. 좀 문장이 애매해서 미안하지만 그때는 너무 어려서 이제는 기억도 안나니까. ( 지금의 난 곧 성인이고 ) 하지만 장레식때만큼은 기억이 강렬하게 나. 장례식장 입구에 들어가고, 할아버지 사진이 좀 멀리에서 꽃다발과 함께 계셨어. 처음에는 “ 뭐지? 이게 뭐야?” 의문이 들었어, 그리고 앞에서 할머니와, 모르는 사람들이 할아버지 사진에 대고 곡소리를 내고있었어. 무서웠어. 의문감은 머리에 더 더 차올랐지. “ 왜 이 사람들은 울고있지?” “할아버지 사진을 왜 저기다 두고있지? “ 장례식을 뉴스에서도 어디에서도 접해본적없던 어린 난 그때까지만해도 “ 할아버지의 건강을 빌기 위해서 행사를 하나보다! “ 라는 들키면 싸대기나 맞을 창의적인 생각이나 했어. 무지가 이렇게 무서워, 왜 내가 검은 옷을 입었는지. 어머니는 왜 울고계셨는지. 아버지는 왜 그런 어머니를 위로해주시고 그날밤 이후로 매일같이 가던 병원을 가지않았는지. 나는 장례식을 처음으로 접했기에 죽음이란것을 몰랐어.
이름없음 2020/08/02 01:26:56 ID : Mi3Bhy3PbeI
아이구ㅠㅠ 보고있어
이름없음 2020/08/02 01:37:04 ID : tuk9wJRA47B
그리고 나는 어느 작은 방에 들어갔어. 할아버지 사진이 있는곳 오른쪽일꺼야. 나는 무표정으로 누워있었는데 ( 이불이 있었어 ) 친구 이모가 “할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보러가자.” 라고 이야기해서 할아버지 보러가나보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울고있는 어머니를 뒤로하고 사람들이 모여있는 방으로 갔어. 할아버지는 아프신데 사람들이 이렇게 모여있으면 힘드실텐데, 이런 생각을 아직까지도 하다가. 그곳이 어떤곳인지 한눈에 알게 되었어. 사람이 누워있는것이 보이는. 조명은 꺼저있고, 창문이 있는 방. 그 창문으로 보이는것은 약간 푸른 끼가 있는 등이 켜져있는 방. 마스크를 끼고 단정하게 입은 의사 차림의 사람 둘, 그리고 거기에 보이는 누워 계시는 할아버지. 수술 장면을 보여준다고 생각할리가 없잖아. 이모가 언급한 마지막을 알게되었어. 할아버지는 돌아가신거야. 돌아가신 상태로 가만히 누워계셨어. 말로만 듣던 죽음을, 처음으로, 주변인이 죽는것을 접해버린거야.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화장을 하려한것같아. 어린 난 화장이란것은 깨닫지못했지만, 돌아가신것. 죽음만큼은 깨닫고 눈물이 터져나왔어. 눈물이 나온 이유는 슬픔보다 공포였어. 나도 저렇게 되버리는거야? 라는 절망, 공포. 그리고 끝없는 어둠만이 느껴져서. 울면서 작은방으로 뛰면서 돌아갔어. 이건 행사 따위가 아니야. 그걸 강력하게 깨닫고 자꾸만 그 모습이 떠올라서 눈물만 흘렸어. 이모랑 엄마는 할아버지를 보러 가더니 이렇게 운다고 그러더라. 자기들도 울고있었으니 금방 말 한마디를 하고 말았지만.
이름없음 2020/08/02 01:46:38 ID : tuk9wJRA47B
그 충격일까 계속 울다가 이모 집으로 갔고, 열도 났어. 그리고 한 4일때에 다시 돌아와 나는 작은 방에 누워서 아이패드로 게임을 하고있었어. 어릴때 도피처는 그런것밖에 없겠지. 아버지는 그런 나를 보더니 “ 넌 여기 와서도 게임을 하니? “라고 하고 나가셨어. 표정은 못 봤지만 아마 좀 혐오하는 표정였을거야. 누구보다 분위기에 잘 휩쓸릴 어린애에게 그런 말을 하시는 아버지가 밉기는 커녕 그냥 힘든가보다, 라고 지금은 생각해. 곡소리 내는 사람들도 시일이 지나갈수록 적어지고 장례식장은 조용했어. 그저 고요만 가득하고 간혹 술에 취한 주정이 들렸어. 그리고 다시 학교에 돌아왔을때에는 선생님이랑 아이들이 합심한건지 “ 너 괜찮아? “ 라면서 위로 해주는듯이 다가왔어. 초등학교에서 그렇게 친한 친구들이 없어서, 와닿는 위로는 없었어. 한국의 장례식은 너무 우울했고, 힘들었어. 너무 가슴이 답답했어. 모두가 슬퍼했어. (그리고 그때 공포는 아직 물러나지않았어. 그때의 공포는 옆에 남아 2-3년정도를 눈물로 하루를 살아가며 죽음이 무섭다며 우울증으로 날 시달리게 해, 지금은 매우 나아졌고 이 주제랑은 별로 차이없으니 넘어갈게.) 하지만 중학교때의 친할아버지의, 미국의 장례식은 한국과 확연히 달랐어.
이름없음 2020/08/02 01:55:52 ID : tuk9wJRA47B
어느날 아프시던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걸 전화로 받게 되었어. 다들 울줄 알았는데, 아버지는 ( 미국에서 살으셨어, ) 웃으면서, 미국 갈려고 생각했는데 좋은 시기에 돌아가셨네, 그렇네. 라고 어머니랑 농담을 했어. 아마 그런 패륜적인것이 아니고, 친할아버지가 일정을 잡아주시고, 선물을 주신거다. 정도로. 긍정적이게 생각한것같아. 그 사고 방식 부터가 너무 달라. 세계화라느니 그런 통일이고 그런게 있다한들, 이런 생각의 차이. 문명의 차이를 좁힐순없을거야. 그렇게 미국으로 가게 되었어. 스킵해서 말하자면. 되게 호텔같은 건물로 들어가(유럽풍, 교회는 아님), 방에 준비되어있는 장례식장에 들어가면 사진과 같은 느낌의 방에, 맨 끝에는 사진 대신 정말 고인이 누워계셨어. 나는 한국의 장례식 이후로 그런 고인을 직접 보는게 트라우마가 생겨 차마 방에 들어가 참석하진 못했어. 눈물만 흘렸지, 그래서 절차는 잘 모르겠는데, 다들 꽃을 두고 왔어. 그리고 나서 다들 뭔가 밝아진 미소로 고깃집을 가더니, 고기를 사기 시작했어. 다들 웃었어. 어떻게 이렇게 웃을수있는건지 난 엄청난 괴리감을 느꼈어. 다들 슬퍼하는것이 맞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이렇게 웃으면서 농담을 할수있다고??, 속으로 엄청 의문이 들었어. “ 할아버지가 쏘신거야! “ 라는 농담도 난 전혀 그런말을 하는것도 이해하지못했어. 매우 충격을 받았어.
이름없음 2020/08/02 02:04:42 ID : Mi3Bhy3PbeI
헉 나도 읽으면서 되게 충격.. 보고있어!
이름없음 2020/08/02 02:04:42 ID : tuk9wJRA47B
장례식때만 어둡고 다른곳에서는 밝은 그 분위기를 난 이해할수없었을거야. 장례식이란 한국에서는 모든게 우울했고 하늘조차 비가 오며 울었으니까. 내가 너무 심각하게 여기는건지도 몰라. 하지만 정말 괴리감, 그 차이는 이해할수없었어, 어떻게 다들 웃는거야. 그렇게 어떻게 농담을 하는거야. 한국에서는 암이랑 할아버지를 언급하는것조차 집안에선 한동안 금기였어. 의학 드라마에서 삐이이이이- 하며 죽음을 맞는 순간 장면을 보시면 어머니는 바로 돌려버려. 고인에 대해 언급하는것이 거의 금기라면, 미국은 오히려 말하면서 떨쳐내려 하는것처럼 보였어. 그래서 고기같은 맛있는걸 먹으며 그런걸 울지않고 해내려는 거겠지. 하지만, 한국과 닮은건 여러가지 많았어. 숙소에 돌아와서 아버지는 울면서 나한테 윽박지르며 “ 왜 정례식에 안 들어가냐 “ 라는 둥의 여러가지 사연으로 소리 지르셨어. 그때의 난 억울 한것같았지만, 어머니와 아버지가 돌아가신단 슬픔을 함부로 대해서 된다는 면죄부는 되지않았지. 집안에서는 다들 꽤 울었던것같아. 아직은 정리못한, 유품이 가득한 할아버지 방에서 자고있는 나도 울었고. 그리고 한 3일을 지났을까, 이제 관을 땅에 묻는 단계에 이르렀어. 가족인 우리는 위에 천막이 쳐져있는곳 아래 의자에 앉아, 기계가 그 관을 들려는것을 지켜봤어. 그리고 또 파낸 구멍에 들어가고 나서 꽃을 던졌고. 관은 곧 닫혀 인부들이 흙을 덮었지.
이름없음 2020/08/02 02:12:44 ID : tuk9wJRA47B
( 장례식, 오타 죄송)사소하지만 뭐, 불태워서 한줌의 재로 만드는 한국은 땅이 좁아서 랄까, 미국은 땅이 커서랄까. 주위를 둘러보면 모든것이 무덤인곳에서 그렇게 할아버지와 안녕을 고했어. 비도 오지않았어. 해는 쨍쨍하고 바람만 거세게 불었지. 눈물도 뭐도 없이 담담하게 끝났어. 후유증도 슬픔도 없어. 이렇게 끝난 이유가 2번째 장례식이라서 라는 이유가 아니고, 분명 미국의 장례식이라서 라고 생각해. 난 아직 한국에서의 그 곡소리를 들으며 고인의 죽음과 마주할 자신이 없거든. 한국과 미국의 차이라고는 써놨지만 그냥 개인의 감상평이나 된것같네. 미안해. 난 관련 지식도 없으니까.. 참고로 외할아버지께서는 전쟁유공자정도로 인정 되셔서 국가보훈처에 계셔. 후손 혜택이랄까.. 할머니랑 어머니, 나는 묘에 써있지않기때문에? 못 받는데, 아마 남아선호사상때문일거야. 아무튼 그렇다고 들었어. 이야기는 끝이야. 한국은 내뱉는게 울음이라면 미국은 고인을 추억을 한다는것정도, 한국도 미국도 어느쪽도 좋다고 생각안해, 어느쪽 장례식은 슬프니까. 이야기는 끝이야. 주저리 미안해, 질문 한다면 받을게.
이름없음 2020/08/02 10:35:51 ID : VbCjbip83A7
서양권, 특히 기독교권에서는 고인이 제 명을 살다 가신 분이라면 이승에서 열심히 살다가 하나님 곁으로 가게 된 거니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물론 슬프지만 더 좋은 곳으로 갔으니 축하해준다는 그런 의미라고 보면 될 것 같아. 아르헨티나에서는 장례식장에서 묘지로 이동할 때 조문객들이 모두 박수를 쳐 준다고 하더라. 이것도 마찬가지로 고인이 하나님 곁으로 가게 된 걸 축하한다는 의미라고 해.
이름없음 2020/08/03 16:18:24 ID : tuk9wJRA47B
기독교쪽 분이셨으니 더더욱 그런 의미가 강하다고 생각해. 난 무교라 그런게 다가오지않은걸지도 몰라.

레스 작성
30레스수호령이라는게 정말 있어??new 419 Hit
괴담 이름 : 이름없음 14분 전
400레스마법의 다이스 고동님new 5363 Hit
괴담 이름 : 이름없음 2시간 전
11레스육감이 좋은 아이new 177 Hit
괴담 이름 : 이름없음 2시간 전
21레스나한테 붙어있던 처녀귀신new 82 Hit
괴담 이름 : 이름없음 3시간 전
125레스[혐]어릴적에 코딱지 모으면 얼마나 모아질지 궁금했던적이 있어?new 22699 Hit
괴담 이름 : 이름없음 4시간 전
17레스앞집 가족new 1115 Hit
괴담 이름 : 이름없음 5시간 전
906레스소원이 이루어지는 게시판 2판new 36837 Hit
괴담 이름 : 이름없음 5시간 전
43레스마법 정령 악마 귀신 연구해볼 스레딕 유저들 있을까new 1912 Hit
괴담 이름 : 이름없음 6시간 전
46레스내가 무속인인데, 어쩌면 좋을까?new 2181 Hit
괴담 이름 : 이름없음 6시간 전
103레스아는 언니 귀접 이야기new 1120 Hit
괴담 이름 : 이름없음 17시간 전
235레스나 귀신 봐 질문 답변해줄게 5new 14916 Hit
괴담 이름 : 이름없음 19시간 전
28레스우리 학교의 오컬트 동아리는 제법 섬뜩했어new 2847 Hit
괴담 이름 : 이름없음 19시간 전
478레스보고 느껴지는 거 얘기해줄게new 10120 Hit
괴담 이름 : 이름없음 21시간 전
2레스소원 이루어주는 강령술 같은 거 알려줄 사람!new 272 Hit
괴담 이름 : 이름없음 22시간 전
104레스아무튼 귀신보는 일상툰 8614 Hit
괴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
6레스마주보는 거울 해보고 싶은데 509 Hit
괴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
52레스예지몽 꿔본 사람 있어? 1143 Hit
괴담 이름 : Ddd 2024.04.17
102레스친구가 사이비인 것 같아 1132 Hit
괴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
14레스우리 집안은 산신을 모신다. 1141 Hit
괴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4.16
2레스신점 보고왔는데 204 Hit
괴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