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
조금 긴 글이지만, 그리고 답답할 수도 있겠지만 읽어준다면 정말 고마울거야.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선생님이고, 나이차가 많이 나.
2년째 좋아하고 있지만 마음을 자각한 건 작년 가을이구.
그런데 짝사랑이 처음도 아닌데 유독 힘들더라.
아마 좋아하는 사람이랑 이렇게까지 가까운 사이가 된 게 처음이라서 그럴 지도 몰라.
친해, 쌤이랑은.
이따금 문자로 잡담하기도 하고, 쉬는시간엔 쌤이랑 얘기도 많이 해. 장난도 치고.
그리고 지난 주 일요일부터 정말 마음을 접기로 마음을 먹었어.
그동안은 해야한다는 건 알았지만 선뜻 마음을 먹는게 너무 힘들어서 포기했었어.
마음을 접기로 한 이유는 다양해.
감정을 들킨 것 같기도 하고, 또 이러다가 날 부담스러워하신다면 내가 못 버틸 것 같아서 이기도 하고...
그래서 문자를 끊고, 카톡을 보내지 않았어.
진짜 그것만 했을 뿐인데..;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날부터 쌤이 잘해줘.
원래는 내가 항상 먼저 보내던 문자를 쌤이 먼저 보내고
내가 문자 흐름을 뚝뚝 끊어놔도 끈질기게 문자를 보내.
(ex- 오늘 학원 일찍 와.---- 네 그럴께요
아 사탕 잘 받았다----네네:)
앞으로 숙제는 네 번호로 보낸다----네 감사합니당
저 세 문답이 하루동안 주고 받은 문자야. 쌤은 문자를 씹거나 보통 하루는 뒤에 답장한다는 걸 생각하면 엄청 많이 한거지...
. 물론 쌤 말투는 저것보다 훨씬 더 장난기가 첨가되어있구)
거기다가 오늘은 오랜만에 학원을 갔는데
말을 계속 걸어. 보통은 내가 말을 걸어도 무시할 때가 많아...ㅋㅋㅋㅋ
...ㅎ
나도 알아.
쌤은 나한테 이성적인 감정이 없어.
그냥 친했던, 그리고 오래 알았던 학생이 갑자기 태도가 바뀌니까 당황스러우셨겠지.
그러니까 다가오려고 하는거고.
근데.. 솔직히 그냥 애완동물 취급받는 기분이야.
그동안 계속 놀아주세요!!! 하면서 장난감 물어오고 애교를 부려도 관심은 간간히 주던 주인이
애완동물이 더 이상 다가오지 않으니까 이제와서 간식 주고 쓰다듬어주는 거,,..
진짜 계속 그 생각밖에 안 들어.
왜 겨우 마음을 먹었는데.
이제야 작정하고 밀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또 다가오는 건지.
그리고 난 또 속도 없이 그게 좋다.
긴 하소연 들어줘서 고마워.
이걸 끝까지 읽어준 넌 분명 다정한 사람일꺼야.
네 사랑은 꽃길만 걷길 바랄께.
이름없음2020/09/17 02:27:34ID : a3xDBxRzRxA
아이고 근데 선생님도 친했던 학생이 갑자기 연락이 끊기면 당혹스러우시지 않으실까? 갑자기 연락이 잘 안되니 무슨 일 있나 걱정도 되실거고 연락은 한번에 말고 차차 줄여나가는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