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다른 일기 스레도 쓰고 있긴한데
가끔씩 보이는 정신나간 나를
분리하고자 새 일기장을 병용해가며 쓰기로 했다.
이 일기에는 게임 얘기와
분노로 가득찬 글들만.
이름없음2021/03/09 10:15:52ID : cIIGnzRwoIL
오늘은 블러드 본이나 다시 해봐야 겠다.
엔딩을 다 봤는데 아직 Dlc 보스를 못잡아서
진엔딩은 못봤다. 교구장도 잡았는데
코스의 버려진 애새끼가 너무 어렵다.
이름없음2021/03/10 10:06:37ID : cIIGnzRwoIL
이왕이면 겜 플레이 하는걸 소설 형식으로 써볼까
이름없음2021/03/10 10:13:16ID : cIIGnzRwoIL
눈을 떴다.
희미한 의식 속에 남아있던 기억이 빠르게 지나간다.
여긴 ㅡ
야수병의 도시 야남.
내가 이 도시에 온 이유는 ㅡ
나 또한 야수병에 걸렸으니까.
내가 해야 할 일은 ㅡ
사냥.
내 이름은 ㅡ
..... 기억나지 않는다.
진찰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팔에 꽂혀있는 수혈액이 보인다.
검고, 더러운 것이 내 몸 안으로 들어온다고 생각하니
조금 불쾌하지만, 이것이 내 목숨 줄이라 생각하니
그런 기분은 금방 사라졌다.
이름없음2021/03/10 10:21:27ID : cIIGnzRwoIL
주변을 둘러본다.
워낙 깜깜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내가 있는 방에서 더 위쪽으로 향하는 계단과
아래로 향하는 계단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잠시 귀를 기울였다.
위층 ㅡ
조금씩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래층 ㅡ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무슨 동물의 소리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인간은 아니다.
일단 나는 위층으로 향했다.
이름없음2021/03/10 10:31:05ID : cIIGnzRwoIL
한 건물 안에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할만큼
꽤 긴 계단을 오르니
큰 문이 하나 있었다.
유리창으로 된 부분이 있는 문이었지만,
신문지나 각종 폐지로 안에서 덧대
문 안의 모습이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는 와중에도 조금씩 덜그럭 거리는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온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여 몸을 잔뜩 긴장시킨채로
조심스레 문을 밀었다.
그러나 나의 긴장이 무색하게
문은 덜컹거리는 소리만 내고 열리지 않았다.
이름없음2021/03/10 10:40:45ID : cIIGnzRwoIL
"누구시죠?"
몸을 돌리려 했을때,
진지한 여성의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그건...저도 잘 모르겠습니다..이름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누가봐도 수상하지만, 사실이다.
이름없음2021/03/11 09:57:16ID : cIIGnzRwoIL
"......그렇군요. 죄송하지만 여기로는 들어오실수 없습니다.
다른 환자들이 있거든요. 야수병이 옮으면 정말 곤란해집니다."
"예, 이해합니다."
미안하다는 듯이 사정을 설명한 여인은 깨진 유리창 사이로
무언가를 내밀었다.
검붉은 액체가 든 팩 몇개.
수혈액이었다.
"당신이 살아남길 기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계단을 내려가며 뒤로한 잠긴 문에서는
얕은 신음소리들이 들려왔다.
이름없음2021/03/12 18:10:13ID : cIIGnzRwoIL
이내 내가 눈을 뜬 장소로 돌아온 나는,
아래로 향하는 계단 너머를 잠시 응시했다.
계속해서 들려오는 짐승의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발걸음을 망설이게 했다.
그렇지만 내가 향할 다른 길은 없었다.
ㅡ 사냥의 밤이 도래했다 ㅡ
'.....윽?!...'
ㅡ 위대한 피를 손에 넣어라, 사냥의 밤을 끝내기 위해 ㅡ
머리 속으로 스쳐가는 목소리에 고개를 숙이고 비틀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