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잠시 친구를 만난 후 술을 마시고 들어와서 속이 메스껍고 머리가 아픈채로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우리집은 해안가 근처 신도시라 고층 아파트이다.
그런데 어쩐지 꿈 속에선 다른 건물로, 고층이기는 하나 1층만 불이 켜진 텅 빈 안내데스크를 밤 중에 가족들과 찾아갔다.
가족들은 그 곳에서 기다리고 나는 안내데스크 옆 조금 떨어진 밖을 투명하게 볼수있는 엘리베이터의 상승 버튼을 눌렀다.
공사중인 건물인지, 중지된 건물인지 엘리베이터는 가동이 되었으나, 열린 안을 들어가자 십자 형태의 받침대만이 그 위를 설수있도록 위태롭게 장치되어있었다.
혼자서 생각하길, '아 도르래장치는 가동이 되는데 내부 시설은 위쪽에서 수리중인가 보다' 싶어 도르래를 밟고 임시 2층 버튼을 눌렀다.
가동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는 올라갔고, 아래가 휑하니 뚫려 올라가며 체감되는 높이가 생각보다 길고 캄캄해보였다.
갑자기 다시 내려갈 수 있을지, 수리가 덜 된 내부 시설이 위에서 급작스럽게 떨어지진 않을지 걱정이 된 나는 급히 큰소리로 부모님을 찾았다.
다행히 대답은 들려왔지만 생각보다 작게 메아리쳤고 나는 일단 2층에 멈춰진 엘리베이터의 열린 밖으로 나갔다.
1층으로부터 비춰진 희미한 빛으로 입구를 가득 채울 만큼의 4인용 벤치 혹은 의자들이 하얀 책상들 위에 뒤집힌 채 공사 중 임을 알리는 듯 놓여있었다.
바닥엔 플라스틱 조각같은 파편들이 수북했고, 신발을 신었지만 의자 위쪽으로 다니며 전등 스위치를 찾았다.
찾은 전등 스위치 중 켜지는건 4개 중 1개 정도였고, 그마저도 선이 빠져 벽에 걸쳐진 형광등에 빛이 희미하게 들어왔다.
컴컴한 안쪽으로 들어가야하나 망설이던 와중, 빛이 비추는 입구 한 켠 밑쪽에 작게 지직거리던 길다란 강당용 스피커에서 방송이 들려왔다.
'13층 주민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은 아침 점호 시간입니다...(이후의 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분명 엘리베이터 바깥으로 어두컴컴한 하늘과 바다, 모래사장이 보였는데 아침 점호라니.. 게다가 이곳은 2층일텐데.. 의아해하다 꿈이 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