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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1/01/31 20:55:35 ID : wlipe6jipgo
*스레주는 앵커판 초보입니다 그래서 좀 이상하거나 짧거나 중구난방일 수 있음.... *인터넷 사용시간 제한이 있어서 자주 끊길 수 있으니 양해 부탁합니다 *쓰는 장소가 바뀌어서 아이디가 바꼈는데 wl qn 둘 다 스레주입니다 당신의 이름과 성별, 그리고 재능 있는 분야를 결정해 봅시다 이름 성별 재능 있는 분야 (음악, 미술, 글 중 하나를 선택해주세요)
이름없음 2021/01/31 20:57:48 ID : i1ikk1h9gZd
아이언 워터
이름없음 2021/01/31 20:58:18 ID : eE04MqrwJO1
남자 이름 철수 실화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름없음 2021/01/31 20:59:23 ID : 3vfXwHyE5Vf
나? 나는.. 음 글!
이름없음 2021/01/31 21:03:11 ID : wlipe6jipgo
아이언 워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철수로 할게 방은 어둑어둑합니다. 당신은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고 있지만, 슬럼프가 온 터라 쉽사리 글이 나오질 않습니다. 뚫어져라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기도 하고, 커서를 움직여보기도 하지만, 그런다고 글이 나올 리가 없습니다. 그때 노크 소리가 들립니다. 당신은... 1. 체념한 듯 들어오라고 합니다 2. 신경질적으로 들어오지 말라고 합니다
이름없음 2021/01/31 21:18:56 ID : eE04MqrwJO1
발판
이름없음 2021/02/01 09:56:41 ID : k7e41u62K7v
1
이름없음 2021/02/01 12:53:58 ID : qnO3xveJXy4
"들어와." 당신은 힘없이 말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당신의 엄마입니다. 엄마는 환한 얼굴로 웃으며 당신에게 사과를 건넵니다. "철수야, 글 쓰느라 많이 힘들지? 이거 먹고 해." 당신은 입맛이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알겠다고 하고 사과를 받아듭니다. 당신의 엄마는 당신이 사과를 먹는 동안, 어제 유튜브에서 네 글을 칭찬하는 영상을 봤다, 꽤 오래된 소설인데 대단하다, 다음 소설도 너무 기대된다는 말을 늘어놓습니다. 마지막 소설을 낸지가 언제인데 왜 아직도 다음 소설이 완성되지 않았냐는 말 또한 잊지 않고 덧붙입니다. 당신은 이 분위기가 불편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억지웃음을 지으며 조용히 고개만 끄덕입니다. "근데 너는 아무한테도 네 글을 안 보여주더라. 잘 돼가? 다음 소설은 언제 나오니? 당연히 저번 것보다 훨씬 재밌는 소설이겠지?" 엄마는 싱긋 웃으며 말합니다. 당신은 말문이 턱 막힙니다. 차마 글이 써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이렇게나 큰 기대를 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을까요? 하지만 거짓말에 능하지 않은 당신이 거짓말을 했다간, 도리어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1. 솔직하게 말합니다 2. 거짓말합니다 거짓말을 선택할 경우 1에서 100까지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50 이상이 나오면 성공, 이하가 나오면 실패입니다.
이름없음 2021/02/01 13:00:19 ID : i1ikk1h9gZd
1
이름없음 2021/02/01 13:14:56 ID : qnO3xveJXy4
"엄마, 내가, 사실은.... 글이 잘 안 써져. 슬럼프인가봐. 잠깐만 글을 쉬면-" 당신은 말을 하다 엄마의 얼굴이 굳어지는 것을 보고서는 입을 다뭅니다. 엄마는 차가운 눈빛으로 당신을 무표정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엄마는 얼굴을 찌푸리며 말합니다. "글이 안 써져? 글이 안 써진다고?" "엄마, 그게-" "왜? 왜 글이 안 써지니, 철수야?" 엄마는 추궁하듯이 묻습니다. "왜, 소재가 없어? 아니면 문장이 안 떠올라? 왜 그래?" 겁에 잔뜩 질린 당신의 얼굴이 새하얘집니다. 뭐라도 말해야 합니다. 최대한 빨리. 당신은.... 1. 이유를 말합니다 (이유는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2. 농담이었다고 얼버무립니다
이름없음 2021/02/01 16:50:30 ID : k7e41u62K7v
2
이름없음 2021/02/01 17:43:10 ID : 1jwHCi8krfd
인증코드 쓰는건 어때?
이름없음 2021/02/01 21:33:17 ID : qnO3xveJXy4
그래야겠다
◆rzcLapXs9s1 2021/02/01 22:07:22 ID : qnO3xveJXy4
"농담이야, 농담... 왜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여." 당신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합니다. 엄마는 여전히 굳은 얼굴로 당신을 봅니다. "정말 농담이야?" "당연하지." 엄마는 여전히 미심쩍은 눈치입니다. 당신을 째려보던 엄마는 컴퓨터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려 손을 뻗습니다. "어디 한번 봐봐. 어디까지 썼어?" "잠깐, 잠깐만!" 당신은 급하게 엄마의 손을 쳐냅니다. 엄마는 놀란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당신은 어떻게든 변명을 하기 위해 머리를 굴립니다. "나, 나중에 보여줄게. 지금은 퇴고가 덜 됐어." 당신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엄마는 당신을 빤히 바라보지만 더는 추궁하지 않습니다. 평소에 보이던 완벽주의적인 면모 덕에 당신의 말이 나름 설득력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엄마는 여전히 딱딱한 말투로 말합니다. "그래, 알았어." 잠시 정적이 감돕니다. 당신은 엄마의 눈치를 살피다 조심스럽게 말을 꺼냅니다. "그냥 과일만 갖다주려고 온 거야? 아니면 할 말 있어?" "아, 맞다. 그렇지." 원체 빠르게 열이 받고 빠르게 식는 엄마는 순식간에 표정을 풉니다. 당신은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로봇. 로봇 하나 시켰어." 대답할 말을 자유롭게 적어 주세요. 질문을 해도 괜찮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이름없음 2021/02/01 23:10:09 ID : eE04MqrwJO1
발판
이름없음 2021/02/02 14:12:59 ID : wskk9By2JWj
로봇이요?
◆rzcLapXs9s1 2021/02/02 14:40:23 ID : qnO3xveJXy4
존댓말은 적절히 반말로 바꿔서 쓰겠습니다 "로봇?" "그래. 행복 로봇. 너도 알지? 요즘 난리잖아." 엄마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대답합니다. 당신은 최근 수없이 많이 봤던 광고를 떠올립니다. 사람과 똑같은 로봇이라며 홍보하던 행복 로봇을 엄마가 구매한 모양입니다. 당신은 왜인지 모르게 불쾌한 기분이 듭니다. 최대한 불쾌감을 내비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당신은 묻습니다. "왜 그런 걸 사? 비싸잖아." "비싼 만큼 제값을 하겠지, 뭐. 사람이랑 똑같다잖아." 엄마는 능청스럽게 말합니다. 당신은 저도 모르게 퉁명스럽게 말을 합니다. "사람같은 로봇이 어디 있어?" "얘, 너 엄마한테 말버릇이 왜 그래?" 엄마는 도끼눈을 뜨고 당신을 바라보고, 당신은 곧바로 고개 숙여 사과를 합니다.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공허한 사과를 엄마는 받아들입니다. 엄마는 한숨을 내쉬며 말합니다. "그건 사봐야 아는 거 아니야? 넌 어차피 행복해질 수도 없으니까- 아차." 엄마는 깜짝 놀라서 입을 다뭅니다. 당신은 눈을 동그랗게 뜹니다. 엄마는 식은땀을 흘리며 어색하게 웃습니다. "무슨 소리야?" "아니, 네가 요새 너무 힘들어 보이길래 한 말이야. 너무 무기력해지면 소설도 안 써지잖아, 그렇지?" 당신은 뭐라 말을 하려 하지만, 그때 초인종이 울립니다. 엄마는 다급하게 일어나 문으로 향합니다. "아, 왔나봐. 철수야, 이쪽으로 와. 얼른 뜯어보자." 당신은 찝찝하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합니다. 잠시 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던 당신은, 엄마가 환호성을 지르는 소리를 듣고서는 방 밖으로 나갑니다. 로봇의 성별과 외형을 결정해주세요.
이름없음 2021/02/02 19:56:26 ID : 7zgqnWi3u2l
남성 금발에 적안, 머리길이가 좀 긴 건지 꽁지머리, 전형적인 고양이상 미남, 키는 철수보다 크다
◆rzcLapXs9s1 2021/02/02 22:07:48 ID : qnO3xveJXy4
당신은 로봇을 신기한듯 이리저리 만져보는 엄마와 로봇을 번갈아가며 바라봅니다. 인간이 호감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는 광고 문구가 헛말이 아닌지, 로봇은 퍽 잘생겼습니다. 로봇을 천천히 훑어보던 당신은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묶인 금색 머리카락은 놀라울 정도로 사람의 것과 흡사하고, 눈동자는 금방이라도 깜빡일 것 같습니다. 조금 전의 불쾌감이 더 커져 당신은 필사적으로 표정 관리를 합니다. 띠리링. 맑은 소리와 함께 로봇의 눈에 빛이 들어옵니다. 당신은 깜짝 놀라 뒷걸음질을 칩니다. 그 로봇은 당신의 쪽을 보고 생긋 웃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행복 로봇입니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목소리에 당신은 당황합니다. 당신은 간신히 대답합니다. "김...철수. 김철수야." "네, 철수님이라고 하면 될까요? 요청사항이 따로 있으십니까?" 당신은 우물거립니다. 그 로봇은 당신이 당황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부드럽게 말합니다. "별 건 없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이 있는지, 말투는 어떻게 할지 등을 결정해 주시면 됩니다. 호칭도 결정해 주시고요." 로봇의 말투(반말, 존댓말)와 호칭(철수, 철수님, 철수씨 등)을 결정해 주세요.
◆rzcLapXs9s1 2021/02/02 22:08:47 ID : qnO3xveJXy4
전개가 엄청 느리네.... 초반 설정에 20레스나 쓰다니
이름없음 2021/02/02 22:10:04 ID : eE04MqrwJO1
반말/철수
◆rzcLapXs9s1 2021/02/02 23:03:34 ID : qnO3xveJXy4
"알았어. 그 외에는?" "없어." 어느 정도 평정심을 찾은 당신은 침착하게 대답합니다. 그 로봇은 생글생글 웃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미소에 가식이 가득 담겨있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일까요? 당신은 고개를 젓고 이 불쾌한 기분을 떨쳐내려 노력합니다. 행복 로봇은 자신의 감정을 가감없이 드러내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이건 기분 탓입니다. 기분 탓이어야만 합니다. 그때 엄마가 끼어듭니다. "철수야, 얘 이름도 지어야지." "아, 맞다." 당신은 그제서야 아직 이 로봇이 이름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대충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무 이름이나 지어주려는 찰나, 그 로봇이 웃으며 말합니다. "내가 말 안 했구나. 미안. 내 이름은 박시우야." 당신은 충격을 받고 멍하니 로봇을 바라봅니다. 엄마도 놀랐는지 입을 벌리고 로봇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습니다. 내 이름은? 로봇이 자기 이름을 멋대로 지을 수 있었던가요? 이름을 짓는 것, 이름을 바꾸는 것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당신은 어딘가에서 격한 반감이 치솟는 것을 느낍니다. 그 반감이 풍기는 역겨운 향 때문에 토할 것만 같습니다. 그 로봇은 아무렇지 않게 말합니다. "물론 다른 이름을 붙여줘도 괜찮아. 내 전 주인도 그랬거든." 전 주인? 당신은 엄마를 돌아봅니다. 엄마는 그저 어색하게 웃고만 있습니다. 아무래도 새 것이 아니라 중고인 모양입니다. 당신은 속으로 한숨을 내쉽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 로봇은 말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난 박시우라는 이름이 좋아." "왜?" "그냥." "그냥?" 당신은 얼굴을 찌푸립니다. 그 로봇은 공허한 미소를 짓고 있을 뿐입니다. 문득 당신은, 이 로봇이 당신이 평소에 짓던 표정과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니 당장이라도 이 로봇을 내다 버리고 싶은 충동이 입니다. 당신은 한숨을 깊게 쉬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래, 그럼. 박시우라고 부를게." 그 로봇은 웃으며 고맙다고 답합니다. 그 이름이 꽤 마음에 드는지 이번에는 미소에 진심이 담긴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불쾌한 기분은 여전합니다. 로봇은 로봇이고 사람은 사람인데, 이 로봇은 왜 사람의 영역을 침범하려 드는 걸까요. 당신은 절대로 이 로봇을 쓸 일이 없을 것이라 다짐하며 방으로 향합니다. *** 아침이 밝았습니다. 당신은 힘겹게 눈을 뜹니다. 어제 새벽까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지만 결국 글은 한 줄도 쓰지 못했습니다. 아침을 먹는 당신에게 로봇이 다가옵니다. "안녕! 좋은 아침이야." 경쾌하게 말하는 그 로봇의 말투에서는 여전히 가식이 묻어납니다.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잠시 고민합니다. 대답을 결정해주세요.
이름없음 2021/02/03 00:18:33 ID : leLanvba2ld
중고로봇.... ㅏㄱ시우란 이름을 붙여준 주인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이름없음 2021/02/03 03:18:55 ID : tdyE8qlCrta
어... 그래 좋은 아침이다
◆rzcLapXs9s1 2021/02/03 09:02:33 ID : qnO3xveJXy4
앗 내가 설명을 좀 모호하게 한 것 같은데 박시우는 전주인이 붙여준 이름이 아니야! 전주인은 다른 이름으로 불렀었고 박시우는 그냥 로봇이 스스로 정한 이름
◆rzcLapXs9s1 2021/02/03 09:11:45 ID : qnO3xveJXy4
"어... 그래 좋은 아침이다." 당신은 대충 대답합니다. 좀 더 말을 이어갈 줄 알았지만 로봇은 조용합니다. 언제까지고 여기서 죽치고 있을 것만 같은 로봇이 불편해서, 당신은 로봇한테 방으로 들어가라고 명령합니다. 로봇은 알겠다며 사라집니다. 당신은 책가방을 챙겨 학교로 출발합니다. 학교는 집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걸어갈 수도,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1. 버스를 탑니다 2. 걸어갑니다
이름없음 2021/02/03 10:39:31 ID : tdyE8qlCrta
앵커가 걸려있지 않아 스레주!
◆rzcLapXs9s1 2021/02/03 10:42:40 ID : qnO3xveJXy4
으악 진짜네 고마워
이름없음 2021/02/03 15:12:32 ID : 5WrBs5Wo5bC
가까우니까 걸어가자
이름없음 2021/02/03 15:19:29 ID : 2E1g0rcE5Wo
2번
◆rzcLapXs9s1 2021/02/03 22:43:38 ID : qnO3xveJXy4
어차피 거리도 가깝고 하니, 당신은 걸어가기로 합니다. 걷다 보면 주변에서 소설에 쓸만한 소재를 발굴할 수 있을지도 모르죠. 당신은 이어폰을 꽂은 채 천천히 걷기 시작합니다. 며칠 전부터 글을 한 줄도 못 쓴 당신은 초조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지만, 영감이 떠오를 만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때 누가 당신의 어깨를 잡습니다. 당신은 깜짝 놀라 급하게 이어폰을 뺍니다. 뒤에서 싱글거리고 있는 사람은.... 이름과 성별, 철수와의 관계를 설정해주세요.
이름없음 2021/02/04 12:55:11 ID : k7e41u62K7v
이승현, 남, 같은 반 친구
◆rzcLapXs9s1 2021/02/04 23:41:17 ID : qnO3xveJXy4
"야, 깜짝 놀랐잖아." 당신은 투덜거립니다. "그렇게 멍하니 있으니까 당연히 깜짝 놀라지. 또 소재 발굴이냐?" 승현이는 지겹다는 듯 말합니다. 당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폰을 주머니에 넣습니다. 승현이는 당신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주절거립니다. "그래, 너랑 나랑은 사는 세계가 다르다는 건 알겠는데,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글 생각만 하면 내가 뭐가 되냐. 아, 소설은 끝나감? 야, 나한테만 줄거리 좀 알려줘. 겁나 궁금함. 한번만, 응?" "안돼. 스포야." "헐, 너무해." 승현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지만 더는 캐묻지 않습니다. 당신은 최근 나온 게임으로 화제를 돌리고, 승현이는 신이 나 다시금 말을 실컷 늘어놓습니다. 사는 세계가 다르다는 말, 천재라는 말, 자기가 뭐가 되냐는 부러움 섞인 장난들은 언제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물론 기분이야 좋아집니다. 하지만 이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당신은 마음 놓고 좋아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을 때 그 사람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걱정이 앞서니까요. 치켜세워주는 말들이 좋으면서도 당신은 사람들이 당신이 지극히 평범하고, 결점이 많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내심 알아주길 바랍니다. 하지만 당신은 배부른 고민은 그만 하기로 합니다. 이 기대에 부합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마당에 쓸데없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당신은 승현이와 대화를 나누며 학교에 도착합니다. 학교 수업이 시작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았습니다. 그동안 당신은... 1. 공부를 합니다 2. 소설을 구상합니다 3. 친구들과 대화합니다
이름없음 2021/02/04 23:50:00 ID : tdyE8qlCrta
발판
이름없음 2021/02/05 01:49:10 ID : k7e41u62K7v
3
◆rzcLapXs9s1 2021/02/05 23:44:56 ID : qnO3xveJXy4
당신은 대화를 하고 있는 친구들 사이에 낍니다. 몇몇은 당신이 오자 반갑게 맞아주지만, 몇몇은 탐탁치 않은 눈치입니다. 당신은 내심 상처를 받지만 애써 웃으며 대화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그때 한 친구가 자신의 핸드폰을 보여줍니다. "오, 나 이거 알고리즘에 떴음." 당신의 소설에 대해 리뷰를 하는 영상입니다. 대부분의 내용은 칭찬이며, 조회수도 꽤 높습니다. 그 친구는 당신을 툭 치며 말합니다. "대단하다, 야. 이거 꽤 옛날 소설 아니냐? 몇 년 전 소설이지?" "그만큼 엄청 성공했다는 거지. 학생이 그런 소설을 썼으리라고 누가 생각했겠냐," 라고 다른 친구가 말합니다. "좋겠다. 고딩이 벌써부터 성공하고. 다음 소설은 언제 나옴?" "쟤 자기 소설 아무한테도 말 안 하잖아. 물어도 안 알려줄걸." 처음에 말을 했던 친구는 장난식으로 투덜거리며, 능력 있어서 좋겠다고 중얼거립니다. 조금 전 승현이와 대화를 할 때 느꼈던 미묘한 기분이 당신을 다시금 스칩니다. 아무것도 쓰여져 있지 않은 새하얀 화면을 띄운 컴퓨터가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왜 오늘은 아침부터 소설 얘기밖에 안 들리는 걸까요. 운이 안 좋아도 지독하게 안 좋은 모양입니다. 솔직히 기대하지 말라고 애원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라, 당신은 자기도 능청스럽게 웃으면서도 조심스럽게 대답합니다. "기대는 하지 마. 진짜로. 요새 슬럼프거든." 하지만 돌아오는 건 농담하지 말라는 말과 웃음소리 뿐입니다. 아무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당신은 속으로 한숨을 내쉽니다. 학교 수업은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당신은 다시 방 책상에 앉아 있습니다. 당신은 문장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끙끙 앓습니다. 아무리 반복해도 마음에 드는 문장이 나오질 않는 탓입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치켜세우는 김철수가 어디에선가 마법처럼 나타나면 얼마나 좋을까요. 과거의 당신은 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그렇게 많은 찬사를 받은 걸까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당신은 생각을 멈춥니다. 고개를 돌리니 그 로봇이 서 있습니다. 그 로봇은 빙긋 웃으며 말합니다.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은데. 무슨 일이야?" 그 로봇이 짓는 미소에 담긴 가식이 끔찍할 정도로 역겨워서 당신은 은연중에 얼굴을 찌푸립니다. 그냥 혼자 있고 싶은데 로봇이 웬말입니까. 당신은 새어나오려는 짜증을 꾹 눌러 담습니다. 당신은.... 1. 나가라고 합니다 2.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3. 대충 얼버무립니다 (이 선택지를 선택할 경우, 할 말을 결정해주세요)
◆rzcLapXs9s1 2021/02/05 23:45:35 ID : qnO3xveJXy4
*갑자기 생각나서 하는 공지지만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스레 내용이 조금씩 변할 수 있습니다
이름없음 2021/02/05 23:46:07 ID : eE04MqrwJO1
1번
◆rzcLapXs9s1 2021/02/05 23:53:17 ID : qnO3xveJXy4
"미안한데 나가줄래? 나 지금 바빠."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신경질적인 어투로 말합니다. 그 로봇은 당신을 멀뚱멀뚱 바라봅니다. "나가라니까?" "그렇게 하면 네가 행복해질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나가라니까!" 당신은 너무 당황한 나머지 언성을 높입니다. 로봇은 무조건 인간의 말을 따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당신에게 이 로봇이 하는 행동은 당황스럽다 못해 어이없기까지 합니다. 그 로봇은 당신의 생각을 읽은 듯,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대답합니다. "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어. 내 생각에, 내가 나간다고 해서 네가 그렇게 행복해지지는 않을 것 같아. 그러니까 일단은 여기 있을게." 당신은 할 말을 잃고 맙니다. 무슨 로봇이 이렇게 당당한지. 그 로봇은 아무렇지 않게 방 안을 걸어다니며, 당신의 책장에 꽂힌 책들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한동안 로봇이 하는 행동을 멍하니 관찰합니다. 당신은.... (할 말, 또는 행동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이름없음 2021/02/06 00:06:22 ID : tdyE8qlCrta
음 뭔가 저 상태에선 로봇에 대해서 궁금해질듯?
이름없음 2021/02/08 15:48:51 ID : k7e41u62K7v
로봇이면 주인의 말을 들어야하는거 아니야?
◆rzcLapXs9s1 2021/02/08 23:54:00 ID : qnO3xveJXy4
"로봇이면 주인의 말을 들어야 하는 거 아니야?" 당신은 짜증을 냅니다. 그 로봇은 하던 행동을 멈추고 어깨를 으쓱합니다. "글쎄? 원래는 그렇긴 한데, 인간들은 자기가 뭘 해야 행복해지고 불행해질지 잘 모르더라. 그래서 내가 대신 분석해주는 거야. 이 명령을 따르면 네가 행복해질지 아닐지. 꽤 정확하니까 믿어도 돼." 그 로봇은 가식적인 어투로 과장되게 말하고, 당신은 심기가 불편해져 그 로봇을 노려봅니다. "아, 하지만 정말로 네가 행복해질 것 같은 명령은 진짜로 뭐든지 들어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법에 어긋나는 것만 빼면. 그런 걸 부탁하면 바로 신고 들어간다?" 나름 농담이랍시고 한 말이었는지, 그 로봇은 웃음을 터트립니다. 당신은 의심에 가득 차 되묻습니다. "뭐든지?" "그럼. 뭐든지. 그게 어떤 행동이든 상관없어. 난 널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 존재하는 거거든." 어투는 가볍지만, 이 말이 결코 거짓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당신은 그 로봇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지금껏 지은 미소 중 가장 가식적이고 가장 마음에 안 드는 미소를 지은 채 서 있는 그 로봇은 어째서인지 서글퍼 보입니다. 그냥 기분 탓일까요? 당신은 한숨을 내쉽니다. "그래, 알았어. 그럼 날 어떻게 행복하게 만들 건데?" "그걸 지금 생각하고 있었어. 재밌는 책이나 권해줄까 했는데 검색해봤더니 책들 내용이 다 우울하더라. 노래나 들을래? 아니면 뭐 고민 있어? 들어줄까? 그것도 아니면 뭐 시킬 거 있어?" 그 로봇은 기다렸다는 듯이 속사포처럼 말합니다. 당신은 혼란스러운 머리를 정리시키려 고개를 흔듭니다. 마음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이 로봇을 쫓아버리고 싶지만 이 로봇은 뭐라도 시키지 않으면 계속 여기에 죽치고 있을 모양입니다. 당신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합니다. 그때, 당신의 눈에 노트북이 들어옵니다. 여전히 화면은 새하얗습니다. 당신의 머리에 전구가 켜집니다. 이 로봇에게 소설 소재를 추천해달라고 하는 건 어떨까요? 로봇의 시각으로 보는 세상은 상당히 신선한 소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지긋지긋한 슬럼프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라면 당신은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게 설령 이 괴이한 로봇한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사실을 말하는 것이라 하더라도요. 하지만 당신은 망설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로봇한테 이런 상담을 하는 건 좀 꺼려지는 일입니다. 로봇이 자신이 한 말을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지 않을까요? 압박을 주는 존재가 하나 늘어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어쩌면 지나친 가식으로 점철된 칭찬을 들이부어 당신을 더 불편하게 만들지도 모르죠. 차라리 다른 간단한 걸 시키는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면, 가식적인 미소 말고 좀 더 사람다운 표정을 지어보라고요. 이것 또한 당신의 기분이 안 좋아지는 데 한몫한 건 사실이니까요. 아니면 이 로봇에 대해 궁금한 점을 더 물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고민하던 당신은 결국.... 1. 소설에 관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2. 로봇의 표정에 대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3. 질문을 던집니다 질문을 적어주세요
이름없음 2021/02/08 23:57:58 ID : eE04MqrwJO1
발판
이름없음 2021/02/09 00:47:22 ID : wskk9By2JWj
dice(1,3) value : 1
이름없음 2021/02/09 01:26:06 ID : tdyE8qlCrta
음 어차피 3번 안 걸렸으니까 질문 안써도 되겠지?
◆rzcLapXs9s1 2021/02/09 20:59:09 ID : qnO3xveJXy4
"내가.... 글을 쓰거든?" 당신은 조심스럽게 운을 띄웁니다. 그 로봇은 동그래진 눈으로 반문합니다. "글?" "응. 그런데 요새 글이 잘 안 써져서. 좀 도와줄 수 있어?" 당신은 말하고 숨을 들이킵니다.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해본 게 처음이라 기분이 이상합니다. 당신은 슬쩍 로봇의 눈치를 보지만, 다행히도 로봇은 당신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는 것 같습니다. 로봇은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그러니까 슬럼프라는 거지?" "맞아. 장편을 새로 써야 하는데 아직 시작도 못 했어." "슬럼프인데 장편을 새로 시작하려고? 차라리 단편을 쓰는 게 낫지 않아? 짧고 재밌고. 장편은 쓰다가 지칠 수도 있잖아." "안돼. 그러다간 장편이 끝나는 날짜가 계속 미뤄질걸." "꼭 장편을 빨리 완성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 있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잖아, 라고 말하려던 당신은 도로 입을 다뭅니다. 문득 자신이 너무 비참하게 느껴진 탓입니다. 그 로봇은 당신이 하려던 말이 궁금해 보이는 눈치지만 굳이 캐묻지는 않습니다. 로봇은 당신을 똑바로 쳐다보며 또박또박 말합니다. "단편을 못 쓰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면, 이렇게 뭐 쓸까 고민하면서 시간을 허비할 바에는 차라리 단편을 쓰는 게 좋을 것 같아. 누가 알아? 장편으로 늘릴 수 있을 만한 단편이 나올지." 로봇에게 훈계를 듣는 것이 기분 나빠 당신은 뭐라 반박하려 하지만,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당신은 가만히 있다 결국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럽니다. 그 로봇은 다시금 가식이 한가득 담긴 미소를 짓습니다. "그럼 이건 어때? 내가 하루에 하나씩 소재를 줄게. 그럼 그걸로 글을 써오는 거야. 엄청 짧아도 돼. 진짜 몇 문장이어도 괜찮으니 일단 써보는 거야. 어때?" 나름 괜찮은 제안 같습니다. 굳이 거절할 이유는 없는 것 같아서 당신은 또다시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 로봇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이렇게 의존하는 것도 불쾌하기 짝이 없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한 채로 시간만 흘러갈 것 같아 참습니다. 그래도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조금은 생겼다는 생각이 들어 당신은 마음이 조금 편해집니다. 그 로봇은 귀신같이 당신의 마음을 읽고서는 곧바로 말합니다. "이제는 좀 기분이 나아진 모양이네?" "그래. 그러니까 이제 제발 좀 나가." 당신은 툭 내뱉고, 그 로봇은 웃으며 알았다면서 고개를 끄덕입니다. 곧이어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고, 당신은 한숨을 내쉽니다. 로봇에게 조금도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거짓말입니다. 나가라며 계속 짜증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화 한 번 내지 않고 슬럼프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겠다고까지 했으니까요. 아무리 로봇이 기괴하고 불쾌하다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매몰차게 대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곧 고개를 내젓습니다. 로봇한테 무슨 인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쓸데없이 죄책감을 가지면 자신만 힘들어질 게 뻔합니다. 당신은 시계를 바라봅니다. 벌써 11시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슬슬 자야 할 것 같습니다. 당신은.... 1. 그냥 잡니다 2. 로봇을 다시 부릅니다
이름없음 2021/02/09 23:17:58 ID : tdyE8qlCrta
그냥 자자
◆rzcLapXs9s1 2021/02/11 11:35:50 ID : qnO3xveJXy4
당신은 그냥 자기로 하고 침대에 눕습니다. *** 아침이 밝았습니다. 당신은 겨우 눈을 뜨고 비몽사몽한 채로 침대에 앉습니다. 별 생각 없이 고개를 돌리던 당신은 책장 쪽에서 실루엣을 발견하고 깜짝 놀랍니다. 잠이 확 달아납니다. 서서히 맑아지는 머리로 다시 한 번 책장을 확인한 당신은, 그 실루엣의 정체가 로봇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로봇은 아무렇지도 않게 책을 보고 있습니다. 그 로봇은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들고 웃습니다. "좋은 아침!" 당신은.... 할 말을 적어주세요
이름없음 2021/02/11 17:27:34 ID : wskk9By2JWj
근데 철수는 로봇한테 선입견이 있다고 하나, 악감정이 있다고 하나...아무튼 엄청 부정적인데 전에 뭔 일이 있었나?
이름없음 2021/02/11 17:35:05 ID : QnA4ZcslvfV
지금 무슨 책을 읽고 있는거야? ......설마 내가 쓴 소설은 아니겠지?
◆rzcLapXs9s1 2021/02/11 17:38:05 ID : 9vxwnvbcq1C
"지금 무슨 책을 읽고 있는 거야? ....설마 내가 쓴 소설은 아니겠지?" 당신은 천천히 말합니다. 그 로봇은 놀란 듯 읽던 소설은 덮습니다. "어... 맞는데. 미안. 읽으면 안되는 거였어? 단편 소재를 던져주려면 네가 좋아하는 소재가 어떤 건지 아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당신의 대답은....
이름없음 2021/02/11 17:40:07 ID : wskk9By2JWj
스레주, 앵커 잘못 걸었어!
이름없음 2021/02/11 17:43:15 ID : 9vxwnvbcq1C
으악 고마워 ㅠㅠ
이름없음 2021/02/11 20:59:03 ID : eE04MqrwJO1
좋아하는 소재 같은 거 알 필요 없어
◆rzcLapXs9s1 2021/02/12 17:52:38 ID : 9vxwnvbcq1C
"좋아하는 소재 같은 거 알 필요 없어." 당신은 딱딱하게 말하며 로봇이 들고 있는 책을 뺏습니다. 이 로봇한테만큼은 절대로 자신이 쓴 소설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설마 자기가 직접 찾아서 읽을 줄은 몰랐습니다. 자신감을 북돋아준답시고 잘 썼다며 공허한 칭찬을 늘어놓으면 어떡하죠. 당신이 단편을 쓸 때 와서 지금은 왜 이렇게 못 쓰냐고 한 마디 하면요? 아니, 차라리 그런다면 다행입니다. 그게 오히려 억지로 칭찬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습니다. 머리가 지끈거려 당신은 고개를 숙입니다. 로봇의 시선이 느껴져 당신은 도로 고개를 듭니다. "왜?" 당신은 날카롭게 말합니다. 로봇은 대답하지 않습니다. 침묵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짜증이 난 당신이 막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던 찰나입니다. "이거만 안 읽으면 되는 거야?" "뭐?" 당신은 의아해져 되묻습니다. 로봇은 다시 미소를 얼굴에 띄웁니다. "또 읽으면 안 되는 소설 있어?" 조금 전까지 읽었던 소설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습니다. 가식적인 미소는 여전히 기분 나쁘지만 그래도 그것 하나만큼은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할 말을 찾지 못하고 눈만 깜빡거리던 당신은, 왠지 짜증을 낸 게 머쓱해져 조금 부드럽게 대답합니다. "응. 저기 위쪽 책장에 있는 건 다 읽으면 안돼." "그래, 알았어." 그 로봇은 책장을 눈으로 훑으며 대답합니다. 어쩐지 맥이 풀립니다. 당신은 침대에 다시 털썩 앉고 시간을 확인합니다. 곧 있으면 학교에 가야 합니다. 당신이 방 밖으로 나가려던 순간, 로봇이 다시금 질문을 던집니다. "꽤 옛날부터 썼나 봐? 책이 엄청 많네." "응." 당신은 간단하게 대답하고 방 밖으로 나갑니다. 뒤에서 로봇의 대답이 희미하게 들립니다. "신기하다." 1. 뭐가? 2. 무시한다
이름없음 2021/02/12 20:35:21 ID : tdyE8qlCrta
발 판
이름없음 2021/02/12 22:41:05 ID : leLanvba2ld
1!
◆rzcLapXs9s1 2021/02/12 23:03:33 ID : 9vxwnvbcq1C
"뭐가?" 당신은 방 안으로 다시 들어가며 묻습니다. 로봇은 당신이 다시 되물을 것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조금 당황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미소를 잃지 않고 대답합니다. "사람 한 명이 이렇게나 많은 세계를 손끝으로 구축했다는 게 신기해서." "뭘 신기해. 소설 처음 봐?" 당신은 퉁명스럽게 말합니다. "응, 처음 보는데?" 로봇은 당연하다는 듯 답합니다. 당신은 어안이 벙벙해져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습니다. 이 로봇은 중고로봇이라고 하지 않았었던가요? 전 주인의 집에는 소설책 하나 없었다는 걸까요? 그 로봇은 소설책들이 한가득 꽂혀 있는 책장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말을 잇습니다. "그냥 사람이 정말 대단하구나 싶었어. 뭐든지 만들어내잖아. 신처럼. 가상의 세계부터 나같은 로봇까지." 잠시의 침묵 끝에 로봇은 덧붙입니다. "그게 신기하다는 뜻이었어." 당신은 지나친 비약이라며 초를 치려 하지만, 로봇의 표정이 전에 없이 부드러워 그럴 마음이 사라집니다. 아니, 어쩌면 이 로봇이 로봇과 사람 사이에 선을 긋는 모습에 마음이 누그러진 걸지도 모릅니다. 그래, 넌 그 대단한 사람의 손에서 만들어진 로봇일 뿐이지. 당신은 속으로 중얼거립니다. 하지만 로봇은 또 당신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을 합니다. "그래서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기분이 확 나빠집니다. 당신은 미간을 찌푸리며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묻습니다.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리야?" "응? 아니, 그게 아니라." 로봇은 당황한 것처럼 보입니다. 당신은 당장이라도 소리를 지르고 싶은 마음을 억누릅니다. 이 로봇이 자꾸만 인간과 로봇을 가르는 경계를 넘어오려는 것이 밑도 끝도 없이 언짢습니다. 왜 그렇게 언짢은 건지는 당신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 언짢음은 불쾌하다 못해 역겹기까지 합니다. 당신은 최대한 감정을 추스르려고 노력합니다. 당신은.... 1. 로봇에게 한 마디 합니다 할 말을 적어주세요 2. 그냥 방을 나갑니다
이름없음 2021/02/12 23:04:50 ID : eE04MqrwJO1
로봇 기분 나빠...
이름없음 2021/02/13 12:53:40 ID : leLanvba2ld
노빠꾸로 1!
이름없음 2021/02/15 11:33:55 ID : k7e41u62K7v
다시는 그런 식으로 말하지마
◆rzcLapXs9s1 2021/02/16 09:36:42 ID : qnO3xveJXy4
"다시는 그런 식으로 말하지마." 당신은 한숨을 내쉬며 말합니다. 그 로봇은 무언가 말하고 싶은 것처럼 당신을 응시하며 가만히 서 있다, 평소처럼 웃습니다. "응. 알았어." 로봇은 다른 책을 꺼내 읽기 시작합니다. 다시 방 밖으로 나가려는 당신의 등 뒤로 로봇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단편 소재는 학교 갔다 오면 줄게. 잘 갔다 와." 당신은 그 말을 무시합니다. 당신에게는 더 이상 로봇을 상대할 기운도, 마음도 없습니다. 그냥 확 갖다 버리고만 싶은 마음입니다. 이 로봇과는 이제 1초도 같이 있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건 당신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엄마의 반응은 불 보듯 뻔하니까요. 당신은 부엌에서 아침을 먹고 있는 엄마를 발견합니다. 엄마는 당신을 발견하고는 손짓합니다. "뭐하느라 이렇게 늦었어? 빨리 와서 아침 먹어." 당신은 안에서 무언가 뒤틀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로봇 때문에." "로봇이 왜?" "인간이 되고 싶대." "그래?" 엄마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 별 말을 덧붙이지 않고 계속해서 밥만 먹습니다. 당신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로봇이 인간이 되고 싶어한다는 말을 듣고 어떻게 저렇게 평온할 수가 있는 거죠. 당신은.... 1. 로봇을 버리고 싶다고 합니다 2.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이름없음 2021/02/16 23:47:14 ID : leLanvba2ld
2. 말해봤자 엄마는 이해 못 할 것 같아
◆rzcLapXs9s1 2021/02/17 17:36:26 ID : qnO3xveJXy4
하지만 당신은 침묵합니다. 괜히 말을 꺼냈다 피를 보기는 싫습니다. 당신은 조용히 밥을 먹고 학교로 출발합니다. 오늘은 어떻게 학교로 갈까요? 1. 버스를 탑니다 2. 걸어갑니다
이름없음 2021/02/17 20:14:06 ID : re3VapSIK2E
걸어가자
◆rzcLapXs9s1 2021/02/19 10:10:30 ID : qnO3xveJXy4
당신은 걸어가기로 합니다. 주머니에서 이어폰을 꺼내려던 당신은 문득 자신이 이어폰을 챙기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로봇 때문에 정신이 없었던 탓인 것 같습니다. 당신은 이번이 몇 번 째인지도 모를 한숨을 내쉽니다. 풍경은 평소와 똑같지만,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당신은 어떻게든 무언가 재밌는 것을 찾으려 노력합니다. 칙칙하게 늘어서 있는 건물들과 등교하는 학생들,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눈에 띕니다. 아침부터 술에 취해 비척거리는 사람도 보입니다. 그 사람의 성별과 외양 그 사람은 벽에 기댄 채 혀 꼬인 말투로 뭐라 말을 하고 있습니다. "서준아, 서준아.... 내가 잘못했어. 다시 와줘. 응? 제발." 이내 그 사람은 길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웁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하나 둘 쏠리기 시작합니다. 서준이라, 옛 애인이라도 되는 모양이네요. 대낮부터 저런 추태를 부릴 정도면 상당히 미련이 많이 남은 모양입니다. 당신이 속으로 혀를 차며 걸음을 옮기려고 하던 찰나입니다. "행복로봇이라며,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있는 거라며? 다시 와줘. 네가 불러달라던 이름으로도 불러줄게. 박시우? 그래, 시우라고 해줄게. 그러니까 돌아와...." 박시우? 당신은 너무 놀라 그 자리에 못박힌 듯 서있습니다. 지금 잘못 들은 건 아니겠죠. 박시우? 박시우라고 했었나요? 당신의 귀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저 사람은 분명 박시우라는 말을 했었습니다. 또 그 이름이 불러달라던 이름이라고도 했었고, 행복로봇이라는 단어도 언급했었죠. 단순한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이상합니다. 백 번 양보해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직접 정하는 행복로봇이 여럿 있다 해도, 그 많고 많은 이름 중 박시우라는 이름을 고른 로봇이 하나 더 있을 리는 없지 않나요? 혹시 그 로봇의 전 주인인 걸까요? 하지만 그렇다기에는 뭔가 이상합니다. 그 로봇은 분명히 자신은 주인이 행복해질 명령만 듣는다고 했었습니다. 로봇은 자신이 팔리면 주인이 이렇게 될 것이라는 걸 알았을 텐데요. 그렇다면 그 로봇은 주인이 자신이 행복해지지 않는 결정을 하게 내버려뒀다는 뜻이 되지 않나요? 그냥 단순한 오류였을까요? 아니면 돈이 너무 궁했던 탓일까요? 어떤 사연이 있든간에 그건 당신이 알 바가 아닙니다. 중요한 건 이 사람이 그 로봇의 전 주인일 수도 있고, 그 로봇을 애타게 찾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건 그 로봇을 처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요? 하지만 당신은 망설입니다. 이 사람이 정말로 그 로봇의 전 주인일지도 모르는데, 괜히 말을 걸었다가 이상한 일에 휘말리는 건 아닐까요? 주인이라고 가정해도 이상한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닌데 말입니다. 최악의 경우를 상상해 보자면, 일부러 당신의 행복로봇의 정보를 알아내 당신을 유인하려는 계략은 아닐까요? "뭐?" 그 사람은 버럭 소리지릅니다. 목소리에서 살기가 느껴지는 탓에 당신은 움찔합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너무 빤히 쳐다본 모양입니다. 빨리 말을 걸든, 그냥 지나치든 둘 중 하나는 해야 합니다. 당신은.... 1. 이 사람이 정말로 전 주인인지 확인해봅니다 2. 그냥 모른 척 지나칩니다
이름없음 2021/02/19 10:14:48 ID : Ru3AY1g2E3C
남자, 노랗게 탈색한 머리에 얇고 길다란 눈, 귀에는 피어싱, 전체적으로 마르고 길쭉길쭉한 몸매
이름없음 2021/02/19 10:24:05 ID : k7e41u62K7v
궁금하긴한데 저 남자 상태가 영....
이름없음 2021/02/19 14:18:01 ID : mLgo45anxzV
1.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rzcLapXs9s1 2021/02/21 23:09:32 ID : qnO3xveJXy4
*스레주의 일정 때문에 일주일간 휴재합니다 ㅠㅠ 봐주시는 분들 정말 죄송합니다. 시간 나면 더 일찍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이름없음 2021/02/21 23:15:19 ID : TO3Co1wranB
기다릴게 스레주!
◆rzcLapXs9s1 2021/03/05 22:44:06 ID : qnO3xveJXy4
*오랜만입니다! 스레주 복귀했어요! 개학, 개강시즌이라 그런지 요새 앵커판 화력이 많이 떨어졌고 버려지는 스레도 많아지고 있는데, 조금이라도 화력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네요 당신은 그 사람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냅니다. "아, 그게요...." "왜?" "그 박시우라는 로봇 있잖아요. 행복 로봇." 그 사람의 표정에서 순식간에 살기가 사라집니다. 잠시 멍하니 있던 그는 성큼 다가와 당신의 팔뚝을 붙잡고 마구 흔듭니다. "어디 있는지 알아? 어디 있는데? 어디?" 술냄새가 훅 끼칩니다. 당신은 혼미해지는 정신을 똑바로 붙잡으려고 애씁니다. "그, 혹시 그 로봇 파셨나요?" "맞아, 팔았어. 왜?" "금발에 눈은 빨갛고, 꽁지머리하고 있는 로봇인가요? 키는 저보다 좀 크고?" "맞아, 맞아!" 그 사람은 반쯤 풀린 눈으로 고개를 빠르게 끄덕거립니다. 역시나 그 로봇의 전 주인이 맞는 모양입니다. 당신은 그 사람의 손을 뿌리치며 말합니다. "그 로봇, 제가 갖고 있어요. 다시 갖고 싶으시다면 드릴게요." "저, 정말이야?" "네, 한 가지 조건만 지켜주신다면요." 감격으로 가득 차오르는 그 사람의 눈을 보며 당신은 속으로 싱긋 웃습니다. 당신의 엄마는 절대로 그 요상한 로봇을 버리는 걸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로봇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이라면 말이 달라지죠. 당신의 엄마는 당신의 평판에 목숨을 걸고 있고, 그 사실을 당신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사람을 같은 학교의 가난한 학생으로 속인다면, 그리고 그 로봇을 이 사람에게 떠넘기는 것을 '가난한 동급생을 도와주는 행동'으로 포장한다면 엄마는 분명 허락해줄 것입니다. 그 사람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여 있습니다. 당신은 조금 당황합니다. 물론 이 남자의 사정이 뭔지, 로봇과 어떤 사이인지 당신은 전혀 모르지만, 그래도 황당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 이상한 로봇한테 대체 무슨 가치가 있다고 울기까지 하는 걸까요? "정말? 정말로? 이,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시키는 건 뭐든 할게. 돈은 없지만.... 지금 당장 개처럼 짖으라고 해도 짖을게!" 당신은 황급히 손을 내젓습니다. "아, 아뇨. 그럴 필요까지는 없고요. 그냥 잠깐 제 학교 학생인 척만 해주시면 돼요." "그, 그것만 하면 돼?" "네." "고마워! 정말 고마워!" 그 사람은 연신 고맙다고 하며 당신을 와락 껴안습니다. 따갑게 당신을 찌르는 날카로운 피어싱과 술냄새 때문에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이 사람도 아무래도 정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로봇에 그 주인인 걸까요. 당신은 속으로 한숨을 내쉽니다. 당신은 그 사람의 품에서 벗어나며 말합니다. "그럼, 4시에....." 1. 여기서 만나자고 합니다 2. 이 사람의 집으로 가겠다고 합니다 3. 집 주소를 주며 집에서 만나자고 합니다 4. 다른 장소를 댑니다
이름없음 2021/03/06 00:46:04 ID : tdyE8qlCrta
아이구 설마 시우 다시 전 주인한테로 돌아가나...???
이름없음 2021/03/08 08:34:56 ID : leLanvba2ld
진짜뭐지
이름없음 2021/03/08 11:50:08 ID : 81dA41wtAmE
3번!
◆rzcLapXs9s1 2021/03/08 18:24:05 ID : qnO3xveJXy4
당신은 책가방에서 종이와 연필을 꺼내 집주소를 적고, 그 종이를 그 사람에게 내밉니다. "여기로 와주세요. 제 집이에요." "알았어!" 그 사람은 뛸 듯이 기뻐하며 종이를 소중하게 받아듭니다. 당신은 시간을 확인합니다. 여기서 더 시간을 끌었다간 지각할지도 모릅니다. 고개를 숙여 그 사람에게 인사한 당신은 꼭 같은 반 친구인 척을 해달라고 당부한 뒤, 걸음을 재촉합니다. 당신은 뛰다시피 걸으며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합니다. 예상대로 엄마는 당신의 평판이 올라갈 생각에 좋아하며 쉽게 허락을 해줍니다. 생각보다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아 웃음이 나옵니다. 당신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집니다. 걷다 보니 어느새 학교에 거의 도착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지각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은 액땜이었나 봅니다. 오늘 오후면 로봇이 사라진다는 생각을 하니 속이 뻥 뚫린 듯 시원합니다. 당신은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계단을 오릅니다. 문득 당신은, 이 상황을 아직 로봇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로봇이 그 사람을 알아봤다간 당신의 거짓말이 들통날 터이니, 미리 협조를 구해놓는게 좋겠죠. 당신은 시간을 확인하며 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을 꺼내봅니다. 저장해놓은 적도 없는 로봇의 전화번호가 당신의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엄마가 한 일일까요, 아니면 그 로봇이 한 일일까요. 어느 쪽이든 별로 상관은 없습니다. 당신은 로봇의 번호를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아침에 있었던 일 때문인지 로봇에게 전화하는 게 마냥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어차피 시간도 별로 없는데, 그냥 학교 끝나고 집에 가서 엄마가 없는 틈을 타 협조를 구하는 게 나을까요? 당신은 고민합니다. 당신은.... 1. 지금 전화를 합니다 2. 나중에 설명합니다
이름없음 2021/03/08 19:37:25 ID : FgZinWnQk6Z
2!
이름없음 2021/03/10 18:20:41 ID : XvA7y0rgqi7
갱신
◆rzcLapXs9s1 2021/03/11 22:59:21 ID : qnO3xveJXy4
당신은 그냥 나중에 설명하기로 합니다. 휴대폰을 주머니에 다시 집어넣은 뒤, 당신은 학교 안으로 들어갑니다. *** 집에 돌아온 당신은 웬일로 엄마가 집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하늘이 당신을 돕는 모양입니다. 당신은 재빨리 방 안으로 들어가 로봇을 부릅니다. "야!" 로봇은 당신을 돌아보며 미소 짓습니다. "내 이름은 야가 아닌데." 그 뻔뻔한 어투에 짜증이 확 치밉니다. 사람 행세하지 말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지만 당신은 참습니다. 지금은 우선 협조를 구하는 게 먼저입니다. "그래, 그래. 시우야." "응, 무슨 일이야?" 당신이 간신히 토해낸 그 이름을 듣자마자 로봇의 얼굴은 한결 밝아집니다. 괜한 말을 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당신은 애써 쏟아지는 후회를 물리치고 말을 꺼냅니다. "오늘, 내가 네 전 주인을 만났거든?" 로봇은 움찔합니다. 로봇의 입가에는 여전히 미소가 띄워져 있지만, 당신은 단박에 그 로봇이 당황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챕니다. 정적이 찾아옵니다. 당신은 가식으로 가득 뒤덮인 로봇의 눈을 노려봅니다. 할 말을 고르고 있는지 로봇은 눈을 빠르게 깜빡거립니다. "....응, 그런데?" 긴 침묵 끝에 로봇은 태연한 척 대답합니다. 당신은 그 말에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로봇을 계속해서 쳐다봅니다. 분명 무언가가 있습니다. 이 로봇이 자신에게로 팔려오기 전, 그 사람과 로봇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호기심이 마구잡이로 솟아오르기 시작합니다. 물론 당신이 알 바는 아닙니다. 로봇이 묻는다고 곧이곧대로 알려줄 것 같지도 않습니다. 어쩌면 이것 때문에 당신의 협조 요청을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로봇이라면 인간의 명령을 무조건적으로 듣는 게 이치에 맞지만, 이 로봇은 평범한 로봇은 아니니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호기심은 당신을 강하게 압박하고 짓누르고 협박합니다. 지금 당장 로봇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라고 말이죠. 당신은.... 1. 로봇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봅니다 2. 그냥 넘어갑니다
이름없음 2021/03/11 23:15:43 ID : tdyE8qlCrta
일단 물어볼까
이름없음 2021/03/12 18:31:49 ID : leLanvba2ld
1
이름없음 2021/03/13 19:34:30 ID : XvA7y0rgqi7
갱신
◆rzcLapXs9s1 2021/03/20 14:41:37 ID : qnO3xveJXy4
당신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봅니다. "그 사람이랑 무슨 일 있었어?" 로봇의 얼굴은 일그러집니다. 당신은 깜짝 놀랍니다. 가식적이라 할지라도 늘상 웃고 있던 로봇이 이런 표정을 짓는 건 처음 봅니다. 하지만 당신이 뭐라고 할 새도 없이, 로봇은 순식간에 미소를 되찾고서는 평온하게 대답합니다. "아니." "하지만-" "그 사람이 뭐라고 했는지는 몰라도, 취해서 그런 걸 거야. 걔 알코올 중독자거든." 로봇은 당신의 말을 끊고 대꾸합니다. 너무나도 단호한 말투에 기분이 나쁘기보다도 당황스럽습니다. 당신이 할말을 잃고 멍하니 있는 새에 로봇은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당신은 다급하게 말을 던집니다. "야, 근데 너는 어떻게든 주인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로봇이라고 하지 않았어?" 로봇은 다시 시선을 당신에게로 옮깁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엄청 불행해 보이던데?" "내 주인은 너잖아. 그 사람이 아니라." "아니, 그게 아니라. 너도 알았을 거 아니야. 널 팔면 그 사람이 불행해질 거라는 거. 그런데 왜 팔려온 거야?" 로봇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습니다. 무언가 말하려는 것처럼 입을 달싹거리던 로봇은 이내 입을 꾹 다뭅니다. 정적이 내려앉습니다. 당신은 로봇의 대답을 기다리며 로봇의 눈을 빤히 들여다보지만, 로봇은 또다시 얼굴을 돌려버립니다. "내가 봤을때는, 이 대화를 계속 이어나간다고 해서 네가 행복해지지는 않을 것 같아. 달리 필요한 게 있으면 불러줘." 변명임이 분명한 말을 하며 로봇은 책을 고르기 시작합니다. 사람도 아닌 게 변명이라니. 이제는 화를 낼 기운조차도 없어 당신은 한숨을 내쉽니다. 사람 행세를 하는 이 로봇이 괘씸해서라도, 어떻게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캐내야겠다고 당신은 굳게 결심합니다. 어떻게 해야 로봇이 입을 열게 할 수 있을지, 당신은 가만히 생각해봅니다. 1. 전 주인이 로봇을 데려갈 것이라는 말로 로봇을 자극합니다 2. 전 주인이 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3. 변명하지 말라고 합니다 4. 사람 행세 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름없음 2021/03/20 18:21:55 ID : AmMlDzdXAi6
뭐야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이름없음 2021/03/20 21:33:45 ID : lfV9fXs4NAl
1
이름없음 2021/03/22 10:36:24 ID : XvA7y0rgqi7
갱신
◆rzcLapXs9s1 2021/03/31 00:18:00 ID : qnO3xveJXy4
당신은 로봇을 자극해보기로 합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당신은 가볍게 말합니다. "그럼 그 사람한테 널 다시 줘도 괜찮은 거지?" 로봇은 미끼를 덥석 뭅니다. 순식간에 당신 쪽으로 고개를 돌린 로봇의 눈은 휘둥그레져 있습니다. "뭐라고?" "그 사람이 널 다시 보고 싶다고 그랬거든. 그래서 주겠다고 했지. 별일 없다고 했으니까 불만 없지?" "왜?!" 로봇은 거의 비명을 지르듯이 말합니다. 당신은 너무 놀라 뒷걸음질을 칩니다. 로봇도 자신의 행동에 스스로 놀랐는지 입가에 손을 가져다 댑니다. 분위기는 삽시간에 얼어붙습니다. 아무도 말을 하고 있지 않은데도 이상하게 조용한 것 같지가 않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선택을 조금 후회하기 시작합니다. 로봇은 심호흡을 하고 낮은 목소리로 다시 물어봅니다. "....왜?" "왜, 왜냐니. 그 사람이 너무 힘들어 보여서...." 당신은 말꼬리를 흐립니다. 거짓말은 나름 익숙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로봇이 이성을 잃은 모습을 보고 나니 어쩐지 죄책감이 듭니다. 아니, 아니죠. 당신은 방금 들었던 생각을 쫓아버립니다. 죄책감이 들면 안됩니다. 이 로봇은 인간을 흉내내고 있을 뿐입니다. 여기서 죄책감이 들면 지는 겁니다. 당신은 좀 더 강하게 밀어붙이기로 합니다. "왜, 그러면 안돼? 아무 일도 없다며? 남이 행복해지도록 도와주는 게 뭐 잘못됐어? 널 갖고 있어봤자 딱히 행복해지지도 않을 것 같은데." 로봇은 혼란스러워 보입니다. 로봇의 눈에는 온갖 감정들이 뒤섞여 있습니다. 분노, 당혹감, 짜증, 우울. 너무 많은 감정들이 한 데 뭉친 나머지 뭐라고 말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로봇이 가식을 뒤집어쓰고 있었던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다채로운 감정을 숨기고 있었다는 건 몰랐습니다. 당신도 로봇과 함께 혼란에 젖어듭니다. 한동안 가만히 있던 로봇은 이내 고개를 숙입니다. 로봇은 천천히 무릎을 꿇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제발.... 안돼. 안 그러면 안돼? 부탁이야. 뭐든지 할게.... 제발....." 당신은 당혹감에 어쩔 줄 몰라합니다. 로봇이 이렇게까지 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대체 그 전 주인과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당신이 혹시 멋모르고 끔찍한 트라우마를 건드린 건 아닐까요? 어마무시한 죄악감이 당신을 짓누르지만, 당신은 마음이 약해지지 않기 위해 눈을 꼭 감습니다. 이건 로봇이다, 라고 당신은 주문처럼 되뇌입니다. 사람도 아니고 로봇이 상처 같은 걸 받을 리가 없습니다. 트라우마는 더더욱 있을 리가 없습니다. 당신은 말을 신경질적으로 내뱉습니다. "그럼 전 주인이랑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 로봇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입술을 깨뭅니다. 짧게 한숨을 쉰 로봇은 고개를 슬쩍 들어올립니다. "재미없는 이야기인데." "괜찮아." "듣고 우울해질 수도 있는데? 난 행복 로봇이잖아." "아, 됐고. 빨리 말해봐." 당신은 로봇을 재촉합니다. 로봇은 다시금 한숨을 내쉽니다. 이번에는 긴 한숨입니다. 로봇은 자리에서 일어나 힘없이 말합니다. "알았어. 그럼 들어봐." 1. 계속 *로봇의 과거사는 꽤 분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여러 차례에 걸쳐 업로드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사이사이에는 아무 의미 없는 리액션으로 앵커를 채워넣을 예정인데, 전개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하니 아무렇게나 골라주세요.
이름없음 2021/03/31 06:06:46 ID : eE04MqrwJO1
1.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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