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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1/02/05 02:16:18 ID : r88lva6ZeJP
1. 조선 관련 민담 모아서 책내려다가 실패 2. 그래서 여기다 씀 3. 진짜 100% 민담임.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전부 듣거나 쓰인 이야기 검색해도 안나올수 있음 재미있으면 레스좀 남겨줘 ㅜㅜㅜ 혼자 열심히 하니까 외롭다... 다시 연재 시작
귀와 코가 뒤바뀌다 2021/02/05 02:17:04 ID : r88lva6ZeJP
부소(扶蘇)라 불리던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니, 실로 기이하고 사람의 속은 모르는 것이 많다. 여기 현이 아직 없었을 시절에 부소 도체찰사(都體察使)로 부임하던 시기 유후(留後) 시절로, 참으로 기기묘묘하며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졌으니, 그 내용이 이렇다. 휴행 김철염(金哲廉)이 이르기를, 처제 하나가 납월(臘月)에 졸도하여 숨이 끊어진 채로 지나가던 낭객에게 발견되었으니 그 모습이 기괴함이 천간(天干)을 가로막았다고 한다. 귀가 있을 곳에 코가 있고, 코가 있을 곳에 귀가 있으니 이는 한 사람의 것이 아니다. 이비(耳鼻)를 꿰어붙인 그 조잡함이 이를 데 없이 허무맹랑하였고, 단면은 매끄러이 잘려 그 형태를 알아볼 수 있다 전했다. 이를 들은 안전(案前) 이참붕(李叅繃)이 말하기를, "필경 사람의 소행이 아닌 것 같으니 시신을 참(斬)해 반 구는 동진봉(東進鳳)에 고이 묻고, 나머지 반 구는 동쪽 남(男)에 가져다 묻어라." 라고 하였다.
귀와 코가 뒤바뀌다 2021/02/05 02:17:25 ID : r88lva6ZeJP
이것을 들은 김철염이 인간의 도리로써 차마 시신을 참(斬) 할 수 없어, 시신에서 떼어낸 코와 귀는 동진봉에 묻고, 시신은 남에 묻기에 이르렀다. 그러니 섬묘(纖妙)하게도 동진봉에서는 한겨울 까마괴가 울고, 남에서는 피오리가 울었다. 그때서야 김철염이 깨우치기를 "아, 이는 인간의 시신이 아니로구나!" 싶어, 다시 코와 귀를 붙여 그 시신을 참한 뒤 안전의 명을 그대로 따랐다. 그리고 이틀 뒤 안전이 김철염을 육순(陸筍)으로 불러 이르기를, "너가 내 명을 듣지 않았으니 나 또한 처참히 죽겠구나. 김철염을 이와 같이 참(斬)해 아래는 동진봉에 묻고, 목은 남에 묻도록 하여라." 하였다. 김철염이 겁에 질려, "무슨 말씀이시오?, 저는 안전의 명을 필시 따랐을 따름이오. 동진봉의 까마귀가 운 것은 겨울의 바람이 그것들을 몰고 왔음이요, 피오리의 울음은 야인(野人)을 보고 놀란 것이리오다." 라고 하였음에, 안전이 원통하여 읍소(泣訴)를 그치지 못하고 이르기를 아래와 같았다. "동진봉의 까마귀가 운 것은 내 반드시 코가 베일 것음 암시하는 것이요, 남의 피오리가 흐느끼는 소리는 내 시신이 들짐승에게 버려질 것을 뜻하는 것이리로다. 너는 내 말을 듣지 않아, 나를 끝내 죽음에 이르게 하는구나." 이를 들은 김철염 또한 수긍하고, 조용히 목을 내었으니 이 때가 청석(靑石)에서 단사(斷事) 홍은(洪恩)이 일을 맡던 때였다. 후에 안전 또한 역적으로 몰려 홍은의 손에 귀와 코가 잘리고, 들짐승에게 버려졌음에 정말 이와 같았으니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레주 2021/02/05 02:18:12 ID : r88lva6ZeJP
하루에 하나씩 내놓을려고 함. 혹시 들어본 얘기 있다면, 반가워요. 그 지역 사람일 가능성 99%
이름없음 2021/02/05 02:21:59 ID : zPa4Hxu62E7
오..스크랩하고 가야지!
레주 2021/02/05 02:37:58 ID : r88lva6ZeJP
첫날이니까 짧은거 하나만 더할까
각지의 의문사 2021/02/05 02:38:10 ID : r88lva6ZeJP
거창(居昌)에 김준(金俊)의 처 최섬순(崔贍恂)이 경신년 8월에 목을 매어 죽었다. 헌데 그 사인(死因)이 참으로 이상하다. 영천(瀯川)에 있는 뻘뭍나무에 목을 매달고 죽었음에, 그 본가(本家)로부터의 거리가 반 리나 되었다. 시신을 끄집어내니 그 무게가 너무도 가벼웠는데, 재보니 그 무게가 6근(斤)에 살가죽 아래 내용물이 없었다. 발견자 심원균(沈轅勻)이 발견한 것도, 도성에서 시체 빼던 일을 하던 자였음에 간신히 알아낸 것이라고 하는데, 심원균이 말하기를 이런 시신을 두어번 본 적이 있다고 하였다. 이런 천인공노할 짓을 사한 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려지만, 이런 시신이 여러 구 존(存) 한다는 것이 실로 기이하지 않은가?
염희 2021/02/05 03:14:15 ID : r88lva6ZeJP
민간 속설에, 염희(蠱姬) 라는 것이 있는데, 그 머리가 두 개에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한다. 기생 옥주(玉珠)가 조선 성종때 보았다고 하며, 남흥(南興)에서는 머리가 세 개에 눈이 각각 한개라고도 한다. 염희를 만들 때에는 두가지 방법이 있으니, 하나는 직접 육신을 염희로 만드는 것이오, 하나는 남을 염희로 만들어 조종하는 것이다. 그 세세한 방법은 아래와 같다. 자신을 염희로 만들 때에는 우선 군웅(群雄)칼로 홀 목을 얕게 그어, 그 피를 최대한 반우(飯盂 - 그릇의 일종)에 담아 모은다. 그리하면 곧 피가 흘러 넘칠 때 즈음, 반우에 미리 준비한 묘(苗)의 머리를 담아 그 피에 적신다. 그리하면 그것이 묘염(苗蠱)이라는 것이 되는데, 속(速)히 이루면 채 반나절이 걸리지 앉는다. 그 후 만들어둔 묘염을 이틀간 집 깊숙한 곳에 고이 모시면, 이틀 되는 날에 그 주인이 죽는다. 그리하면 그것이 염희가 되어 속세를 떠돌다니지만 그 혼은 묘염을 벗어나지 못하니, 그것을 찾아 으깨버리면 염희는 없어진다. 다른 방법은 남을 이용하여 염희를 만드는 것이니, 이 방법이 실로 잔악하고 무도하여 보통 범인은 따라하지 못한다. 그것이 다른 사람의 목에서 피를 긁어모아 이틀간 묘염을 만드는 것인데, 어린아이의 혼일 수록 더욱 좋다고 한다. 궐지(闕支)에 사는 동후윤(冬厚閏)이 이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자임에, 하루에 수 명의 아이를 모아 가둬놓고 이틀간 그 목에서 피를 뽑아냈다고 하니 이 얼마나 잔악무도한 일인가.
이름없음 2021/02/05 09:43:07 ID : atwLcMp9eFa
민담이라고 하면 대부분 구전되는게 태반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저기 서적으로 남아있는게 꽤 있나보네
이름없음 2021/02/05 10:46:19 ID : uljs5QnCrAm
오 흥미진진 !..! 레주 이제 내일 오는 건가 ?
흑석 2021/02/05 11:27:18 ID : r88lva6ZeJP
인조 원년 7월 사열이견(沙熱伊絹)에서 알 수 없는 괴이(怪異)가 나타났는데, 파견사 류지어(留紙魚)가 지나가던 소자(小子)에게 물으니 그것이 흑석(黑席)이라고 하였다. 이 동리(同里)에서는 이미 유명한 것인데, 죽은 사동(死童)의 원혼이 모이면 만들어 지는 것이라 한다. 그 형상도 기이해 몸을 기괴하게 비트며 움직이는데, 흑안적발(黑眼赤髮)을 가졌다고 하여 어떤 지역에서는 흑구미(黑狗眉)라고도 부른다. 이것을 본 자는 닷 새간 황열(黃熱)에 시달리다 깨끗이 낫는다고 하지만, 참으로 그 모습이 기이하여 닷 새는 더 천고(千苦)를 겪는다. 이에 걸리면 머리가 깨질듯 아프다. 지역 민간에 규몽(叫夢)이란 것이 있는데, 이것이 흑석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몽매(夢寐)라고 하니 참으로 기이하다.
달이 보이지 않다 2021/02/05 11:49:51 ID : r88lva6ZeJP
조선 태조때 을아단(乙阿旦) 동쪽 별퇴(別退)에서 달이 보이지 않았다. 그 지경(地境)에만 들어가면 달이 보이지 않았는데, 묘시(卯時)에 대훈도(大訓導) 황금(黃嶔)이 들어보니 양광(陽光 - 태양빛)은 별 지역과 다름이 없었다. 이것이 세종 3년까지 계속되더니, 이윽고 달이 다시 떴다. 당금(當今 - 당시) 을아단은 태조때 가난함이 극에 달했다 하니, 참으로 기기묘묘한 일이다. 이 지경을 황금이 이르기를, 교봉산(皎峰山)이라 칭하고 4년간 폐산으로 삼아 백성의 모든 출입을 금했으며, 교백(皎栢)이라 하는 나무를 심었다. 이것들이 자라 작은 수목산이 되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길을 잃고 졸사(猝死)하였다고 하여, 후에 다시 모두 베었으니 이때가 세종 때의 일이다.
레주 2021/02/05 15:27:38 ID : r88lva6ZeJP
아 그리고 매끈하지 않은 부분은, 번역이 좀 이상할 수도 있어ㅇㅇ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머니가 남기신걸, 가문 대대로 필사하고 있는데 한문을 잘 모르셨는지는 몰라도 조금씩 뭔가 이상하네. 내가 지금 번역하고 있는 건 우리 아버지가 필사하셨던 글이야. 원래 이런데다 쓸 필요는 없는데.... 묵혀두기도 아깝고 괜히 필사하기도 귀찮아서.
레주 2021/02/05 15:46:03 ID : r88lva6ZeJP
그러니까 아마 대부분은 검색해도 안나올거야. 지명도 안나오는게 몇 개 있는거 같은데... 번역 이상해서 궁금한 사람은 레스 달아줘. 원문 써줌
성산독 2021/02/05 15:55:48 ID : r88lva6ZeJP
북우이(北亏尒) 남쪽으로 5리 하고도 반 되는 곳 깊은 굴에 성산독(城山瀆) 이라 불리는 곳이 있는데, 그 구멍의 준설(浚渫 - 깊이를 조금 과장한 표현)이 끝이 없어 빠지면 나올 수 없다. 인조 14년 이곳에 축(築 - 벽, 여기서는 장판)을 세웠으며 그 너비가 길게 세워 일곱 뭇에 이르렀다. 그 이유는 근교에서 쑥을 캐던 열 두 살 옥부(玉婦)가 떨어져 죽음에 말미삼았다. 그런데 인근 동리(同里) 사람들이 이르길, 밤마다 성산독에서 흐느끼는 울음 소리가 난다는데, 이것이 실로 섬묘하다. 저 멀리 가면 끅끅(漣然 - 눈물 흘리는 소리, 의역) 대며 울던 것이 가까이 오면 깔그락(雅雅 - 웃는 소리, 의역) 대며 웃기 시작하는 것으로, 더욱 섬묘하기를 이것이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하였다. 그 중 아이 소리도 있고, 오래된 장정의 소리도 있으니 동리 사람들 사이에서 홀리지 말라 이야기가 윤체(輪替) 한다고 하겠다.
백병현 2021/02/05 20:10:03 ID : r88lva6ZeJP
영조 원년 삼등군뢰(三登軍牢) 백병현(白炳炫)이 삼등현령(三登縣領) 김눌(金訥) 에게 이르기를, "인간이 된 도리라는 것은, 본디 사지가 잘리고 온 몸이 쇄(碎) 하더라도 군주를 섬기는 것이오." 라 하였다. 그를 들은 김눌이 몹시 분개하며 이르기를, "그렇다면 너 또한 인간의 도리를 지키고 있지 않느뇨? 작만(作晩 -어젯밤) 에 융기(瀜基)가 내게 이르기를, 당장 네놈의 대아(大牙)를 뽑아 사지를 자르고 쇄(碎) 하는 것이 옳다고 하였다." 하니 백병현이 몹시 분통하고 원망하여, "그런 말을 한 자의 혀를 당장 뽑고 눈을 뽑아, 필시 사지를 잘라야 할 것이요. 그런 자를 죽임이 곧 인간의 도리가 아니겠소?" 하여, 김눌이 더욱 분개하여 백병현을 부여잡고 이리 외쳤으니, "백처(白妻) 융기는 네놈의 처가 아닌가? 융기가 이르기를 네가 나의 아내를 몹시 탐하여 욕보임에 고심참담(苦心慘憺)해 내게 이리 일렀던 것이요, 이에 네 사지를 잘라 백수(百獸)의 먹이로 넘길 것이다." 하였다. 이에 백병현의 사지를 잘라 젓갈을 담그고 그 시체를 들짐승에게 넘겼으니, 인간의 간악함과 욕심은 끝내 화를 불러오는 것이다.
기시(奇屍) 2021/02/05 21:26:40 ID : r88lva6ZeJP
은구어(銀口魚) 경어(頸魚) 나는 신동천(新洞川)은 동(冬)씨 가문이 예로부터 멱을 감던 곳으로, 압록으로 흘러들어가는 시신이 셀 수 없이 떠있기도 하여 그 기묘한 시신의 수를 조정에서도 다 세지 못하였다. 이곳에서 물고기 잡던 어간(漁干 - 어부를 나쁘게 이르는 표현) 송음후(宋霪厚)가 묘향사승(妙香寺僧) 비괄(斐栝)에게 일렀던 말이 지금 가창(加倉)에 남아있는데, 그것이 비단 섬묘한 것이 아니다. 괄유헌집(栝喩獻集)에 이르길, 시신이 떠내려옴에 그것을 들춰보면 전부 얼굴과 그 몸에 돌버섯(石蕈) 같은 것이 잔뜩 피어나 있었다고 하였다. 헌데 이것이 서왕모(西王母) 불사(不死)영약이라는 풍문이 돌아, 요근래 들어서는 시신에 얼굴이 없다. 이유하여 인근 백성들이 그것을 떠잡아 얼굴을 쥐어뜯기로 말미삼는데, 먹으면 차차 미쳐가더니 사흘이면 정신을 놓고 죽는다. 그럼에도 풍문에 읍천(邑川)으로 흐르는 기시(奇屍)는 탈이 없다고 하여, 뭇 사람은 읍천의 평훈곡(坪訓谷)에 짐을 싸서 앉아 시신이 떠내려오기를 기다린다. 비괄이 그것을 먹고 미친 자는 보았지만, 비로소 그것을 먹고도 탈이 없음에 기뻐하는 자는 채 보이지 못했다. 이에 벽동군수(碧潼郡守) 홍우익(洪宇翼) 때 평훈곡에 병정을 두어 출입을 금했으나, 금시마저도 압록의 기시들은 빠짐이 없이 얼굴이 사라져 있다고 하니,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이름없음 2021/02/05 22:27:24 ID : A6i2moFa5Wo
와 원문 변역...? 개멋지다 프랑스어하는사람보다 더 간지나
남이장군 2021/02/05 22:35:29 ID : r88lva6ZeJP
속설에서 세조때 장군 남이(南怡)를 환열(轘裂)하였을 때 "내가 죽어 저 하늘 화조(火鳥)가 되어 날아오를 것이오, 저 멀리 날아올라 김용달(金用達)을 찢어놓을 것이다." 라고도 하였다. 헌데 이것이 참으로 해괴한 것인지, 그 후 김용달이 첨공(尖公) 이극준(李極準)을 만나 이르기를, "나는 반드시 몸이 찢겨 죽을 것이다." 하였는데, 그날 이극준의 꿈에 김용달이 거뜬 튀어나오더니 그 몸이 큰 불새(火鳥)에게 잡아먹혀 온 몸이 찢겨졌다. 이극준이 발한(發汗)을 하며 일어나 김용달에게 전언을 하니 이미 김용달이 그 집에서 멀리 떠난 후였다. 또 그곳에 김용달이 채전(彩牋 - 편지지)를 남기기를, 이와 같았다. [그대의 호가 첨(尖 - 날카로운 검을 나타낸다)공이니, 나는 필경 그대의 손에 몸이 찢겨 죽을 것이오. 하지만 그대를 탓하지 마시게나. 나의 다른 이름 또한 천택(天澤 - 하늘의 못으로 해석한다) 임에, 남이가 날아올라 화조가 되어 천택을 찢을 것을 깨달았소이다.]
남이장군 2021/02/05 22:35:46 ID : r88lva6ZeJP
이를 본 이극준이 감탄함과 동시에 읍소(泣訴)하며 외치길, "용달이여, 나는 필경 너를 죽이지 않을 것이다. 하늘은 어찌 이리도 쉽게 의인을 버리는가." 하고 다짐했으매, 그것이 세조 14년의 일이라 하였다. 그리고 때가 지나 이극준이 고안(苦安)에 떨다 못해 김용달이 있는 박연수(朴淵水)에 찾아가 이르기를, "내 호의 첨공(尖公) 중 공(公)은 함께하는 공이요, 내가 그대를 버리지 않는다는 방증(傍證)이 아니겠나? 마음을 놓고 나와 같이 술이나 한 잔 하도록 합시다." 하였다. 이에 김용달이 안심하여 이극준의 집에 이르러 술을 하는데, 김달용이 거하게 취해 이극준에게 말하기를 "어찌 나를 죽이지 않겠다고 다짐할 수 있겠소? 나 그대가 증거할 때까지 이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겠소이다." 혹 거하게 취한 이극준이 칼을 들더니, 그 칼로 자신의 배를 찔러보이겠다며 "잘 보시오, 이것이 나의 증거가 아니겠나." 하며 칼로 자신의 상복(上復)을 크게 찌르고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이극준이 깨어나보니, 김달용은 자신의 검에 무참히 난도질당해 형태조차 알 수 없는 주검이 되어 있었던 것인데, 그 검의 이름이 기묘하게도 화봉(火鳳 - 봉황) 이라 하였다. 그 후 이극준은 눈물을 한 넉 자 유일(流溢) 하고는 "하늘은 정녕 의인을 둘이나 버리는 것이로구나!" 하며 스스로 목을 매달았으니, 참으로 기묘한 일이 아닌가?
이름없음 2021/02/05 22:58:58 ID : XusnQoMlCqm
멋있다!!! 보고 있음!!!
방자견 2021/02/05 23:40:57 ID : r88lva6ZeJP
성종 3년 9월 서산(瑞山) 사는 환촌(歡村) 기생 방자견(房子繭)이 매종(眛踪 - 행방불명) 되었는데, 시신을 찾기를 각기 다른 판천(板川)에서 발견되었으니, 이 시신을 수거해 고이 매장하였다. 시신은 열 두 구로 거열(轘)되어 세 구는 주변 무명천(無名川)에서, 일곱 구는 율곶(栗串) 동쪽 1리 반 복공림(僕恭林)에서, 두 구는 고구(高丘)로 가는 임로(林路)에서 발견되었다. 이 중 무명천의 시신은 기묘하다 못해 잔악하여 큰 책보(冊褓 - 책보자기)에 감싸진 채로 어찌나 구타하였는지, 거의 곤죽이 되어 있었음이다. 기이한 것은 같은 기생방(歡村)에서 실로 네 명이 같은 수법으로 죽었다는 것이오, 그 진위는 알 수 없다 하였는데 모두 열 두 구로 거열되어 있었다 하였다. 이에 분개한 주민 넷이 야인(野人) 박곤세(朴坤世)를 잡아 때려 죽였으나, 박곤세 이후로도 같은 수법의 시해가 있다 하였다. 동해미(東海美)에서 파견한 자가 이를 찾으러 갔음에, 같은 방식으로 찢어짐이 되었다. 기생 방자견은 평소 호호(好好)하다고 후문(後聞)이 나 있었다고 하니, 이는 실로 기묘한 일이라 한다.
김긍익전 2021/02/06 00:39:03 ID : r88lva6ZeJP
현종 때 오부장(五部將) 김긍익(金亘翼)이 그 처소에서 게식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이봉(李蜂) 이라는 자가 김긍익의 처소에 거하여 게식하던 김긍익에게 이르기를, "저는 웅원(熊元) 평룡천(平龍川)에서 나고 자란 자이온데, 차마 굶주린 몸을 거느릴 수 없어 실례를 무릅쓰고 이곳에 들게 되었습니다." 하였으니, 김긍익이 이를 긍휼하고 신묘히 여겨 들고 있던 단사와 표음(簞食瓢飮 - 변변찮은 음식)을 건네자 이봉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하였다. "통탄스럽게도 저는 동신(東神) 사망영후(蛇蟒靈侯)에게 저주를 받은 몸이니, 그 인간의 음식을 먹지 못하옵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귀공의 먹음직스러운 팔 하나를 가져가도 되겠습니까?" 이 해괴망측한 망언을 들은 김긍익이 이를 또 호탕히 여겨 이르기를, "좋다. 내 팔을 가져가 보거라." 라고 하였는데, 눈 깜짝할 새에 이봉과 함께 김긍익의 오른팔이 찢어져 날아가매, 그 모습이 마치 살아있는 것만 같았다. 이에 김긍익이 놀라 팔을 부여잡고 이봉을 불렀지만, 잔악한 희소만이 들림에 사흘 뒤 그 팔부터 썩어서 죽었다 하니, 실로 기이할 따름이다.
이름없음 2021/02/06 16:23:29 ID : AnVglA3TQnw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1/02/06 19:03:37 ID : Bgi9y2Hvbdz
당신 빨리 레전드 가야지 모하는거야 그런의미로 추천 누르고 간다 꼭 민담 아는거 다 적어줘ㅠㅠㅠㅠㅠ너무 재밌어ㅠㅠ
이름없음 2021/02/06 19:06:45 ID : PeK7s9zdTQn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1/02/06 19:09:44 ID : Co2Gk4Gnu9y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1/02/06 20:37:59 ID : upXxXupO9un
어...혹시 https://m.fmkorea.com/3373324961 여기 글도 레주가 쓴거야?
이름없음 2021/02/06 21:17:05 ID : r88lva6ZeJP
ㅇㅇ 맞아. 이건 그 익명성? 위반에 걸릴까봐 일부러 안가지고 왔었어. 닉 -검열- 이야.
이름없음 2021/02/06 21:18:06 ID : r88lva6ZeJP
일단 인증 삭제
야인 윤오회 2021/02/06 21:19:32 ID : r88lva6ZeJP
야인(野人) 윤오회(尹午會)는 도성 사는 자인데, 스물 넷 먹은 이후로 12년간 성종 때까지 흙만 먹으며 살아왔다. 내섬시(內贍寺) 최한(崔漢)이 술 대신 갯물(川水)를 마시고, 냉토(冷土)를 벗삼아 자연을 윤회하니 이것이 참 인간의 상이 아닌가 하였다. 그런고로 윤오회가 거하는 관가(罐家)에 몰래 찾아가 그 실물(實物)을 만나뵈었는데, 그 피부와 얼굴이 검붉어 흙과 다름이 없었으니, 실로 놀랄 따름이었다. 최한이 매우 놀라며 윤오회에게 말하길, "어찌하여 자네는 흙이 되었소? 검붉은 살갗은 적토(赤土)와 다를 것이 없고, 길게 늘인 머리칼은 진뻘과 다름이 없구려." 하였다. 그러자 윤오회가 읍소하며 비통히 말하길, "금해 흉년이 들었으니, 땅이 쩍쩍 갈라져 먹을 흙조차 없습니다. 소백산(小白山) 소나무들의 울음이 여기까지 들려오니, 나라도 흙이 되어 그것들을 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고는, 한 줌 흙이 되어 흘러내렸다. "아, 정녕 윤오회는 신선이로구나." 라고 깨달은 최한이 그 한 줌 흙을 거리에 뿌리니, 뭇 사람이 나와 그것을 주워먹었다고 하였다.
설녕 2021/02/06 21:40:43 ID : r88lva6ZeJP
함안(咸安)에는 기이한 음식이 있는데, 어린아이의 뼈를 토막하여 푹 삶아 그것을 사흘간 익히는 국물 음식이다. 그 이름도 기이하여 설녕(偰濘)이라 하였으며, 설녕의 설(偰)은 맑고 고운 죽을 뜻하는 것이요, 녕(濘)은 어린아이를 삶는 모양이라 하였으니, 참으로 잔악무도한 악습임에 분명하다. 조리법은 그 지역마다 다른데, 병곡(竝谷)에서 설녕을 만들기를, 두어살 아이의 넓적다리뼈를 크게 잘라 고우면, 그 물렁함(融融)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서안도(西安道)에 이르러, 끝자락 반 리에 나아가면 이를 쉽게 볼 수 있으며 거기서는 어린아이의 발바닥 뼈를 섞어 넣기도 하였다. 이를 각종 산나물과 함께 끌이면 설녕옹(偰濘蓊)이란 것이 되는데, 더욱 부드러워진다. 다만 지역 백성이 이르기를 아이의 뼈 대신 몇년 묵은 백구(白狗)의 뼈를 넣기도 하는데 이것은 가짜 설녕이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백구의 뼈를 대신 집어넣는 곳이 태반이라 하겠다.
이름없음 2021/02/06 21:46:10 ID : y2LdU6i7bu6
익명성 위반 땜에 날아갈 수 있으니까 인증한 건 지워 줘 스레주!!!!
이름없음 2021/02/06 22:06:12 ID : r88lva6ZeJP
완료. 고마워
이상한 자 2021/02/06 22:10:36 ID : r88lva6ZeJP
정평도호부(定平都護府) 독산(禿山)에 기기묘묘한 자가 김영돈(金永敦)에게 나타나 자신의 행적을 스스로 물었는데, 그 내용이 참으로 이상하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인지 기억이 전연 나지 않으니, 귀공께 부디 도움을 청하오. 나는 여기서 서쪽으로 삼 리 후산(後山) 뒷뜰에 묻혀 있던 자인데, 그 전의 기억이 없소." 하기에 김영돈이 묻기를, "거, 무슨 연유로 그 산에 묻혀있으셨소? 우선 들어보기를, 서쪽으로 삼 리면 그곳에는 마을이 없다네." 하니, 그 자가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김영돈을 향해 재차 그곳을 확인해 줄 수 있겠느냐 물었다. 김영돈이 그 말을 듣고 이르기를 "그대 기억을 잃었다기에 내 같이 가보기는 하오리지만, 그곳은 이미 버려진 폐성(廢城)이네." 재차 말하였지만 묵묵부답이기에 이를 이상히 여겨 그 자리에서 출거(出去) 하였다. 또 다시 생각해보니 이 일이 기묘하여, 김영돈이 후에 그곳으로 가보니 거기에는 잔뜩 부패한 시신들이 널려있었는데, 그 시신들의 머릿수만 세어도 사람 스물여덟에 짐승 열 하나였다. 그 놀람 중에 시신 하나를 들춰보니, 그 모습이 부패하기는 하였어도 실로 그 자의 얼굴과 같았음에, 김영돈이 사람의 짓이 아님을 그제서야 깨닫고 속히 도망쳤다고 하였다.
사면이 2021/02/07 03:17:20 ID : r88lva6ZeJP
근래 홍원(洪原)이라 불리는 지역에서 큰불이 났음에, 그 원인읗 알 수 없다. 관(官)에서 시신을 수거해 수레에 담았는데, 그 수가 모두 네 구로 전부 붙어있었다. 해괴한 것은 시신이 전부 눌러붙어 흑색으로 거뭇거뭇이 타 있었다는 것이요, 시신 중 두 구는 상체(上體)와 하체(下體)만이 눌러붙어 있었다. 그 시신이 둥글고 모난 것이 몹시 기괴하게 생겨 거리에 두고 이틀간 전시하였으나, 곧 옆집 홍판석(洪販夕)의 집에 다시 불이 붙어 전부 불타 없어졌다. 이것을 보고 좌원(坐源)이 이르기를, "옛말에 불이 붙으면 엉키고 섥히라는 말이 있는데, 그리하면 화를 피한다 하였으니 이것이 그게 아닌가 한다." 하였다. 일전에도 시신 세 구가 서로 뒤엉킨 채로 발견되었다 하는데, 함흥(咸興) 민간에서 이르는 사면이(四面餌)가 이것이 아닌가 한다.
방흠산 2021/02/07 14:03:48 ID : r88lva6ZeJP
실로 기이한 일이 인조 때 있었으니, 그것이 인조 원년의 일이다. 열여섯 덕(德)이라는 여인이 다소(多所)에 살았는데, 매종(眛踪 - 행방불명) 된지 사 년 만에 근교 작은 산인 방흠산(房欽山)에서 발견되었음에, 그 모습이 수척히 말라 형태를 알아볼 수 없었다. 그것마저 간신히 자신의 이름만은 기억하고 있어 신분을 알아낸 것이므로, 가족에게 돌려보내고 며칠 뒤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덕이 생전에 말하기를 방흠산 아래 작은 오두막에서 밤만 되면 연기가 피어오르나, 산 바깥 어디로 가든지 그 오두막으로 돌아오게 되었다고 하였다. 허나 누군가 거하는 것도 아니요, 진수성찬이 있는 것도 아니니 이 년을 잣 껍질을 먹으며 버텼고, 또 이 년을 죽청(竹淸 - 대나무 속의 물 혹은 그냥 약수)을 먹으며 버텼다 하였다. 이에 사 년 하고도 이틀 되는 날에 겨우 그곳을 빠져나왔는데, 산에 낮이 없고 어두컴컴한 새벽만이 존재한다 하였다. 기묘한 것은 덕이 쇠사하고 그 아비 겸자(謙子)가 방흠산을 쥐잡듯 돌아다녔으나, 그런 오두막은 보이지 않았음에, 그 자리에 오직 작은 굴만이 메워져 있었으니 실로 기이한 일이다.
이름없음 2021/02/15 17:44:12 ID : dPfU0k7fdRD
ㅂㄱㅇㅇ! 넘잼난당
성논이 2021/02/15 18:18:56 ID : r88lva6ZeJP
청파(靑坡) 이육(李陸)의 아들 이영(李岭)이 후집(厚集) 기록에 주석을 남기기를, 이제 열 여섯 되는 이사신(李史愼)의 처 성논이(成論二)만한 기녀(奇女)가 없다 하였다. 성논이는 속설에 그 음탐(淫貪)함이 극에 달하는 여인이었음에, 그 미혹됨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뭇 남자의 수를 차마 다 셀 수 없었다. 그 중 백기(栢起) 라는 장정과 간통하여 이사신에게 들켰으나, 이사신 또한 성논이의 음탐함에 깊이 빠져 채 성논이를 내치지 못하였으니, 참으로 간악한 여자라고 하겠다. 허나 이사신이 매우 분개하여 백기를 수십 대 때리고 저 멀리 내보냈는데, 그 이후 성논이가 밥을 들지 않고, 물 또한 마시지 않았으며 이사신 또한 홀연히 어디론가 사라져 보이지 않게 되었다. 결국 성논이가 먹지 못해 굶어죽으매, 성논이가 홀로 거하던 곳은 필시 폐가가 되어버린 바, 태종때 그 괴가(怪家)를 허물러 장정 셋을 보냈으나 전부 겁에 질려 돌아왔다. 그 이유를 물으니, 장정 하나가 답하기를, "그곳에 몸이 묶여 움직일 수 없는 남자가 셋 있었사온데, 깜짝 놀라 그 모습을 살피니 하나는 눈만 있고, 하나는 코만 있으며, 하나는 귀만 있었수다. 그 모습이 필시 이사신과 다르지 않았으매, 채 건드리지 못하고 그냥 왔다오." 하였음으로, 그것을 그대로 두었다.
이름없음 2021/02/15 18:20:00 ID : r88lva6ZeJP
한동안 설이라 안올렸네
이름없음 2021/02/20 23:49:22 ID : nVe3QtwK7ze
나 이거 정주행 중이야 ㅠㅠ 보는 사람 적은 거 같다고 기죽지 말고 열심히 써줘!!
이름없음 2021/02/21 15:57:15 ID : JXusmNvwoHB
너네 가문에 내려오는 전통이라고?? 문학적으로도 사학적으로도 가치 있을 텐데 원본 민속학이나 설화 연구하는 데에 가져가봐야 할 것 같음 별개로 다 흥미롭게 읽었어!!
이름없음 2021/02/21 16:34:00 ID : 1g47xXBxQk7
잘 읽고 있습니다. 귀종한 정보를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러한 글을 읽을 수 있는 곳이 한정적 이라 더 와닿네요
이름없음 2021/02/21 17:02:13 ID : U1zPdyLdSMl
와 재밌다!!!!!!!!!!!!!!
곽기수와 걸인 2021/02/21 21:40:15 ID : r88lva6ZeJP
의성(義城)이라는 곳 산다는 걸인이 강진(康津)의 곽기수(郭期壽)를 찾아왔는데, 몸에 잔뜩 붉은 지네(赤蚣)를 걸치고 왔다. 팔 하나가 없는 걸인이 움직일 때마다 지네가 바닥치레에 떨어져 꾸물거렸으매, 곽기수가 이르기를 "너는 어인 일로 나를 찾아왔느뇨? 보아하니 평범한 사람은 아니요, 죽을죄를 지어 팔이 없는 것도 아닌 듯 한데, 그 몸 가득히 흉흉한 지네가 가득하구나." 그러자 걸인이 이르기를 "저는 본디 팔이 썩어서 그것을 잘라버린 자이온데, 잘린 팔에서 계속하여 지네가 나옴으로 잠조차 제대로 잘 수 없습니다. 이에 죽음이 무섭지 않으니, 부디 저를 가엾이 여겨, 이 못난 몸뚱아리를 찢어주실 수 없겠습니까?" 하였다. 이를 들은 곽기수가 자신의 무력함에 탄식하며, 누명을 씌우매 도원사(都元帥)가 그 걸인을 잡아다 죽였다. 허나 걸인이 찢겨 그 자리에서 수많은 지네가 되니, 필시 이 걸인은 아직도 수 마리의 지네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로다.
써놈 2021/02/21 21:41:44 ID : r88lva6ZeJP
안믿을까봐 위에건 원문 써놓는데, 문법 겁나 틀려있어. 모르는 글자도 있고. 문법 틀린 부분은.... 왜인지 잘 모르겠네. 너무 대놓고 틀려있어서. 一乞擇(?)居於義城, 訪來康津郭期壽, 赤蚣裝之, 無肱之?, 時乞趡始, 赤蚣落落底空而?爲蠖蠖, 郭曰, 豈可訪來吾, 看來不世人, 只無肱之因至(?)論罪焉. 豈可裝兇蚣. 乞曰, 我斬肱之因黑病者也. 不得已未夢, 因出之也. 乃寃願裂死, 裂劍?下乞身乎. 乃郭嘆失力, ??蒙醜名, 都元帥捕殺其乞也. 乞受裂形, 爲多赤蚣於其所, 而必乞者生住以蚣焉.
이름없음 2021/02/21 22:56:18 ID : 1yJVe6rxO3w
스레주 이거 다른데로 가져가도 괜찮아?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읽고 싶어 만약 불편하다면 그냥 둘게
이름없음 2021/02/21 23:29:34 ID : r88lva6ZeJP
당연하지. 어디 가져가든 오케이
이름없음 2021/02/22 12:35:54 ID : r88lva6ZeJP
혹시나 해서 말하는거지만, 누구든 어디든 어디로든 가져가도 좋아. 막 퍼가줘.
임병술 2021/02/22 20:15:00 ID : r88lva6ZeJP
옛적 아바이 시대에 임병술(林昺?鉥)이라는 자가 살았는데, 언제선가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겨 이를 행(行 - 직접 실험) 했다. 방법인즉 방내(房內)에 썩고있는 동물의 시체를 가져다 놓고, 사람이 들어가면 그 문을 잠가버리는 것이니, 그 문 또한 한번 들어가면 쉽게 나올 수 없이 설계되었다 하였다. 그리하면 사람이 며칠 안에 미치는데, 결국 먹을 것이 없어 썩은 시체를 뜯어먹게 된다. 임병술이 여기까지 몰래 훔쳐보고 슬그머니 문을 열고 들어갔지만, 그 자는 임병술을 바라지도 않은 채 계속해서 시체를 뜯어먹었다. 이에 임병술이 시체를 치우니, 나갈 생각조차 하지 않으며 그저 썩은 시체만을 탐할 뿐이었다 하였다. 이에 임병술이 극히 깨우치기를, "인간 또한 결국 짐승의 본성을 타고났도다. 짐승이 인간이고, 인간이 실로 짐승이로구나!" 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다. 그 이후 임병술은 짐승을 절대 입에 대지 아니 하였는데, 이는 인간이 인간을 먹음과 다름이 없기에 이유하였다. 인간이 짐승이고 짐승이 짐승이 아니게 되니, 이는 참으로 기기괴괴한 일임에 분명하다.
훙훙 2021/02/22 20:24:16 ID : r88lva6ZeJP
요근래 조선에 들여온 짐승 중에, 훙훙(顭顭) 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이것이 훙훙 하고 울기에 붙여진 이름인데, 본토 말로는 흥융성호(興融星虎)라 하였다. 이것은 눈이 크고 목이 짧으며, 큰 메뚜기(大蝗) 같은 모습에 그 몸 가득 털이 달렸다. 본래 대국(大國)에서 사람을 먹기에 들여온 것이라 하는데, 정작 그 모습을 본 자는 아무도 없다. 그럼으로 이것이 항간에 떠도는 소문인지, 실로 존(存)하는 것인지 알 도리가 없음에 분명하니, 실로 기묘한 소문이라 하겠다.
이름없음 2021/02/26 19:15:33 ID : rBBzcIHAZcn
레주 언제 와?ㅜㅜ 기다릴게
이름없음 2021/02/26 19:33:54 ID : Ns4LbyFg3TO
맞아 ㅠ ㅠ 계속 보고 있어 스레주~!!
이름없음 2021/03/06 13:20:51 ID : zgqlu3Co1xy
재미따재미따
이름없음 2021/03/09 13:38:29 ID : y3Ph9fWmFbd
집에 우리나라 전설 잔뜩 적힌 책 있는데 여기 이야기들 있나 찾아봐야지. 책이 낡고 양도 많아서 목초로 제목이랑 지역 위주로만 찾아볼 테지만.. 못 찾겠다.
이름없음 2021/03/13 14:19:28 ID : zgqlu3Co1xy
기다리고 있엉!!!
이름없음 2021/03/13 17:47:19 ID : 01bdxvjAmHD
너무 재밋어 스레주! 혹시 왜 책으로 안냈는지 물어봐도 될까?? 진짜 흥미롭고 재밌는데 이해가 안돼서ㅜㅜ 혹시라도 말하기 불편하면 그냥 스루해도 돼!!!
이름없음 2021/03/20 13:07:37 ID : r88lva6ZeJP
여기서 북쪽으로 24리를 걸으면 속된 말로 심채(沈菜)란 곳이 있는데, 그 이름에 유래가 있다. 세종 때 심씨 어행(沈氏於杏)이라는 자가 함흥에 살았다. 어행은 옛적부터 빙행(憑杏)이라는 나무에 살던 신선이라 하여 붙은 이름이니, 고려 호속(虎粟)이라는 자의 기록에 처음 등장한다 하였다. 어행이 세종 적에 어떤 풍문을 들었는데, 그 내용이 아래와 같다. "왕의 귀가 뚫리지 않아 백성의 말을 듣지 않으니, 실로 귀 막힌 백서(白西)의 때와 같구나!" 어행이 이것을 듣고 "세상이 망할 징조로다." 하며 스스로 귓구멍을 뚫어 실을 엮고 나무에 매달렸다. 그 후로 그 나무에서 나물이 자라나기 시작했는데, 그 이름이 심채(沈菜)라 한다. 초록 빛이 도는 야채로, 근리 주민들이 이것을 캐먹으며 말하기를, 이와 같이 노래부른다. "어행이야 어행이로다! 심씨 죽고 나물났네, 어행이야 어행이로다!" 고로 지금 함흥에서 도는 어행야(於杏也)는 이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름없음 2021/03/20 13:07:52 ID : r88lva6ZeJP
아빠가 반대. 가보라나 어쩌라나...
죽훈 2021/03/20 13:08:14 ID : r88lva6ZeJP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도는 것이 있는데, 죽훈(竹熏?)이라는 것이다. 검은 대나무(烏竹)로 만든 재갈을 입에 물고 통대나무(胡竹)를 양 손에 든 뒤, 미친듯이 춤을 춘다. 그리하다보면 입에 침이 고여 흐르고, 손은 가지에 찔려 피가 흐르는데, 상관치 않는다 하였다. 몇몇은 피가 흐름과 동시에 이를 멈추나, 혹자는 실로 광인(狂人)이라도 된 듯이 낄낄 웃어대며 춤을 춘다. 영해(寧海)에서는 이것을 더욱 심하게 하는데, 산성진산(山城進山)에 모여 수십이 다 함께 춤을 춘다. 여기서는 거무칙칙한 가면을 쓰고 놀음을 한다 하였으니, 참으로 세상이 검고도 검다.(黑黑焉.)
이름없음 2021/04/23 09:53:59 ID : 9eMp9g0oGnA
재밌어서 벌써 다 봤네. 스레주 이제 안와?
이름없음 2021/06/13 02:19:40 ID : jfO3Dy1yE9s
보고 있어 스레주!! 기다릴게
이름없음 2021/06/13 04:42:06 ID : 9tg2NurcJSG
와 최고야 너무 재밌어!
이름없음 2021/06/27 19:06:33 ID : Wkso2K2KZeH
와 진짜 귀한글이네.. 세조때 기록도 있다니 ㅎㄷㄷ 완전 흥미롭다
이름없음 2021/06/27 19:14:05 ID : txSHzWjimE9
문화적으로 굉장히 가치 있는 글 아냐? 진짜 어디 연구소에서 연구해야 할 거 같은 느낌이다..
이름없음 2021/07/11 21:44:07 ID : zalg5cHBdUZ
와 진짜 최고다 스레주 다시 와줘ㅠㅠ 다른 민담도 더 듣고 싶어! 스레딕에만 있기엔 아까울 정도로 가치 있을 것 같은데 들을 수 있어서 좋다ㅎ
이름없음 2021/07/12 12:42:49 ID : zgqlu3Co1xy
그닉관...
이름없음 2021/07/12 13:48:00 ID : bbhdXupU2HC
혹시 연성 蓮城 이나 안산군 安山郡 의 내용은 안 나오나... 내가 사는 지역의 조선시대 이름인데 나왓으면 좋겠다
이름없음 2021/07/13 00:17:48 ID : teINvvcoHBh
오 재밌다...대박
이름없음 2021/12/08 12:59:21 ID : 2Gtz87dU5cL
이거 너무 재밌는데 이제 안 올라오나 ㅠㅠ
이름없음 2021/12/10 23:08:29 ID : 9eMp9g0oGnA
그니까! 스레주 안돌아오려나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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