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꿈은 꾼지 8년?9년쯤 됐을라나
내가 중학생때 꾼 꿈인데 너무 강렬해서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
이름없음2021/01/09 02:51:02ID : zcGre3SLe1u
중학생때 꿨는데 꿈 속에선 한밤중이었나
좀 신기했던게 칠흙같던 어둠이나 가로등 불빛이 아니고
보랏빛으로 어두운 밤이었어
그리고 장소는 우리 동네에 마트 가던 큰 골목길이 있었어
지금은 주변 건물들이 싹 재건축하고 그래서 너무 환하지만
그때 당시만 해도 공사판에 사람은 잘 다니질 않는 굉장히 무서운 골목길이었어
이름없음2021/01/09 02:54:24ID : zcGre3SLe1u
늘 보던 아파트가 있었는데 아파트 공동현관 앞에 여자 한명이 서 있는거야
초점없이 멍한 눈으로 서있었어
그 여자 차림새는 평범한 사람 같지가 않았어
새카만 머리를 아무렇게나 틀어올려서 약간 산발에 얼굴은 창백하고 옷은 긴 검은 치마에 검은 천을 두른 차림이었지
그 여자를 보는 순간 소름이 돋을정도로 무서웠어
그냥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섭고 한기가 도는데
희한하게 그 여자는 소름끼치도록 아름답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어
너무 아름다워서 눈을 뗄수가 없었어
이름없음2021/01/09 02:57:44ID : zcGre3SLe1u
뭐에 홀린듯이 그 여자만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멍하니 초점없는 눈을 하던 여자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나와 눈이 마주쳤어
눈이 마주치자마자 그 여자는 입만 씨익 웃더라고
그리고 난 그 여자의 웃는 모습을 본 순간
난 저 여자를 벗어나지않으면 죽을수도 있겠다는 무의식적인 본능이 느껴졌어
이름없음2021/01/09 02:59:34ID : zcGre3SLe1u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마자 난 뒤로 돌아서 달리기 시작했어
어디를 가야할진 모르겠지만 일단 뛰자 생각했어
달리면서 뒤를 살짝 돌아보니
그 여자는 어느새 나를 향해 미친듯이 질주하고 있었어
여전히 그 웃는 표정으로
이름없음2021/01/09 13:01:42ID : zcGre3SLe1u
나는 그 여자가 날 쫓아온다는 사실에 혼이 나갈정도로
달리고 있었어
잡히면 죽는다는 생각만 들었거든
그렇게 한참 달리는데 나한테서 무슨 물건이 떨어지는거야
수건상자같이 생긴 작은거였어
뭐지....하고 주우려는데
쫓아오는 여자를 보고 단념하고 난 다시 뛰었어
이름없음2021/01/09 13:03:12ID : zcGre3SLe1u
미친듯이 뛰기 시작하는데 탁 꿈에서 깼어
꿈에서 깼지만 나는 깬게 아니었어
꿈속의 꿈도 아니었어
꿈에서 깬 나는 침대에 누워있는 자세에서
내 가슴만 위로 들려있었어
이름없음2021/01/09 13:05:01ID : zcGre3SLe1u
가슴은 위로 들려있고
내 턱도 위로 들려있고
입은 벌려져있는채로 숨을 못쉬는 상태였어
도와달라고 소리치고 싶었는데 목소리가 안 나와서
꺾....꺽.....이 소리만 반복하고
눈은 떠있지만 검은자가 뒤로 돌아가려는 상태였어
이름없음2021/01/09 13:06:41ID : zcGre3SLe1u
한참을 사투를 벌이는데
갑자기 미친듯이 눈꺼풀이 감기려고 하더라
이미 내 검은자는 뒤로 돌아가버려서 앞에서 나를 봤다면 눈에 흰자만 보였을거야
그런데도 불구하고 난 눈을 뜨려했어
눈까지 감아버리면 위험할것 같단 생각이 들었거든
이름없음2021/01/09 13:11:17ID : zcGre3SLe1u
그러다 난 결국 눈이 감겼지만
다시 곧바로 눈을 떴어
눈을 뜨니까 내 방은 평화롭기 그지 없었고
내 몸은 멀쩡했고
방금 전까지의 기묘했던 경험이 거짓말같이 느껴졌어
멍하니 있다가 문득 몸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고
난 바로 방을 나가서 거실에 자고 있는 엄마를 봤어
엄마는 내 엄마가 확실하다 느꼈고 그러자 안심이 됐어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난 다시 내 방으로 돌아가 쓰러지듯이 잤지
그 후론 다시는 이런 꿈을 꾸지도
가위에 눌려본적도 없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