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랑. 작은 구슬과 방울이 가볍게 맞부딪치는 소리. 21세기의 복장이라기엔 기이한 흑발의 여인이 꼽은 비녀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그녀는 넓은 소매를 걷어가며 햇빛이 강하게 내리쐬는 빌딩숲을 헤메이고 있었다. "여기 어디쯤이라고 그랬는데." 그녀의 손에 들린 쪽지에 적힌 주소가 그녀의 바로 뒤에 있는 건물이라는것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어떤 녀석인지 모르겠지만 요새 계속해서 우리집 창문을 깨고 도망가는 녀석이 있어요. 이게 의뢰인의 설명이었다. 정화는 의뢰인에게서 나오는 기분나쁜 냄새를 느끼고는 본인의 분야라는걸 확신했다. '뭔가 말하지 않은 것이 있다.' 의뢰인의 초조해보이는 표정도 그 생각을 하는데 보탬이 되었다. "내일 그 장소를 보고 싶은데요." "네! 언제든 방문해주세요. 범인을 잡으려고 휴가를 내놓은 상태라 집에 있을거에요."

한참을 헤메이던 끝에 겨우 건물을 찾았다. 빌딩촌 대로변에 있는 고가의 주상복합 아파트. 이렇게 트인 공간에서 유리창을 깨고 도망가다니 대담한 녀석임에 틀림없었다. 정화는 의뢰인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의뢰인의 집으로 향했다. 17층. '이건 상식적으로 사람이 범행을 저지를 높이가 아니잖아!' 라고 생각했지만 입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풍기는 역한 냄새에 정화는 눈쌀을 찌뿌렸다. 하지만 그 냄새와는 다른 깔끔한 내관이 이세상의 체취가 아니라는걸 반증하고 있었다. "제가 의심하는게 이쪽이에요." 의뢰인의 안내를 받아 간 창문 너머로 공중정원이 보였다. 아마 15층 높이에 만들어진 정원인듯 했다. 저기라면 충분히 돌을 던져서 닿을법한 높이긴 했다. "내정신 좀 봐. 마실걸 가져올게요. 천천히 보고 계세요." 의뢰인이 방에서 나가고 정화는 메인 침실로 보이는 그 방을 천천히 둘러봤다. 악취는 여전했다. 아니, 거실쪽보다 방쪽이 심했다.

정화의 눈에 화장대 위에 놓여진 액자가 들어왔다. 의뢰인을 가운데로 양 옆에 비슷한 또래의 남자 두명이 해맑은 표정을 하고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만들어 앞으로 내밀고 있는 생동감 넘치는 사진. 하지만 정화의 눈에는 약간 다르게 보였다. '이 남자는 죽었군.' 하지만 악취의 근원지는 그 사진은 아니었다. "선생님.....악!!" 그녀의 비명과 함께 유리잔 파편과 주스가 사방으로 날라갔다. -쩌저적 유리잔이 깨지는 소리가 아니었다. 창문에 저절로 금이 가고있었다. 마치 누가 손바닥을 펼쳐 손가락에 힘을주어 두드리는것마냥 선명한 점을 기준으로 창문에 금이 가고 있었다. 누군가 돌을 던지고 있는것도 아니었다. 결국 금이 가다못한 창문은 굉음을 내며 안쪽으로 부서져 산산조각이 났다. 애초에 샷시용 유리가 단순히 돌을 던진다고 깨어질리도 없었다.

정화는 깨진 창문의 앞에 가 섰다. 검은 그림자가 흐느끼고 있었다. 악취의 원인이었다. 창문이 깨지면서 실려오는 바람이 그 악취가 무엇인지 알게 해 주었다. 시체썩는 냄새였다. 의뢰인의 눈엔 보일리가 없는 그림자이니 의뢰인은 영문을 몰라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정화는 눈을 가늘게 뜨고 경멸의 시선으로 바닥에 주저앉은 의뢰인을 돌아보았다. 검은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리며 그녀의 볼을 감쌌다. "사람. 죽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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