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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0/08/21 02:15:15 ID : xRA6nXummoG
고등학생 때 스트레스 때문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가위도 자주 눌리고 꿈도 조금 그로테스크하게 꾸는 편이었거든. 근데 그 와중에 몇 안 되게 포카포카한 분위기의 꿈이라서 기억에 남네. 고등학교 1학년, 2학년, 3학년 할로윈 날에 잠에 들면 항상 에버랜드 입구에서 혼자 서 있는 꿈을 꿨어. 누가 알려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기다려야한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 그렇게 기다리고 있으면 에버랜드 입구에서 키가 큰(엄청 컸어, 내가 163 정도 되는데 고개를 치켜 올려야 얼굴이 보였거든) 잭 오 랜턴 아저씨가 나를 데리러 오는 꿈이야.
이름없음 2020/08/21 02:18:50 ID : xRA6nXummoG
잭 오 랜턴 다들 알지? 할로윈하면 생각나는 호박에 얼굴 파두는 그거. 그걸 얼굴에 쓰고 있는 아저씨가 나를 항상 마중 나왔어. 말쑥한 정장을 조끼랑 마이까지 꼭꼭 챙겨입은 아저씨였는데, 조금 장난스러운 성격이었던 거 같아. 왜, 엄청 잘 놀아주는 삼촌같은 느낌? 아저씨가 나를 데리러 오면, 분명 모르는 사람일 게 뻔한데 너무 반가운 기분이 들어서 아저씨가 내미는 손을 꼭 잡고 에버랜드 안으로 들어가. 에버랜드에 들어가면 바로 앞에 기념품점들이 있잖아, 거기서 인형들이랑 기념품들 그런 것들을 가지고 놀았던 거 같아.
이름없음 2020/08/21 02:21:13 ID : xRA6nXummoG
음.. 사실 막상 생각 났을 땐 재밌었는데 쓰려고하니 뭐 쓸 게 없네. 그냥 아저씨랑 놀던 게 끝이거든. 아저씨는 구식 자동차를 몰고 다녔는데, 가끔 어디서 그걸 끌고 와서 아무도 없는 광장을 돌기도 하고 내가 호박 벗어보라고 조르기도 하고 그랬어. 정말 평범하게 놀았어서... 이 꿈을 꾼 3번 동안 정말 그러고 놀기만 했거든. 대신 아저씨 곁에서 떨어지면 안된다는 조건이 붙긴했어.
이름없음 2020/08/21 02:23:19 ID : xRA6nXummoG
왜인진 몰랐는데, 뭐.. 그다지 중요한 건 아니니까. 그냥 넘어갔었던 거 같아. 그 외에도 에버랜드 나무 있지, 기념품샵 쪽에 있는 인공나무. 그 근처로 가면 안된다던지, 그 나무를 지나갈 땐 귀를 막으라던지 회전목마 근처에 혼자 서있으면 안된다던지, 놀이기구를 타서는 안된다던지 하지 말라는 게 되게 많았어. 이렇게 말하니까 꼭 괴담같네ㅋㅋㅋㅋ
이름없음 2020/08/21 02:27:36 ID : xRA6nXummoG
근데 어떻게 놀이공원에 왔는데 놀이기구를 안 타! 하나만 타면 안되냐고 졸랐었어. 호박 벗어보라고 한 걸 제외하고 제일 많이 졸랐던 걸거야. 호박 벗어보라했을 때는 음... 얼굴이 있어야할 부위가 텅텅 비어 있어서 좀 놀랐긴 했는데, 재밌었었지. 결국엔 아저씨가 나한테 못이겨서 뭘 하나 탔었던 거 같아. 아래쪽에서 타고 위로 올라가려고 했는데, 내가 어쩌다가 아저씨 손을 놓쳤어. 에버랜드에 보면 광장에서 올라가는 길 있잖아, 거기서 딱! 하고 손을 놓쳤어
이름없음 2020/08/21 02:29:08 ID : xRA6nXummoG
놓치자마자 길이 움직이더라고, 아저씨랑 나 사이에 있던 거리가 갑자기 훅 늘어났어. 에스컬레이터처럼 나는 아래로 움직이고 아저씨는 위로 움직여서 나중에 되니까 보이지가 않더라. 사실 거기까지는 아이고 저걸 어떻게 올라가나... 했는데 아저씨가 안 보이게 되자마자 애들 웃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
이름없음 2020/08/21 02:31:55 ID : xRA6nXummoG
갑자기 호러로 전환된 거 같긴 한데, 맞아, 엄청 무서웠어... 끽해야 초등학생들 정도 목소리? 같은 게 수십게가 킥킥거리고 막 웃더라고. 대충 드디어 떨어졌다, 오래 걸렸다, 끈질겨, 언니, 누나, 하는 말들이었는데 이래서 아저씨가 곁에서 떨어지지 말라고 했구나 하고 알겠더라고. 근데 사람이 무서운 게 눈에 안 보이면 찾으려고 하더라, 뒤에서 소리가 나서 뒤를 돌아보는데 회전목마가 천천히 돌아가고 있더라고. 놀이기구들은 우리가 킬 때까지 움직인 적이 없는데.
이름없음 2020/08/21 02:35:37 ID : xRA6nXummoG
회전목마가 천천히 돌아가고, 밝은 노래가 나오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장면이 그렇게 소름 끼치더라. 다리에 힘이 풀렸는데 그 길을 그대로 기어서 갔던 거 같아. 잡히면 큰일나겠다는 생각이 그냥 들었어. 그러니까 애들이 "어디가? 도망간다, 잡아야해." 나 "못 가, 못 가." 하는 소리가 들렸어. 길은 계속 나를 내려 보내고 있지, 목소리를 들리지.. 어떻게해도 위로 올라가지는 못하고, 멘붕이 오기 시작하는데
이름없음 2020/08/21 02:40:30 ID : xRA6nXummoG
뭐가 날 잡을 뻔 한 순간에 내 이름 부르면서 잭 오 랜턴 아저씨가 뛰어내려오더라. 정장은 누가 쥐어 뜯은 거 마냥 헝크러져 있고.. 엄청 다급하게 내려온 거 같은 행색이었어. 아저씨가 오니까 너무 안심이 되더라고. 다 좋게 끝날 거 같다는 안도감이 훅 밀려왔어. 아저씨가 다시 내 손을 꼭 잡고 위로 올라가는데 애들 목소리가 사그라들지 않더라고. 대충 뭐 안 끝났다, 너가 졌다. 이런 내용이었어. 아저씨가 신경쓰지 말라하고 나를 데리고 에버랜드 출구쪽으로 가는데, 평소에.. 그러니까 앞전에 두번은 매번 아저씨가 출구에서 못 나가고 거기서 날 배웅해줬거든, 다음에 또 보자고. 자기는 밖으로 못 나간가고.
이름없음 2020/08/21 02:46:05 ID : xRA6nXummoG
근데 그 때는 출구 밖으로 나와서 나를 배웅해줬어. 내가 나와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괜찮다고 하더라고. 그리곤 쪼그려 앉아서 나랑 마주보고 "아저씨는 이제 못 볼거야, 잘 있고. 그동안 즐거웠어." 이런 뉘앙스로 말하고는 자기 따라오면 안된다하면서 다시 에버랜드로 들어갔어. 그리고 그대로 꿈에서 깼는데, 마지막으로 본게 입구로 다시 들어가는 아저씨 옆에 아이들이 둘러싸고 뛰어다니는 모습이었어. 사실 아이들이라고 해도 될까 싶은게.. 워낙에 키들이 들쓱날쑥해서.. 잘 모르겠다, 근데 느낌상 애들 같았어. 그리고 그걸 마지막으로 작년부터 할로윈에는 잭 오 랜턴 아저씨 못 만나고 있는 중. 친구들한테 얘기해주니까 무슨 그리스로마 신화냐고도 하고, 주변에 널 아끼던 사람이 그렇게 꿈에 나온다고도 하는데.. 잘 모르겠어, 그냥 재밌는 삼촌이 갑자기 사라진 느낌이라 뒤숭숭했었는데 :3c
이름없음 2020/08/21 06:13:26 ID : dvhe2HDureY
헐 소름..잭 오 랜턴 아저씨가 살려준거일거야 단지 꿈일수도 있겠지만.. 무섭다
이름없음 2020/08/23 20:40:13 ID : xRA6nXummoG
ㅋㅋ 맞아, 단순 꿈일수도 있는데 나도 그냥 아저씨가 나 구해준 거라고 생각하려고. 언젠가 다시 한 번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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