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반응 괜찮은 걸까? 참고로 난 바이 여자야
어제 둘이 만날 기회가 생겨서 만났는데 분위기가 좀 슬펐어ㅜㅜ 걘 전남친 때문에 힘들었고 나도 걔 얘기 듣고 전남친 생각이나서 좀 우울한 분위기였지.
일단 그 친구랑 밥먹으면서 전남친들 얘기를 했고, 너무 배불러서 우리는 산책을 좀 했어. 저녁이었는데 요즘 밤공기 좋잖아. 그래서 막 이런저런 속 얘기도 나누고 난 짝녀얘기를 좀 많이 했어. 그때까진 그 사람 좋아한다는 얘기까진 안 꺼냈고 그냥 내 짝녀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어. 근데 내가 예전부터 짝녀 얘기 많이 꺼내서 이미 이 친구는 어느정도(?) 눈치를 챈 것 같았어. 좋아하냐고만 안 물어봤지 맨날 나한테 장난으로 "레주는 OO이한테 찐이다" 이러면서 놀렸거든. 길 가면서 얘기를 하는데, 뭔가 분위기도 분위기고 이 친구한텐 말해도 될 것 같은거야. 이 친구는 기독교+헤테로인데 우리가 여고인데다 이 친구가 좀 잘생긴지라 고백을 좀 받았거든 ㅋㅎㅋㅋㅋ 그래서 좀 더 편하게 동성애에 대한 대화를 이끌어냈어.
"나 솔직히 너네가 그렇게 장난처럼 놀리지만.. 진짜 솔직히 짝녀 좀 좋아하는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말했는데 그 친구는 원래 약간 눈치를 챘었나봐.
자기는 사람 대 사람으로써 한 사람을 사랑하는 건 이해한다고, 이상하게 생각 안 한다고 그러더라.
근데 뭐 어차피 나랑 내 짝녀의 관계는 이루어질 확률이 거의 0퍼라 나는 사귈 욕심까진 안 내고 그냥 좋아한다고 말했어. 어쨌든 이해를 받으니 좋더라. 이 친구 말고도 다른 친구한테도 얘기해봤는데 그 친구도 별로 상관없다고, 당연히 좋아할 수 있는거라고 해줬어.
이제 애들한테 좀 편하게 짝녀 얘기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다. 이해받으니까 행복해. 아직 가족한테까지 털어놀 마음은 없지만 그래도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