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줄 사람 있을까..?

어.. 내가 지금 고 1인데 어렸을 때라서 왜곡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어 계속 기억에 남는거는 초등학교 2학년때의 일이야

그때 우리 학교에 손 잡고 다른 성별 화장실 앞에서 장난 치면 손 잡고 끌고 들어가는? 장난이 유행? 퍼져 있었거든

그냥 학년 전체가 얼굴 아는 애들은 일로와바 이런식으로 하거나 힘 빡 줘서 끌고 들어가는 식이었어 내가 후회하는 일이 이거로부터 나온건데 어느날 우리반 여자애들 한 다서 여섯? 정도가 우리반에 키가 작고 왜소한 남자애를 화장실로 끌고 들어가려고 하는거야 근데 그때 애들이 날 부르면서 도와줘!! 이러길래 나는 진짜 아무생각 없이 평소처럼 장난치나보다 하고 따라가서 다리한쪽을 들어줬어

그러고 나서 내가 다리쪽을 들었으니까 문이랑 가장 가깝게 서게 된거야 이 친구가 나가려고해서 나는 문을 막았어 변명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 장난을 쳐서 문 안으로 완전히 들여온 건 드문 일이라서 문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어 아무튼 웃고있는데 그때 선생님이 오셨고 우리는 다 불려나갔어

선생님이 수업종이 치고서 우리를 복도로 데리고 나와서 너네중에 제일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한명만 고르라고 하는거야 그때 만장일치로 애들이 내가 문을 막았으니까 내가 제일 잘못했다고 몰았어 결국에 애들이 다 먼저 교실로 들어가고 나는 교실 앞에 대표로 서서 잘못했다고 사과했어

그때는 먼저 도와달라 한 친구들이 1학년때 같이 다니다가 나 맘에 안든다고 해서 약간 갑자기 멀어진 친구들이라서 2학년되고 다시 친해졌다는 생각에 도와주러 간거였는데 마지막에 문을 잠깐 막았다는 이유로 나만 사과하는게 부당하다고 생각했었어

근데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제일 잘못을 했든 안했든 그 친구한테 잘못한게 맞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오히려 앞에 나가서 사과할 기회가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있어

>>9 읽는 나까지 억울하네.....

전후에 그친구를 왕따시키거나 괴롭힌 적은 한번도 없었고 나 스스로도 학교폭력은 아니었다 라고 생각하지만 중학교 시절 내내 종종 생각나고 미안했어, 그런데 그 친구가 아직도 그걸로 상처를 받았을까 그런게 계속 떠올라

>>11 계속 봐줘서 고마워 그 친구가 중학교에 올라가고 잘 아는분이 선생님을 하시는 중학교여서 그친구랑 이런 일이 있었는데 잘 지내는지 궁금하다고 여쭤봤었어 그 분이 그정도 일은 장난이라고 그 애는 잘 지낸다고도 하셨고 나는 그 애한테 미안하니까 교무실 심부름으로 먹을거 주거나 그런 식으로 잘 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드렸어 잘 지낸다는 얘기를 2년 전쯤에 들었는데도 그 후로도 계속 걱정이 되더라고 내가 그 뒤로 그친구랑 대화를 했었는지 , 진짜로 잘 지내는지, 동창회같은데서 보면 나를 안좋게만 기억할지 이런게 그냥 다 내 죄책감에서 비롯된거 같아서 또 미안하고 자괴감이 들어...

그 뒤로 초등 고학년 때 나는 같이 놀던 무리 애들이 누군가를 몰려가서 화내면 찾아가서 미안하다고 따로 사과하거나, 전교에서 무시당하는 애를 챙겨주거나 중학교 때는 한 반 친구가 본인이 없던 자리에서 억울하게 뒷담화 당하는 것을 변호해주거나 그냥 내 도덕적 의식이 높아졌다고 생각은 해

하지만 이런 것들도 결국은 죄책감에서 나온 행동이 아닐까싶고... 내가 완전히 바른행실을 하지 못했던 과거가 계속 후회되고 사소하게 친구와 다퉜던 일 이런게 계속 머릿속을 빙빙돌아.. 샤워할때나 밤만 되면 생각나는거 같아.. 참 내가 생각해도 바보같고 못됐지

그냥 이번에 연예인들 학폭논란이 계속 터지길래 그거 보고 또 생각났는데 너무 답답해서 글써봤어.. 참 이럴 때 생각나는 것도 바보같고 나는 그냥 죄책감 덩어리 인가봐.. 혹시 지금까지 봐준 레더가 있다면 푸념글 봐줘서 고마워 좋은 하루 한 해 되길 바랄게

음... 내가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초등학생때부터 여태까지 정말 힘들었겠다 정말 많이 수고했어 보통 사람들은 초등학생이 저지른 일은 그냥 어렸으니까 넘어가라고 하는데 오히려 너는 죄책감에 빠졌네 생각이 많이 성숙하다 너가 죄책감에 빠진 거에 대해서는 내가 뭐라 할 수가 없는데 지금부터라도 죄책감에 빠진 너를 조금 더 용서해주는 거 어떨까? 너가 힘들어 하잖아 그리고 전혀 바보같지 않고 안 못됐어 뭐 내가 말해도 의심할 거 같은데... 정말 의심하지 말고 내말 믿어줘 바보아니고 안 못됐어 다가올 미래를 위해 이제는 너가 지나간 과거를 묻어두는 게 좋을 거 같아 그 과정이 힘들겠지만 좋은 날들을 보내며 과거의 너를 용서해주자

>>17 부모님한테도 한번 어렵게 꺼냈었는데 그냥 잊으라는 식으로 가볍게 여기셔서 그 뒤로 누구한테도 말 못꺼내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어.. 익명으로지만 내 입장에서 이해하고 위로해줘서 고마워.. 여기에도 몇번 글을 쓰려다가 '별것도 아니걸로 뭐','변명만 늘어놓네' 이런 반응을 계속 생각해와서 접은 적이 많았어 이번에는 어떤 반응이라도 한번 써보자라고 마음먹고 올린거였는데 이렇게 잘 봐주고 길게 나를 위로해주는 대답이 돌아올 줄은 정말 몰랐어.. 앞으로 겸손하고 도덕적으로 살되 정작 피해자 친구에게 닿지도 않을 죄책감에 쓸데없이 힘들 때 네가 해준말을 보면서 나는 그때의 나를 용서하려고 해볼게. 지금의 나는 그 잘못을 잊는 것은 못하더라도 말이 너무 길었지.. 아무튼 정말 고마워 내 마음에 짐을 좀 덜고 평안을 준 만큼 너도 앞으로 평안하고 좋은 일만 있길 바랄게. 처음부터 계속 읽어줘서 고마워

>>18 말 길어도 돼 나처럼 누군가가 읽게 되거든 너말대로 가볍게 여기는 사람 많을거야 심지어 보통은 가해자들이 가볍게 여겨서 문제인데... 넌 읽는 내가 억울할 정도로 죄책감에 빠져있네.... 내말을 기점으로 너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너의 바른행실은 죄책감때문이 아니라 너가 그냥 바르고 성숙해 그러니까 너의 바른행실에 의심을 갖지 말고 내 욕심이지만.. 계속 바른 그 모습을 안 잃었으면 싶네 그럼 평안한 밤 보내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거야 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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