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열심히 살아도 다른 사람들도 나만큼 열심히 살아서 아무리 아등바등 해봤자 몇몇 사람들 빼곤 다 그저그런 인생을 살아간다는거...이 사실이 너무 현타와 12시에 독서실을 나오려고 빽빽한 칸막이 책상에서 짐을 싸고있을 때 여전히 공부하고 있는 애들이 보면서 쟤네들의 인생과 나의 인생을 비교하며 재단하곤해
이렇게 그냥저냥 살아서 대학을 가고 취직을 한다해도 어느 날 내가 죽어도 주변사람들은 눈물 몇방울 흘리고 다른, 그렇지만 나랑 별다를 건 없는 사람을 그 자리에 채워넣겠지.. 이 사실을 불현듯 깨달은건 중학교 입학했을 때인 것 같아 불편한 교복을 똑같이 입고 입학식날 강당에 서 있는 거진 삼백명쯤 되는 애들을 봤을 그때. 초등학생때 단한번도 불편한 옷을 입고 등교한적이 없어 앞으로 이 불편하고 다른애들과 다를게 없는 교복을 몇년간 입어야한다는 그 절망감? 애들이 매일매일 다른 옷을 입고다니는걸 보는게 좋았어 옷 색만 봐도 걔네들의 성격이 보이거든 그런애들한테 똑같은 옷을 입혀둔거야 사회가. 그때 알게된거같아 너같은거 하나 없어져도 저기 똑같은 옷 입은애 하나 세워두면 된다고
이 사실을 고쓰리가 된 지금 더 확신할 수 있어 특히 퇴근시간 지하철역에서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는건 너무 기분이 이상해 저사람들도 나같이 누군가한텐 사랑받는 존재고 저사람들도 자신만의 가치관 취향이 있겠지? 그래봤자 나한테 그리고 여기 대부분의 사람한텐 그저 의미없고 언제든지 다른 누군가로 대체될 수 있는 행인1 일 뿐이라는 사실이 너무 이상해 세상은 너무 넓고 거기 내가 설 자리는 너무 좁다는 사실을 인정하는게 무서운가봐
이름없음2021/02/25 01:26:21ID : 8rwMkty1Cqo
글쎄. 난 아마 지하철에서 누군가 죽는다면 엄청 슬퍼할거야. 게다가 내가 죽으면 그저 눈물 몇 방울 흘릴 뿐이라니, 속상한 말이다. 나는 아직도 날 떠난 사람들을 떠올려. 결코 다른 걸로 대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