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불안한 요소가 너무 많아
내용이 너무 생생하고, 어떤 여자애랑 같이 지하철 타고 어디 가는 도중에 꿔서 불안해.. 거의 1000만원 가량 되는 돈도 주웠거든..
ㅈ된 건 아니겠지?? 그냥 개꿈이었으면 좋겠다
수정) 지하철 아니라 버스였어. 운전사는 보이지 않고, 나랑 그 여자애 둘만 있는 버스.
이름없음2021/02/10 19:07:48ID : 6panu8jeJPj
아무도 안 물었지만 꿈 기억나는 만큼 풀어볼게
꿈에서 난 그 세계 속 아빠를 죽였어
철제로 된 하얀 테이블로 머리를 내리쳤고, 그대로 즉사했어
이름없음2021/02/10 19:08:28ID : 6panu8jeJPj
그 때 상황이 아마 아빠가 날 죽이려했거나 엄청 두들겨패려고 했었을 거야
난 거기서 죽을까봐 아빠를 먼저 죽였고
이름없음2021/02/10 19:09:18ID : 6panu8jeJPj
그대로 경찰에 신고해서 자수하면 아마 정당방위로 인정됐을 수도 있어
그 현장이 엄청 참혹했거든
근데 눈 부릅뜨고 죽은 그 아빠의 얼굴이 너무 생생해서 나도 모르게 도망쳐버렸어
이름없음2021/02/10 19:11:01ID : 6panu8jeJPj
돈이랑 가벼운 옷가지 챙기고, 핸드폰은 꺼두고 바로 나갔던 걸로 기억해
한참 걷다가 내가 다니는 학교 근처의 역 쪽에서 어떤 애를 만났어
숏컷에 나름 예쁘장하게 생긴 애였는데 얘가 묻더라
집 나왔냐고
이름없음2021/02/10 19:12:16ID : 6panu8jeJPj
잘 기억은 안 나는데 나왔다고 했나, 아빠 죽이고 도주중이라 했나.. 암튼 집 나왔다고 했어
근데 애가 되게 덤덤하게 그렇냐고 물으면서 자기랑 다니겠냐고 물었어
손해될 건 없었으니까 알겠다고 했지
이름없음2021/02/10 19:14:12ID : 6panu8jeJPj
내가 그 애한테 어디 가냐고 물으니까 걔가 주점으로 간대
노래방 주점 같은 곳이었는데 몸도 파는 그런 곳이었어
돈이 없어서 일하려고 그쪽 간다더라
이름없음2021/02/10 19:15:46ID : 6panu8jeJPj
몸을 팔긴 싫은데 어디로든 도망가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니까 나도 그쪽에서 면접을 보기로 했어
어느 계단을 타고 지하로 내려가니까 붉은 조명이 가득한 노래주점이 나왔어
사람 한 명 없고, 벽지나 바닥이나 모두 붉은 그런 곳이라 오싹한 기분이 들더라
이름없음2021/02/10 19:16:55ID : 6panu8jeJPj
그래서 그 친구랑 어떡하지 이러고 있는데 어떤 아줌마가 나오더라
긴 파마머리를 옆으로 늘어뜨리고 화장을 짙게 한 아줌마였는데 누가봐도 포주 같은 느낌이었어
이름없음2021/02/10 19:19:11ID : 6panu8jeJPj
아줌마가 나랑 친구보고 면접보러 왔냐고 물었어
조금 무서운 인상이라 좀 쫄았는데 티내진 않고 맞다고 했지
숏컷 여자애는 바로 들어갔고, 난 외모가 좀 그래서 청소부? 같은 걸로 취업했어
이름없음2021/02/10 19:21:17ID : 6panu8jeJPj
그렇게 거기서 지내고 있는데 뉴스에 내 신상이 뜨더라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10대 여성 도주" 이런 식으로
그 뉴스를 보고도 아줌마랑 여자애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그냥 담배 피면서 있고 싶은 만큼 있다가 가라고 하더라
되게 툭 던진 말이었는데 그 말이 참 와닿고 고마웠어
이름없음2021/02/10 19:23:05ID : 6panu8jeJPj
그렇게 나름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었어
아빠를 죽였다는 죄책감 하나 없이
하지만 여기도 계속 있으면 언젠가 들킬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난 숏컷 여자애한테 같이 도망가자고 했어
이름없음2021/02/10 19:24:54ID : 6panu8jeJPj
근데 걔가 싫다더라
여기서 돈도 충분히 벌고 있고 자긴 그 범죄랑 상관없는데 왜 자기도 데려가냐면서 화를 냈어
지금 생각해보면 되게 당연한 일인데 그 땐 혼자가 되는 게 너무 무섭더라
친구한테 사정사정을 해서 겨우 설득을 했어
그리고 저녁에 몰래 주점을 빠져나가자고 했지
이름없음2021/02/10 19:27:01ID : 6panu8jeJPj
아 새벽이었다. 헷갈렸네
아무튼 새벽이 되고, 우리는 살금살금 주점을 나가려고 하는데 카운터에 엄청 많은 현금뭉치가 놓여져있었어
대충 어림잡아봐도 1000만원은 될법한 많은 돈이었어
이름없음2021/02/10 19:27:47ID : 6panu8jeJPj
그 현금다발 뭉치 위에 쪽지가 놓여있더라
아껴서 잘쓰라고 적혀있었어
그걸 보자마자 아줌마가 우릴 위해 갖다놓은 거란 걸 바로 눈치챌 수 있었어
이름없음2021/02/10 19:29:39ID : oNxSL84ILan
ㅂㄱㅇㅇ
이름없음2021/02/10 19:30:16ID : 6panu8jeJPj
그렇게 돈을 챙겨들고, 나랑 친구는 주점을 나왔어
그리고 다른 짐들을 챙겨가기 위해 잠깐 이모집에 들렸어
왜 거기로 갔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우리집에 가면 들킬거라는 생각때문이었을거야
이름없음2021/02/10 19:31:15ID : 6panu8jeJPj
다행히 이모집엔 아무도 없었어
그렇게 옷 몇가지를 훔쳐서 나오려는데 걔가 갑자기 컴퓨터 앞에 앉았어
그리고 컴퓨터로 뭘 계속하는 거야
이름없음2021/02/10 19:32:29ID : 6panu8jeJPj
경찰한테 걸릴까봐 불안해 미치겠는데 얘가 계속 이러니까 더 불안하더라
빨리 가야되는데 너 뭐하고 있냐고 화내니까 걔도 화를 냈어
자긴 컴퓨터도 못하냐고
이름없음2021/02/10 19:33:25ID : 6panu8jeJPj
그렇게 여자앤 계속 컴퓨터를 했고, 난 이모가 오나 안 오나 보기 위해 망을 봤어
한참이 지나서 걔가 자리에서 일어났어
이미 해가 떠 아침이 된지 오래였지
이름없음2021/02/10 19:35:04ID : 6panu8jeJPj
아, 지금 생각해보니까 지하철이 아니라 버스였다
아무튼 서둘러서 버스를 탔어
어디로 갈지 목적지도 안 정하고 오는 버스를 잡아 무작정 몸을 실고 어디로 떠났어
창문으로 보인 주변 풍경을 되짚어보면 아마 일산쪽 방향이었을거야
이름없음2021/02/10 19:35:20ID : 6panu8jeJPj
그렇게 도착도 안 하고 잠에서 깼어
이게 끝이야
이름없음2021/02/10 19:36:11ID : 6panu8jeJPj
진짜 발작하듯이 일어났어
아빠를 죽였을 때의 감각, 도주할 때의 초조함과 불안이 꿈에서 깬 뒤에도 선명히 남아있었거든
이름없음2021/02/10 19:37:35ID : 6panu8jeJPj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꿈이 굉장히 소름이 끼쳤어
내 꿈은 대부분 나와는 연관이 없는, 완전히 연극과 같은 꿈들이 대다수였거든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인물인 경우가 대다수고 하늘엔 고래가 날고 있기도 한 그런 꿈들이었거든
이름없음2021/02/10 19:38:04ID : 6panu8jeJPj
이렇게 주변 인물이 나오고 집 근처의 배경이 그대로 등장한 꿈은 처음이야
깨고 나서 이렇게까지 생생한 것도 처음이고
또 요즘 아빠랑 관계가 안 좋은데 이것까지 반영돼서 꿈으로 나온 건 정말 소름이었어
이름없음2021/02/10 19:38:37ID : 6panu8jeJPj
근데 무엇보다 소름끼치는 건 버스를 타고 어디를 가는 꿈은 곧 죽는다는 의미잖아
꿈에서 큰 돈을 줍는 경우엔 그 만큼의 지출이 있을 거란 의미고
이름없음2021/02/10 19:40:09ID : 6panu8jeJPj
그냥 꿈이겠지?
꿈에 나온 아줌마나 여자애 인상도 너무 선명하고 불안한 요소도 엄청 많지만 그냥 꿈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