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너무 그립다 엄마랑 같이 맑개 개인 하늘에서 내리던 비를 신기하게 보면서 엄마를 대문 지붕 밑에 앉혀놓고 비를 맞으면 춤 추고 엄마는 나를 웃으면서 봐주던 때도 그립고 엄마랑 언니랑 같이 갔던 파란 나무가 있던 공원도 그립고 그때 걸어다니던 길도 너무 그립고 그때 곰팡이 슬고 더럽고 축축했던 집도 그립고 무엇보다 내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파아랗던 그때의 내 기분이 너무너무 그리워 공기 하나하나가 너무 시원하고 차가운데 기분은 막 좋고 그랬던 때가 너무 그리워 엄마한테 토할 때까지 맞더라도 지금이랑은 다르게 때리고나면 정신을 차리고 미안하다면서 날 안아주던 엄마도 너무 그립고 아빠가 지금처럼 자기 말 안 들어준다고 꽁해서 신경질내는 아빠가 아니였던 때도 너무 그립다 그때는 분명 엄마가 많이 때리기도 했지만 대부분 사소하고 가벼운 것으로 맞았으니까 지금처럼 내가 잘못했다고 자책 할 필요도 없었고 사소하고 가벼운 이유로 맞았으니까 맞고나서 놀란 마음도 사소하고 가벼웠었는데 그냥 다 그립고 너무 그립고 나는 다시는 그때로 돌아가지 못하니까 그냥 너무 허무해
이름없음2020/11/10 00:14:55ID : pRCmLe4Zjy7
원래 사람은 그런 기억으로 지금을 살아가는거야
이름없음2020/11/10 00:17:45ID : pRCmLe4Zjy7
나도 그립다 맨날 학교 끝나면 그냥 가방만 놔두고 친구랑 하루종일 놀았거든 눈이 오든 비가 오든 너무 추워서 당장 얼어 죽을 것 같아도 눈 속에 파묻혀서 놀기도 했고 단둘이었어도 세상 재밌게 놀았고...아무리 머릿속을 뒤져봐도 고민이라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게 전부였던 시절이었어 엄마 손 잡고 주말마다 서점이나 공항에 놀러가기 일쑤였고 나는 레고를 선물받으면 그거 하나로도 너무 행복했지 주말 아침, 그 오전마다 그 때의 행복한 향수는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 어릴 때부터 엄마랑 영화도 되게 많이 보러다니구.... 이곳저곳 돌아다니곤 했는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