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얘랑은 유치원 때부터 알던 사이니까...(엄마들끼리 알았어.) 거의 13년지기 친구인가 봐. 학교도 계속 같이 다니고 학원도 11년 가까이 같이 다녀서 정말 오래된 친구인데, 가끔 얘가 하는 행동이 헷갈릴 때가 있어... 그래서 문득 생각나는데 내 설레발, 오바가 발동하는 걸까.

우선 이 친구는 A라고 부를게.

처음에 A랑 나는 안 친했어. 이름 알고, 학원 같이 다니면서도 한...3년 가까이 인사도 안 하고 지냈다?

나는 그 때 걔가 조금 무서운 이미지였거든. 매일 검은 옷 입고 다니는데, 체육을 무시무시하게 잘 해. 막 투포환 이런 거 잘 날리고. 나랑 다르게 힘을 잘 쓰니까 왠지 거리도 더 멀어보였고.

어느 날 A가 갑자기 나한테 생일 축하한다는 거야. 그 날이 내 생일은 맞았는데, 얘가 왜 갑자기 이러나 싶었거든? 난 모르고 있었는데 A랑 내가 생일이 똑같았던 거야.

>>5 앗! 고마워:) 그 뒤로 인사 하면서 지냈는데,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딱히 막 붙어다니고 그러진 않았어.

중학교 올라가고 나서부터 좀 친해졌어. 우리 지역은 자동 뺑뺑이 돌려서 중학교 진급 시켰는데, 난 전교에서 딱 5명 간 굉장히 먼 중학교에 배정된 거야.

친구들이랑 다 떨어져서 진짜 속상했는데, A도 나랑 같은 중학교 배정 되었다길래 얘랑 학원도 같이 다니는데 좀 친하게 지내봐야 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조금씩 친해졌어.

나는 공부하는 걸 되게 좋아했어. 앉아서 지내는 거 좋아하고, 친구들은 딱 소수 몇 명만! 솔직히 A는 완전 나랑 반대 성향이라 괜히 친해지려고 했다가 막 파탄나면 어쩌지- 이랬는데 의외로 잘 맞는 거야. 내가 왜 지금까지 얘랑 말을 안 하고 지냈나 싶을 정도로

딱히 불편할 것도 없었어. 오히려 서로 장단점이 딱 반대되니까 도와줄 수 있는 부분도 크더라고. 난 A가 수학 쪽지시험 공부하는 거나, 국어 에세이 쓰는 걸 도와주고, 그 대신 A는 내가 체육 못하니까 체육 시간에 짝해서 하드캐리 해주고 그랬어.

학교 끝나면 학원 가기 전까지 30분? 정도 간격이 있었는데, 그 때 얘랑 막 간식 사먹으러 다니고 그랬거든. 그래서 자연스럽게 취향 이런 것도 알게 되었어.

내가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건 얘가 절대 단 걸 입에도 안 댄다는 거야. 진짜 누가 줘도 안 먹고, SNS에서 맛있다고 소문 난 거라도 단 건 절대 입에 안 대거든.

근데 난 단 걸 좋아하니까 얘가 막 '이런 괴상한 걸 어떻게 먹냐...' 하면서 신기해하더라고ㅋㅋㅋㅋ

생각해보니까 중학생 때 A는 나한테 괴상하다라는 말을 되게 많이 썼어. 내가 째려보든 말든 전혀 신경도 안 쓰고 꿋꿋하게 그 표현을 쓰더라고.

근데 고등학생 되고 나서부터는 그런 말을 안 쓰는 거야. 조금만 나쁜 표현 쓰면 자기가 놀라서 자기 입 딱 막아버리고 '미안, 네 앞에서 욕 안 쓰기로 그랬는데.' 그러더라

진짜 얘가 생각을 고쳐먹은 건가 싶어서 '그래, 응원할게.' 이러고말았는데 우연히 페북 댓글을 보니까 그냥 평소처럼 말 잘 하고 다니더라고. 그 때 난 얘가 초등학생, 중학생 때부터 해 오던 걸 쭉 봤으니까 갑자기 얘가 선 긋는 것 같아서 좀 이상했어.

그래서 내가 불편한 건지, 그냥 너 하던 대로 편하게 하라고 말했는데 그 때마다 불편하지 않다고, 편하게 하고 있는데 왜 그러냐고 그러더라고. 그래서 걍 알겠다고 하고 넘겼는데, 걔 아직도 험한 말 나올려고 하면 자기 입을 탁 막고 멈칫거리더라. 딱 봐도 불편해 보이는데.

어느 날은 학원에서 문제 막 풀다가 머리 안 돌아가서 초콜릿 계속 까먹으면서 공부했어. 근데 내가 무의식적으로 너무 많이 집어먹고 있어서 '아 몸무게 생각 안 하고 막 먹었어' 이러니까 걔가 문제 풀다가 '너 다이어트 해?' 그러더라

그래서 내가 다이어트는 아닌데, 몸무게 늘어나는 건 싫다고 그랬더니 네가 살 찐 부분이 어디 있냐, 지금 다이어트 막 하다가 건강 나빠지면 너 쓰러진다 그러더라. 그래서 걱정 고맙다고 웃었더니 '걱정 하는 말 아니거든!' 소리 높여서 말해서 집중 안 한다고 교실 뒤로 쫓겨났었어ㅋㅋㅋㅋ

그 날 이후로 내가 단 거 먹고 있으면 슬쩍 와서 하나씩 집어먹더라. "너 죽는 날까지 초콜릿 입에 안 댄다고 하지 않았어?" 하니까 "얼마나 맛있길래 매일 가방 안에 넣어다니는 건지 궁금해서." 하면서 인상 찌푸리면서도 먹더라. 그 때부터 내가 초콜릿 내밀면 안 거부하고 챙겨가길래 조금 기분 좋아졌었던 기억 나.

고3 되니까 학원이 너무 늦게 끝나는 거야. 학원에서 집까지 걸어서 30분 거리인데, 나는 거의 11시 가까이 되서 끝나니까 밤길 무서워서 걍 마을버스 타고 다녔어. 동네에 차가 많이 안 다녀서 밤 되면 길에 사람이 없어... 누가 튀어나와도 목격자 해 줄 사람이 없으니까 그냥 막 용감하게 다니진 못하겠더라고

내가 맨날 버스 타고 집 가는 걸 A가 어쩌다가 본 것 같아. 갑자기 자기 요즘 학원 시간 늦어져서 헬스장 못 가서 운동부족이라고, 밤에 뛰어다닐 건데 혼자 하기 심심하다고 버스 타지 말라는 거야.

어차피 걔가 가려는 공원이 우리 집 뒤에 있으니까 나는 그냥 집 가고 걔는 공원 가면 될 것 같아서 걍 알겠다고 그랬어

근데 밤에 운동한다는 애가 맨날 공원 안에 안 들어가고 우리 아파트 입구 앞에 도착하면 그냥 왔던 길을 되돌아가버리는 거야. 난 학원이 11시 넘어서 끝나니까 예상보다 더 피곤해서 걍 운동 안 하고 자기 집에 가는 줄 알았어. (내가 알기로 걔네 아파트는 우리 동 옆이었거든.)

그러다 얼마 전에 경비 아저씨한테서 택배 찾아오느라 봤는데 옆 동에도 안 들어가고 공원 방향으로도 안 꺾어지더라? 이상해서 그 시간에 집에 안 가고 어디 가는 거냐고 그랬더니 이사 갔다는 거야.

그것도 꽤 멀리. 우리 집-- 30분 거리-- 학원--10분 거리-- 걔네 집 이 때까지 나 집에 데려다준다고 그 먼 거리를 걸어다녔다고 그래서 왜 그런 거냐고 물어봤더니, 중학생 때 내가 어두운 곳 싫다고 그랬던 게 생각나서 데려다줬던 거래.. 고3 2월부터 5월까지.

난 진짜 괜찮다고, 그 동안 너 너무 고생한 거 아니냐고 미안하다고 한 뒤로 이전처럼 매일 데려다주진 않아. 근데 그 이후부터 내가 얘가 하는 걸 볼 때마다 조금씩 헷갈리기 시작했어. 아니 밤마다 그 오랜 시간을 친구 데려다 준다고 왔다갔다 걸어다니는 건 좀 이상하지 않아...?

진짜 사소하게 클립 뭉치 들고 가는데도 와서 '너 주먹 진짜 작다, 내 주먹 반 밖에 안 되는데' 이러면 예전에 듣던 것처럼 그냥 주먹이 작나보다 이렇게 안 들려...ㅋㅋㅋㅠㅠ 쓸데없이 어디선가 봤던 손 크기 재기 스킬 이런 거 생각난다고... 아니 이거 쓰다보니까 걘 아무 생각 없는데 나만 설레발 치고 있는 건가 싶은데

걔랑 하던 톡만 읽어도 기분 이상해짐... 저 (알 수 없음)은 걔가 톡 탈퇴해서 저런 거야 (사진 내렸어!)

내가 쓸데없이 '쟤가 나한테 호감이 있나?' 하고 넘겨짚고 있는 걸까...? 새벽 되니까 갑자기 싱숭생숭해...

뭐 뭐야 이거 완전 썸 아니야.............? 그린라이트 아니냐구

>>32 뭐야 그런거야?! 나 혼자 설레발 김칫국 이러고 있던 거 아닌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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