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를 좋아하는 직딩입니다. 읽다가 좋은 시 구절들을 나열할 예정입니다. 국내 현대 시를 위주로 옮길 예정입니다. 시를 옮기다가도 적당히 제 생각이나 일상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시는, """ {본문} - {저자}, {제목} ({전문/일부 여부}) """ 의 형태로 기록할 생각입니다. 혹여나 해당 스레에 이슈가 있다거나, 시에 대한 감상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해주시고, 같이 읽고 싶은 시가 있다면 형식을 맞춰 같이 쓰셔도 좋습니다. * 제목은 함민복 시인의 창비 시집 중 하나의 제목을 붙였습니다.

늦은 밤 술집에서 나오는데 주인 할머니 꽃다발을 놓고 간다며 마늘 찧던 손으로 꽃다발을 끌어안고 나오신다 꽃다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할머니에게 이 꽃다발은 할머니한테 어울리네요 가지세요 할머니는 한사코 가져가라고 나를 부르고 나는 애써 돌아보지 않는데 또 오기나 하라는 말에 온다는 말 없이 간다는 말 없이 꽃 향은 두고 술 향은 데리고 간다 좁은 골목은 식물의 줄기 속 같아서 골목 끝에 할머니를 서 있게 한다 다른 데 가지 말고 집에 가라는 할머니의 말 신에게 가겠다고 까부는 밤은 술을 몇 잔 부어주고서야 이토록 환하고 착하게 온다 - 이병률, 온다는 말 없이 간다는 말 없이 (전문)

저물기 전에 물기 많은 눈이 쏟아졌다. 보도에 닿자마자 녹는 눈, 소나기처럼 곧 지나갈 눈이었다. 잿빛 구시가지가 삽시간에 희끗하게 지워졌다. 갑자기 비현실적으로 변한 공간 속으로 행인들이 자신의 남루한 시간을 덧대며 걸어들어갔다. 그녀도 멈추지 않고 걸었다. 사라질―사라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통과했다. 묵묵히. - 한강, 흩날린다 (전문)

이제 당신에게 내가 흰 것을 줄게. 더럽혀지더라도 흰 것을, 오직 흰 것들을 건넬게. 더이상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게. 이 삶을 당신에게 건네어도 괜찮을지. - 한강, 초 (일부)

사랑이여 너도 쉰 소리를 내는구나 몸 속 어디에 말 못 할 화농을 키웠던 걸까 쩔쩔 끓는다, 심장을 꺼내 발로 차면 바다에 빠질 듯 천지간 병 되어 흥건타 - 정끝별, 노을 (전문)

등대는 바다가 아니다 등대는 바다를 밝힐 뿐 바다가 되어야 하는 이는 당신이다 오늘도 당신은 멀리 배를 타고 나아가 그만 바다에 길을 빠뜨린다 길을 빠뜨린 지점을 뱃전에다 새기고 돌아와 결국 길을 찾지 못하고 어두운 방파제 끝 무인등대의 가슴에 기대어 운다 울지 마라 등대는 길이 아니다 등대는 길 잃은 길을 밝힐 뿐 길이 되어야 하는 이는 오직 당신이다 - 정호승, 무인등대 (전문)

>>106 이따금씩 길을 잃은 느낌이 들 때, 적어두고 읽는다. 읽어도 길이 보이진 않는다. 조금 덜어지는 기분도 아니고, 오히려 더 무거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이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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