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꼬박 썼는데 요즘 뜸해져서 여기라면 재미있게 쓸 수 있을 것 같아! 우선 전에 썼던 일기부터 가져올게. 잘 부탁혀!
◆8lBhBuq3TXt2020/09/06 10:41:09ID : A6ry2NwL9ha
2019년 11월 03일
검지에 가시가 박혔다. 빼내려 하면 엄두를 못 낼 정도로 아팠다. 종일 가시 주변을 건드리기만 했다.
나는 학생회 임원으로 하굣길에서 학생들에게 이벤트성 선물을 나눠줬다.
한 남자애가 내 옆을 지나쳤고, 선물을 줘야겠단 생각에 그 남자애를 쫓아갔다.
남자애는 선물을 건네받고 잠시 뜸 들이더니 "너 나 기억 안 나?" 하고 물었다. 그 애 분위기만 주변하고 달랐다.
같은 교복을 입고 있어도 혼자 붕 떠 있는 느낌이었다.
내가 대답 못 하자 서운한 목소리로 "다 까먹었구나?" 하는데 진짜 기억이 안 났다.
"기억 안 나서 그러는데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어?" 내가 조심스레 묻자
"응, 만난 적 있어."라며 덤덤하게 말했다.
난 대화를 하면서도 계속 검지를 건드리고 있었는데, 그 애가 그 모습을 보곤 왜 그러냐고 물었다.
손에 박힌 가시가 너무 아픈데 빼고 싶어도 못 뺀다고 했더니 갑자기 내 팔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겨 안았다. 우~
계속 만지면 더 심해질 수 있으니까 만지지 말라며 검지를 만지던 내 손을 자기 손으로 감싸줬다. 좋은 코튼향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