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입 환영...? 뭐부터 적어야 할지 모르겠네. 일기장에 적지 않고 굳이 스레를 찾은 이유는 아무래도 보는 사람이 없으면 또 해이해질까 봐.
제목에 의지로 우울증 고친다고는 했지만... 병원치료도 받고 있으니까 뭐... 병원에 갈 결심을 한 것도 의지로 치자.
우울증 고친다기보단 하루에 잘한 일을 조금씩 쓰고 오늘도 이만큼 잘했네! 하고 만족하는 용도로 쓸 예정이야. 고민이나 하소연이 중간에 들어갈 수 있음 주의.
이런 말 하기 부끄럽지만 칭찬과 응원을 좋아해. 약간의 과시욕도 있고... 지나가다가 이 글을 눌렀다면 레스 한 마디 부탁해도 될까?
◆y0rgpe1zSNB2020/11/19 14:23:44ID : LbDzdXzdWmL
오늘은 폐인처럼 살다가 방 정리를 해봤어. 바닥에 벌써 머리카락이랑 먼지가 많아서 슬리퍼 없이는 발을 디디는 것도 찝찝해 보이더라. 그래서 청소기를 돌리고 널브러진 옷을 빨래통에 넣었어. 아직 깨끗한 옷은 옷걸이에 걸고 장롱에... 아 페브리즈 안 뿌렸다. 잠깐만...
◆y0rgpe1zSNB2020/11/19 14:29:16ID : LbDzdXzdWmL
이렇게 사는 주제에 결벽증에 완벽주의라...ㅋㅋㅋ 이제 공부라도 해 보려고. 과목별로 우선순위 매겨서 예상 클리어 시간 계산해봐야지.
...목표가 너무 높아서 회복이 안 되는 건가? 하지만 천천히 하는 방법을 몰라. 늘 조급한데 되는 건 없어.
◆y0rgpe1zSNB2020/11/19 14:37:37ID : LbDzdXzdWmL
하나 할 때마다 하나씩 적으니 동기부여가 되는구나. 방금은 손톱을 잘랐어. 오래 안 다듬어서 부러질 것 같더라. 익명은 좋네. 멋진 척 어른스러운 척 하지 않고 적당히 솔직해 질 수 있어서. 지리멸렬한 사고와 발언이지만 이건 레포트가 아니니까 괜찮겠지.
이름없음2020/11/19 14:39:56ID : LbDzdXzdWmL
손톱이 바닥으로 튄 정도로 울고싶어지는 게 인간이네...... 울다 올게
이름없음2020/11/19 15:06:53ID : i8jikslxxzW
나도 우울증 환자라 공감 많이 간다. 응원할게.
◆y0rgpe1zSNB2020/11/19 15:41:48ID : LbDzdXzdWmL
난 사람이 정말 무섭지만, 사실 사람을 굉장히 좋아해. 그냥 지나갈 수도 있었을 텐데 들어와서 응원의 말을 남겨주는 처럼 친절한 사람은 더 더 좋아해. 레스주 덕분에 조금 더 괜찮은 지금이 됐어. 나도 응원할게. 우리 오늘도 살아보자.
◆y0rgpe1zSNB2020/11/20 11:43:35ID : zU2LdPeHCnV
수업에 늦었어. 요즘 잠이 늘어서. 그래도 늦었다고 완전히 빠져버려야겠단 생각 안 하고 잘 들으러 갔다? 잘 한거 아닐까 그래도
그리고 지금은 쉬는시간이라 사람이 싫어서 아무도 안 올 만한 복도 계단에 있어. 혼자 앉아있는걸 보이면 뭐라 대꾸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사람들이 지나다닐 때마다 도망가듯 숨고 있어. 사람이랑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어. 사실 사람 얼굴도 이름도 기억 못하는데 애들이 너무 착해서 인사를 해 준단 말야. 그게 이렇게 무서운 일인가... 뭐가 불안한지도 모르겠는데 그냥 무섭네.
◆y0rgpe1zSNB2020/11/20 12:12:55ID : zU2LdPeHCnV
심장 너무 빨리 뛴다ㅋㅋㅋㅋ 사회불안장애도 있어서ㅋㅋㅋㅋ 가지가지 하는 편이지 아무래도... 대면수업인데 정말 너무 힘들어 일대일이면 차라리 여유로운 척이라도 해볼 거 같은데 사람이 많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주변을 살필 여유가 없네. 목이 답답하고 심박이 빨라져서 약을 먹으려고 했는데 세상에 이럴수가 약을 두고 온 거 있지? 수업 끝날 때까지 이 상태여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무서워. 사람보다 불안 자체가 무서워.
이름없음2020/11/20 12:14:14ID : e4Zba3zVbCo
괜찮아 괜찮아 우리 심호흡 한 번만 해보자
◆y0rgpe1zSNB2020/11/21 10:24:41ID : LbDzdXzdWmL
겨를이 없어서 이제 봤네 고마워 다독여주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오늘 하루 시작이 조금 더 나아졌어 고마워 오늘도 살아볼게
◆y0rgpe1zSNB2020/11/21 10:28:33ID : LbDzdXzdWmL
아침마다 운동을 해 보라는 조언을 들었어. 그런데 사실 다리가 좀 불편한 사람이라 오래 걸을 수가 없어서... 자전거라도 중고로 구하려고 해. 그런데 보니까 어제 학교에 지갑을 놓고 왔나 봐... 꼭 이렇게 하나씩 빼먹는다니까... 갔다와야지. 그래도 결심하고 행동하려고 하는 중이니까 잘 하고 있는 거겠지?
◆y0rgpe1zSNB2020/11/23 10:11:53ID : LbDzdXzdWmL
어젠 자전거 타고 삼십분 조금 안 되게 자전거도로를 달렸어. 자전거가 크고 무거워서 멀리 가져가는 게 힘들었는데,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니까. 가까운 곳 도로를 찾았어.
그나저나 아침에 일어나 있는 게 힘드네. 밥도 먹기 싫은데 약은 먹어야 해. 식사대용 파우더를 주문했는데 도착이 늦네...
이름없음2020/11/23 12:14:22ID : zTXs6Zdu7fa
병원 가는 것만으로도 큰 용기를 낸 거야 처음 병원에 발 들이기 너무 힘들잖아... 나도 그랬거든ㅋㅋㅋㅋ 스레주 점점 괜찮아지길 바랄게
◆y0rgpe1zSNB2020/11/27 00:35:53ID : LbDzdXzdWmL
좋은 말 너무 고마워... 괜찮아지도록 열심히 해 봐야지. 또 막 내가 나한테 나쁜 말 하려고 들어왔다가 예상 못한 위로를 받아서 기분이 아까보다 조금 나아졌어. 정말 고마워.
◆y0rgpe1zSNB2020/11/27 00:36:40ID : LbDzdXzdWmL
경솔한 짓은 하지 말아야지. 다음부터 안하면 되니까. 지금은 깊게 생각하면서 매몰되지 말고 일단은 자야겠어...
◆y0rgpe1zSNB2020/11/30 13:21:50ID : LbDzdXzdWmL
밥 챙겨먹는 게 너무 너무 싫어서 식사대용파우더를 주문했어. 오늘 냉장고 안에 있는 건 다 버리려구. 너무...너무 싫어. 밥 먹는 게 꼭 일거리 같아. 그래도 자발적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남은 찬거리를 다 치우기로 결심한 거니까 오늘의 성취에 기록.
◆y0rgpe1zSNB2020/11/30 17:17:12ID : LbDzdXzdWmL
운동 하러 나가야지. 시작할 때 레스 쓰고 끝날때 레스 써서 시간 체크해 보려고. 나간 김에 자전거 체인도 좀 사고. 집안에만 있으면 운동을 못 하는데, 지금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래서 큰일이야.
◆y0rgpe1zSNB2020/11/30 18:05:07ID : jxQmoK0snU6
여섯시 오분에 시작.
◆y0rgpe1zSNB2020/11/30 19:11:29ID : LbDzdXzdWmL
일곱시쯤에 들어왔으니 한시간 조금 못 채웠네. 씻기 너무 싫은데 안씻었다간 또 현타올테니까 깨끗이 하고 살아야지. 이따 쓰레기도 내놓고 우유도 사와야 해.
◆y0rgpe1zSNB2020/12/03 13:19:09ID : LbDzdXzdWmL
설거지 하다가 너무 어지러워서 하다 말고 침대로 가 누웠어. 그러고 한참 세상이 하얗더라... 친구가 자취하면 119 불러 줄 사람 없으니까 쓰러지지 않게 조심하랬는데; 아무래도 밥을 먹긴 해야 하나 봐. 그래도 설거지 거의 클리어.
◆y0rgpe1zSNB2020/12/11 13:32:47ID : cKY3zU4Y5Pj
오늘은 택배기사분께 에이비씨초콜릿 두개를 드렸어. 감사합니다 하면서 기분좋은 목소리가 되는 게 좋아. 사람들이 나때문에 기분 좋아지는 순간이 좋아.
이름없음2020/12/11 17:16:03ID : 87huk7cLfar
약 먹어본 적은 없어? 약 먹으면 머리가 비어서 좀 나아
◆y0rgpe1zSNB2020/12/11 17:20:18ID : cKY3zU4Y5Pj
병원치료 받으면서 약도 먹고 있어. 근데 그럼 공부가 안되더라...ㅠㅠ 약한 약을 쓰면서 서서히 호전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야. 조언 고마워!
◆y0rgpe1zSNB2020/12/11 17:26:57ID : cKY3zU4Y5Pj
사실 우울증이 아니고 조울증이 더 정확한가. 열심히 할 땐 갑자기 의욕적으로 불타다가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무기력해져. 학점이 4점대에서 2점대를 오간다면 믿어져?ㅋㅋㅋ 교내활동으로 전액장학금 예정이었다가 성적미달로 취소될 정도로 기복이 커. 지금은 무기력상태고... 큰일이네. 다음주부터 시험인데. 머릿속에 들어오는 게 하나도 없네...
◆y0rgpe1zSNB2020/12/11 22:36:16ID : LbDzdXzdWmL
오늘은 그림을 그렸어. 좀 많이 그렸어.
이름없음2020/12/11 23:00:35ID : e4Zba3zVbCo
혹시 무슨 그림 그렸는지 물어봐도 될까? 나는 그림을 못 그려서 잘 그리는 사람 보면 부럽더라. 이제 오늘 하루가 다 끝나가네. 스레주 오늘 하루는 어땠어?
◆y0rgpe1zSNB2020/12/12 22:03:25ID : LbDzdXzdWmL
예쁜 말 고마워. 두근거리면서 기분이 좋아졌어. 그림은 별 거 아니고 펜으로 정물화를 그렸어. 원래 카페에 가서 케이크나 커피잔을 그리는 게 더 좋은데, 지금은 나다닐 수가 없어서 그냥 별볼일 없는 것들 뿐이야.
오늘은 파스타를 만들었어. 다 못 먹고 남은 크림수프가 졸아서 소스처럼 되었길래, 혹시 하고 면을 넣어봤는데 제법 맛있더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