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워진 키워드로 한소절 쓰기!
규칙.
1. 한 단편소설이나 소절로는 1레스를 넘기지 말 것
2.키워드에 맞는 소절을 쓸 것
3.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이게 쓰지 말 것
4.정치적 이념을 첨가하지 말 것
5.계속해서 쓸 수는 있지만 연속해서 여러편을 한꺼번에 너무많이 쓰지는 말 것
6.단편소설도 상관없슙뉘돱
이름없음2021/01/29 20:14:44ID : 88mMjg3SK4Z
살아간다는 것은 다른생명의 죽음과 탄생을 지켜본다는 것이다.
이름없음2021/01/30 04:24:25ID : 1woGtxXzarc
살아간다는 것은 동시에 죽어간다는 것이다.
이름없음2021/02/01 02:19:58ID : lijeK40tvxy
살아간다는 것은, 죽음을 위한 영정 사진이다. 내가 사라져도 존재할 추억을 지닌.
이름없음2021/02/01 02:44:12ID : tAkqY8o2Lfh
제가 살아간다는 것은 어김없이 내일의 삶을 삼킨채 침대에서 죽어가고 새로운 육체로 다시 태어나는걸 반복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 영혼은 그대로겠죠. 육체가 점점 썩어빠질때까지 제 삶을 살아갑니다.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와 작별 인사하며 내일을 고대합니다.
이름없음2021/02/01 02:48:35ID : 46rz9jBwGlb
죽음이 말했다. 공허함과 허무함이 삶에게도 스며들길 바란다고. 삶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살아간다는것은 원래 그런거야.
이름없음2021/02/01 09:16:00ID : nxxB86Y8ja8
살아간다와 죽어간다의 차이는 뭘까. 도저히 그 차이를 이해할 수 없어서, 이런 내가 아무리 고민하고 생각한다해도 영영 답을 찾지 못 할거라 믿었어. 그런데 너를 만나고 나서는 조금.. 알 것 같아. 난, 살아가고 싶어졌어.
이름없음2021/02/01 15:17:42ID : g3RxzPcmk2l
이거 근데 하루마다 키워드 바꿔서 새글 쓸바에는 원래 스레의 제목을 하루마다 바꾸는게 낫지않아?
이름없음2021/02/01 19:03:30ID : WmE7gi8pbxA
이 말에 동감해.매일매일 스레를 만들다 보면 그 스레가 꽉 찰 거고 다른 사람들이 옛날 스레를 착각하고 갱신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
이름없음2021/02/01 19:36:13ID : CqkldCrs60n
살아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찬란하고 사랑받을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이름없음2021/02/07 02:19:49ID : A7s8jjvA46q
그런 방법이 있구나!지금당장 사용해봐야겠다
이름없음2021/02/07 02:20:54ID : A7s8jjvA46q
황혼이란 그 어떤 시간에서든 가장 밝을 시간이다. 그러나 그런 황혼의 시간은 너무나도 짧다.
이름없음2021/02/07 12:02:09ID : g2K7tcoINAj
어스름한 빛은 그저 더 큰 어둠만 불러올 뿐이었다.
이름없음2021/02/07 13:51:31ID : 79imHxvcqY3
너가 울며 나에게 이별을 고했을 때, 나는 화를 내며 너를 몰아세웠다. 너에게 나는 그저 잠깐 가지고 놀다 버릴 장난감이였냐고. 혼자 분을 못 이겨 숨을 고르다가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너에개 상처 줄 말을 지껄였다. 그리고는 너를 지나쳐 떠났다. 시간이 지난 뒤, 다른 이에게 너의 소식을 들었다. 너가 내게 이별을 고했던 날, 너가 옥상에서 뛰어내렸다고. 그 옥상은 우리가 자주 가던 곳이였다. 혼란스러웠다. 너가 왜 죽은 건지, 내가 널 잡았어야 했던 것인지, 너의 죽음이 내 탓인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우리가 이별했던 날은 너의 황혼이였다
이름없음2021/02/07 18:43:46ID : IMo3Phfgrtc
황혼이 지던 그 날에 말했어야 했어...그 한마디 하지 못했던 겁쟁이 내가 너무나도 한심스럽고 후회돼...제발 일어나, 내가 하고팠던..미래에도 너에게 전하고픈 이 말을 들어주는 너가 보고싶어..황혼에 스며든 너에게 전할게.. 사랑해..너에게 진심을 전할 수 있었던 그 날의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름없음2021/02/07 21:48:36ID : 42JUY2oGqZj
나의 신은 죽어가고 있었고, 나는 그 곁에서 황혼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름없음2021/02/08 00:25:03ID : dxyJTPcrbBd
새학기가 싫었다. 새로운 만남의 설렘을 느끼기엔, 익숙한 것과의 이별이 너무 괴로웠다.
이름없음2021/02/09 21:34:41ID : du9thfareZb
기대는 성과가 있는 사람에게만 하는 것이라 그럼에도 나는 네게 엷은 기대를 걸었지
이름없음2021/02/09 21:41:57ID : Ru5U3Xulio4
기대를 덜어내면 더 이상 아프지 않다는 걸 알고 있지만, 저는 항상 당신에게 기대를 겁니다. 당신께 마음을 품지 않으려면 얼마나 더 오래 걸릴까요? 더 이상 아프고 싶지 않습니다. 더 이상 당신께 실망하고 싶지 않습니다. 당신으로부터 허무를 배우고 싶지 않습니다.
이름없음2021/02/09 21:42:59ID : lcoIGk05Vhs
식탁위 피자박스,
열어보니 동생놈이 다 쳐먹었다.
치매2021/02/09 23:42:40ID : tg5bCkpQnBa
"좋은 아침이란다! 일어날 시간이야!"
눈을 뜨니까 오전 주사를 놓으려고 하는 간호사 주디가 보였어.
난 침대에 앉아서 파자마 소매를 걷어 올렸어.
피부 아래로 바늘이 들어와 혈관속으로 약이 흘러가는게 느껴졌어.
간호사는 나에게 활짝 미소 지었어.
"기특하네! 자 이제 식당가서 친구들이랑 같이 아침먹으러 가야지!"
친구들은 무슨. 걔들은 내 진짜 친구들이 아냐.
진짜 내 친구들은 여기서 한 60마일 정도 떨어져 있으니까.
인생을 즐기면서, 새로운 것도 배우고, 파티에서 하루종일
노느라 '로빈'이라는 아주 좋은 친구가 있었다는 걸 생각할 겨를도 없을거야, 나쁜 계집애들 같으니.
뭐, 그래도 확실히 정신병동에서 청춘을 보내진 않겠지.
부모님이 날 여기에 집어넣은 건 불안발작 증상이 다시 학교에서 일어난 이후였어. 그때를 생각하면 끔찍해.
난 자제력을 잃고서 아주아주 멍청한 짓을 저지르려고 했으니까.
이젠 그냥 모든게 멍청해 보여...
난 정신 나간 노라의 방을 지나갔어.
소리를 꽥꽥 질러대는데 도대체 못 들은 척 할 수가 없어.
저 이름이 뭘 의미하는진 모르겠는데, "켈리와 제나"를 몇 번이고계속 부르짖는다고.
의사 두 명이 진정제를 가지고 그녀의 방으로 달려가는 게 보이네.
여긴 저런 사람들로만 가득 차있다고.
난 여기 있을 사람이 아닌데.
식당에 들어서니까, "깜짝 놀랬지!"라는 소리가 들렸어.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환자들이 1과 7 모양의 양초가 꽂힌 케잌에 모여있는게 보였어.
그리고 그 밑에는 "생일 축하해, 로빈!"이라고 적혀있었어.
맞아, 오늘은 내 17번째 생일이었지.
와. 완전 잊고 있었네.
난 억지로 미소를 지으면서 양초를 꺼야 했어.
케잌에선 비누맛인지 생크림맛인지 모를 맛이 났어.
난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양초를 주머니 안으로 감췄어.
오늘 선물이라고 할수 있는건 아무래도 이거 뿐인것 같네.
난 방으로 돌아가다가 간호사 한 명을 멈춰 세웠어.
부모님이 날 보러 오실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간호사는 어깨를 그냥 으쓱하고는 아무 말도 하지않고 휙 가버렸어.
밥맛이야 정말.
침대에 누워, 팔을 쭉 뻗어서 내 손을 바라봤어.
내 손은... 되게 이상해보였어.
뭐지, 약의 부작용인가?
생각을 하고 있는 도중에 간호사 주디가 오후에 먹어야 할 알약 더미를 잔뜩 가지고는 그 사이에 끼어들었어.
"기분은 어떠니? 생일 깜짝파티가 마음에 들었어?"
그녀는 짜증날 정도의 환한 미소로 나에게 물었어.
"네, 오늘이 내 생일인지도 까먹고 있었어요."
그녀는 내 손을 잡고는 말했어.
"걱정하지 마렴, 모두한테 일어나는 일이니까."
그녀가 내 손을 붙잡자, 난 그녀에게 왜 내 피부가 이렇게 이상한지 물었어.
간호사 주디는 난 동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어.
"네 나이때엔 정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날 지금 놀리려고 그러는 건가?
됐어, 참을만큼 참았어.
"하지만 난 겨우 17살이라고요!" 난 소리쳤어.
"다른 애들 손은 이렇지 않을거라고요! 봐요!"
난 주머니에서 양초를 꺼내 그녀의 얼굴에 거의 문대다시피 들이대었어.
"보여요?! 1 하고 7! 17!"
난 소리 질렀어.
주디는 내 떨리는 손에서 침착하게 양초를 가져갔어.
"로빈, 이건 열일곱이 아니야. 칠이 먼저오고 일이 나중에 와야 한단다."
....칠십 일
유령2021/02/10 00:16:00ID : tg5bCkpQnBa
오는 길에 꽃잎을 뿌려야지
하늘한테 구름을 네가 좋아하는 색으로 칠해달라고 할거야
너른 울타리에는 사랑의 말들을 끼적이고
테이블 위 바구니에는 단것들로 가득 채워서
그렇게 네가 저 끝에서 걸어오다
나와 마주치고 활짝 웃게 놔둘거야
그러면 언젠가 네가 나를 잊어도 네가 여기에 오지 않아도
영원히 이곳에서 널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서서히 죽어갈 수 있겠지
이름없음2021/02/16 02:52:36ID : anwoK6rAqo2
전혀 아물지 않을 상처였지만 보이지 않을만큼 작았고, 신은 나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제야 눈이 뜨이고, 피눈물이 흘러 작은 웅덩이를 만들어 낼때쯤에는 이미 수백개의 생채기가 내 몸을 뒤덮었을 때였다. 신은, 여전히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이름없음2021/03/01 09:41:34ID : MmMlxxBak1b
있었는지조차도 몰랐던 생채기는 왜 알아채면 더 아플까.
작은 모습처럼 알아차려도 아픔이 작았으면 좋았을 것 을.
이름없음2021/03/01 20:07:44ID : 79imHxvcqY3
그 순간이 떠오를 때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이 나이 먹어서 무슨 주책인가 싶어 허탈한 웃음이 비죽 나왔다. 그때 발생했던 모든 일들을 어떻게 감히 잊을 수 있을까.
내가 조금만 더 나은 사람이였다면 너를 잡을 수 있었을까. 서로의 생채기 가득한 몸을 보며 울상을 짓던 우리인데 내 화로 인해 부서진 걸까, 겨우 마른 눈가가 다시 젖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