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좌는 약 20년, 인간 음식을 먹어온 이래 단 하나의 완벽한 결론에 도달했다.
그것은 '찌짐'이야말로 음식 중의 원탑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스레주 본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함을 알림)
찌짐이라 함은, 먼 옛날부터 전해내려온 한국만의 전통 음식이자 지보(극히 귀한 보물)로 집마다 각기 다른 레시피를 가지고 있으나 그 맛은 모두 일품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찌짐은 예로부터 조상들의 밥상인 제사상에도 꼭 올라가야 하는 음식으로, 그것은 죽어서조차 그 맛을 잊지 못해 일 년에 세 번 이승을 찾아오게 하는 맛임을 뜻한다.
나라님마저 그의 행적에 감격해 위인전에 이름을 올린 자, 혹은 천하의 개스끼임을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 못된 자, 그럭저럭 행복하고 평범한 생을 살다 간 자. 모든 사자(死者)들이 찌짐을 먹기 위해 이승을 찾아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건 바로 극락의 선녀들과 지옥의 문지기들조차도 찌짐을 향한 열정엔 ㅇㅋ사인을 내렸다는 것.
이름없음2021/01/11 19:17:02ID : jArzdU583zR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지금은 1인 가구가 50만을 넘어선 대혼밥시대가 찾아왔다.
1인 가구의 가장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식습관을 가지고 있으나, 인간은 결국 채소도 먹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법...
그러나 밥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마트의 채소코너에 있는 채소들은 절대로 1인분이 아니라는 것을...
(심지어 이것들은 보관기간도 짧다.)
결국 먹다 질려서 버리거나 먹을 때를 놓쳐 버리거나 맛이 없어서 버리거나. 셋 중 하나의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그런 때에 조상의 지혜는 빛을 발한다.
남는 야채를 호닥닥 썰어서 부침가루와 찬물에 섞어서 뜨거운 기름에 지글지글 구워내면 한 끼 뚝딱이다.
이름없음2021/01/11 19:21:30ID : jArzdU583zR
결론적으로 찌짐은 한국인의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 중에 하나라는 것이다.
본좌는 이곳에 약 10년간 연구해 온 찌짐 레시피와 레시피들을 공유할 계획이다.
쩝쩝박사는 지지않는다. 이 스레가 1000을 맞이할 때까지 본좌의 의지는 꺾이지 않을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