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자각한 지 얼마 안 돼서 계속 고민하는 중이고 더 알아보고 싶어서 이번에 성 정체성 관련 책도 샀는데 아직 제대로 몰라서 뭔가 차별적인 시선이 보일 수도 있어 고쳐나갈게ㅠㅠㅠ 두서없이 얘기 풀어보고 싶은데 들어주라....

나는 내가 뼜속 이성애자인줄 알았고, 사실 동성애 쪽에 대해 편견 같은게 있었어. 자의는 아니고 부모님 쪽이 종교를 믿으셔서 그렇게 세뇌당한 탓도 크기는 해.

중학교 때 남친을 3번 정도 사귀어봤는데 먼저 고백 받았고 몇달 안 되어서 내가 찼어 주위에서 쟤라면 사귀어라 하고 떠밀어줘서 약간 당연하다 싶었고 근데 딱히 만나도 음...? 이런 느낌에 그냥 쟤랑 놀 바에는 짱친들이랑 노는게 더 재밌어서 소홀해지더라

게다가 나는 자사고 지망이었어서 공부하느라 바쁘지 연애까지 하고 걔들한테 신경써주고 뭐 챙겨주고 하기 너무 번거로운거야. 생산성이 없잖아.

주위도 아 그러면 어쩔 수 없네~ 지금은 공부해야 해고 이성에 대해 뭘 몰라서 그래~ 나중에 좋은 대학 가서 잘생긴 남친 만들면 되지 뭐~ 이런 반응이었고

그래서 그냥 그렇게 원하는 자사고에 갔고 1학년은 열심히 구르면서 지냈고 2학년 때 그 애를 알게 됐어

새학기에 만난 룸메의 친한 친구였었어. 1학년 때 다른 반이여서 교류가 없는 관계였고 걔는 룸메가 잘 안 뽑혔는지 우리 방에 자주 놀러오기 시작했어

대충 통성명하고 안면만 익힌 상태였는데 어느날 내 룸메가 씻으러 간 사이에 걔가 온거야 보통이라면 돌아갔을텐데 그날은 내가 걜 잡았어 그 때 내가 과자 먹고 있었거든. 같이 먹으면서 기다리자고. 딱히 이유는 없었어

그냥 되게 예쁜 애라고 생각했어. 키도 크고 특히 옷을 잘 입었거든. 주말에 기숙사 들어오는 날에 한 번 오프숄더를 입고 왔었는데 정말 잘 어울리더라, 나는 약간 단정한 옷만 입어봐서. 조금 신기했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신경 쓰였던 것 같아

잠깐 외출하고 왔어. 이어서 쓸게 그래서 같이 침대에 앉아서 과자 먹으면서 얘기했어 같은 이과반이더라고. 얘기하니까 뭔가 잘 맞는다고 해야하나. 그냥 시시콜콜한 얘기를 했던 것 같아 어디 사냐, 뭐 좋아하냐, 이런 것들.

내가 달달한 거에 환장하는데 알고 보니까 걔도 단 걸 정말 좋아하는거야. 그렇구나, 싶었지. 그 외에도 뭔가 많은 얘기를 했는데 정확히 기억은 안난다, 그래도 재밌었어

그렇게 그 아이랑 말을 트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우리는 야자실에서도 쿡쿡 찌르고 가는 사이로 발전했어. 같은 층에서 야자를 했거든. 잠깐 자리를 비워두면 서로 포스트잇에다가 농담 같은 걸 적어서 골려주기도 했어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그거야. 그날 따라 유독 피곤해서 쉬는 시간에 엎드려 자고 있었는데 일어나보니까 담요가 덮여있더라고. 추워보인다고 덮어주고 간거였여. 포스트잇에 자지 말고 공부해!! 라고 적혀있더라고. 그날 되게 기분이 좋았어

그렇다고 해서 막 같이 다니거나 한 건 아니야. 애초에 반도 달랐고, 노는 친구들 무리도 달라서. 2학년 때는 같이 외출해보거나 한 적은 없어. 그냥 그렇게. 있으면 좋은 친구 정도로.

그러다기 3학년 때 우리는 같은 반이 됐어. 어떻게 이런지. 친한 친구가 죄다 갈려버리고, (나는 4명이서 다녔는데 2명 다른 반, 1명은 문과로 전과..) 걔도 약간 서먹한 친구랑만 남은 모양이더라. 자연스럽게 우리는 서로 짝을 지어 앉았어.

그렇게 새 선생님도 만나고 책도 받고,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서 우리는 그냥 둘이서 밥을 먹기로 했어, 딱히 이제부터 밥 같이 먹자! 이렇게 말한 건 아니고. 그냥 알잖아. 아, 앞으로 얘랑 같이 다니겠구나, 하는 거.

심지어 우리, 야자실도 바로 옆자리더라고. 아쉽게도 기숙사는 층이 갈렸지만, 한층 차이면 별로 먼 것도 아니니까. 진짜 빠르게 서로에게 익숙해졌어, 늦잠이 잦은 날 위해서 일부러 아침에 데리러 오더라고. 준비 다 된 상태로 내 방에 와서는 내가 준비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면서 같이 시시콜콜한 얘기를 했어. 그대로 같이 아침을 먹고, 같이 반에 들어가서 공부하고, 점심을 먹고, 공부하고, 저녁을 먹고, 야자하고, 기숙사에 같이 걸어가고. 뭔가 공부만 한 것 같네.... 고3이라서 그때는 진짜 정신 없었지..

가끔 야자하면서 힘들 때 같이 운동장을 돌기도 했어, 우리 학교 문화였거든. 야자 쉬는 시간에 운동장 돌면서 얘기하는 거. 가끔 남녀 둘이서 운동장 돌면 감독 선생님이 뭐하냐고 쫓아가서 달리기 경주도 열렸다..ㅋㅋㅋ

자연스럽게 주말에도 같이 외출을 나가게 됐어. 딸기 빙수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맛있었거든. 게다가 그 친구도 교회에 다니는 모양이라, 나도 그 쪽 교회로 옮겨서 아예 일요일은 쭉 같이 있었어.

체육 대회 때는 걔가 나한테 화장도 해줬어. 둘이 같이 눈 밑에 하트 스티커 붙이고. 귀엽다면서 양갈래 머리 해줬는데 좀 민망했지만 하루종일 그러고 다녔어. 애들이 너희 사귀냐~~~ 이러면 농담식으로 그거 아직도 몰랐어??? 이러면서 다녔고. 그 때까지도 자각을 못했어. 내가 걔를 좋아힌다고. 어쩌면 알면서도 부정했는지도 몰라. 그렇게 배웠으니까.

내가 이걸 언제 자각 했더라. 아마 수능 전 마지막 공식 귀가 날이었던 것 같아 이번에 마지막으로 집에 다녀오고, 수능 전까지 쭉 기숙사에서 지내야하는 거였는데. 나는 집이 3시간 거리여서 그냥 기숙사에 남았어. 한 1/5 3학년 여자애 밖에 안남았던 걸로 기억해. 내 룸메도 집에 가고.

소등시간이 되서 불 끄고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무서워지는거야. 내가 원래 겁이 많거든. 우리 기숙사에 괴담도 있고. 도저히 눈을 못 감겠더라. 결국 몰래 걔네 방으로 가서, 무서워서 못 자겠다고 했어.

살짝 어이가 없는 것 처럼 보이더니 아이고, 이 겁쟁이를 어떻게 하면 좋냐면서, 그러면 내가 너 잘 때 까지 옆에 있어준다고 했어.

아무래도 내 룸메가 없는 상황에서 그 침대를 쓰는 건 예민한 일이니까. 남의 베게랑 이불인데. 둘이 친한 사이도 아니어서. 그게 최선이었어. 그렇게 걔는 바닥에서 침대에 기대어 앉고 나는 누웠고. 그냥, 그렇게 뭔가 얘기를 하다가 잠이 들었어. 절대 못 잘 줄 알았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걔는 이미 가고 없었어

그냥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우리는 대학 원서도 냈고 수능도 봤어. 둘 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 나왔어. 엄청 높은 곳은 아니지만, 나는 서울권 의학 계열 쪽에 붙었고, 걔는 인서울 상위권 대학에 붙었어,

수능이 끝나고 애석하게도 우리는 학교에 갇혀 있어야 했어. 일수를 채워야 해서. 다행히 여름방학을 일주일로 잡아서, 며칠 정도만 더 있으면 해방이었지만. 알잖아. 수능 끝나고 어떤 기분인지. 되게 후련하고, 아프고,

며칠동안 진짜 둘이서 미친듯이 놀았어. 어차피 잠만 기숙사에서 자고, 시내 외출은 자유였거든 근데 7시까지 돌아와야하고 야자실에 넣어버리더라..나쁜 새끼들.. 그동안 못봤던 영화도 보고, 노래방도 가고, 디저트 카페도 다녀왔어. 나중에는 하다하다 할게 없어서 교실 뒤에서 트럼프 하다가 담임한테 혼나고ㅠㅠㅠㅠ

간질간질한 나날이었어. 우리는 그렇게 학교에서 마지막까지 시간을 보내고, 기숙사에서 짐을 빼고 마침내 3년동안 지긋지긋하게 있었던 학교에서 해방되었던거야. 그날 애들이랑 엄청 많이 울었어. 3년동안 매일 얼굴 보면 그냥 가족..같은 기분이거든. 다들 이리저리 멀리 떨어져 살아서 학교가 우리의 유일한 연결 고리였고.

그러고서는 조금 바빴어. 서로 면접 준비도 해야했고, 오랜만에 집에 와서 한껏 늘어져 있었지. 그래도 주기적으로 전화 통화는 했어. 오늘은 뭐했고, 뭐가 재밌었고, 다음에 만나서 이거 하자, 같은 이야기를. 어쩔때는 한시간을 훌쩍 넘겨버리더라.

그러다가 진짜 마지막, 수능 성적표를 받는 날이 왔어. 전날에 가서 수능 성적표를 받고,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인사하고, 정리하고, 기숙사에서 하룻밤 잔 다음에 그 다음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스케줄이었지.

점심 때 도착해서, 학교에서 진짜 미친듯이 놀았다.. 가장 웃겼던 일 하나를 꼽자먄, 마침 겨울왕국 2가 개봉된 시점이어서 그, 친구 하나가 문을 벌컥 열고, 아-아아아 (그 알지, 엘사가 듣는 노래소리) 를 선창하니까 애들이 미친듯이 웃으면서 따라해줬어. 가숙사가 다 그렇듯, 방음이 정말 하나도 안 되거든. 막 복도 뛰어다니면서 in to the unknown~ 거리고. 그냥 그 때는 다들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밤이 되고, 진짜 마지막 점호도 마치고, 애들은 친한 애들끼리 방에서 모였어. 음.. 이유는.. 다들..... 다들... 알거라고 생각해. 학생 때 마지막 일탈을... 하고 싶었었나봐. 우리들 엄청 쌓였으니까.

미성년자 음주를 권장하는 건 아니지만... 몇 주 후에 성인이 되는 거니까 봐줘. 게다가 우리 둘은 진짜 술이 생전 처음에여서, 그래도 먹어보고는 싶고! 진짜 편의점 맥주 딱 한캔만 들고 왔어.

근데..진짜...진짜... 맛대가리가...하나도 없더라고. 결국 몇 잎 먹다가 서로 ????한 상태가 되고, 결국 반도 못 마시고 버렸어. 지금 생각하니까 웃기네. 그냥 둘이서 가져온 과자 먹으면서 얘기했어.

그러다가 둘 다 졸려져서 자려고 하는데 (기숙사는 짐 다 뺀 상태고, 침대도 다 빈 상태) 난 이불을 난 가져왔었거든. 기차에 들고 타기도 번거롭고, 그냥 롱패딩만 덮고 잘 생각이었는데. 걔가 그러면 추워서 안된다며 펄쩍 뛰더라.

근데 걔도 적당한 담요 하나만 들고 온 상황이여서 둘이 고민하다가, 그냥 같이 침대에서 그거 덮고 자기로 했어. 패딩은 베게로 쓰고. 지금 생각하니까 갑작스러운 전개네. 설마 그정도 먹고 취했던 건지, 아니면 유난히 감성적이게 되었는지.

둘이서 덮기는 담요는 작았고, 침대는 좁았어. 불을 끄고, 서로 침대에 낑겨 누워서 그 동안의 얘기를 했어. 우리 그 때 친해져서 진짜 다행이다.. 저번에 그거 엄청 재밌었어... 이런 이야기들.

되게 깊은 이야기까지 하는데, 갑자기, 갑자기 너무 서러운거야. 우리 지금까지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 함께 같이 다녔는데 이제 진짜로 끝인거잖아. 더이상 즐거웠던 그 때로 돌아갈 수 없는거구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나가질 않더라.

걸국 울어버렸어. 헤어지기 싫다고. 지금 생각하니까 부끄럽네. 그때는 그랬어. 그 아이도 처읍에는 아이고, 울지마~ 이런 느낌이었는데 그러다가 둘이 같이 울어버렸어.

울면서 우리 앞으로 계속 친하게 지내는 거다, 대학 붙어도 모른 척 하면 안 돼, 같은 말을 하면서, 서로를 향해 누워있었는데, 불이 꺼져있어서 다행이야. 얼굴이 엉망이 되어있을테니까.

너무 설레... ㅠㅠㅠㅠㅠ ㅂㄱㅇㅇ

울다가 지쳐서, 드문드문 이야기를 이어나가다가, 손이 맞닿았고, 그대로 손을 잡아왔어. 너랑 친구가 되어서 다행이야, 라고 말을 하는데. 거기서, 아. 나 이 아이를 좋아하는구나. 하고 그제서야 알겠더리.

>>43 들어줘서 고마워! 이제 조금 남았어,

손의 온기를 느끼면서 잤고 아침에 마지막 기상 방송을 들으면서 서로 눈이 마주치면서 깼어. 둘이 엄청 웃었다. 약간 어제 생각하니까 부끄럽기도 하고, 대체 뭘 한건지 하는 벌쭘한 생각이 들어서.

일어나고서는 바빴어. 직속 후배들도 만나야했고, 선생님께 인사도 드려야했으니까. 학교에서 마지막 정리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교실에 모여서, 칠판에 담임 선생님을 위래 이런저런 사랑 메세지도 적어두고, 그걸 보고 울컥한 선생님과 같이 흐느끼면서 차례대로 수능 성적표를 받고, 희비가 엇갈리고, 서로의 인생이 정해지고 나서, 마지막 급식을 먹고, 우리는 헤어졌어.

운 좋게 상향 지원했던 학교에 추가 합격하고. 부모님한테 알리고 나서 제일 먼저 그 아이에게 소식을 전했어. 걔도 이미 원하는 과에 합격 소식이 난 상황이여서. 우리 둘 다 내 결과를 기다라고 있었거든.

아쉽게도 그동안 전혀 만나지 못했어, 3시간 넘는 거리고, 마침 코로나가 유행하던 시기여서. 게다가, 사실 쌍수..도 해서...음... 음... 일단 졸업식 까지는 참기로 했어. 그래도 계속 전화는 쭉 했어, 그 시간이 제일 좋더라.

사실 좋아하는 걸 자각해도 뭔가 변하는 건 없었어. 내 연애는 중학교 2학년이 마지막이고. 막상 뭘 하라고 해도... 게다가 그 친구도 교회에 다닌다고 했잖아. 부모님 쪽도 믿는 모양이라..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그냥 네이버에 친구를 좋아하게 된 썰 이런거 검색하면서 시간을 죽였지. 스레딕도 그러다가 발견한거야

나는 내가 뭔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는데, 부모님이 매일 정신병이라고 세뇌해 왔고, (내 의견은 아니야) 음, 가끔은 걔랑 내가 사귀는 상상도 하고... 그냥 그렇게 시간을 보냈어, 좀 많아 보고 싶더라. 화상통화 하고 싶었는데 붓기가 안 빠져서... 괜찮다는데 내가 보여주고 싶지가 않았어.

그러다가 졸업식 날이 왔어. 마침 대구쪽에 일이 터졌던 시기여서 무산될 뻔 했는데, 결국 재학생 없이 졸업생만 모여서 졸업식을 하게 됐어.

전날부터 잠이 안 오더라. 진짜 몇주 전부터 미친듯이 얼음으로 팩을 해둬서 붓기는 많아 가라앉았는데, 역시 조금 티가..나기는 했지. 유튜브 찾아서 화징법 이런것도 쳐보고, 진짜 과감하게 원피스를 사서 입고 갔다. 한겨울에 얼어죽을 일 있냐고 혼났지만... 결국 그 위에 졸업 가운을 입어야 했지만.

그 아이도 졸업식이여서 그런지 엄청 힘을 주고 왔더라. 처음 만났을 때도 되게 예쁜 애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너무 예뻐서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보자마자, 대박, 대박 거리면서 왜 이렇게 예쁘게 하고 왔냐고 호들갑을 떨더라. 괜히 기분이 좋아졌어.

서로 졸업 가운을 입혀주고 (혼자 입기에는 너무 크고 복잡했어...) 모자도 쓰고, 부모님이 쥐어주신 꽃다발을 손에 들고 자리로 향했어.

번호가 달라서 같이 붙어앉지는 못했지만, 자리에 앉기 전에 미리 사둔 종이 장미꽃을 건내줬어. 왜 종이냐면, 안 시들었으면 해서. 내가 그걸 주니까,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는, 나는 준비 못해서 미안하다고, 지금이라도 밖에서 하나 사준다는 걸 간신히 만류했는데 결국 자기 꽃다발에서 하나 꺾어서 내 꽃다발에 넣어줬어. 그 꽃은 나중에 책에 넣어서 곱게 말려뒀고.

지루한 연설들이 끝나고 각 반에서 만든 영상들이 하나씩 틀어지는데 우리 반 영상에서 내가 나온 사진들은 다 그 아이랑 붙어있는 모습이더라.

졸업장을 하나씩 받고, 진짜 마지막인 이사장님 훈화말씀까지 듣고 나서 줄업을 축하한다는 말에 다같이 와- 하며 머리에 쓰고 있던 모자도 던졌다....ㅋㅋ 지금 생각하니까 웃기다. 학생들끼리 쉬쉬하면서 짜고 친거라서, 앞에 있던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은 쟤네 뭐 하는 거야??? 하는 표정이었는데.

다음에는 당연히 사진타임이었지. 진짜 엄청 찍었다. 거의 전교생이랑 찍은 것 같아. 입가에 웃느라 경련이 일어날 무렵에 드디어 사람들 틈에서 그 아이를 찾아서 같이 사진을 찍었어. 살짝 욕심을 내서 서로 손으로 하트도 만들고 찍었다! 내 갤러리에서 가장 소중한 사진이야.

결국 고백은 못했어. 정말 많이 망설였고, 고민했는데, 역시 못하겠더라. 결과가 무서웠어. 그냥 내가 남자를 많이 안 만나봐서 착각하는 걸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 마지막으로 서로 꼭 안고, 그렇게 모든게 끝났어,

그리고서는 너무 바빴어. 과외를 3개나..잡아버려서.. 진짜 너무 녹초가 되더라. 게다가 계속되는 싸강에 지쳐버린 그친구는, 나를 보고서는 자기도 가오가 있다면서... ......반수하고....재종반에 들어갔어....... 재수하는 애한테 연락을..어떻게 해......

간간히 응원만 하다가, 어제 마침 9평이었나봐. 저녁에 전화가 오더라고. 자기 9평 봤는데 꽤 잘 본 것 같다고, 나 지금 네가 다니는 학교가 목표인데, 자기가 후배로 들어오면 잘해달래.

거기서 진짜..진짜 너 뭐냐고 묻고 싶었어, 나랑 같이 대학 다니고 싶다는 거잖아, 아닌가, 그냥 의대를 오고 싶은 건가. 모르겠다. 근데 얘가 날 좋아할리가 없잖아. 우리는 그냥 좋은 친구고. 앞으로도 그럴거고.

뭐가 뭔지 모르겠어서 그냥 카페 기프티콘 비싼 걸로 하나 보내주고 수능 끝나면 같이 놀자고 했어. 안그래도 그 말 하려도 했다면서, 수능 끝나고 같이 방잡고 놀자고 하더라. 그냥 놀고 싶다는 말인줄은 아는데, 괜히 설레졌어.

어제 엄청 잠 설치고, 되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딱히 주위에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여기에다가 적어봐....

이렇게 적으니까 엄청 낯간지럽네... 그래도 진짜 좋아해....

내 짝녀랑 나도 기숙사 학교에서 고2때 만나서 지금 고3인데... 졸업이후 우리의 관계가 너무 불확실해서 항상 불안했어 스레주 얘기 들으면서 마치 곧 다가올 내 미래 얘기인거 같아서 좋다ㅠㅠ

>>67 그렇구나.. 그래도 기숙사에서만 겪을 수 있는 특유의 추억이 있는 것 같아. 사실 내 쪽도 여러모로 불안불안하지만.. 너도 응원할게!

혹시나 해서 적어두지만.., 그 다른 싸이트 같은데 퍼가지 말아줬으면 해. 막상 적어두니 개인정보가..너무 많네... 부탁할게. 갑자기 글 삭제되면 내가 없앤거라고 생각해줘

와... 기숙사 로망 생겨버렸어 책임져 ㅠㅠㅠㅠㅠㅠ

>>70 사실 진짜로 거기서 갇혀 살다 보면... 탈주 생각밖에 안 들기는 한데.. 그래도 돌이켜보면 재밌어! 기숙사 하니까 떠오르는 얘기가 조금 더 있는데 짧게 적어볼까...

>>71 어 적어줘!! 나 기숙사 있는 고등학교 가고싶어...

스레주 잘 되면 좋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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