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으로 마음을 터 놓은 곳이 여기였는데 결국 마지막도 너희에게 알리게 됐구나. 레더들아 맨날 내 기쁜 일 사소한 일 슬픈 일 짜증나는 일 얘기들 다 들어줘서 고마웠어. 그래 이거 정말 폐 끼치는 일인 거 알아 그리고 난 이런 거 못 할 줄 알았어 ㅋㅋㅋㅋ 아니 절대 안 할 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이젠 어떻게 돼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아. 난 아직도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생각하곤 해. 그 잘못된 지점을 찾으면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갈 것만 같아 ㅋㅋㅋㅋㅋ 진짜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난 분명히 행복했는데 조금 짜증나고 때로는 슬펐어도 내가 행복하고 운 좋은 애라는 걸 굳게 믿었어 난 그런 애였고 그래야만 했었잖아 그냥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갈게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아쉬운 일들 중 하나는 어렸을 때를 어영부영 놓친 거야. 엄마 말대로 난 똑똑했고 남들보다 빨랐고 그래서 엄마 기대도 많이 받았어 친할머니 외할머니 이모들까지도 다 나만 바라봐 줬어. 난 우리 집의 큰딸이었고 엄마의 첫째 자식이니까 그런 게 당연했어 그래서 말을 빨리 시작한 것도 빨리 걷시 시작한 것도 한글을 빨리 뗀 것도 당연했고 만약 내가 그 때 좀 더 일찍 공부를 시작했다면 이렇게 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 차라리 그냥 길을 정해주지 그랬어

동생이 생겨서 좋았어 그래 뭐 어렸을 땐 자주 다투기도 했겠지 그래도 난 큰딸이니까 그러면 안 됐어 난 먼저 태어나서 엄마 사랑도 많이 받았으니까 남들한테 나눠줄 줄 알아야 했어 나한테는 이미 사랑이 넘쳐났으니까. 난 그게 내 진심이라고 생각했고 진짜 나는 사랑이 넘쳐나는 앤 줄 알았는데 그 때 내가 조금 더 어리광 부리며 자랐다면 최소한 지금보단 철 없어도 행복하지 않았을까? 난 아직도 엄마가 안방에서 내가 만든 부채를 찢어버리며 화내던 게 기억이 나 동생이 갖고 놀겠다는데 내가 너무 과민 반응했었나봐 그래서 난 아직도 내 물건 만지면 불안한데 난 그러면 안 되지 그렇지

이사를 갔어 진짜 가기 싫었는데 가야 했어 이 무렵 엄마는 아빠랑 맨날 싸웠어 접시가 날아다니고 컵이 깨지고 액자 시계 저금통도 다 던져지고 의자 식탁 할 것 없이 다 넘어지고 그랬어 그 때 엄마가 뭐라 그랬는 줄 알아? 이건 어른들 문제니까 난 나 할 것만 잘 하면 된다 그랬어 그래서 난 충실히 그 말을 따랐어 뭐든 열심히 했어 진짜로

이사간 집은 난 좋았는데 엄마는 별로였나 봐 그래 엄마도 고생 많이 했어 막내동생 임신한 몸으로 힘들게 힘들게 나도 동생도 챙겼어 엄만 내가 엄마 힘들었던 거 모를 줄 알았지? 7살 아니 6살이나 됐는데 그걸 왜 몰라

새로 간 유치원에서 원장 선생님이 내가 사실은 7살이 아니고 6살이라는 걸 친구들한테 말했어 친구들은 날 빈 6세반 교실에 넣어 버렸어 아 이 때부터 잘못된 건가 그 잘못된 피해의식이 날 이렇게 만들어 버린 건가? 그렇게 다시 이사를 가고 엄마아빠도 원래대로 되돌아가고 새로 입학한 초등학교에서 잘 지내고 있었는데 또 이사를 갔어 갔는데 언제부턴가 왕따를 당했어 난 전학 왔으니까 친구라곤 걔들밖에 없었는데 내가 나이가 어려서 싫대 같이 놀 수 없대

그 때부터 친구관계에 있어서 스트레스 받기 시작했어 또다시 이사를 갔고 친구들을 사귀었지만 온전히 마음을 줄 수가 없었고 그 상태로 여기까지 왔어 난 하고 싶은 게 참 많은데 현실을 봐야 한대 아무도 내 얘기는 들어주려 하지 않으면서 내가 얘기를 안 한대

근데 또 이 상황이 되니까 마음이 관대해진다? 진짜 죽도록 밉기도 했고 그 사람들 때문에 너무 슬프기도 했는데 미안한 마음밖에 안 들어

뭔가 많이 생략되긴 했는데 어차피 아무도 안 볼 글자 몇 개 덜 적는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ㅋㅋㅋㅋㅋㅋ 그냥 딱히 이유는 없어 너무 지쳤고 언제부턴가 변해가는 날 보면서 이게 맞는 건가 싶더라 아닌 걸 알지만 그냥 한 번만 이기적이고 싶어

나 계속 보고있었어, 살면서 사람은 언제나 지쳐, 나도 지쳤던 적이 있었고. 그정도로 지친 일상을 보낸거라면 조금은 이기적이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루종일 놀고 하루종일 먹고싶은거 먹고 하루종일 자 보는거야. 하소연 게시판이지만 그래도.. 글 봤을땐 스레주가 조금은 이기적이었음 좋겠다고 생각했네 괜한 참견이었나봐 미안

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좀 쓰다 갈래 엄마 미안해 엄만 날 최선을 다해 키워줬잖아 그렇지?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건데 엄마는 날 너무 몰라. 마른 동생이랑 날 비교하면서 깎아내릴 때마다 내가 얼마나 속상했는지도 모르고 내가 언제부터 자존감이 낮아졌는지도 모르고 난 마냥 자존감 높은 줄만 알잖아 내가 뭐 때문에 탈모가 왔는지도 모르고 스트레스 없는 애가 웬 탈모냐고 하잖아 내가 무슨 옷 싫어하는지도 모르고 엄마가 맨날 그렇게 해서 내가 뭘 할 수 있겠냐고 할 때 내가 얼마나 답답한 기분인지도 모를 걸? 난 동생들이 너무 좋은데 그것만으로는 버틸 수가 없어 선생님도 미워요 선생님 아니었으면 지금 내가 하는 고민의 절반은 덜어졌을걸? 아 선생님도 아니지 ㅋㅋㅋㅋㅋ 차라리 바이올린 좋아하게 만들지 말지. 잘 한다고 칭찬하지 말지 그랬어요 고마웠어 너무 찾진 말고

>>11 고마워 근데 나도 내가 유난 떠는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당장 도망쳐 버리고 싶어 어쩔 수가 없나봐 미안

아니야 유난이든 뭐든 풀어도 괜찮은게 하소연판인거고, 도망치지 않아도 괜찮아.

아 제발 너 잘못한거없잖아 힘든거아는데 다이해하는데 안죽고 좀만버티면 안될까 ? 너 하고싶은 거 많다며 조금만 참자 힘내자 그래서 죽더라도 하고싶은건 다 하고가자 응?

>>14 >>15 그래 너네 말대로 안 죽었어 아니 못 죽었어 ㅋㅋㅋㅋㅋㅋ 뭐가 어려워서 손을 놓지를 못하는지 나도 모르겠어 내 감정이 어떻고 내 상태가 어떻든 하루는 똑같이 흘러갈 거고 내 주변 사람들도 다 똑같이 움직일 건데 나만 가만히 멈춰있을 수는 없잖아? 이상해 나는 안 무서운데 왜 못 할까 그냥 이런 것조차 할 가치도 없었던 건가?

잘했어 우리 힘내서 좀더 살아보자 알겠지?

왜 못 죽을까 진짜 그냥 미래로 나아가는 게 너무 무섭고 왜 내가 이러는 건지 이래야 하는 건지 이해도 안 되고 그래 ㅋㅋㅋㅋㅋㅋ 마음같아서는 그냥 도망쳐 버리고 싶어 지금도 조금씩 조금씩 발을 빼고 있는데 내가 도망치는 곳이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곳이야 그래서 그냥 아주 먼 곳으로 도망치고 싶은 거야. 원래대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내가 어떻게 살았었는지 모르겠고 내가 왜 이렇게 된 건지도 모르겠어 진짜 나 예전처럼 살고 싶은데 그래서 일부러 더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돌아가지지가 않아 ㅋㅋㅋㅋㅋ 예전엔 혼자 있을 때 그렇게도 안 나오던 눈물이 이젠 조금만 툭 쳐도 줄줄줄 흐르고 아무리 힘들어도 죽고 싶단 생각은 안 들었는데 이젠 어떻게 돼도 상관 없을 것 같아 새로운 일이 있어도 설레지가 않고 원래 가지고 있던 걸 지켜야 한다는 불안감만 커져 차라리 그냥 날 무능하게 만들지 그랬어 공부도 뭐도 다 고만고만하게 하는 그런 애로 키우지 그랬어 아니 그냥 내가 욕심을 안 가졌으면 된 건데 다 내가 자초한 거야

>>17 고마워 너도 힘내

우리 함께 더 살아보자. 너도 나도 모두 다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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