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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까 2020/08/24 23:35:59 ID : mMknxA43Vbu
왜 그런거 있잖아, 아저씨가 사고로 죽고 게임속 악역영애로 눈뜨는 거. 그거 함 써보려고, 중간중간에 선택지 던질테니까 어느쪽으로 갈지 골라줘.
자까-01 2020/08/24 23:36:25 ID : mMknxA43Vbu
김민중, 향년 47세. 그는 토끼같은 외동딸과 여우같은 아내를 남겨두고 죽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최근에 한 게임을 계기로 다시 마음을 열기 시작한 딸, 이런 한심한 나조차도 좋다고 결혼해준 아내, 그 둘을 두고 죽을수는 없다고. 멀어지는 의식 속에서 그는 생각했다. 신이 있다면, 부디 이 목숨을 살려달라고 빌고. 악마라도 상관 없다고 흥정했다. 과연 부질없는 짓은 아니였던 걸까? 한없이 멀어져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던 의식이 다시금 다가왔다. 환한 빛이 김민중의 시신경을 자극하고 눈에 초점이 맞춰진다. 죽음에서 돌아왔다는 환희가 온몸을 감싼다. 가족들을 만나면 반드시 사랑한다고 말해주겠다고 마음속 어딘가로 다짐하고 있었다. 쑥쓰럽다고, 내일 하자고 미루다가는 다시는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는 알게 되었으니까. 온몸에 감각이 돌아온다. 피부는 바람을 느끼고 코는 꽃의 향기를 맡고 두 귀는 풀잎이 부딪히는 소리와.. 걱정과 절규가 뒤섞인 목소리를 듣는다..? "으허허헝, 아가씨! 괜찮으세요? 어서 신관이 있는 곳으로, 아니 신관을 불러와야지..! 티리아! 어서 가서 잭님을 모셔와!"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두 손이 김민중의 얼굴을 감싸고, 걱정하는 듯한 목소리로 누군가를 부른다. "아가씨, 릴리안느 아가씨, 저 알아 보시겠어요?" 릴리안느, 김민중의 기억 속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 딸과 함께 했던 게임에서 나온 나쁜 처자의 이름이였다. 그런데 왜 이 숙녀는 김민중을 보고 릴리안느라고 라는 것일까? 이런 의문은 김민중의 시야가 빨갛게 물들며 또다시 의식이 흩어짐과 동시에 사라졌다. "꺄악! 영애님의 이마에 피가… 꼬르륵." 그리고 누군가 거품을 물고 기절했다.
자까-02 2020/08/24 23:38:04 ID : mMknxA43Vbu
"면목 없습니다!!" 콰직-! 머리든 바닥이든 어디 하나는 부숴졌을 듯한 충격음이 침실에 울려 퍼졌다. 김민중은 전문용어로 '여긴어디, 나는누구' 라고 불리는 상태에 빠져 있었다. 고개를 내려 바닥을 보자 금이간 대리석 타일과 함께 무릎꿇은 채로 머리를 박고 있는 메이드차림의 여성이 있었다. '이마 아프겠다.' 같은 시답잖은 생각을 한 김민중은 좀 더 시선을 내려 자신의 몸을 보았다. 가장 먼저 반겨준 것은 꼬물거리는 두 손, 때묻지 않은 아이의 작은 손은 그저 바라보는 것 만으로 심신에 안정을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손만 아니라면 말이다. 두 손에 끝은 어린 소녀의 몸과 연결되어 있었다. 3살쯤 되었을까? 디자인은 둘째치고 재질은 문외한이 보기에도 상급인 옷, 그 속에 감춰진 몸은 분명 김민중 자신의 것이였다. 두근거린다기 보다도 콩닥거린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게 맥동하는 심장, 숨을 쉴때마다 들썩거리는 가슴, 한 자세로만 있기 불편해 자세를 바꿀때마다 꼼지락 거리는 다리. 이것은 분명, 자신의 것이였다. 그리고 쐐기를 박는 것이 바로 침대 옆에 놓여진 화장대, 그곳에 연결된 거대한 거울, 그 속에 비춰지는 순수한 소녀의 모습. 거대한 백옥을 일류 장인이 긴 시간에 걸쳐 조각한 듯한 흰 피부, 밤하늘을 연상시키는 군청색 머리카락, 흑요석을 재련하여 박아 넣은 듯한 눈동자, 이 모든것이 조화롭게 어울려 빚어내는 순수한 아름다움. 찡그린 표정조차 표독스러운 아름다움이 있었다. 멍한 표정은 가련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김민중이였다. "세바스찬! 릴리안느가 이렇게 되는 동안 아무것도 못한 무능한 메이드를 당장 데리고 와라!" "송구합니다! 릴리안느 아가씨께서 다치신 것은 소인이 무능한 탓입니다! 무디 저를 벌해 주십시오!" 김민중이였다. "잭, 릴리안느는 괜찮겠죠?" "너무 걱정하지 마십쇼 마님, 릴리안느 아가씨께서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십니다." 김민중.. 이였다. "릴리안느가 다쳤다는 게 사실이냐!" … 김민중.. 일까? 문을 박차고 들어오며 자기 피붙이를 걱정하는 무장한 청년, 무얼 숨기랴, 모두가 다 아는 릴리안느의 오라버니 되시겠다. ..릴리안느만 빼고. "앗, 아버님, 어머님, 실례했습니다. ..잭! 릴리안느의 상태는 어떻지!?" "도련님, 다행이도 목숨에는 지장이 없으십니다." "아아, 그런가.." 눈에 띄게 안도하는 청년은 자신을 꾸짖는 아버지의 일갈에 다시 훈련장으로 돌아갔다. 대략 이때쯤, 김민중은 슬슬 정신을 차리고 행동에 들어가지 못했다. 김민중은 그저, 이 광기의 환각과 꿈이 빨리 지나가기를 빌었다. 김민중은 전문용어로 '현실도피' 라고 불리는 상태에 빠졌다.
자까-03(선택지) 2020/08/24 23:39:03 ID : mMknxA43Vbu
"릴리안느 아가씨, 오늘부터 아가씨의 직속 메이드로 배정된 세바스찬이라고 합니다." 이마에 붕대를 감고 메이드복을 입고 있는 아름다운 은발의 여성, 외모는 이제 막 소녀티를 벗은 것처럼 보이지만 느껴지는 기품과 의지는 결코 그 나이대에 것이 아니였다. 그리고 그런 메이드의 말에 답하는 또다른 여성. 멍한 눈빛으로 메이드를 지켜보는 아름다운 군청색 머리칼의 소녀, 외모는 아직 미취학 아동을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보이지만 느껴지는 연륜은 결코 그 나이대에 그것이 아니였다. 릴리안느가 정원에 나무에서 떨어진지 어느덧 3일, 김민중이 자신이 릴리안느가 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시간이였다. 사실 조금 부족한 시간이였을지도 모르지만.. 김민중은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자신의 딸과 함께 플레이 했던 게임 속 세상에 들어와버렸다는 것을.. 지난 3일동안은 과도한 관심과 걱정의 연속이였다. 집안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나무에서 떨어진 아이가 갑자기 성격이 변한듯이 행동했으니 걱정이 될만 하지만 말이다. 김민중이 가장 놀랐던 때는 자신의 오빠라고 주장하는 미목수려한 청년이 통곡했던 일이였다. 아무튼, 그런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김민중은 현실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한가지 변화라고 한다면 눈 앞에 메이드, 원래는 메이드들 중에서도 집사에 버금가는 메이드장 급의 인물로 모든 메이드를 총괄하고 가주의 바로 옆에서 일하는 최측근 같은 인물일 터였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아무리 공작영애라고는 해도 김민중의 전속 메이드, 말하자면 강등을 당한 것이다. 이에 대한 답은 3일전 그날 사고속에 있다. 릴리안느의 부탁에 따라 멋대로 릴리안느를 데리고 나갔던 것은 릴리안느의 전 전속메이드였던 티리아이며 이에 대한 책임도 그녀에게 있는 것이 맞다. 하지만 세바스찬은 어째서인지 자신이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했던 것이다. 가주께서 이를 받아들이신 것인지, 아니면 뭔가가 있던 것인지 티리아는 본가로 귀환하는 정도의 처벌아닌 처벌을 받았고, 세바스찬은 강등당하게 된 것이였다. 그것이 은발의 메이드가 김민중의 눈 앞에 있는 이유였다. 짧은 인사가 끝난 뒤, 둘 사이에 불편한 침묵이 흘렀다. 원래 윗사람에게는 함부로 말을 꺼내지 못하는 걸까? 나름 메이드장까지 했던 인물이? 그냥 말을 석기 싫은걸까? 나때문에 강등당해서? 여러가지 생각이 김민중의 머릿속을 휘저었다. [추천 선택지] 1. 이마에 상처에 대해 물어본다. 2. 릴리안느에 대해 물어본다. 3. 세바스찬에 대해 물어본다. 4. 침묵을 유지한다.
이름없음 2020/08/25 04:41:06 ID : jctBs62Gm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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