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던 노스텔지아 속 나는 이미 죽고 없었다. 아끼고 마음 바쳐왔던 것들이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로 절망하는 모양새로 무너져 앉아 고개를 푹 숙였다. 언제부턴가 빛을 잃은 나는 과거의 기억 속에서 길을 잃고 고꾸라져 나아가지 않았다.
이불 속에서 뒤척이는 소리가 마치 쓸쓸한 가을 낙엽이 바스러지는 소리처럼 들린다. 나는 엎드린 채로 배게에 얼굴을 묻고 소설을 쓰는 것 마냥 머릿 속에서 자신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자신의 현재 상황을 써내려간지 5분이 채 되기도 전에 그는 집필을 멈추고 그에 대한 다른 생각을 다시 시작했다. 결국 내가 하는 모든 것을 이렇게 쓰고 있는 것이라면, 이것을 쓰고 있는 이는 대체 무엇을 생각하며 나라는 등장인물의 잿빛으로 덧칠된 과거를 회상하는 모습을 쓰는 것인가? 그러나 그런 생각은 이내 방문을 열고 들어온 이에 의해 중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