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말하지만 판이탈 아니다. 반응은 별로 필요하지 않다. 남동생 때문에 많은 문제가 있어서 그냥 이야기 풀고싶다. 거짓말도 아니다. 진짜다 100%. 내 목숨을 걸고 진짜라고 말한다.

일단 우리집은 굉장히 평범하다. 먹고 싶은 음식을 못 먹을 정도로,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할 정도로 못 살지도 않고 강남 한가운데에 위치해 살 정도로 돈이 많지도 않다. 소통이 거의 없는 가족들이지만 집안에 트러블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난 2020년 기준으로 18살이고 내년에 고삼이 된다. 머리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외동딸이었고 큰 개를 한 마리 키우고 있다.

부모님은 나이가 꽤 많은 편이다. 마흔 한 살에 나를 낳으셨다. 아버지와는 마흔 네 살 차이가 난다. 나이가 있으셔 직장에 나가지는 않지만 다른 일을 하며 수입은 일정히 들어온다. 부모님은 나에게 큰 기대를 걸지않는다. 머리도 나쁘고, 성격도 너무 내성적이며 짜증만 내는 딸이기에 그럴거다.

그래서 부모님은 새 아이를 원하셨다. 그게 아마 몇 년쯤 전이다. 아이를 낳기에는 너무 힘든 몸이라 입양을 결정했다. 부모님이 원하는 아이는 세네살쯤의 어린 여자아이였다.

나도 그에 동의했고 본격적으로 입양에 관한 절차나 서류등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법원에 입양허가신청서를 제출하고, 부모님은 해 뜨는 * 이라는 곳에서 아이를 데리고 온다고 하셨다.

허가를 받고 입양 확정이 났었다. 아동을 인도할 차례만 남아있었다.

그 아이의 성만 바꾸되, 이름은 유지하기로 결정내렸다. 곧 내 동생이 될 아이에 계속 웃음만 나왔다.

그러나 어머니와 아버지는 나보다 한 살 어린, 어린아이의 티를 벗은지 꽤 된 열네살 남자아이를 데려왔다

많이 아쉬웠을 뿐이다. 성별이 달랐기에 이해해줄수 없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았고 좀 어색할것도 같았다. 큰 불만은 없었다

난 열다섯살이었다.

이게 모든 것의 시작이다. 그래도 그때 부모님을 말리지 않을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 인생을 망쳐놓음과 동시에 나에게 만족감을 주었으니까.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근 6개월의 내용을 함축시켜놓은 것이다. 원한다고 바로 입양이 가능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자세히 설명을 해보겠다.

ㅂㄱㅇㅇ 근데 검은머리는 들이는거 아니랬는데 14살 남자아이 와우..

ㅇㅁㅇ 오ㅏ 열네살...... 힘들겠다

그럼 지금 남동생 몇살이야?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친자식이랑 입양아랑 둘다 나이가 많이 어리지 않으면 입양은 안하는 편이 좋다고 봄 커서 입양하면 갈등 장난아니고 둘 중 하나라도 나쁜 맘 먹으면 집안 풍비박살

>>17 지금 열일곱. 내년에 열여덟이다.

계속 동생이라 하기는 좀 불편해서 김이진이라고 가명을 만들겠다. 김이진은 굉장히 내성적인 아이였다.

낯도 엄청 가렸다. 예의가 아주 바르다고 부모님은 좋아하셨다. 고작 한 살 터울인 나에게도 꼬박꼬박 존댓말을 하며 많이 어색해하였다.

우리 집에 들어오고 몇 달이 지났음에도 나에게 김이진의 존재감은 거의 없었다. 내가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집에 들어옴과 동시에 김이진은 피아노 학원에 갔다. 연주회에 간 적이 있었는데, 혼자 피아노를 치는 사람이 그렇게 멋져보였다고 했다.

우리가 만난 지 일년이 지날 때까지 김이진은 배가 고프다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근데 하지 않은건지 못한건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학교는 같이 다녔다. 난 김이진이 내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고, 걔도 조금 쑥스러워했지만 결국 밝히는 것을 허락했다. 때로는 질 나쁜 아이들이 김이진에게 '너희 누나랑 사귀냐?' 와 같은 말들을 했다. 걔는 나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큰 접점 없이 나는 중학교 삼학년이 되었다.

김이진은 슬슬 우리 집이 편해진 것 같았지만 여전히 우리 가족에게 예의를 차렸다. 보다못한 어머니가 '그러지말고 투정도 좀 부려봐라' 했지만 머쓱한 웃음만 짓고 끝내 어리광을 부리는 일은 없었다.

하루는 선생님이 내준 조별과제를 해야한다면서 남자 두 명과 여자 하나를 데리고 집에 왔다. 국어 숙제였는데, 가까운 사람 중 한 명을 골라 인터뷰하라는 내용이었다. 김이진은 나를 인터뷰하고 싶어했다.

계속되는 질문과 계속되는 답. 특별한 물음은 없었다. 난 따분한 표정을 한 김이진의 친구들에게 마당에서 개와 놀고 있으라고 말했다. 지금 키우는 개는 아니다.

김이진만이 남아서 나에게 질문을 던졌고, 하나의 질문은 조금 기억이 날 듯 하다. '누나가 가장 기억에 남는 해는 언제였어요?' 아마 나는 전 남자친구와 헤어진 날을 말했을것이다.

A4용지 반장을 채울 정도의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김이진의 친구들이 올라왔다. 인터뷰 용지를 꾸며야 한다면서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것이 실수였다. 나는 손재주가 없었다.

제 딴에는 내게 멀쩡한 크레파스를 쥐어준 모양인데, 내가 잡으니 계속 번지기만 했다. 한살어린 아이들의 짜증나는 눈빛은 받아줄 자신이 있었지만, 김이진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별것도 아닌것으로 무능함을 증명하는 것 같아 부러 더 열심히 했다.

크게 망쳐버렸다. 기억이 안 나지만 아마 무엇인가를 완전히 망쳐버렸을것이다. 보다못한 한 남자애가 크레파스를 탁 놓고 한숨을 쉬었다.

'아니 누나...' 이 말을 시작으로 여자아이도 짜증을 표출했다.

한 아이는 눈치만 보고 있고, 이건 분명히 내 잘못이지만 계속 자기들기리 속닥대는 것을 보니 대가리를 후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참았다.

내가 크레파스 쪽으로 손을 뻗었을 때 여자아이가 내 손을 탁 쳐서 크레파스를 떨어지게 만들었다. 깜짝 놀랐기보다는 김이진이 자기 잘못처럼 고개만 푹 숙이고 있을 줄 알아서 힐끔 눈을 돌렸다.

김이진은 아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계속 그랬다. 그 아이의 질문이 있는 곳을 진하게 색칠하여 완전히 가려버렸고, 얘를 어쩌냐는 듯의 한숨만 쉬며 머리를 툭툭 밀어냈다. 걔내가 우리 집에서 나갈 때까지 이어졌다.

헐 이런말 하긴 좀 그런데......혹시 근친얘기는 아니지..?

내심 뿌듯했다. 호구처럼 당하고만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고마워서 인터뷰 종이를 더 열심히 칠해주었다. 김이진은 내가 건드린 곳을 자기 색으로 덮으며 꽃을 그렸다.

나중에 집으로 와서 말하기를, 자기 모둠이 1등을 했다고 한다. 조별과제로 1등을 정하기도 한다는것은 몰랐던 사실이었다.

그렇게 또 몇달이 지나갔다. 김이진은 콩쿨 준비를 한다며 영웅이라는 곡만 죽어라 쳐댔다. 짐에서도 치고, 학교에서도 치고, 학원에서도 계속 쳤다.

하루는 나에게 말했다. '저 치는 것 영상 좀 찍어주실 수 있나요?' 당연히 알겠다고 했고 영상을 찍었는데 누가 찍고 있다는 사실에 긴장을 했는지 박자가 빨라졌다. 난 발로 박자를 맞추어주었다. 울리는 내 발소리와 다시 원박을 찾아가는 연주 영상은 아직 남아있다.

연습을 그렇게 하니 부모님의 표정은 나날히 안좋아지셨다. 방음벽을 따로 설치했음에도 소리는 여전히 들리고, 공부마저 뒷전으로 한 채 피아노에만 몰두하니 당시 부모님의 걱정이 참 많았을 것이다.

하루만 쉬자고 쉬엄쉬엄 하라고 말을 하는데도 고개를 푹 숙이고 웃기만 하는 김이진이 참 불쌍해보였다. 부모님은 김이진을 입양한 후로 나에게 들이는 시간이 거의 없어서 모든 관심은 걔에게만 집중이 되어있었다.

이후로도 학교 수업을 빼는것을 선생님께 허락맡고 음악실로 피아노를 치러 갔는데, 그게 어머니 귀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날 저녁은 김이진에게 큰소리를 내 본 적 없는 아버지마저 분노하게 했고, 결국 피아노를 내 방으로 옮겼다. 콩쿨은 예정돼있었기에 취소는 하지 않았고, 하교 후 정해진 양의 공부를 하고 나서야 학원에 갈 수 있었다. 하루 종일 피아노를 치던 김이진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몇시간뿐이었다.

아이고오... 이진이 어떡해

과외 선생님이 돌아가자마자 메트로놈과 악보만을 챙기고는 학원으로 달려가는 김이진의 모습을 몇 번 본 적이 있다. 당시 교복 후드가 있었는데, 모자가 날아가는 것도 모른 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도착하기위해 달리는 것이 정말 안쓰러웠다.

조별과제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았긴 하지만 우리에게는 싫은 소리 하나도 못하고 속으로만 앓고 있을것이 분명했기에 난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주고 싶었다.

사실 그 애가 준비하는 곡에 가사를 쓰는것은 꽤 어려운 일이었지만 난 그렇게라도 해주고 싶었다. 날 어려워하지 않았으면 했다.

콩쿨이 일주일정도 남았을 때, 난 녹음한 것과 인쇄한 가사를 선물해주었고 김이진은 진짜 고마워했다. 막 웃으면서 누나 진짜 고마워요 다음에 꼭 갚을게요

그 후로 곡을 연습할때마다 김이진은 소스테누토 페달 밟고 늘 내 노래 들어가면서 연습했다고 했다. 진짜 가족이 된 것 같았다.

콩쿨 사흘전에 개최되는 곳에 가 있었다. 부모님은 그래도 오랜만에 대회도 가 본다며 좋은 호텔을 잡아주셨다.

남은 이틀은 우리에게 놀아도 된다고 하셨다. 마지막날은 연습을 해야할 것 같아 하루를 우리는 같이 보낼 수 있었다.

김이진은 하*** 콩쿨을 나갔는데 아무래도 어느정도 규모가 있다 보니까 많이 긴장한 듯 보였다. 내 사비를 들여 회를 사 주었다. 근데 먹지 않았다. 그때 처음 알게 된 것인데 해산물을 먹지 못한다고 했다. 몰래 사 주려고 했는데 수포로 돌아가서 실망했다.

그래서 라멘을 먹었다. 사실 나도 밀가루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꾸역꾸역 집어넣었다. 김이진이 사 준 거니까...

오사카에 갔다. 하루종일 걷고 놀았다.

다음날 김이진은 쭉 연습실에만 있었다. 이어폰 꽂고 노래를 반복재생하며 수없이 연습했다. 몇번 들어줬는데 귀에서 계속 멜로디가 울리는 게 지겨워 곁을 지켜주는 것을 포기했다. 내가 연습실 나갈 때에도 걔는 웃음 머금고 피아노를 쳤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콩쿨장으로 갔는데 걔가 앞에서 피아노 치던 기억은 없다. 기억이 안 난다. 어쨌든 김이진은 우승을 하지 못했다.

부모님은 큰 기대를 갖고 있던 것이 아니어서 괜찮다며 허허 웃었지만 나와 김이진은 웃지 못했다. 이 아이가 지금까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고 있다면 결코 웃기만 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한국에 돌아온 후, 김이진은 피아노를 치지 않았다. 실패의 쓴맛보다는 결과가 나왔을 때의 반응을 견디지 못햇던 것 같다.

그 후로 걘 그냥 학원을 다니며 평범하게 지냈다. 김이진의 열다섯도 그렇게 지나갔다.

열여섯, 김이진은 처음으로 일탈을 했다. 나와 함께. 김이진은 2교시 후 나에게 와 학교를 나가보자고 말했다. 무단조퇴는 우리 모두의 미래에 해가 될 것을 알고 있었지만 김이진이 원하는대로 해주고 싶었다.

판이탈 스레에서 보고왔는데 하소연판 가,, 판이탈 맞는데 아니라고 한다고 아닌 게 되는 거 아니잖아

>>83 하소연 아니다. 썰 푸는 건데?

>>85 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 알았다. 말투 개똑같네 제목은 기구한 내 인생이고 내용도 한탄하는 내용이지만 하소연은 아니다 ~ 뭐 그럴 수 있지

>>86 머가 한탄해. 얘 때문에 짜증난 거 안 썼다. 이제 그만\\

>>87 ㅋㅋㅋㅋㅋㅋ 웅.

나는 학교 수업 도중 나가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초등학교에서도. 하지만 나도, 김이진도 처음 한 일탈에 대한 짜릿함보다는 불안함이 더 컸다.

뭔가 남매긴한데 묘하네 관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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