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시계랑 관련된 일인데 이 날 이 후로 시계공포증? 비스무리한것도 생김

울교회는 유치부 초등부 학생부 청년부 이렇게 나뉘어져서 소속에 따라 각자 다른 곳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어있음

당시 나는 초등부였었고 초등부실은 얘들 수가 적어서 그랬는지 다른 부실에 비해 진짜진짜 작았었어 그리고 거기엔 그 작은 초등부실과 절대 어울린다고 볼 수 없는 커다란 시계가 걸려있었음 뭔가 자취방에 괘종시계 가져다놓은 느낌? 그정도로 되게 뜬금없이 컸었어

헐 보는사람 있네 고마워ㅋㅋㅋㅋ

어렸던 나는 교회도 부모님 손잡고 끌려온 입장이라 설교같은건 전혀 귀담아듣지 않았었고 딱히 흥미도 없었어서 예배시간만 되면 한시간동안 언제 끝나나 하면서 시계만 바라보는게 일상이었음 덕분에 집중 좀 하라고 부목사(선생님 비슷해!)님한테 지적당하는 것도 드문 일은 아니었어

얘기는 지금부터인데ㅋㅋ 예배시간이 11시라 10시 50분이면 모두 앉아서 책을 피기 시작한단 말임 나도 부모님한테 내 얘기 들어가면 혼날게 뻔한거 알고 있고 지적 당하는 것도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으니까 나름 집중해서 책에 눈을 고정해두긴 했었음 근데 지루한건 어쩔 수 없었는지 또 자연스럽게 시계쪽으로 시선을 옮기게 됐어

시계는 초침을 빙빙 돌리고 있었고 난 빨리 좀 돌아가라면서 빨간 초침을 눈도 안떼고 보고 있었음 그런데 갑자기 10분을 가리키고 있던 분침이 맥없이 툭 떨어지더니 30분을 가리키는거

그 때까지는 그걸보고 딱히 뭔 생각은 안들었던거 같음 걍 아 시계 고장났나봐;; 같은 생각만 하고 다시 책쪽으로 시선을 뒀지 그렇게 난 시계도 고장났겠다 할 것도 없겠다 관심도 없는 빽빽한 성경책을 강제로 읽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겨움이 몰려와 돌아가지도 않을 시계를 습관적으로 봐버림 걍 무의식적으로 봤나봐 지루하면 항상 시계를 쳐다봤었으니까

그런데 시계가 다시 11시를 가리키고 있더라ㅋㅋ.. 분침이 역주행을 한건지 뭐 어쩐건지 다시 숫자 12를 가리키고 있는거임; 그거 보고 어버버 하고 있는데 이번엔 바늘이 20분 쪽으로 빠르게 돌아갔어 초침은 걍 평범하게 돌아가고 있었음

난 삐걱거리면서 정면 쪽으로 고개를 돌려 고정시켰고 머리를 미친듯이 굴렸음 저게 말이 되나 시계가 고장나면 다 저런건가 두번이나 목격했으니까 잘못본 건 아닌거 같은데 원래 저런거 맞지? 이러면서 속으로 엄마만 찾았던거같음 무서웠으니까,,,

그러고서 나는 시계 따위 신경 쓰지 말자고 3000번 되내이면서 멍때린채 설교만 귓구멍에 때려박았음 근데 무언가를 의식하면 할수록 더 의식된다 하잖아? 그거 맞는 말이더라ㅋㅋ.. 내 왼쪽에 자리잡고 있는 큰 시계가 미친듯이 신경 쓰이기 시작함

10년같았던 10초동안 고민을 하고 딱 한 번만 더 봐보자 이따위의 생각을 하면서 난 고개를 돌렸어.. 걍 다시 봤을 때 멀쩡히 잘 돌고 있으면 헛거 본거였네~ 하고 넘길 수 있을 것 같았거든 그리고 눈 앞에 보이는 풍경은 참 별거 없이도 징그러웠다;; 분침이 메트로놈 마냥 6과 12를 왔다갔다 하면서 11시와 11시 30분을 반복하고 있었음 초침은 ㅈㄴ빠르게 돌고 있었고.. 시계 바늘들이 다 따로노는 것 같았음

말이 돼? 시계가 빠른 속도로 팽팽 왔다갔다 하면서 정신 없이 특정 시간을 반복한다는게? 지금 생각해도 진짜 어이없는 광경이었음 그리고 그 광경을 본 나는 반쯤 울면서 다시 책 쪽으로 고개를 떨궜는데 이번엔 째깍 째깍 소리가 크게도 울려퍼지기 시작했어.. 원래도 그런 소리가 나긴 했는데 신경이 그 쪽으로 쏠리니까 한층 더 크게 느껴지는 듯 했음

째깍거리는 소리가 커봤자 초침소리에 불과할텐데 그 예배소리 설교소리 떠드는 소리를 다 뚫고 저렇게 선명하게 들리는게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시계소리는 아주 웅장하게도 울렸음 asmr마냥 누가 시계 들고 왼쪽 귀 부터 오른쪽 귀까지 훑고 지나가는 느낌? 좋게 말하면 이런거고 걍 혀로 핥는 듯한 개더러운 기분이었음

근데 내가 저런걸 보고 느꼈다고 갑자기 손 들고 일어나서 선생님 시계 상태가 이상합니다 하고 냅다 걸려있는 벽시계 빼다가 버리고 올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난 그런 말 하고 나서 그런 행동을 실천할 만한 깡도 없었고 걍 죽어라 버텼음

헐 무섭다,,보고있어,,!

그렇게 버티니까 어찌 예배가 끝나긴 하더라 징그럽게 괴롭히던 시계소리도 희미해져가는듯 했음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드는거야.. 12시 땡 하면 울리는 알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쌤은 어떻게 12시임을 알았지? 저 시계를 본거야 지금? 봤는데 아무렇지도 않아 왜.. 아니 그 전에 한시간은 될 시간 동안 나 말고 아무도 저 시계를 본 사람이 없어? 하는 그런 복잡한 생각

난 도저히 시계를 볼 용기가 안나서 앞자리에 앉아있던 6학년 오빠한테 덜덜 떨면서 시계좀 봐달라고 부탁했었음 그리고 돌아오는 대답은 되게 평범했어 12시 3분인가 5분인가 그러더라고ㅇㅇ 놀라서 휙 쳐다봤는데 멀쩡히 잘 가고 있더라 진짜 끔찍한 한시간이었는데 나만 그랬어

나이가 나이였어서 그 날의 일을 부모님이나 선생님 한테 떠들어도 사람들은 어린아이의 허언으로 여기고 그랬구나! 같은 대답으로 얼렁뚱땅 넘길 뿐이었음 괜히 서러웠다ㅠ 저 일 있고나서 쌤한테(부목사님을 쌤이라고 불렀었거든) 저 시계 떼주면 안되냐고 부탁했었는데 멀쩡한 시계를 왜 떼냐면서 엄청 화내셨어 결국 퇴짜맞았고 그 시계는 한동안 초등부실에 붙어있었음

왜 계속이 아니라 한동안이냐면 몇 주인가 몇 달 후에 얘들끼리 실내에서 공놀이하다가 기적적으로 시계쪽으로 공이 날라가 시계가 개박살나는 일이 일어났거든ㅋㅋ 그 날 행복해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어 진짜로

글로 쓰니까 좀 웃기네 암튼 난 저 상황이 무서웠고 저 날 이 후로 시계 보는걸 되게 무서워하기 시작했음 모든 아날로그 시계가 무서운건 아니고 아라비아 숫자가 1부터 12까지 쫙 둘러진 시계를 무서워했어 지금도 그렇고.. 요즘 짝대기나 각종 모양, 아님 로마자 등등을 숫자 자리에 박아 넣거나 동서남북으로 12,3,6,9만 써진 시계도 많잖아? 그런시계는 괜찮은데 처음부터 끝까지 숫자로만 이루어진 시계를 보는걸 되게 무서워함 괘종시계는 개개개극혐이고,;;;;

그 시계 생김새는 이거랑 비슷했어 완전 시계의 정석처럼 생겼었음

시계소리도 혐오하게 됨 혼자 있는데 째깍 거리는 소리 들리면 불안하고 정신 나갈 것 같다고 우니까 결국 부모님이 울집에 걸려있던 시계 다 누구 주거나 버린다음 무음으로 교체하고 각 방에 놓여져 있던 탁상 시계도 건전지 싹 빼서 어디 모아둠 현재 우리집엔 거실에 걸려있는 무음 시계를 제외 하고는 시계가 없음

아파트 1층엔 다 벽시계가 걸려있잖아? 없다면 미안 내가 본 아파트는 다 그랬어서 암튼 내가 사는 아파트에도 초침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는 시계가 걸려 있었는데 내가 하도 무서워하면서 긴장하니까 같은동 사람들한테 사정 얘기 하고 우리가족이 무음시계 사다가 바꿔 걸어놨음 갑자기 부모님한테 넘 죄송하네,,

저 일이 있고 나서 약 10년이 지났는데 건전지가 다 돼서 바늘이 버벅거리거나 고장나서 시간이 느리게, 아님 빠르게 가는 시계는 많이 봤어도 그 때 처럼 바늘이 왔다갔다거리는 시계는 아직도 본 적이 없음 이론적으로는 가능한건가? 잘 모르겠네

좀 엉뚱하게 마무리짓게 됐네 당시 난 진짜 소름끼쳤고 이상한 일 겪었다고 속으로 매일 들고 다닌 경험담이라 한 번 써봤어 봐준사람 있으면 고마워!

10분을 가르키고 있던 게 맥없이 툭 떨어졌다는 거 너무 무서워... 시계 공포증 생길 만하다 진짜 뭐지

ㅇㅇ진짜 툭 떨어지더라고ㅋㅋㅋ..

아 상상하니까 소름돋는다.. 그게 트라우마로 남아서 지금도 그럴 정도면 초등학생 나이에 얼마나 놀랐을까...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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