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일기
라고는 쓰지만 사실 우울하지 않을때 썼던 내 일기를 지금이라도 돌려받고 싶었을 뿐이다
열일곱에서 시작해 이 일기는 내가 몇살때즘에 끝이날까
우울의 끝이 이 일기의 끝이니 그리 오래 안 걸렸으면 좋겠다
난입자유
이름없음2021/01/11 20:37:31ID : 5hy6o6pcE7d
굳게 믿고 있었던 신념이 뒤틀려졌다라는 말을 나는 열심히 싸웠다는 투쟁의 증거라고 해석해왔다.
오늘도 내가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은 다시 한번 열심히 싸워보겠다는 뜻으로 해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름없음2021/01/11 20:42:42ID : 5hy6o6pcE7d
전에는 검은색으로만 채워넣어 형태를 알 수 없는 무언가를 그려왔다면 이제는 다른 색으로도 도화지를 채워갈 수 있는 용기를 얻고 싶다.
처음이라서 조금 실수할지라도 더이상 나에게 칼을 쥐어주지 않고 다른 색의 물감을 쥐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떤 색으로 채워넣어도 틀리지 않은 것이니까.
이름없음2021/01/11 20:45:05ID : 5hy6o6pcE7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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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2021/01/12 14:12:49ID : 5hy6o6pcE7d
정신증과 신경증 그 사이 어딘가에서 하얀연기를 내뿜으며 과거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나는 아버지를 만났다
왜그랬냐며 화를 낼까 아니면 꼭 그래야했냐며 안아주어야할까
이미 제대로 망가져버린 내게 무엇을 바라시나요 아버지
일어설 힘도 용기도 이미 바닥이 나서요
이름없음2021/01/12 14:15:13ID : 5hy6o6pcE7d
내일 합격발표
이름없음2021/01/12 21:17:40ID : 5hy6o6pcE7d
너와 다시 만날 생각에 들뜬 내 마음을 주체할 자신이 없었다
어떻게 말을 걸지, 어떤 말을 해야 보고싶던 미소를 보여줄지
예쁜 단어만 골라 엮어 네게 선물해주고 싶었다
항상 보고 싶었던 너였기에 혹시라도 말실수는 하지 않을까하며 하루종일 내 머리를 너로만 채워두었는데
이대로 영영 놓쳐버릴까봐 내내 초조했던 내가 한심해보이기까지 했다.
행복한 꿈따위 바란적이 없는데 꿈인줄도 모르고 그렇게 애가 탔으니 화가나다 못해 애석했다.
이름없음2021/01/13 02:22:52ID : 5hy6o6pcE7d
13시간도 더 넘게 자던 나였는데 요즘은 잠이 반보다 더 줄었다. 괴롭다.
이름없음2021/01/17 03:15:35ID : 5hy6o6pcE7d
요즘에는 전자에 더 휘우쳐졌다. 나는 아무것도 한게 없는데
컵이 쨍그랑하고 깨진다 삐뚤빼뚤
머리가 아찔하다
다 꺼져줬음 좋겠다
이름없음2021/01/21 10:29:23ID : 5hy6o6pcE7d
내게 늦지 않았다고 용기를 심어주었던 그대들이 미워진다
손을 뻗어보아도 닿지 않을 것만 같았다
사실은 거짓없는 사랑을 하고 있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현재의 상황이 괴롭다 못해 미칠 것 같다
이름없음2021/01/21 10:33:19ID : 5hy6o6pcE7d
정신분열까지 몇년 남았을까
지금은 그냥 최대한 억누르고 억누르고 지내고 있다
지금은 행복해야할 명분이 있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면 사라질터이니
그 때는 더 살 이유도 버틸 이유도 없어지는거다
그 때가 되면 더이상 겁쟁이도 아니게 된다
이름없음2021/01/21 10:40:23ID : 5hy6o6pcE7d
오늘 꿈을 꿨는데 얼굴이 희미하게나마 보이는 누군가가 내게 뛰어내리라고 말했다
꿈이 뒤틀렸다
그 조각만이 내게 남아 나를 괴롭힌다
뾰족하고 차갑다
이름없음2021/01/21 10:41:18ID : 5hy6o6pcE7d
기억나? 죽으라고 용기주면 예쁜 미소 보여주겠다고 한거
후회하길바라 정말 죽어줄테니
이름없음2021/01/21 10:42:20ID : 5hy6o6pcE7d
새벽에 깨면 목에 힘을 잔뜩 준 채로 소리없이
온갖 쌍욕을 다하는 내가 미친놈같다
욕을 하는 사람은 있는데 정작 욕이 향하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다
정확히는 나를 들러싸고 있는 무언가에게 했던 것 같다
이름없음2021/01/25 20:42:51ID : 5hy6o6pcE7d
이렇게 앓는 소리를 내면서 우는 나를 몰래 훔쳐보는 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니
나름 잘 지내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