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사귄 여자친구랑 헤어진지 일주일째 되는 날이야. 3년 사귄만큼 그 기간동안 권태기도 여러번 극복했고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그만큼 화해도 많이 했지만 지치고 관계가 변하는건 답이 없더라.
정인지 사랑인지 헷갈린 시간이 오래 됐는데도 서로 못놓고 있다가 결국 정리하기로 하고 헤어졌어. 헤어지고 하루 이틀동안은 현실감각이 없더라 진짜 헤어진게 아닌거 같고 그냥 여자친구 어디 놀러보낸 기분이었어. 솔직히 약간은 후련하기도 했어 앓던 이를 뽑은 거 처럼. 근데 점점 헤어졌다는게 실감 나면서 미칠거같아.
혼자 멍때리다가도 '아 여자친구한테 카톡 와있을텐데 답장해야지' 하는 생각에 급하게 휴대폰 확인하고 아무 연락 없는 카톡창 보고 헤어진거 한번 더 실감하고 그래. 우울해서 샤워라도 하려고 화장실 가면 거기서 같이 양치하고 장난친거 생각나고 밥 먹으려고 해도 주방에서 망한 요리 서로 먹여주면서 놀던거 생각나고 그래서 밥도 못먹겠다. 애들이 술이라도 마셔보고 담배라도 피워보라는데 술도 담배도 걔가 싫어해서 끊은지 한참 된거라 다시 입에 대기도 꺼려지고. 헤어진게 실감나고 나서는 너무 힘들어서 다시 잡을까 생각도 해봤는데 그렇다고해서 다시 관계를 회복시킬 자신도 없었어. 그래서 그냥 힘들다는 생각을 억지로 덮어두고 지내다가 노래라도 들을까싶어서 플레이 리스트 들어갔는데 여자친구 취향의 음악만 넣어 놓은 플레이 리스트 보고 한참 울었다 그 타이밍에 그런식으로 또 실감하게 될줄은 몰랐는데..
원래 헤어지면 이렇게 힘든건가? 내가 제대로 된 연애가 처음이었어서 더 그런가. 마음을 어떻게 잡아야될지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