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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jAjdCqmMjc 2020/09/21 00:43:46 ID : 5VdU2E1jupX
와 얘들아 진짜... 너무 충격적이라서 글 쓰는거야;;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내 친구 두 명이 커플인데 내가 한 명을 좋아하게 되서 죄책감에 시달렸는데 실은 둘 다 퀴어였고 서로 위장연애를 무려 2년을 했던거야 ㄷㄷ 그걸 최근에 알게됬는데 아직도 멍하다... (물론 나도 게이라 거부감 이런건 없는데 너무 놀래서;; 진짜 하는 줄 몰랐거든) 막 고민상담 이런건 아니고 그냥 혼자 놀래고 신기해서 썰 풀어보려고...
◆vjAjdCqmMjc 2020/09/21 00:47:48 ID : 5VdU2E1jupX
일단 스레주 본인은 게이임. 그리고 어릴때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아서 친한 소꿉친구 두 명이 있어. 남자인 준이와 여자인 영이 (싹 다 가명이야) 암튼 이렇게 셋은 초등학교서 부터 중학교까지 같이 다니고 고등학교는 나랑 준이가 남고를 가고 영이는 여고를 가게되서 떨어지게 됬어. 그리고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우정을 이어가고 있는 ㅂㅇ친구들이야
이름없음 2020/09/21 00:51:13 ID : js9xTTO5Qlf
위장연애 많이 하지 하도 아웃팅하려는 포비아들이 많아서 ㅈ같아서 안돼
◆vjAjdCqmMjc 2020/09/21 00:56:04 ID : 5VdU2E1jupX
나는 뼈게였고 준이는 자주 여자친구도 만들고 하는 이성애자(인줄 알았지) 그리고 영이는 남자친구를 만든 적이 없어서 몰랐지만 대충 이성애자 일거라고 추측했지 다들 그러니까. 항상 준이만 연애를 하고 나랑 영이 둘이서만 모쏠끼리 의지하며 사는 그런 느낌이였지. 고3 끝날때 쯤이였어. 다들 알지? 수능끝나고 나서 학교는 가지만 가서 아무것도 안하는 그런 시기가 있어. 그때 준이가 또 여자친구가 생겼다길래 이번엔 누군가 했지. 근데 이게 무슨 일이냐 영이 인거야 ?! 거기서 혼자 쇼크를 먹었지. 원래 소꿉친구끼리는 그런 감정이 안생기지 않나...? 남녀사이 친구 없다더니 이놈시키들이..!! 등등 혼자 패닉이 온거야.. 셋이서 삼총사 였는데 나빼고 둘이 연애하는데서 충격과 배신감이 오고, 더 중요했던건 내가 꽤 오래전부터 준이를 좋아하고 있었거든 그래서 내가 먼저 좋아했는데.. 따위에 감정에 휩싸여 있었지
이름없음 2020/09/21 00:57:39 ID : 3O4FjvCmHB9
ㅂㄱㅇㅇ
◆vjAjdCqmMjc 2020/09/21 00:59:17 ID : 5VdU2E1jupX
그날 당장 나는 둘이랑 만나서 삼자대면을 했지. 물론 나는 커밍아웃을 안한 상태라서;; 왜 둘이 사귀냐 무슨 일이냐 등등 질문공세를 하다가 결국 마지막에 헤어질때가 되서야 마지못해 축하한다 오래가라 라는 말을 했어. 너네 헤어지면 사이 서먹해지니까 이왕사귄거 쭉가라고 얘기를 했어. 집에 와서 밤에 진짜 울었어. 새벽에 감성이 터진건지 혼자 울다 잠들고 다음날 얼굴이 부어서 학교를 갔었지...
◆vjAjdCqmMjc 2020/09/21 01:00:57 ID : 5VdU2E1jupX
솔직히 말해서 오래 못갈거라 생각했어. 원래 친구사이는 사귀더라도 아 친구일때가 좋았다 라면서 자주 헤어지고 하니까 얼마 못갈거라 생각했지 근데 얘네가 백일이 되어서 볼뽀뽀하는 사진을 인스타에 올렸을 때 깨달았지. 아.. 오래가겠구나. 진심이구나. 그때부턴 이제 내가 마음정리를 해야겠다고 느끼고 시작했었어
이름없음 2020/09/21 01:02:25 ID : 7By1wsi2q3R
ㅂㄱㅇㅇ
◆vjAjdCqmMjc 2020/09/21 01:08:01 ID : 5VdU2E1jupX
근데 고3 말에 만나고 금방 성인이되고 나니까 같이 술마시러 돌아다니는 일이 많아진거야. 그래서 셋이 엄청 자주 모였었어. 원래 친구사이가 연인으로 발전하면 서로가 편해서 그런건지 큰 차이는 못느끼겠더라고 그냥 더 잘 챙겨주는 느낌인가? 아무튼 둘이 연인이라도 예전에 셋이 놀던 것 처럼 아무렇지 않아서... 좀 쓰레기 같지만 마음정리를 다 못하고 계속 준이를 혼자 좋아하고 있었어. 나는 술을 잘 못하는 편이라 셋중에 가장 먼저 취했고 늘 준이는 날 부축하고 옆에서 영이가 잔소리를 하는 루틴이였지. 셋이 같은 아파트라서 그런가;; 셋이 동이 다른 아파튼데 영이가 젤 입구랑 가까워서 늘 먼저 보내고 나랑 준이가 더 안쪽에 있는 동이기도하고 준이가 날 부축하고 있어서 늘 날 집까지 데려다 주곤했어. 그러다보니까 둘이 연애한다는걸 알면서도 얘가 날 늘 챙겨주고 집까지 바래다주고 둘뿐이니까 혼자서 상상속으로 유사연애를 했었어.
◆vjAjdCqmMjc 2020/09/21 01:12:54 ID : 5VdU2E1jupX
시간이 지나고 개강을 하고 대학을 다니니까 조금 멀어지긴 했어. 우리 셋 다 다른 대학을 가게되서 찢어졌거든. 준이는 인서울 좋은 대학에 가고, 나는 경기도라서 통학을 하고 영이는 대전으로 내려가게됬어. 둘이 장거리 연애를 하느라 힘들겠다 싶었지.. 그리고 영이가 멀리 떨어지다보니 준이가 나랑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나긴 했어. (이 소리는 또 마음정리 못했다는 핑계를 대는거긴해;;) 나랑 둘이 남고를 나오면서 스킨십이 많아지기도 했고, 집도 같고 내가 통학을 하니까 자주 보고 술도 마시고 할 수 밖에 없더라고;; 물론 주말마다 영이가 서울로 올라와서 둘이 만났지만 매번 거의 나도 불려나가서 셋이 만나니까 괜히 양심에 찔리고 나중에는 내가 일부러 바쁜 척도 하면서 둘만 시간 갖게끔 빠져주고 그랬지. 내 마지막 양심이였어...
이름없음 2020/09/21 01:16:43 ID : mmoINxTXteJ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0/09/21 01:17:00 ID : k1dzWjg6lA3
ㅂㄱㅇㅇ!
◆vjAjdCqmMjc 2020/09/21 01:17:24 ID : 5VdU2E1jupX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둘은 잘 연애를 이어갔어. 어차피 부모님들도 다 서로 아는 사이라서 응원해주시는 분위기였고 럽스타그램도 꾸준히 업로드 되고 나도 내가 대학생활이 바빠지면서 차차 정리하고 있었지. 근데 올해 일이 터진거지. 코로나가 터지면서 우리 셋다 집에서 강의를 듣게 됬고 더 얼굴볼 시간이 많아진거야. 강의 끝나고 나와서 놀기도 하고 아파트 내 공원에서 맥주사서 마시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또 내가 또 좋아하게 되더라고;; 물론 코로나 그리 심하지 않을때 이야기야. 밤 늦을때라 주변에 우리밖에 없고 그랬어! 암튼 그렇게 셋이 다시 친하게 지냈다 뭐 이런식으로 살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그러니까 일주일 전쯤에 내가 봐버린 거지 영이가 다른 사람이랑 키스하는걸.
◆vjAjdCqmMjc 2020/09/21 01:25:47 ID : 5VdU2E1jupX
그때는 내가 학교 근처로 가서 친한 선배랑 동기들이랑 만나서 놀다가 막차타고 와서 밤 늦게 집으로 돌아왔을때야. 아파트 입구를 지나고 영이가 사는 아파트 동을 지나고 있었어. 그 동은 아 설명을 어떻게 하지.. 그 출입문있는데 천장이 있어서 공간이 있다고 해야되나? 자전거 놓을 수 있게끔 공간이 있어.. 그림으로 첨부할게.. 마우스로 급하게 그려서 이해좀. 암튼 저 핑크색 공간에 센서등이 있거든? 근데 내가 옆을 지나갈때 쯤에 거짓말 처럼 센서등이 탓! 켜지더니 거기서 여자 둘이 키스를 하고 있는거야...! 그와중에 내가 생각한건 얼마나 격하게 움직여야 센서등이 켜지나 였고,,, 뒤늦게 여자 둘이라는걸 알았어. 내가 너무 놀래서 멍하니 서있었는데 둘중 한명이랑 눈이 마주치고, 급하게 둘이 떨어지는데 나랑 눈 마주친애가 영이였던 거야.
◆vjAjdCqmMjc 2020/09/21 01:29:41 ID : 5VdU2E1jupX
셋이서 진짜 민망하게 어버버버 하고 있다가 영이가 정신차렸는지 그 여자애를 보내고 나랑 둘이 어색하게 남았어. 그러다가 영이가 맥주하나 할래? 하길래 대충 끄덕이고 아파트내 공원으로 갔어. 진짜 공원가는 짧은 시간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들더라... 와 이걸 어쩌지;; 애가 바람을 피는데 또 여자야.. 이걸 준이한테 얘기를 해줘야되나 어떡하지 하고 개 멍때리고 있으니까 영이가 자기가 사올테니까 곱게 도망가지 말고 앉아있으래. 나는 그냥 강아지 마냥 끄덕이고 말았지. 혼자서 그네에 앉아서 머리를 열심히 굴렸지.. 얘가 바람이랑 커밍아웃을 동시에 들켰는데 내가 뭐라고 해줘야 되지... 아직 준이랑 잘해보라고 해야하나 등등... 내가 수능때도 머리 그렇게 열심히 안썼을꺼야.
◆vjAjdCqmMjc 2020/09/21 01:34:38 ID : 5VdU2E1jupX
영이가 오고 둘이 공원에 그네 하나씩 차지하고 앉아서 한참을 아무말 없이 있었어. 그러다가 내가 먼저 말했지. 나는 퀴어에 대해서 편견도 없고 다 상관없고 넌 변함없이 내 친구니까 걱정하지 말고 등등의 이상적인 커밍아웃 반응을 읊으면서 위로랍시고 해주고 근데 준이는 어떡하려고...? 라고 진짜 조심스럽게 물어봤지. 근데 자기도 잘 모르겠데 아직 어떻게 해야될지. 난 속이 터지는 거지.. 상처받을 준이 생각도 들고 나한테서 준이 뺏어갔으면(뺏어간적 없음) 잘 살 것이지 왜 바람을 피나 원망스럽기도 하고... 근데 영이가 일단 자기 이해해주고 고마운데 자기도 생각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준이한테는 비밀로 해달라는 거야.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내가 영이를 집 데려다 주고 나도 집에왔어. 근데 진짜 고민이 되는거야. 준이도 소중한 친구지만 영이도 나한텐 소중한 친군데 이걸 정말 비밀을 지켜줘야 하는 건지.. 이제 우리 셋은 어떻게 되는 건지.. 영이가 여자애를 정리하려는 건가 아니면 준이를 정리하려는 걸까 고민도 되고 진짜 복잡하더라.. 근데 또 그 타이밍에 준이한테 전화가 오더라
◆vjAjdCqmMjc 2020/09/21 01:37:47 ID : 5VdU2E1jupX
원래 나는 준이랑 전화통화를 자주 하는 편이야. 한 번 하면 한 두 시간 기본으로 통화하기도 하고, 암튼 심심하다고 전화온 준이한테 차마 입이 안떨어지더라고..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 대화하면서 나는 은근슬쩍 떠봤어. 요새 영이랑은 잘 지내냐고 많이 사랑하냐고, 근데 너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 많이 사랑하지 우리 영이~ 근데 요즘 바빠서 자주 못봤어ㅜ' 이러는데 거기서 또 마음이 찡한거야... 너네 영이 바람 피던데 하고,,, 진짜 웹툰 얘기도 아니고 이런일이 왜 나한테 일어났나싶고 사이에 껴서 뭐하는 건가 싶더라. 아 그럼 다행이고.. 라면서 얼버무리고 그냥 통화하다가 끊었는데 진짜 꼬박 밤을 새웠어.. 밤새고 다음날 1교시 수업 듣고 잠들었으니 말 다했지
◆vjAjdCqmMjc 2020/09/21 01:43:27 ID : 5VdU2E1jupX
그렇게 서로 연락없이 3일이 지났어. 내가 먼저 정리했니? 누굴 찰꺼니 ?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진짜 지옥같은 3일 이였어. 그때 밤에 준이한테 연락이 온거야 나 지금 술집인데 와줄 수 있냐고. 거기서 딱 느낌이 드는게 있잖아. 남자의 촉이랄까.. 왠지 딱딱한 말투에 기운없어 보이고 술집에서 나를 부르는걸 보고, 아... 영이가 여자애를 선택해서 준이를 찼나보다 싶었지. 그 길로 과제하던거 제쳐두고 술집으로 뛰어갔어. 근데 내가 문열고 들어가서 진짜 놀랐던건, 준이 옆에 영이가 웃으면서 나한테 손을 흔드는거야...
이름없음 2020/09/21 01:46:15 ID : k1dzWjg6lA3
헐 흥미진진해 ㅂㄱㅇㅇ
◆vjAjdCqmMjc 2020/09/21 01:49:38 ID : 5VdU2E1jupX
와 진짜 얘는 뭐지? 내 친구지만 개 쓰레기다 싶어서 실망 가득한 얼굴로 자리에 앉았어. 내가 준이한테 무슨일이냐고 물어보니까 애가 한참 망설이다가 영이랑 서로 눈빛 교환하더니 갑자기 소주를 두병 시키는 거야. 서로 한병씩 원샷때리더니 영이가 '여 니가 얘기해' 하고 준이한테 하는거야. 나는 둘이 헤어졌다는 말을 들을 준비를 하고 괜찮은 척해야지하고 마인드컨트롤 하고 잇었는데 준이가 '우리 그동안 사귀는거 아니였어' 하는 순간 뭐?!!! 하면서 소리쳤다... 술집 시선 다쏠리고... 영이가 조용히 하라고 때리는 와중에도 난 진짜 너무 놀랬거든? 내 예상이랑 너무 다른 말이라서; 근데 그 뒤에 얘기들이 더 충격이더라고. 둘이 사귀는게 아니였고, 사실 영이랑 키스하던 여자애는 영이랑 같은 여고를 다니고 대학까지 같이 간 2년된 여자친구라는 거야ㄷㄷ 그 여자애랑 사귀게 되면서 부모님이 의심을 시작했고 그래서 준이한테 위장연애를 제안해서 둘이 그동안 연애하는 척을 해왔던 거래. 진짜 말로 할 수 없는 배신감이 휘몰아치고 막 화나더라... 그와중에 영이는 여자친구 자랑을 하기 시작했고 준이는 질렸다는 듯이 고개를 젓더니 내 옆으로 와서 미안하다고 막 사과하고 내 기분 풀어주려고 하더라고.. 진짜 이렇게 충격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더라....
◆vjAjdCqmMjc 2020/09/21 01:51:26 ID : 5VdU2E1jupX
그 다음날 나는 그 키스했던 영이 여자친구를 영이에게 소개 받았고.. 서로 민망했던 첫만남 생각하면서 어색하게 웃다가 헤어졌어.. 영이랑 그 여자친구는 둘이 데이트 한다고 사라지고 나는 혼자 멍하니 있다가 준이한테 연락해서 준이랑 만났지. 그리고 준이랑 술마시면서 일이 터진거야...
◆vjAjdCqmMjc 2020/09/21 01:56:31 ID : 5VdU2E1jupX
나는 솔직히 아직도 얼떨떨했고 친구 두명에게 받은 배신감이 너무나도 커다랬거든... 원래 슬픈 일이 있거나 그럴때 술이 더 잘 들어간다고 하잖아? 나는 술에 진탕 취해버렸어. 나는 술 버릇이 여러개가 있어. 하나는 비틀비틀 잘 못 걷는 거랑, 주변 사람들한테 사랑한다고 하는 거랑, 준이한테 전화하는거 이렇게 세개인 아주 진상이지... 그래.. 암튼 내가 술 취하고 또 준이는 나를 부축해서 그 아파트 공원에 던져두고 숙취해소제를 사러 갔어. 생각해 보면 이 공원에서 참 커다란 일들이 터지는 것 같아... 준이가 돌아오고 나는 숙취해소제 홀짝거리면서 하소연을 시작했지.. 내가 얼마나 맘고생을 했는지 아냐면서 시작해서 서운하다고 난리치다가 말 실수를 한거지..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그런짓을 한 영이가 미우면서도 미워할 수 없었다 뭐 이런식으로 얘기를 한거야. 나는 내가 늘 취하면 사랑한다고 하니까 별 생각 없을 줄 알았는데 얘가 갑자기 ;그랬구나.. 아직도 나 사랑해?' 이러고 물어보는거야. 평소에는 되묻질 않는애가 그러니까 갑자기 술이 확 깨는거야.
◆vjAjdCqmMjc 2020/09/21 02:01:29 ID : 5VdU2E1jupX
그래서 어..어? 하면서 어버버 대다가 '아 내 친구 내가 사랑하지!!' 하고 얼버무리고 숙취해소제 원샷때리고 일어나서 집으로 걸어갔어. 비틀대니까 애가 달려와서 또 부축해주더라고. 그렇게 집에가서 샤워하고 누우니까 몸이 노곤노곤해지면서 다시 술기운이 올라오는 거야. 술 버릇 3개 중에 2개를 했으니 마지막을 할 차례였지. 준이한테 전화를 걸었어... 걸지 말았어야 했는데. 얘는 또 바로 웃으면서 받아주는 거야. 그래서 나는 누워서 통화를 하다가 잠들어 버렸지. 그럼 보통 전화를 끊어야 되잖아? 근데 자다가 중간에 목말라서 깨보니까 아직도 통화중인거야?! 내가 놀래서 전화를 끊어버렸더니 바로 카톡이 오는거야 'ㅋㅋㅋ 뭐야 일어났어?' 하는데 막 심장이 뛰더라고... 그래서 끊지 그랬냐 하면서 얘기를 하다가 마저 잤어. 근데 내가 뭔가 또 이상한 느낌이 드는거야. 내가 말했었지 남자의 촉... 그런게 들어서 녹음 어플을 들어갔어.
이름없음 2020/09/21 02:02:38 ID : L808pglzPg5
제발 더 말해줘 보고있어 나 내일 개바뻐서 6시에 일어나야하는데 제발 여기까지만 보고싶어 얘기해줘
이름없음 2020/09/21 02:02:58 ID : L808pglzPg5
녹음이 왜? 어떻게 됐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끊는 타이밍 기가막히네 진짜..
이름없음 2020/09/21 02:03:56 ID : k1dzWjg6lA3
와 나도 6시 25분에 일어니야 하는데 아직도 이러고 있는데...나도 끊지 말고 들을래
이름없음 2020/09/21 02:04:42 ID : L808pglzPg5
존버타는중이야... 어떡해 나 4시간도 못자는데 녹음부분만 보고싶어 하 망했다..
◆vjAjdCqmMjc 2020/09/21 02:08:53 ID : 5VdU2E1jupX
내가 술취해서 자꾸 준이한테 전화를 해서 이상한 소리를 하고 사랑고백을 하니까 불안한거야 그래서 어느순간부터 통화 자동녹음 기능을 켜놨었거든. 무려 5시간에 달하는 통화시간을 나는 들어보기로했어.. 물론 앞부분에 내가 취한 목소리를 듣는건 정말 불쾌한 일이야... 그렇게 내가 잠들고 난 후 부터 혼자서 떠들더라고 얘가. 야 뭐냐? 진짜 자냐? @@아~~~ 하면서 내 이름을 부르기도 하고 그러다가 웃으면서 진짜 귀엽네 .. 하는거야.. 거짓말 안치고 너무 설레서 그부분 5번 반복해서 들엇다.. 미안 사실 8번이야.. 암튼 그 뒤로 '그럼~ 나는~ 과제나 하고~ 자야지' 하면서 아저씨들 말할테 노래부르듯이 말하는 것 처럼 저런식으로 말하더니 노트북 타자 치는 소리만 들리더라고. 그래서 별일이 없었나? 하고 그냥 타자소리 ASMR마냥 듣고 있었지. 그만 들을까 하려다가, 그 갤럭시 녹음파일은 그 파동?이 보여 그래서 뒤도 다 똑같이 없으면 꺼야지 하고 넘겨보다가 중간에 파동이 보이는 거야, 준이가 다시 말을 한거지 통화한지는 한 3시간 쯤 됬을때야. 그러니까 내가 잠들고 2시간 반정도 지나고 나서 말소리가 다시 들리더라고. 자냐? 진짜 자? 하고 테스트 하듯이 불러보더니 '자는군.. 너도 힘들었겠지만 나도 연기하느라 힘들었다' 뭐 이런식으로 말하길래 새끼 투정부리네 귀엽게.. 하고 있었는데 '나도 영이니까 그런거 해줬지; 너 좋아하면서 너 앞에서 연기하는거 진짜 곤욕이였어'하고 무심하게 얘기하는데 거기서 부터 머리가 터지는 거야.
이름없음 2020/09/21 02:10:59 ID : k1dzWjg6lA3
ㅂㄱㅇㅇ!!!
◆vjAjdCqmMjc 2020/09/21 02:15:44 ID : 5VdU2E1jupX
그 말로 시작된 고백인거야.. 혼자서 나한테.. 나도 너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한거 아냐? 부터 시작해서 '너 술취해서 나한테 사랑한다고 할때마다 미치겠다' 라는데 진짜 설레서 죽는줄 알았어. 사람이 이렇게 설렐수 있구나.. 하면서. 내가 말은 안했지만 솔직히 준이도 스킨십을 좋아하는 편이고 나한테 연인한테 하듯이 한 짓들이 많아.. 이건 나중에 시간되면 풀어보기로 하고;; 암튼 그렇게 혼자 준이가 말 하고 나서 '아 ㅋㅋ 어색하네 너가 자니까 이런소리 하는거지 뭐 ㅎㅎ' 하더라고 그 뒤로 한참 있다가 내가 일어나서 끊은 거지. 진짜 잠을 못잤어 그날은.. 내가 그렇게 일코를 잘 했나 싶기도 하고... 지금 저 고백 들은지 이틀채거든... 준이는 내가 이걸 아는지 몰라... 나도 지금 어떻게 대처를 해야될지 모르겠고... 요약을 하자면 소꿉친구 셋이 있었다/ 둘이 연애했다/ 친구를 짝사랑하던 스레주는 슬퍼따/ 알고 보니 위장연애, 한명은 레즈 한명은 바이/ 그 바이는 사실 게이인 스레주를 좋아했다/ 그 사실을 스레주는 알고 있고 바이는 아직 그걸 모른다.. 내가 뭘 어떡해 해야될까.... 너무 고민되고 황당하고 웹툰같은 이야기라서 썰 풀어봐... 아직 진행중인 얘기라서 깔끔히 결말을 못내서 미안하네;; 늦은 시간까지 봐준 레더들 정말 고맙고... 의견있으면 나에게 조언을 좀 해줘....
이름없음 2020/09/21 02:17:54 ID : k1dzWjg6lA3
쌍방이면 사귀자! 고백해보는게 어때? 난 모솔이고... 별로 도움은 안되지만 고백이다!
◆vjAjdCqmMjc 2020/09/21 02:19:48 ID : 5VdU2E1jupX
정리를 좀 해보자면 나는 준이를 좋아한다. 준이도 나를 좋아한다. 하지만 준이는 내가 자기를 좋아하는 것을 모른다. 영이와 준이는 아직도 위장연애를 이어가고 있다. 내가 섣불리 고백을 하기도 그렇고 날 좋아한다면서 아직 위장연애를 이어가고 있는 준이 마음도 잘 모르겠고.. 친구사이가 깨지는 것도 두렵고.. 영이가 어떻게 생각할지도 모르겠고 머리가 너무 아파서.. 혼자 생각하다가 오늘도 잠 못잘것 같아서 스레딕에 썰 풀어봤어..
이름없음 2020/09/21 02:27:32 ID : mmoINxTXteJ
미친 내가 ㄷㅏ 설렌다ㅜㅜㅜㅜㅜ 레주가 영이랑 준이랑 사귀면서 느낀 감정들이랑 준이 진심을 알게 된 경위까지 싹 말하면서 쌍방인 걸 밝히면 좋을 것 같다 💗💗💗💗 응원해💗💗💗💗
◆vjAjdCqmMjc 2020/09/21 02:30:21 ID : 5VdU2E1jupX
고마워 ㅠ ㅠ 아직 밝히는건 좀 더 생각해볼 계획이지만, 그렇게 경위랑 말하면서 하면 좀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뭐라고 말을 꺼내야할지 너무 고민이였거든...
이름없음 2020/09/21 02:30:23 ID : 7By1wsi2q3R
완전 기만글이었잖아! 위장연애 이어가는건 영이가 아웃팅 당할까봐 그러는 것 같고. 쌍방이면 일단 솔직히 얘기해봐. 뒷일은 그때 준이랑 얘기하면서 생각해도 될 것 같으니까
이름없음 2020/09/21 02:31:37 ID : s3wsmIGty3T
와 소설도 이렇게 쓰면 현실성 없다고 욕먹겠다;;;;이게 현실이라는게 안믿기고... 너무 부럽고.... 흑흑ㅠ 쌍방이면 말 다했지 녹음된거 들었다고 사실대로 말하고 고백해라 응원해!! 후기 계속 남겨줘!
◆vjAjdCqmMjc 2020/09/21 02:33:33 ID : 5VdU2E1jupX
아니 ㅋㅋㅋ 기만글이라기보다 제목에 쓸려곤 했는데;; 아무래도 주된내용이 위장연애 충격..!! 이것만 떠올라서 노리진 않았지만 그렇게 되버렸네 ㅎㅎ 음...역시 일단 저지르고 뒷일은 함께 고민하는게 낫겠지..? 괜히 나때문에 위장연애 그만두면 주변 사람들한테 둘이 너무 시달릴까봐 걱정도 되고 레스주 말대로 영이가 아웃팅이 될까 걱정도 되네(아파트 단지내에서 키스하는거 보면 숨길 생각이 있는 앤지 없는 앤지 잘 모르겠긴 하지만....)
이름없음 2020/09/21 02:36:04 ID : fRwmslDAi8q
와 미쳤다 빨리 그 공원으로 불러서 고백해!!!!
◆vjAjdCqmMjc 2020/09/21 02:36:38 ID : 5VdU2E1jupX
그치ㅠ ㅠ 나도 너무 현실성 없어서 잘 안믿기더라..ㅎㅎ 응원해줘서 고마워..ㅎ
◆vjAjdCqmMjc 2020/09/21 02:37:36 ID : 5VdU2E1jupX
다들 그러니까 빠른 시일내에 얘기해보긴 해야겠다.. 너무 시간이 지나서 나 그때 사실 들었어 하는 것도 웃길 것 같다... 사실 그날 이후로 이틀동안 계속 만나자고 연락이 왔었는데 내가 과제가 바쁘다고 피하고 피곤하다고 피하고 해서 이틀째 안만나고 있거든... 내가 준이 앞에서 예전처럼 태연하게 못있겠어서 ㅜ ㅜ 혹시 내가 자기를 피한다고 생각하진 않겠지..?
◆vjAjdCqmMjc 2020/09/21 02:38:14 ID : 5VdU2E1jupX
아니 ㅋㅋㅋ 하긴 큰 일들은 모두 공원이 함께했으니... 만약 고백한다면 공워에서 해야겠군!! 의견 고마워!!
이름없음 2020/09/21 17:43:57 ID : lg6mHA3QtwE
와... 대박이다... 잘되면 알려줘...
이름없음 2020/09/21 17:55:08 ID : zTU3RzPcty7
?????왓 이거뭐야 개대박ㅋㅋㅋㅋ 거의 주작같애 이거 욕아니고 칭찬이야 ㅁㅊㅋㅋㅋㄱ 소꿉친구 셋이 하난레즈게이바이 골고루있고 둘은 위장연애 하나는 연인이 있고 둘은 쌍방짝사랑이냐고...
이름없음 2020/09/22 01:11:24 ID : Cpaq3O65ak6
뭐야 이거 얘기해야지!!!! 스레주 꼭 얘기 잘 하고 좋은 소식 들고와주라ㅜㅜ
이름없음 2020/09/22 10:59:08 ID : TU3TWqlBeZb
쌍방이네! 이야~ 잘 됐으면 좋겠다
◆vjAjdCqmMjc 2020/09/23 00:12:35 ID : 5VdU2E1jupX
안녕 스레주야.. 다들 응원해주고 좋은 소식을 들고 오라 했지만;; 아직 고백도 못했고, 얘기도 못 꺼내봤어... ;; 내가 녹음파일을 들은 이후에 계속 만남을 피하다가 4일째되는 오늘 내가 마음을 먹고 준이랑 만나고 왔어.
◆vjAjdCqmMjc 2020/09/23 00:18:49 ID : 5VdU2E1jupX
나는 화요일날 수업이 일찍 끝나고 또 수요일이 마침 공강이기도해서, 아! 오늘이라면 술 기운을 빌려서라도 고백을 해볼 수 있겠다! 싶었어. 그래서 계속 과제가 바쁘다느니 몸이 안좋다느니 핑계를 대며 피해왔던 준이랑 약속을 잡았지. 약속도 전화해서 잡으려다가 목소리 떨릴까봐;; 카톡으로 했어.. 물론 바로 전화가 와버려서 실패했지만 말야..ㅜㅜ 원래 근처에 사니까 아프다고하면 바로 찾아오고 했었는데 내가 또 코로나 핑계삼아서 오지말라고 했었거든 이런식으로 하다보니까 준이도 슬슬 눈치를 챈 것 같아 내가 뭔가 자기를 피하고 있다는걸 느낀 것 같더라고. 그런데도 전화 받으니까 바로 몸은 괜찮냐고 걱정부터 해줘서 또 찡하더라..ㅜ
◆vjAjdCqmMjc 2020/09/23 00:22:03 ID : 5VdU2E1jupX
저녁쯤 만났어. 사실 만나기 직전까지 걱정을 너무 많이 했었는데 또 막상 얼굴 보니까 너무 좋고 긴장도 사르르 풀리더라고ㅎㅎ 그래서 아무생각 없이 얘기도 많이 하고 어리광도 부리면서 저녁먹으러 갔지. 저녁을 적당히 먹고 슬슬 얘기를 꺼내보려고 술을 시켰어. 도저히 맨정신에는 못하겠더라고.. 근데 준이가 미쳤냐면서 술을 못마시게 하는거야. 하필 핑계를 골라도 아프다는 핑계를 대버려서 아픈애가 무슨 술이냐고 빠꾸당하고, 결국 시킨 술은 준이 혼자 다 마셨어.. 그래서 일단 저녁 먹으면서 얘기 꺼내보기는 실패했어.
◆vjAjdCqmMjc 2020/09/23 00:26:21 ID : 5VdU2E1jupX
그 다음은 늘 그렇듯이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들고 아파트 공원으로 갔지. 가면서 또 머리 엄청 열심히 굴렸어.. 레더들이 말해준 대로 '아! 공원에서 얘기를 해야겠다' 싶기도 하고, 고백을 술김에 하는 건 진짜 아닌 것 같아서 나름 술 안마신게 다행인가? 싶기도 했어. 그렇게 마음을 잔득 먹고 공원에 도착했지. 원래 친한 친구들 끼리는 말이 없어도 안 어색한거 알지? 그렇게 좀 멍때리면서 조용히 있다가 내가 말을 꺼내려는 찰나에 갑자기 "너 나 피해?" 라고 준이가 말을 꺼내는 거야. 그거 듣고 진짜 가슴 철렁했어.. '너 요새 내 연락도 잘 안받고 전화도 금방 끊어버리고 집에도 못가게 하고,, 나 피하는거 맞지' 라면서 얘기하는거야. 솔직히 피하던게 맞고 준이가 하는 말이 다 맞아서 뭐라고 말을 못하겠더라고...
◆vjAjdCqmMjc 2020/09/23 00:31:13 ID : 5VdU2E1jupX
"아직도 화 많이 난거야..? 내가 너 속여서?" 라고 말하는데 느꼈지. 아, 얘 헛다리 짚었구나... 그니까 얘기를 들어보니까 준이는 내가 아직 2년의 위장연애 때문에 충격과 배신감에 휩싸였고 티는 안냈지만 계속 화가난 상태였고 날 피하는 중이다 라고 생각한 것 같아... 준이도 내가 피하는 4일 동안 많이 고생을 한건지 아까 저녁먹을때 술을 좀 많이 마셨거든.. 술김에 그러는건지 나한테 울먹이면서 '나랑 손절하지마 @@아... 나 버리지마..미안해' 하는데 거기다 대고 내가 고백을 할 상황은 아닌 것 같고.. 그냥 안아주면서 '아니야 내가 널 왜 버려.. 그냥 잠깐 몸도 안좋고 충격도 받고 조금 혼란스러웠나봐' 하면서 위로해 주고 말았어.. 그리고 한참을 손잡고 벤치에 앉아있다가 준이가 나 데려다 주고 헤어졌어.. 하.. 그냥 내가 뭘 해야될지도 모르겠고, 마음이 답답한 것 같아 ㅜ
◆vjAjdCqmMjc 2020/09/23 00:33:58 ID : 5VdU2E1jupX
나는 쌍방인거 알고 바로 고백 하고 러브러브 으쌰!! 할 줄 알았는데 뭔가 일이 전부 다 꼬여버린 기분이고 좀 우울하다.. 혼자 며칠동안 생각해봐도 앞으로 둘이 사귈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연애가 처음이라 그런건지 내가 겁이 많은 건지.. 만약에 준이랑 사귄다면 계속 위장연애를 하는 모습은 못볼 것 같은데 그럼 영이한테도 커밍아웃을 해야되기도 하고, 연애하는게 티가 날텐데 우리 부모님한텐 어쩌지 싶고... 그냥 사랑하면 다 좋을 줄 알았는데 막상 이뤄질 것 같으니까 다가올 일들이 너무 겁이나는 것 같아 ㅜㅜ 오늘 너무 우울한 이야기 해서 미안해 레더들.. 다들 우리 사겨!! 하는 좋은 소식 기다렸을텐데;; 그건 좀 더 시간이 있어야 할 것 같아
이름없음 2020/09/23 01:23:13 ID : 0qZa7gnPdBg
미안해하지마..ㅠ 너 마음이 가는대로 해! 나중일 너무 많이생각하지 말고 널 믿어줘! 좋은소식 기다릴게 ~ 꼭 잘됐음 좋겠다
이름없음 2020/09/23 02:13:11 ID : TU3TWqlBeZb
미안해하지마 스레주! 맘 편히 원하는 대로 해 그게 가장 중요하지 😊
이름없음 2020/09/23 07:46:44 ID : 2nB82rdVbwl
스레주 편한대로 해야짘ㅋㅋ솔직히 원래 친구사이에서 가는건 천천히 되는게 맞음ㅋㅋㅋㅋ 차라리 일케 썸도 타본다 이런식으로 생각해봐ㅋㅋㅋ
이름없음 2020/09/23 13:29:05 ID : Cpaq3O65ak6
그래그래 스레주 얘기 듣고 싶다고 보채진 않을게 오히려 내가 미안하지..ㅜㅜ 천천히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더 좋은 걸지도 몰라! 레스주 말처럼 이참에 썸탄다 생각해ㅋㅋㅋ
이름없음 2020/09/23 20:43:07 ID : 9ii8lDs5Xus
스레주홧팅
이름없음 2020/09/29 10:40:10 ID : E1fPbhe43TW
스레주 홧팅이야
이름없음 2020/09/29 11:45:28 ID : Dz88knxCknw
우와 진짜 인연인가보다.. 내가 다 설레 ㅠㅠㅠ 잘 되길 바랄게
이름없음 2020/09/29 12:59:19 ID : xWnXzf8642K
곱게 도망가지 말고 앉아있으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이분 내 취향이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vjAjdCqmMjc 2020/10/04 22:08:22 ID : 5VdU2E1jupX
안녕 스레주야! 응원해준 많은 레더들 너무 고마워 ㅠㅠ 응원에 힘입어서 이번 추석 연휴동안 이런저런 일들이 꽤 있었는데 조금 있다가 썰을 풀어보려고해!! ㅎㅎ 좋은 소식 들고 왔으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면 고마울 것 같아!! ㅋㅋㅋ 영이가 좀... 유쾌 통쾌한 성격이긴 하지 ㅎㅎ 우리 셋 중에 젤 활기찰거야
◆vjAjdCqmMjc 2020/10/04 23:34:29 ID : 5VdU2E1jupX
안녕 레더들!! 스레주야 ㅎㅎ 추석 연휴동안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 썰을 풀어보려고 해. 동접으로 읽어주는 레더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너무 늦게 왔지? ㅎ 읽기 편하라고 인코라는 걸 달아봣어! 이름보다 인코가 보기더 편하더라고, 그럼 시작해 볼게. 일단 요번 추석에 준이는 시골에 내려가지 않았어. 할머니께서 코로나가 심하니까 오지말라고 하셔서 집에 남아있었고, 영이는 강원도로 내려갔어. 영이네 집은 종갓집? 뭐 그런거라 꼭 내려오라고 하셨다더라.. 우리집도 시골에 안갔어. 왜냐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바로 옆옆 동에 살고 계시거든...ㅎㅎ 같은 아파트 주민이야. 그리고 옆옆동이면 바로 준이가 살고 있는 동이기도 해.
◆vjAjdCqmMjc 2020/10/04 23:39:09 ID : 5VdU2E1jupX
추석 당일에 할머니 댁에서 시간을 보냈어. 우리 아빠는 5남맨데 전부 다 서울에 살고 계셔서 이번에도 할머니 집으로 다 모였어. 5남매에 남편, 부인, 자식들까지 모이니 꽤나 많은 인파가 북적거렸지. 나는 사촌들 중에서도 나이가 많은 편인데 이제 막 초등학생인 사촌동생들 놀아주면서 많이 힘들었어... 늘 그렇듯이 준이한테 카톡으로 찡찡거리고 있었지. 준이도 '고생해~ ㅋㅋㅋ' 하고 웃더니 '이따 밤에 달보러 나올래?' 하고 물어보길래 바로 좋아좋아 했어. 저녁을 먹고 좀 시간을 보내다가 슬쩍 빠져나왔지... 사람이 많아서 하나쯤 빠져도 잘 모를거라고 생각했거든. 모든 아파트가 그렇듯 옥상은 잠겨 있어서, 늘상가던 그 공원으로 향했지.
◆vjAjdCqmMjc 2020/10/04 23:43:50 ID : 5VdU2E1jupX
추석이라 그런지 공원에도 사람이 많아서 북적거렸어. 늘 우리가 앉던 그네는 이미 어린 꼬마친구들의 차지가 되어 버려서, 벤치에 앉아서 달을 봤어. 다들 추석에 보름달 봤어?? 구름이 꽤 껴있어서 잘 보이진 않았는데 그래도 커다랗더라. 나는 준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동생들 놀아주느라 너무 힘들었다고 투정을 부리고 있었어. 고생했다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다가 우리 10시 땡하면 소원빌자! 하고 기다렸지. 10시가 되고 둘이 마스크 끼고 손 가지런히 모아서 달에 기도하는데 웃기더라 ㅋㅋ 서로 웃다가 준이가 나한테 무슨 소원 빌었냐고 물어보는거야. 그때 무슨 용기가 어디서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아... 주먹 꼭 쥐고, 심장은 터질 것 같지만,, 최대한 태연하고 담담하게 물 흐르듯이 말했지. '그냥... 너랑 잘 되게 해달라고.'
◆vjAjdCqmMjc 2020/10/04 23:49:34 ID : 5VdU2E1jupX
준이가 눈에 띄게 놀라더니 '응..? 어,,어?' 하다가 알았다는 듯이 '아 우리 사이 늘 좋은데 뭐~ ㅎㅎ 늘 잘 지내고 그러지' 하는거야. 거기서 내가 조금 욱 했던 것 같아.. 나는 용기 냈는데 얘는 또 피하는건가 해서 말했지. '아니, 그런거 말고.. 내가 너 좋아해. 친구로써 뭐 그딴게 아니라 진지하게.' 한동안 정적이 흘렀지.. 우리는 조용하고 주변에 애들 떠드는 소리만 들리고, 달빛에 비쳐서 흔들리는 준이의 눈동자가 너무 잘 보이더라. 서로 달보던 와중에 마스크 써서 눈만 보이는데 무슨 고백인지.. 내가 다시 생각해도 참 무드없다라고 느끼던 참이였어. 타이밍 좋게 집안 어른들이 어디냐고 술먹자고 연락이 오셔서 먼저 자리를 떠야 했어. 그래서 내가 말했지. '나 어른들이 불러서 먼저 가볼게. 그냥 내 마음 얘기하고 싶어서 한거야.. 내가 이런 얘기 했다고 나랑 사겨줄 필요도 없고 너무 부담 가지지마. 난 친구사이인 것도 만족하니까.. 너가 싫으면 내가 조용히 마음정리 잘 해볼게.. 미안 먼저 간다' 하고 뒤돌았어.. 솔직히 다 개소리지.. 저 말 한 순간부터 난 친구사이이기는 포기한거나 마찬가지지... 근데 막상 고백하고 나니까 얘가 나를 좋아한다는 생각은 하나도 안들고 진짜 친구라도 못하면 어떡하지 싶더라... 아무튼 먼저 간다고 하고 뒤돌아서 가는데 거짓말 처럼 준이가 달려와서 내 팔목을 잡은거야.
이름없음 2020/10/04 23:49:49 ID : xWnXzf8642K
안녕! ㅋㅋㅋ 영이분이 내 취향이라고 했던 레스주야 와... 안 오는줄 알았는뎅....ㅜㅜ 와줘서 고마웤ㅋㅋㅋ 진짜 덕분에 너무 잼있는 썰 들어서
◆vjAjdCqmMjc 2020/10/04 23:56:18 ID : 5VdU2E1jupX
드라마에서나 감동적이지 실제로 잡혀보니까 놀래서 모르는 사람인줄 알고 칠뻔했어... (드라마는 따라하지 말기..) 아무튼 어? 하고 놀래서 돌아보니까 '와... 보름달 소원.. 진짜구나' 하더니 내 손목 잡고 우리 집 쪽으로 뛰어가는거야.. 지금되서 하는 말이지만 진짜 드라마는 따라하지 말기.. 드라마에서 남주가 손 잡고 데려가면 와 설레 했었는데 실제로 당해보니까 손목 진짜 너무 아프고 순간 되게 무서웠어.. 미안 계속 얘기가 딴 곳으로 새네;; 아무튼 우리 아파트 동 주차장으로 가서 나를 벽쪽에 딱 세워놓고 숨 몰아쉬면서 준이가 처음 한 말은 '나... 너 안아도 돼...?' 였어.
◆vjAjdCqmMjc 2020/10/04 23:56:50 ID : 5VdU2E1jupX
아냐 ㅠㅠ 고마워 나도 내 이야기 다들 좋게 들어주고 응원해줘서 진짜 고마웟어 !!
◆vjAjdCqmMjc 2020/10/05 00:01:21 ID : 5VdU2E1jupX
내가 '뭐?' 했더니 '몰라.. 그냥 안을래' 하더니 나를 꼭 끌어안고 얘기를 하더라. '나도 너 좋아해.. 진짜 너가 생각도 못할만큼 옛날부터 좋아했아.. 와.. 진짜 이렇게 얘기할 줄은 몰랐는데; 나도 달에 똑같은거 빌었어.. 너가 나를 좋아하게 해달라고.. 이뤄지는구나 진짜... ' 하면서 준이가 혼자 고백을 하고 있었지. 맞닿은 가슴에서 준이 심장 뛰는게 너무 잘 느껴지는 거야... 준이도 내 심장 뛰는걸 느꼈을지.. 한참 두근거리는데 떨어질 타이밍을 놓쳐서;; 말을 다 하고도 한 2분 정도 서로 안고 있었던 것 같아... 그때 내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리고 아빠한테 전화가 왔어. 어떨결에 둘이 떨어지고 머쓱해 하면서 '나..나 가본다 일단.. 다시 연락해..!' 하고 도망치듯이 집에 왔어.
◆vjAjdCqmMjc 2020/10/05 00:05:23 ID : 5VdU2E1jupX
집에 왔다가 텅빈걸 보고 할머니 집을 가야되는데 습관처럼 잘못온걸 알았지.. 그만큼 정신이 없었나봐;; 화장실에서 세수 한 번하고 다시 할머니 댁으로 갔어. 한창 술판이 벌어졌더라고 어른들이랑 같이 술도 마시고 안주도 먹고 했어. 사실 기분이 너무 놀래고 좋아서 술을 많이 마셨더니 금방 취하더라;; 술자리가 얼추 정리되고, 우리 가족은 다시 우리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어. 친척들 수가 많아서 잘 자리가 부족하다보니 우리 가족은 집에 가서 자기로 했거든. 그래서 집으로 와서 나는 방에 들어가서 또 다시.. 술취한 채로 전화를 걸었어.
이름없음 2020/10/05 00:10:30 ID : wIIFdwr9a3v
헐.. 진짜 개좋다.. 소설속에서 있을법한 느낌이다 진짜 ㅋㅋㅋㅋㅋ 내가 다 설레네.. ㅎㅎ
◆vjAjdCqmMjc 2020/10/05 00:11:12 ID : 5VdU2E1jupX
'ㅎㅎ여보세요' 하는 소리가 들리고 서로 조용하다가 내가 '자..?' 하고 물어봤어. 그랬더니 '아니.. 떨려서 잠이 안와.. ㅎㅎ 꿈인가' 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꿈 아니야 멍충아..' 하면서 얘기했지. 난 또 술 취해서 줄줄 불었어. 내가 널 좋아한지가 오래됬다.. 둘이 사귄다는 말 듣고 내가 얼마나 힘들구 아팠는지 아냐면서 털어놓다가 준이가 얼마나 오래됬냐고 물어보는 거야. 자기가 더 오래 좋아했다면서 어차피 나는 전에 녹음 파일덕에 알고 있었는데 모르는 샘 물어봤지. '난 너 고등학교때부터 좋아했어 넌 언제부터 나 좋아했는데?' 했는데 '난 너 중학교때부터 좋아했어 ㅋㅋ' 하는거야 거기서 내가 ' 야 뻥치지마 너 나 고틍학교때 좋아했다매!' 라고 해버린 거지... 아차 했다... 준이가 "뭐? 무슨소리야 누가 그래?' 막 그래서 결국 녹음 파일 얘기도 술술 했다.... 준이가 쪽팔려서 죽을라고 하더라 ㅎㅎ 귀여워.. 근데 준이는 중학교때 부터 좋아했는데 고등학교 되서 본격적으로 깨달은거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좋아했다는 거야.. 나는 그것도 모르고 내가 더 오래 맘고생 한줄알고 하소연하고 했는데 나보다 더 오래 짝사랑을 했다니까 놀랬지...
◆vjAjdCqmMjc 2020/10/05 00:18:50 ID : 5VdU2E1jupX
그래서 내가 우리 둘 다 서로 삽질만 했네 ㅋㅋㅋ 하면서 웃었는데 준이가 목소리 깔더니 '이제 삽질 그만하고 나랑 연애할래..?' 하는데 진짜 심장이 멎을 것 같았어.. 터질듯이 두근거리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심정지 오는 것 처럼 멈췄다가.. 심호흡 몇번 하고 '... 좋아..' 한마디 했어.. 진짜 거의 5년, 7년에 달하는 짝사랑이 이루어진건데 나름대로 너무 허무한 느낌도 들고 짜릿하기도 하고 이상하더라... 내가 부끄럽기도하고 머쓱해서 이제 늦었으니까 슬슬 자. 했는데 준이가 급하게 잠깐만!!?! 하는거야. 응? 했더니 '그럼 우리.. 오늘부터가 1일이야 어제부터가 1일이야..?" 하는데 ㅋㅋㅋㅋㅋ 진짜 한참을 웃었어 ㅋㅋㅋ 귀엽기도 하고 '지금 ㅋㅋ 그게 중요해?ㅋㅋ' 했지. 우리가 통화하면서 시간이 12시를 지나서 그런가봐. 내가 기억하기 편하게 어제부터 사귄걸로 해 ㅎㅎ 했어. 추석이라는 의미 있는 날이기도 했고, 보름달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10월 1일 기억하기 쉬우니까 ㅎㅎ 그렇게 정하고, 준이의 잘자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화를 끊었어. 끊자마자 카톡으로 [내 꿈꿔 사랑해♡] 라고 왔는데 진짜 너무 설레더라.. 아직 그 말까진 전화로 할 용기가 없었다는데ㅋㅋ 너무 귀엽지 ㅎㅎ 이렇게 레더들이 응원해준 덕에 스레주는 고백을 했꼬!! 성공적이였따~ 이제 커플이야 ㅎㅎ 오늘로 5일째 ㅋㅋㅋㅋ 근데 추석 연휴동안 있었던 일은 이게 끝은 아니라 좀 더 풀거야..! 우리 친구들은 참 여러모로 날 놀라게 하거든...
◆vjAjdCqmMjc 2020/10/05 00:27:54 ID : 5VdU2E1jupX
추석이 지나고 2일에 그러니까 준이랑 2일째에 ㅎㅎ 오후에 영이가 강원도에서 서울로 돌아왔어. 우리 할머니 댁에도 친척분들이 다 가셔서 배웅하고 나서 준이네 집에 가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 명절 끝나고 엄마가 준이네 시골 안갔다고 전이랑 여러 음식들 가져다 주라고 하셔서 들렀다가 준이 부모님께 인사도 드리고 잠깐 준이방에서 놀고 있었어. 분명.. 자주 드나들었던 방인데 사귀고 나서 가니까 너무 어색하고 민망한거 있지.. 괜히 이상야릇하고, 침대가 의식되고,,, 뭐 그런거 말이야..ㅎㅎ 그렇게 둘이 어색하게 웃다가 얘기도 하고 졸업앨범 펼쳐보면서 이때부터 좋아했네 하면서 떠들고 있었지. 그러다가 준이한테 영이가 전화를 했더라고. 준이가 받더니 둘이 얘기하면서 웃더라고, 스피커폰으로 해달라니까 안해주길래 그냥 '영이 안녕~~' 하고 인사만 했어. 그랬떠니 준이가 '영이가 이따 만나자는데 콜?' 하길래 멈칫했지. 영이는 아직 모르니까.. 아직 말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둘 사이 위장연애도 아직 해결 안됬는데... 머리가 터질 것 같았지. 근데 준이가 입모양으로 '괜찮아' 하더니 '성이도 좋데'해서 만나기로 했어. (참! 내 이름은 처음 나오는 것 같네;; 준이 영이 성이 셋이야ㅎ)
◆vjAjdCqmMjc 2020/10/05 00:29:53 ID : 5VdU2E1jupX
우리 셋은 둘이 위장연애라는 걸 밝혔던.. 그 술집에서 보기로 했어. 말이 술집이지 그냥 늦게까지 운영하는 음식점이야. 우리 단골집이기도 하고. 아무튼 저녁 먹을 겸 갔는데 막상 들어가려니까 떨리더라.. 내가 못들어가고 서있으니까 준이가 내 손을 잡더니 '다 괜찮아. 나만 믿어' 하면서 문을 열고 들어갔어. 먼저 와있는 영이를 보고 준이가 나랑 깍지 낀 손을 흔들면서 영이 한테 인사를 했지. 그때 영이의 썩은 표정은 아직도 기억해...
◆vjAjdCqmMjc 2020/10/05 00:33:08 ID : 5VdU2E1jupX
준이랑 자리에 앉고 내가 쭈뼛거리다 보니 영이가 '얜 왜이래? 죄졌어?' 하는데 움찔 했지.. 내가 포커페이스가 잘 안되기도 하고.. 아니 잘못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하고.. 막 그런데 준이 자식을 싱글벙글 웃는게 꼴뵈기 싫어서 살짝 발 밟았어... '아냐 무슨;; 시골 잘 다녀왔어?!' 하면서 주제를 돌렸지. 뭐 대학생도 이제 끝물이라고 용돈 안주더라.. 서러운 세상이다 등등 시덥잖은 얘기를 들으면서 대화를 했지. 마음이 찔려서 그런지 계속 목이타더라;; 물을 마시는데 영이가 갑자기 '그래서 둘은 사귄다고?' 하는거야.
◆vjAjdCqmMjc 2020/10/05 00:37:02 ID : 5VdU2E1jupX
물 마시다 바로 사레 들려서 켈록거리고 난리가 났지.. 나는 기침하지 사람들은 기침소리에 놀래서 쳐다보지.. 옆에선 준이가 안절부절 못하지.. 사장님, 알바 다 쳐다보는 거야... 쪽팔려서 기절하고 싶었어. 암튼 그것도 잠시.. 나는 놀래서 영이랑 준이랑 번갈아 보면서 눈치를 보고 있었지. 근데 영이가 '야 쫄지마 다 알아. ㅋㅋ 준이가 말해줬어' 하는데 바로 배신감에 준이를 째려봤고 눈치없이 웃는 얼굴을 하고 있길래 머리 한 대 쥐어박았어... 근데 충격은 여기서 부터 시작되지.
이름없음 2020/10/05 00:38:27 ID : Y4JRDulhbwo
ㅂㄱㅇㅇ
◆vjAjdCqmMjc 2020/10/05 00:42:57 ID : 5VdU2E1jupX
'으유 중딩때부터 좋다고 쫄쫄 따라다니더니 결국 잘 됬네ㅋㅋ 축하한다' 하는거야. 여기서 나는 띠용한거지.. 응? 알고있었어? 왜? 어떻게..? 이런것도 다 말한건가? 하고 근데 준이놈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더 가관인거야. '그니깧ㅎ 너무 좋아. 야, 이제 그러니까 그것도 끝이다?! 약속했잖아!' 하는데 응? 뭐가 끝인건데? 무슨 약속인데? 정말 나 혼자 왕따된 기분이고.. 슬슬 화가나기 시작해서 물 마시고 탁 내려놓으니까 둘이 눈치 보더니 나한테 설명을 해주더라고.
◆vjAjdCqmMjc 2020/10/05 00:57:28 ID : 5VdU2E1jupX
정리하자면 영이는 이미 중학교때부터 준이가 날 좋아하는걸 알고 있었데. 흔히 말하는 여자의 촉이라나 뭐라나 암튼 그때부터 알고 잇었고 고등학교, 대학교 다니는 내내 영이랑 준이는 서로의 연애 상담사가 되었던 거야. 그동안 준이가 여러 여자친구를 만들었던 것도 영이가 내 반응이 어떤지 보라고 해서 가볍게 사귀었던 거라고 하더라고;; 그리고 위장연애도 영이가 먼저 제안한거라고 했잖아. 그것도 처음엔 준이가 거절했었데.. 나한테 떳떳하지 못한거 싫다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어떻게 그러냐고.. 근데 영이가 다른 여자들은 모르는 사람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아는 사람인 나랑 사귄다고 하면 뭔가 반응이 있지 않을까 라면서 설득했고, 그때 영이가 내건 조건이 나랑 잘되면 그만둬라 였데.. 안해주면 성이한테 얘기할거라고 협박아닌 협박도 했다고 하더라.. 물론 그땐 영이 나름대로 상황이 심각했으니까 이해는 하지만.. 솔직히 영이가 마냥 곱게 보이진 않더라.. 영이는 또 내가 준이를 좋아하는 것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고 하더라고;; 아무튼 나는 둘의 위장연애가 사실은 계약연애라는 사실을 알게됬고, 그 일들의 중심에는 내가 껴 있었다는 걸 알게 된거지... 와.. 좋은 일 뒤에 뒤통수가 너무 얼얼하더라.. 순진하고 애정파인 준이가 좋기도하면서 미련한 것 같기도하고 내가 너무 둔했나 싶기도 했어.. 앞으로 나는 웹툰이나 뭐 로맨스 소설 이런거 못보겠어.. 뭘 하던 내 인생만큼 뒤통수를 치거나 엄청난 건 없을 것 같거든... 현실성이 너무 없어..
◆vjAjdCqmMjc 2020/10/05 01:02:21 ID : 5VdU2E1jupX
그렇게 난 멍하고 둘은 그땐 그랬지~ 하면서 추억을 되새기고, 나랑 둘이서 고등학교 3년동안 썸을 타면서 삽질했던 얘기들을 안주거리 삼아서 떠들었지. 그렇게 파란만장한 연휴를 보냈어.. 그 뒤로 준이는 과제가 있어서 바쁘고 나도 충격먹은거 회복 좀 하고자 3일은 쉬었고 4일인 오늘은 준이네 집 가서 과제도 도와주고 같이 침대에서 낮잠도 자고 하다가 헤어졌어..ㅎㅎ 팔베개하고 잤엏ㅎㅎㅎ 저녁은 가족들이랑 먹어야되서 일어났는데, 내가 잠에서 깨면 정신을 좀 오래 못 차리는 편이야. 그래서 비몽사몽한데 준이가 나 빤히 보더니 콧등에 뽀뽀해주더라...! 잠이 확깨서 벌떡 일어나서 나..나.. 가볼게! 하면서 도망치듯 나왔어.. 얘랑 평소에 할만큼 스킨십 다 해봤다고 생각했는데 와 뽀뽀는 너무 느낌이 다르더라.. 얼굴 새빨게져서 집에 왔고 밥먹고 멍하다가 레더들 생각나서 썰 풀러온거야. 너무 늦게 생각해서 미안해;; 내 스펙타클한 현실에 적응할 시간이 좀 필요했어..ㅎㅎ 아무튼 다들 응원해준 덕분에 잘 연애하고 있어! 영이랑 위장연애도 이제 그만둔다고 해서 해결됬고, 이제 뒷 일은 차차 닥치면 생각해 보려고 해. 아직은 좀 더 기쁨을 느끼기도 벅찬 것 같아서 ..!! 얘기는 여기서 끝이야! 다들 읽어줘서 고맙고 응원도 고맙고 ㅎㅎ 레더들이 아니였으면 아직도 고백을 생각도 못해봤으거야. 정말 고마워.
이름없음 2020/10/05 01:12:20 ID : yGpPeE5Xz9e
와 미쳤다 정말 축하해
이름없음 2020/10/05 01:24:12 ID : 5VdU2E1jupX
응응 축하해줘서 진짜 너무 고마워 ㅠㅠ
이름없음 2020/10/05 01:43:00 ID : paqY7fbu5TQ
와 진짜 너무 축하해 내가 다 기분이 좋아지네
이름없음 2020/10/05 01:48:42 ID : Cpaq3O65ak6
헐 헐.. 헐..?? 스레주 드디어ㅜㅜㅜㅜㅜㅜ 축하해ㅜㅜ 앞으로도 종종 오는 거지?ㅜ
이름없음 2020/10/05 02:07:21 ID : CrArteK2FfO
악!! 읽는 내내 설레서 미치는줄... ㄹㅇ현실성 없다.... 소설 저리가라..... 암튼 너무 축하해~~~!!!
이름없음 2024/01/16 15:10:22 ID : th9ilvinXzh
우연히 보게 돼서 스탑 걸고 적어!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궁금하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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