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고2 여학생인데 지금까지 있던 일이랑 내가 지금 하고있는 고민을 얘기해 보려고 해.

먼저 내 성격을 얘기하자면 나는 낯을 엄청 가리지만 친해지면 엄청 친해져. 그래서 그런지 내가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다른 애들이 다가오는 걸 기다려. 애들이 나한테 먼저 관심 안 보이면 나도 말 못 걸고 혼자 있고 그래. 애들이 내 첫인상이 엄청 무서운데 친해지고 보니까 엄청 바보같고 잘 웃는 애라고 해줬거든. 엄청 친한 친구 한두명이랑 항상 연락하고 그러는데 그렇지 않은 애들은 그냥 학교에서 두루두루 얘기하는 편....? 그것도 좀 친하다고 생각하는 애들이랑만 얘기하고.

유치원생 때 일은 기억이 잘 안 나서 초등학생 때부터 얘기해줄게. 그때 나는 여자애들이랑 다니는 것보다는 남자애들이랑 뛰어다니고 운동장에서 술래잡기하고 치고받고 몸싸움하고 다같이 게임하는 걸 엄청 좋아했어. 학교에서 열리는 체육대회 같은 것도 내가 우리 반 육상 대표로 나가기도 할 정도로 운동을 좋아했어. 그러다 보니까 그 6년동안 친해진 여자애는 한 3명 정도뿐이었고 남자애들만 득실했지. 그런 애가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어떻게 됐겠어? 적응을 잘 못했지.

중학교에 올라오니까 내가 아는 애들이 엄청 많았어. 내가 사는 곳이 수도권이긴 하지만 초중고가 엄청 가까워서 그 학교 애들의 한 90퍼센트? 그 정도가 다 이 중학교로 배정이 된거야. 아는 애들도 꽤 보이고 친하게 지내던 여자애들 두명도 붙었는데 아쉽게 다른 반이 되어서 만날 때마다 인사하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 그 두명이 인사를 안 해주는거야. 그래서 아, 얘가 이제 나 안 좋아하나? 하고 그 이후에도 여러번 인사했는데도 그냥 ㅎㅎ 이러고 가길래 나도 더 이상 인사 안 했거든. 그래서 나도 그냥 우리 반에서 친구 사귀어야겠다 하고 교실에 앉아있는데 아는 애가 별로 없는거야. 조금 당황했지만 앞자리에 앉아있던 여자애한테 말을 걸었지.

그런데 걔랑 얘기 몇번 하다가 대화가 도통 이어지지 않아서 안되겠다 하고 있었는데 걔는 바로 다른 친구랑 얘기하러 가더라. 뭐,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은 해. 더 잘 맞는 친구랑 얘기하는게 맞지. 그래서 한번 거절당한 이후로 먼저 말도 못 걸고 그냥 앉아있었는데 다른 친구가 나한테 먼저 와서 친하게 지내자고 어쩌고 하다가 친해졌어. 이 친구를 현이라고 할게. 현이는 아이돌이랑 화장에 관심이 엄청 많은 애였어. 그런데 나는 게임이나 운동을 좋아해서 화장이랑 아이돌에 관심이 전혀 없어서 내가 대화를 잘 못 낄때 현이가 날 많이 도와줬거든. 걔 덕분에 나는 아이돌이랑 화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다른 반 친구들이랑도 친해졌어.

>>6 고마워 그렇게 내가 여자애들에 익숙해질 때 즈음에 난 좋아하는 남자애가 생겼어. 얘는 영이라고 할게. 영이는 그렇게 막 잘생기지는 않았지만 키는 크고 붙임성이 좋은 애였어. 걔랑 자주 붙어다니고 밤늦게 카톡하고 그러다 보니까 얘에 대한 호감이 들었지. 그러다가 우리가 무슨 얘기를 하다가 배라31 게임을 해서 지는 사람이 다른 애한테 장난고백을 하자는 얘기가 나왔어. 나는 내가 이길 줄 알고 흔쾌히 수락했는데 결국 내가 졌지... 누구한테 고백을 해야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영이한테 고백을 해야하나 생각하다가 그래도 차이면 좀 슬플 것 같으니까 다른 조금 친한 남자애한테 장난 고백을 했지. 당연히 안 받을 줄 알았는데 애가 받아주더라....?? 나도 당황했고 영이도 엄청 당황해 하다가 영이가 나한테 너는 고백을 하라고 진짜 하냐고 뭐라 하다가 연락이 끊겼던 걸로 기억해.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난 그날 영이한테 고백을 했을거야... 난 이 얘기를 길게 하고 싶지 않아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엄청 간략하게 설명해줄게. 그 장난 고백해서 만나게 된 남자애를 우현이라고 할게. 우현이를 만나고 나서 나중에 헤어졌는데 내가 우현이한테 몸사를 보냈느니 뭐니 걸레다 창녀다 이런 소리를 내가 직접 듣게 됐거든. 그것 때문에 내가 1차로 멘탈이 부서졌고 2차로 내가 우현이한테 우리 반 여자애들을 싹 다 뒷담을 깠다는 거야. 그것 때문에 체육시간에 여자애들이 나를 불러서 너가 우리 뒷담을 깠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게 맞냐고 그러길래 나는 아니라고 했지. 나는 뒷담을 깐 기억이 없으니까. 그래서 내가 그거 누가 얘기한 거냐고 그랬더니 같은 반 남자애 두명(유독 나한테 걸레니 어쩌니 심하게 얘기했던 애들이야. 얘네가 그 소문도 퍼뜨린 것 같아.)이 자기가 얘기했다는거야. 나는 너무 억울했지.

너무 억울해서 야 그거 증거 있냐고 그걸 어떻게 알고 다른 애들한테 그런걸 말하는 거냐고 그렇게 당당하면 우현이 불러와서 물어보라고 말하고 우현이를 데려와서 물어봤는데 다행히도 걔는 내가 뒷담을 깐 적이 없다고 말을 해줬어. 그래서 나는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나서 그 자리에서 그 두 남자애한테 너희 허위사실 유포하고도 좋냐고 재밌냐고 이거 어떡할 거냐고 울면서 따지니까 걔네가 하는 말이 뭐였는지 알아? 재밌대. 재미있대. 그거 듣고 어이없고 너무 화나서 그냥 뛰쳐나왔어. 난 정말 화가 나면 울음부터 터져서 말을 똑바로 못 하거든. 눈물이 엄청 많은 편이라서... 어쨌든 그 뒷담화 사건 때문에 2차로 멘탈이 터졌지.

하.. 뒷담화... 알지...ㅋㅋㅋ 하...보고있다 고생했어...

그렇게 탈탈 털리고 정신이 피폐해질 때 즈음에 2학년이 됐어. 나랑 친한 애들은 다 다른 반이 되고 나는 반에 혼자 맴돌았지. 그 소문이 헛소문이어도 인맥을 통해 알려진 소문은 자기들 사이에선 다 사실이 되는 건가봐. 나는 그게 헛소문이라고 주장할 기력도 없었고 증거도 없었거든. 물론 내가 몸사를 보냈다는 것의 증거도 없어. 그냥 그쪽은 씹을 거리가 생겨서 즐거운 것 뿐일거야. 2학년때도 난 그 두명의 남자애들한테 걸레라는 소리를 들었어야 했지. 점심시간에 친구들이랑 같이 밥 먹으려고 친구네 반에 들어가면 그 반에 그 두명이 나보고 걸레년아 반에 들어오지 말라고 씨발련아 어쩌고 그러면서 엄청 뭐라 했던 기억이 있어. 억울해도 뭐 어떡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어. 그렇게 어떻게 살았는지 모를 정도로 정말 우울감은 심해지고 나랑 같이 다니던 애들 중에서도 내부 분열이 일어나고 난 또 중재해 주느라 기력 다 빼먹고 너무 힘들었어. 2학년 때는 뭐 일이 별로 없던 것 같네. 1학년 때부터 2학년 중반까지 정말 힘들게 지내고 그 이후 1년 반은 그냥 반에서 혼자 앉아있고 쉬는 시간마다 친구 보러가고 그랬어. 힘들기도 많이 힘들었지. 손가락을 자꾸 커터칼로 긋는 행동까지 했으니까.

그냥 그렇게 어영부영 지내다가 고등학교에 왔어. 위에 말했듯이 초중고가 붙어있었어서 아는 애들이 엄청 많았단 말이야. 아는 애들도 몇몇 보이긴 했는데 별로 친한 애들이 아니기도 했고 중학교 3년의 기억이 나한텐 좀 트라우마로 남아서 애들한테 말을 더 못 걸겠더라고. 내가 먼저 말 걸면 애가 하고있는걸 방해하진 않을까? 내가 민폐는 아닐까? 내가 대화를 잘 못 이어나가면 어쩌지? 하고 온갖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가 예비소집일날에 같은 반 여자애가 나한테 먼저 말을 걸어주더라고. 엄청 작고 귀여운 여자애였어. 얘는 민이라고 불러야겠다. 민이는 나한테 자기 친구 두명을 소개시켜줬어. 그 둘 중에 한명은 지금은 자퇴했고 다른 한명은 지금 내 완전 짱친이야. 얘는 은형이라고 해야겠다. 아쉽게도 민이랑은 요즘 서먹해...

>>10 ㅠㅠㅠㅠ 고마워 그래도 우리 반은 엄청 단합이 잘되는 반이라서 우리 반은 다같이 노는 일이 많았어. 수업시간에 블루투스 마이크로 다같이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티비랑 폰이랑 연결해서 그걸로 노래 틀어두고 다같이 놀기도 했고 이거 하자! 하면 다같이 그래 하자!! 하는 분위기라서 우리 반이 분위기가 엄청 좋았어. 나는 우리 반 여자애들 전부랑 친해졌고 남자애들도 몇몇은 조금 어색했지만 그래도 거의 다 친한 편이었어. 그래도 여전히 나는 내가 먼저 말을 거는 경우는 드물었지. 트라우마가 생각보다 강하게 남았었나봐. 이때 짱친처럼 된 친구가 두명이 더 생겼었어. 한명은 같은 반 친구인데 중학교때 현이처럼 엄청 대장기가 다분한 여자애였어. 얘는 이름 뭘로 하지... 민주라고 할래. 처음 애를 봤을때 남자인 줄 알았어. 왜냐하면 숏컷을 하고 교복도 치마가 아닌 바지를 입고 있었거든. 여자인 거 알고 솔직히 조금은 놀랐어. 다른 한명은 옆반이었는데 민주랑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어. 얘도 숏컷이었어. 얘는 음... 희연이라고 할게. 나는 이렇게 네명이서 같이 다녔어. 민주, 희연, 은형, 그리고 나.

얘들아 혹시 애들 이름이 헷갈려?ㅠㅠ 헷갈리면 내가 >>1에 정리해서 써둘까?

>>14 아니 딱히 헷갈리진 않아 계속 써줘

모의고사 보고 왔다! ㅠㅠㅠㅠ 마저 쓸게 1학년때 그래도 우리 반 단합이 좋아서 그런지 우리 반 애들이랑 친해서 즐거웠어. 그런데 국어 수행평가를 하다가 일이 하나가 터져. 내가 민주랑 같은 모둠이었단 말이야. 모둠 수행평가였으니까 나는 열심히 하려고 했어. 역할도 분담하고 자기가 해야할 거 잘 했단 말이야. 아 이 수행평가가 무슨 내용이었냐면 한 책을 가지고 모둠원끼리 토론하고 그걸 보고서로 내는 수행평가였어. 나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역할이었고 민주는 토론을 진행하고 녹음하는 역할이었어. 그런데 우리가 시간이 없어서 녹음을 끝까지 다 못했단 말이야. 그래서 보고서를 작성할때 여기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수행평가 단톡방에 물어보고 민주가 보고서 작성하는 걸 엄청 도와줬어.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너무 장난스럽게 쓰여진거야. 그래도 수행평가이고 쌤한테 제출해야할 보고서인데 말이야...

사실상 책을 고른 이유는 강제였다, 가위바위보에 자신이 없었고 굳이 거부감이 들지않았던 책이라 선택하였던것이었다 생각보다 잔인하고 생생한 표현덕에 중간에 그만둘까 하였지만 우리를 꽃 피우기위해 노력했던 그들이 머리속에서 떠나질않아서 그만둘수 없었다 민주가 써서 보내준 부분이 저거였어. 그래서 내가 저건 좀 그런 것 같지 않냐고 그랬더니 어차피 깎일 점수 재미라도 있어야지 이러면서 그냥 적으라고 하길래 나는 보고서 작성할때 저걸 그냥 수정해서 제출했어. 내가 어떻게 수정했는지는 그 파일이 없어져서 모르겠어. 기억나는 건 저 문장을 부드럽고 내용을 정리해서 수정했단 말이야. 그런데 내가 저걸 수정하는 걸 민주한테 얘기를 안 하고 수정했다는 이유로 애가 화가 난거야.

아 내가 수정한 거 찾았다! 사실상 책을 고른 이유는 별 이유가 없었다. 재미있는 책을 고르려는 대결에는 자신이 없었고 큰 거부감이 들지 않았던 책이라 선택하였던 것이 우리의 공통적인 이유였다. 그리고 생각보다 잔인하고 생생한 표현 덕분에 중간에 그만두고 책을 바꿀까 생각도 했지만 우리를 꽃 피우기 위해 노력했던 그들의 이야기가 계속 궁금해서 그만둘 수 없었다. 이렇게 수정했거든. 그리고 마지막 부분도 추가했었어. 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독서 대화의 마무리에 대하여. 저희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책을 읽고난 후 이 책에 대하여 여러 방면에서 대화를 할 때 조금은 깊게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게 이 책 내용 자체가 무거운 내용이기도 하며 우리는 감히 그때 사람들의 고통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기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섣불리 생각하고 말을 꺼냈다간 그들의 희생을 모욕하는 것이 될까 싶은 마음에 더 신중하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다들 한 문제에 관한 관점이 달라 이야기할 거리가 다양하게 나오기도 하여 더 재미있게 대화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했었는데 애가 재미없고 너무 딱딱하다고 뭐라 그러길래 그래도 민주야 너가 말한 핵심 내용 다 넣었어ㅠㅠ라고 했더니 민주가 그래 어차피 네가 제출하는 거니까 맘대로 하세요 그래 잘하셨네요 이러길래 얘 화났구나 하고 느꼈지.

그 다음날에 학교에 갔는데 애가 날 보고도 아는 체도 안하고 다른 친구들이랑 얘기하고 있더라. 그래서 그냥 가만히 듣고 있었는데 내 이름이 들리는 거야. 계속 들어보니까 그 수행평가 관련 얘기였지. 아니 솔직히 나는 이해가 안 갔었어.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장난스럽게 하는 것도 이해가 안 갔고 이거 가지고 화를 내고 반 애들한테 내 뒷담을 하는 거 자체가 아예 이해가 안 갔어. 민주 트위터 들어가보니까 걔 트위터에도 내 까글 엄청 올라와있더라. 그건 혹시 몰라서 하나하나 다 캡쳐해뒀어. 시간이 지날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그러길래 내가 그 얘기를 들은 여자애 한명한테 물어봤어. 민주가 무슨 얘기를 한 거냐고. 그랬더니 수행평가 어쩌고 얘기를 했대. 내가 마음대로 수정한게 너무 어이없고 어쩌고 저쩌고 그렇게 내 얘기를 했다는 거야. 나도 나대로 화나고 걔는 걔대로 화나고 그래서 알겠다고하고 나는 은형이랑 희연이랑 셋이서 밥을 먹고 민주는 반 애들이랑 밥을 먹었어. 이때 난 학폭위를 열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가 카톡으로 민주한테 연락이 와서 또 대판 싸우고 쌤한테 상담? 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거 받았지. 서로 오해가 있는 것 같으니까 쌤이 중재해줄테니 앞에서 각자 의견을 말해보라고.

그 민주라는 애는 애 자체가 좀 이상한 것 같은데

>>21 ㅠㅠㅠㅠ 그래서 민주랑 싸운게 한두번이 아니야. 애가 고집이 엄청 세거든... 민주랑 같이 있는 거 좀 불편해져서 멀어질까 생각도 했는데 은형이랑 희연이가 사이에 낑겨서 엄청 불편해할까봐 그것도 못했지... 그렇게 쌤 앞에서 어찌저찌 합의를 보고 다시 같이 다니기로 했는데 걔는 어떨지 몰라도 나는 좀 많이 불편했어. 트위터에 그렇게 내 욕을 해놓고 다시 안 그러겠다는 보장도 없는 거잖아. 카톡으로도 나한테 여러번 뭐라고 했고 별 거 아닌 일에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그러길래 내가 그때 너무 화나서 너한테만 별 거 아닌 일인가보지 이러고 연락 안 봤거든... 싸우기도 싫었고 심장이 쿵쿵대고 울것 같고 손은 벌벌 떨리고 그러는데 그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었어. 그 감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해도 민주가 나한테 다른 애 뒷담을 깔때면 얘가 다른 애한테 내 얘기를 하고 다니진 않을까 내심 불안하기도 하고.

1학기때 그거 말고는 그닥 큰 일은... 없었던 것 같고 2학기때 또 일이 하나가 터져. 이걸로 난 친구 하나를 잃었지. 희연이야. 나는 다른 사람이랑 빠르게 못 친해지고 천천히 친해지는 대신 한번 사귄 친구는 내가 다 퍼줄 정도로 내 사람!! 하면서 격하게 아끼거든. 힘들다고 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예쁜 말 다 해주고 아프다고하면 보건실도 같이 가주고 배고프다하면 매점도 같이 가고 그냥 어딜 가던 내가 아끼는 친구랑 같이 다녔지. 그렇게 아끼던 사람이 인스타에 내 뒷담을 깠대.

뒷담 일이 있기 전에 민주가 나한테 희연이가 중학교때 자기를 왕따시키다가 그쪽 무리에서 떨어지니까 다시 민주한테 와서 붙었다 어쩌고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해줬단 말이야. 중학교때 둘이 같은 학교였으니까 난 그게 진짜라고 믿고 있었지. 민주 앞에선 진짜? 에반데... 이러고 속으로는 희연이가 그럴 애는 아닐텐데....?라고 생각했는데 나보단 둘이 더 오래 알고 더 잘 아는 사이니까 내가 모르는 모습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희연이가 인스타에 내 뒷담을 올린 걸 민주가 캡쳐해서 보여준거야. 그거 뒷담 내용은 정확히는 기억 안 나는데 기억나는 건 내가 걔를 좋아했던 것도 후회되고 정떨어진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단 말이야. 그 뒷담을 올린건 전날 밤이고 내가 그걸 안 건 그 다음날 점심 이후였어. 점심시간에 희연이랑 은형이가 먼저 와서 나 자는 거 깨워주고 희연이도 내 손 먼저 잡고 목 아픈 거 괜찮냐고 막 그랬는데 그거 다시 생각하니까 배신감이 확 치밀어 오르더라. 뒤에선 그렇게 말하고 앞에선 그렇게 친한 척을 했다고? 제정신인가? 내가 그렇게 챙겨줬는데? 그러고 내가 희연이한테 글을 썼어.

뭐야 내가 써준 글도 없어졌네... 그거 무슨 내용이었냐면 나는 널 정말 아껴서 그렇게 챙겨줬는데 너는 어떻게 그러냐고 뒤에선 그렇게 내 욕 하고 앞에선 친한 척 하는 거 너무 배신감이 들었다고 네가 한 행동 다시 되돌아봤으면 좋겠다고 이런 식으로 글 엄청 길게 썼었던 것 같아. 그걸 주고 좀 지나서 희연이한테서 답장이 왔어. 사과문이었지.

저렇게 긴 사과문을 보내니까 살짝 흔들렸어. 진심을 다한게 보였거든. 어쩌지 하고있다가 민주가 쟤 저러고 또 그럴 거라고 그냥 마음 확 잡고 손절하라고 그러고 은형이는 나한테 너 하고싶은 대로 하는거지 네가 기분 나쁘면 손절하자. 그러길래 나는 결국 손절을 했지.

그 이후로 희연이는 혼자가 되어서 밥도 안 먹고 교실에 혼자 앉아있더라. 손절하고 그 이후 며칠동안엔 희연이가 은형이를 데리고 같이 밥을 먹었었는데 은형이가 자기도 이제 희연이 좀 불편하다고 나랑 민주 쪽에 붙었거든. 희연이 트위터 보니까 은형이가 자기 곁에 있을 것처럼 굴더니 결국 날 버리네 이런 식으로 또 뒷담을 까길래 손절하길 잘한 거겠지?라고 자기합리화를 했어. 교실에 혼자 앉아있는 거 보니까 조금 불쌍하기도 했는데 자기가 한 행동의 결과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무시했어.

쓰다 보니까 또 억울하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해서 내 뒷담을 까는거야!!! 내가 못해준게 도대체 뭐가 있다고!!

그래서 그렇게 희연이랑 멀어지고 2학년이 되었어. 나는 은형이 아니면 다른 친한 친구들이랑 붙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면서 반 배정 결과표? 확정표? 그거 명단을 봤어. 근데 너무 충격적이게도 1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애들 아무도 나랑 안 붙고 희연이랑 붙어버린거야. 다른 반에 있던 조금 친한 애들도 안 붙고 내가 아는 애들은 거의 없던 거지. 그냥 이름만 아는 애들은 몇명 있었어도 진짜 그냥 이름만 아는 애들이라 친하지도 않았어.

친한 애들이 엄청 많은 것도 아니기도 했고 반은 8반에 문과 이과 조금 나뉘어서 배정이 되었고 난 친구들 따라서 문과 루트를 탔는데 다른 애들이랑 완전 떨어져버린거지. 친한 애들은 내 옆반에 4명, 아랫층에 많이, 윗층에 조금 이렇게 막 나뉘었단 말이야... 배정된 거 보고 진짜 너무 속상해서 모든 의지가 없어져있을 때 이 시국이 되어버렸고 난 학교에 안 갔지.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하나? 학교에 안 가는 건 나는 좀 좋았어. 내 성적은 난장판이 되었지만 안 친한 애들한테 말도 못 걸고 반에 혼자 있을 거 생각하면 차라리 이게 낫겠다 싶었지.

원격 수업은 그냥 적당히 잘 듣고 2학년 첫 등교를 했을 때 역시나, 나는 반에 혼자 있었어. 그건 희연이도 마찬가지였지. 근데 나는 희연이랑 다시 다니기는 좀 그렇고 다른 애들한테 말 걸기에도 그런게 자기들끼리는 다 아는 사이인지 이미 서로 친해서 무리가 만들어져 있더라고. 말 걸기도 그렇고 방해될까봐 또 그렇고 할만한 얘기도 없고 그래서 또 혼자 있고 그걸로 스트레스 받고 그래서 엄청 힘들어했지. 물론 지금도 힘들고.

그리고 나중에 민주 소개로 다른 친구 두명을 더 사귀게 되었는데 얘네 다 착한 애들이고 우리랑 정말 잘 맞는 친구들인데 난 솔직히 좀 힘들었어. 원래 나랑 민주랑 은형이랑 셋이 다니고 있다가 두명이 더 붙으니까 또 홀수가 된거야. 그렇다고 여기서 한명을 더 데려오기도 그렇고 데려올 사람도 없기도 하고 그 둘은 서로가 제일 친하고 나도 민주보다 은형이랑 더 친하니까 은형이랑 더 붙어 다니게 됐지.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건 민주가 되었어. 걔는 그게 서운했던 건지 나한테 페메로 네가 은형이랑 둘이서만 아는 얘기 하고 둘이서만 계속 같이 다니니까 자기는 소외되는 느낌이 들어서 너무 서운하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길래 나는 그럴 의도는 없었는데 소외되는 느낌이 들게 만들어서 미안하다 이렇게 시과했는데 불편한 건 어쩔 수 없었고 난 계속 그대로 은형이랑 같이 다녔어. 그랬는데 이번엔 민주가 나랑 은형이 사이를 갈라놓는 거야.

우리 둘이 걸어가면 그 사이에 굳이 비집고 들어와서 떨어트린다던가 우리 둘 중에 한명을 끌고 앞장서서 가버렸지. 한명 남으면 그냥 어색하게 핸드폰만 하고 있고, 나는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어. 가뜩이나 불편한데 제일 편한 친구를 뺏기니까 화도 좀 나더라고. 그렇다고 하지 말라고 막 뭐라고 하면 애가 서운하다고 하거나 또 싸움이 날까봐 얘기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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