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좌는 약 20년, 인간 음식을 먹어온 이래 단 하나의 완벽한 결론에 도달했다.
그것은 '찌짐'이야말로 음식 중의 원탑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스레주 본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함을 알림)
찌짐이라 함은, 먼 옛날부터 전해내려온 한국만의 전통 음식이자 지보(극히 귀한 보물)로 집마다 각기 다른 레시피를 가지고 있으나 그 맛은 모두 일품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찌짐은 예로부터 조상들의 밥상인 제사상에도 꼭 올라가야 하는 음식으로, 그것은 죽어서조차 그 맛을 잊지 못해 일 년에 세 번 이승을 찾아오게 하는 맛임을 뜻한다.
나라님마저 그의 행적에 감격해 위인전에 이름을 올린 자, 혹은 천하의 개스끼임을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 못된 자, 그럭저럭 행복하고 평범한 생을 살다 간 자. 모든 사자(死者)들이 찌짐을 먹기 위해 이승을 찾아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건 바로 극락의 선녀들과 지옥의 문지기들조차도 찌짐을 향한 열정엔 ㅇㅋ사인을 내렸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