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있는 무거운 이야기들에 비하면 상당히 가벼운 주제이지만 나한테는 이거도 상당히 괴로운 일이다...
안걸려본 사람은 모르겠지만 아차하는 순간 전신에 퍼지고 정신차릴 틈도없이 가려움이 전신을 헤집어놓는다.
그냥 가렵고 그럴 뿐인데 그 가려움이라는게 도저히 가시질 않고 전신에서 수시로 가려움이 느껴진다. 차라리 모기한테 뜯기는게 나으면 나았지 사람 하나 잘못 만나서 이게 무슨 고생인지 모르겠다.
6주째 약을 바르면서 살고있다. 바르면 바를수록 이 옴이라는 것들이 발악을 하는건지 가려움이 거세진다. 요 저번에는 긁다가 피부를 벗겨내서 거즈를 덧대고 있었는데 거즈를 붙여놓은 테이프에 맞닿은 피부가 죽을만큼 가려워서 울면서 긁어냈다. 성기는 말도 못할만큼 추한 모습이 되었다. 손가락 사이에는 물집이 올라오고 눈에 띄는 피부는 죄다 긁은 상처, 붉은 반점들 뿐이라서 외출이 필요할때는 항상 긴팔 긴바지다. 옷이 닿으면 또 간지럽다. 고작 이거 쓰면서도 몇번이나 멈추고 또 긁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유일한 위안은 그나마 얼굴엔 가려움이 없다는 거겠지. 만약 여기에 옴을 경험한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이 지옥같은 시간을 견뎠는지 물어보고싶다. 긁으면 안된다는걸 아는데도 긁지 않을 수가 없다. 문자 그대로 피부 밑을 벌레가 기어다니고 있는데 떠올릴때마다 소름이 가시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