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타쿠 애니나 bl gl같은게 그 자체로 음지 문화라고 생각하진 않아. 같은 판타지 주제여도 CG넣은 실사보다 애니가 더 재밌으면 애니로 팔 수도 있고 뭐 그런 거잖아? 저 장르들만 놓고 보면 음지라기보다는 장르의 다양성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그래서 나는 음지 문화의 기준은 장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창작물이 어떤 표현을 하는지, 또 그 장르의 팬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라고 생각해. 앞의 기준의 단적인 예로, nl 자체가 음지 문화는 아니겠지만, 지나치게 심한 수위물이나 식인같은걸 소재로 한 nl은 음지 문화잖아? bl같은 경우도 here u are 같은 플라토닉 웹툰은 충분히 양지 문화가 될 수 있고.(물론 소비자는 nl 소비자보다는 적겠지만 말이야.)
그리고 팬들의 태도... 이것때문에 개인적으론 bl gl같은 게 양지문화가 될 수 있음에도 음지 문화로 취급된다고 생각하는데. 플라토닉 기준의 평범한 nl이랑 bl/gl 웹툰을 생각해 보자고.(둘 다 대놓고 로맨스웹툰이 아니라 그냥 그런 분위기의 웹툰. nl은 하우스키퍼 gl은 선의의 경쟁 같은 거. 로맨스가 아니라 스토리 위주인데 팬들이 그런 식으로 분류하는?) nl은 보통, 그 주에 썸타는게 나오지 않는 이상 댓글창이 캐릭터를 엮으려는 내용으로 도배되지 않거든? 보통 스토리 얘기를 하고 그러지. 근데 bl/gl은 썸이 아니라 친구간의 일일 수 있는 내용에도 댓글창에 캐릭터를 엮는 내용만 가득해. 솔직히 작품을 감상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캐릭터만 뽑아서 엮으려는 걸로 보이고 눈살 찌푸려지지. 2차 창작으로 트위터가서 애들을 누구랑 백번 우려먹든 천번 우려먹든 아무 상관 없어. 근데 누구나 볼 수 있는 댓글창에 오타쿠식 밈으로 "작가님 문좀열어보세요" 이러고 있고 스토리는 안 보고 캐릭터만 엮고 있고.... 그런 태도때문에 오히려 bl/gl에서 사람들이 떠나고 오타쿠들만 남아서 자기들끼리 아는 밈을 반복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 그러면서 그들만의 고인물이 되니까 음지 문화로 취급하게 되는 거지.
같은 맥락에서 rps는 당연히 음지지. 다같이 응원봉 사고 그러는 정도가 양지 문화고... rps는 성적으로 엮는 건데(플라토닉도 포함) 그건 볼사람만 보는 거잖아. 그들만의 고인 리그가 있으니까 음지.
요약
장르가 음지X
창작물의 수위 표현법&팬들 태도 따라서 결정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