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어떻게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ㅜ 그냥 정신 차리고 보니 들판 위를 걷고있었어 하늘은 진짜 구름 하나도 없이 맑고 땅에 잔디들은 무슨 윈도우 기본 바탕화면같이 파릇파릇하더라 나는 흰색이나 연한 노란색 아니면 연한 파란색 정도 되는 무릎까지 오는 원피스같은걸 입고있었고 시점은 내가 보고싶은대로 바꿔서 볼 수 있었어 (위에서 내려다보거나, 1인칭시점으로 보거나, 어느 한 부분만 클로즈업 해서 볼 수도 있었어)

무작정 걷고만 있는데도 기분이 엄청나게 좋았어ㅎ 주변에 새도 없는데 새소리도 들리고, 바람도 살짝씩 불어서 산뜻하고, 햇빛도 딱 적당했거든 기분 좋게 좀 걷다보니까 물이 맑은 얕은 계곡같은게 하나 나왔어 내가 올 줄 알았다는듯이 앉기 좋은 큰 바위가 있어서 그 위에 앉아서 물장구도 치고, 발장난도 하면서 오래 놀았던 것 같아

그렇게 놀다가 정신차려보니까 전보다 조금 더 어두워져있었어 이제 막 노을이 지기 시작하려고 했고, 바람은 아주아주 조금 세졌는데 전에는 산뜻하게 시원했다면 이번에는 약간 포근하게 따뜻했어 일어나서 다시 걷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앞에 엄청 큰 나무가 나타났어 한참을 걸어오면서도 한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뿅 나타난거야

엄청나게 크다는것만 빼면 솔직히 그냥 보통 나무랑 다를게 없었어 근데 나무를 살짝 만지자마자 노을이 싹 걷혀가고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날씨가 맑고 산뜻하게 변하는거야 신기해서 나무 주위를 둘러보는데 나뭇가지 하나가 유난히 밑으로 내려와있는게 보였어

가지에 가까이 가보니까 큰 복숭아가 하나 달려있었어 진짜 크고 예뻤는데 특이한점이 복숭아가 완전히 덜익어서 거의 흰색에 가까운 살구색이었어 왠지 모르게 따고싶어져서 복숭아를 똑 따니까 갑자기 주변이 밤으로 변했어 아무리 밤이라고 해도 아까랑 똑같이 따뜻했고 분명히 어두운데도 주변에 있는것들이 다 잘 보였어

그리고 무슨 반딧불이같은게 주변에서 엄청 반짝반짝거렸고 복숭아는 갑자기 그냥 보통 복숭아 크기로 작아져서 주머니에 넣을 수 있게 됐어(전까지는 양팔로 안아야 할정도로 컸어) 그 다음은 어떻게 됐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 것 같아

>>7 내 추측이긴 한데 혹시 너 아니면 주변친척중에 임신할 것 같은 사람 잇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