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고 달아요
이유 없는 그리움은 그저 미련일 뿐이에요
보고 싶다는 말은 걔한테 너무 과분해요
눈치 챘으면서 자기 편하자고 모른 척 했잖아요
아니지
그냥 피했어요
자기가 뭔데 나를 미워할까요
내가 원한 것도 아닌데
탓하려면 나 말고 소문낸 사람을 탓해야지
내 잘못이 없는 건 아니에요
애초에 원인을 제공한 것도 나니까요
그렇다고 걔가 날 싫어할 이유가 돼요?
응? 되겠냐구요
그럴 리가
걔랑 웃으면서 놀던 기억이 얼마나 나를 괴롭히는지 알아요?
걔는 원래부터 나를 싫어했으니까 가능한 거죠
마지막 1년은 아니지만
걔랑 2년을 같이 있었어요
처음 만나고 약 1년 반 동안 걔가 날 얼마나 싫어했는데
이유가 뭔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얼마나 노력했는데요
감추고 양보하고
적어도 걔 앞에서만은 얌전하게 있었다고요
평소에 내가 그렇게 시끄럽지도 않았는데
할 수만 있다면 2018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아니다 그냥
걔를 만날 일이 없도록 다른 학교에 갈래요
돌아간대도 난 잘 해낼 자신이 없거든요
다시 걔랑 얼굴을 마주봐야 한다면 그건 너무 끔찍해요
걔랑 잘 지낼 자신이 없어요
보자마자 울거나 얼굴을 찌푸릴 것 같아요
가끔은 걔의 존재를 부정하고 싶어져요
걔가 속한 기억을 전부 지워버리고 싶어져요
그럼 조금이라도 나을 것 같아요
우울과 그리움과 사랑이 동시에 존재하는 건 힘들어요
내가 이렇게 된 건 걔 때문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환청이랑 환각은요
사람을 미치게 하거든요
만약 그것들이 보이거나 들려도 멀쩡하다면 왜 정신병 취급을 받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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