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처음에는 당연히 서로 좋아하는 사랑이였지 처음 사귈 때 부터 끝을 바라본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 그래 나도 그랬지 영원히 안 끝날 줄 알았던 사랑이 비로소 오늘 끝났는데 별로 달라진게 없는 일상이야 잘 된 걸까? 다른 사람들은 마음 한 자리에 구멍이 뚫린 것 같다던데 나는 왜 더 속 시원하지

나도 걜 좋아했고 걔도 날 좋아했었어 우리는 같은 고등학교 같은 반 그리고 취미 듣는 음악이 같다는 점 만으로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고 남들보다 더 특별해지고 친해진다는 건, 계속 너가 생각이 나고 널 보면 두근 거린다는 건 곧 다가올 사랑을 조금 덜 과장되게 조금 돌려말한 거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 그리고 우리 둘 다 같은 마음인 걸 알았을 때는 나는 정말 기뻤는데. 그렇게 우리는 대학교도 근처로 나오고 잠시라도 떨어져있으면 불안해했는데 내가 취업을 준비할 때 이미 취업을 한 너는 짬을 내서 나에게 달려와주고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사다주고 아이스크림 케이크에는 안 어울리는 차가운 아메리카노도 사다주고 내 머릴 쓰다듬어 주며 등을 돌렸었지

매일 아이스크림 케이크 안에 숟가락은 일부러 하나만 달라고 말한 듯 달랑 하나 들어있었고 , 넌 당연하다는 듯이 뒤돌아 가버렸어 내가 너무 이기적인걸까 라고 백 번은 더 생각했지 그래 근무시간에 나와 많은 것들을 뒤로하고 나라는 사람과 네가 사온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같이 먹어달라고 말하기가 조금은 두려웠어

너는 이제 나보다 중요한 것 들이 많았고 나는 그대로 너가 제일 소중했으니까 항상 왜 큰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사다줘서는 다 먹지도 못하게 눈물만 나게 하고서는 . 다 녹아 흘러내려 버린 반대쪽을 볼 때는 너무 내가 처참해서 네가 반대편에 앉아서 그 곳을 치워줬으면 했어.

내가 매번 취업에 실패할 때 마다 너는 괜찮다고 다독여주고는 넥타이를 메고 회사로 들어갔어 매일 점심을 사서 먹는다길래 도시락을 싸서 너네 회사 앞에 갔었는데 너는 취업 준비 해야지 이런 거 싸오지 말라고 화를 냈었어 그래 그게 네 진심이 아닌 거 내가 너무 잘 알아 그런데 그 날은 내 자존심이 이성을 이겼는지 너무 화가 나더라

내가 듣고 싶은 건 너의 진심이였지만 너의 꾸며진 진심이 아니였어 혹시 그게 너의 진심이였다면 나는 너의 인생에서 너무 못난 연인이 아니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