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지만 정확히 따지면 1년 좀 넘었지... 작년 이맘때부터였던 것 같은데 난 참을성도 없고, 누구 좋아하면서 이렇게 티도 못 내고 담아두긴 처음이라 너무 힘들었어. 작년에도 몇 번 포기해보려고 했는데 결국 이렇게 질질 끌고 있다ㅜㅜ 여기에 혼자 다 뱉어버리고 잊어볼거야 정말로

어쩌다가 좋아한다는 걸 자각했는지는 모르겠다... 내 성지향성을 확신할 수 있게 된 게 고1즈음이었고, 고2가 시작될 때부터 널 좋아해서 지금은 고3인데 정신도 못 차리고ㅜㅜ

너는 별 생각없이 하는 말들이란 거 아는데 그거 하나로 내 하루 기분이 정해지는 게 너무 한심해서 우울해져. 포기하겠다고 말하면서도 너한테 잘 보이려고 하고 있어. 너는 날 제대로 쳐다봐주지도 않는 것 같은데

내가 널 좋아한다고 하면 네가 뭐라고 할지 너무 무서워. 분명 반감을 가지진 않겠지만, 나를 조금 불편해하는 건 당연하겠지? 지금까지 네가 손잡거나 한 스킨십들이 기분 나쁠지도 몰라. 언젠가부터 내가 스킨십을 조금씩 피했는지, 이제 마주쳤을 때 반갑게 포옹하는 일은 없더라. 내 일방적인 감정 때문에 어색하게 만들었다면 미안해. 나도 편하게 지내고 싶은데, 예전처럼 되지가 않아. 네 앞에선 자꾸 뚝딱거리고 멍청해져.

요즘 매일 하는 생각인데, 나는 너랑 절대로 잘 될 수 없다고. 작년 말에 너한테 고백하려고 했었어. 마음의 여유가 너무 없고 그런 주제에 계속 널 좋아하다가 무턱대고 고백하자는 이기적인 결론이 나온 거야. 고백해버리고, 서먹해지면 3학년 때는 모른 척해버리겠다는 한심한 생각도 했어. 말로 내뱉고, 네 대답을 듣는다면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 좋아하는 너한테 몹쓸 짓을 하려고 한 것도 참 한심해

그러다가 다른 사람을 사귀었어. 진짜 멍청하고 못된 짓이었지... 내가 좋아하는 건 너라는 걸 알면서 나는 모른 척했어. 그렇게 그 애와 나 모두에게 상처를 준 거야.

여자면서, 여자를 좋아하는 내가 가끔 싫었어. 내가 양성애자라고 정체화를 했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어. 그냥 지금 좋아하는 사람은 너인데 다른 말이 뭐가 필요하겠어. 그것도 모르고 난 남자친구를 사귄 거였어. 엄마도 안심하는 듯한 반응이었고, 주변에서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 나는 정말로 괜찮은 줄 알았어. 나도 그 애를 좋아하게 될 줄 알았고, 그러려고 노력했어.

그런데 결론이 뭐였는지 알아? 끝에 가서, 나는 동성애자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 나는 그 애와 사귀면서 하는 게 대부분 처음이었어. 그리고 지금은 그걸 떠올리는 것 자체가 힘들어. 그 애에게 사과하고, 펑펑 울었어. 아마 대부분이 처음 하는 거였으니까 난 그 애와 같이 했던 것들을 잊지 못하겠지. 너무 잊고 싶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내가 못되먹은 탓이니까 힘들어도 싼 사람이야 난

그 애와 뭘 할 때마다 너를 생각했어. 너라면 이랬을 텐데, 이런 게 좋았을 텐데, 너랑 같이 하고 싶은 것들이 늘었어. 그럴수록 죄책감은 너무 커졌고 의지할 데가 필요하다는 핑계로 시작한 연애는 날 정말 갈 곳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어.

네 인사 한 번에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어. 조금 길게 대화한 날은 입꼬리가 안 내려갔어. 그런데 지금은 내가 널 좋아하는 건지, 그냥 좋아한다는 사실에 익숙해지고 거기에 내 우울감을 기대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러다가 또 든 생각이,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면 너 때문에 이렇게 힘들고, 너 때문에 울 리가 없잖아. 멍청하게 이제는 내 감정에서 도망까지 치려고 한 거야

너를 좋아하면서 느낀 감정들은 사실 행복했지만, 그만큼 너를 좋아할수록 나를 좀먹고 있다는 것도 알았어. 나는 누굴 좋아하는 것에 성숙한 사람이 아니어서, 반드시 나를 좀먹게 돼

그리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준 만큼, 너로 인해 힘든 것도 어쩔 수 없는 거야. 불평도 할 수 없어. 네가 날 봐주지 않는다고 슬퍼할 자격도 없어. 나는 벌을 받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그렇게 생각하는 게 더 맘편한 걸지도 몰라.

이제 나는 스스로에게 가스라이팅을 해. 그러다보니 내 진짜 감정을 모르게 됐어. 내가 널 좋아하는 걸까? 난 동성애자일까? 어쩌면 내가 동성애자일 거라고, 남자는 좋아할 수 없다고 스스로에게 가스라이팅 하고 있는 거라면?

내 진짜 마음은 뭘까? 나에게 확신을 주면 좋겠어... 네가 단호히 말해서 내가 상처받는다면, 그걸로 됐어. 너를 좋아하는 만큼 슬퍼할 테니까. 어떤 방법으로든 난 내 감정에 확신을 가지고 싶어, 제발... 이제 더는 바라는 게 없어. 너를 좋아하는 나이기 이전에 그냥 나를 찾고 싶어

오늘 너랑 자습실에서 눈짓으로 인사한 것만으로 기분이 좋았어. 그래서 또 멍청하게 웃어보였어. 잠깐이라 아쉬웠지만 이젠 이걸로 만족해. 포기하겠다던 마음가짐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너만 보이면 눈으로 좇았어. 이게 일상이 되어버려서 널 좋아하지 않게 되더라도 멈출 수 없을 것 같아.

누굴 좋아하면 되게 찌질해지는 것 같아. 너랑 마주쳤을 때 내 친구가 하는 행동들이 신경쓰여. 내가 널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 꼭 너랑 마주쳤을 때 튀는 행동을 하는 게 좀 서운한 거 있지ㅋㅋㅋ 그게 신경쓰이는 이유는 아마 나는 너에게 그만큼 재밌는 사람이지 못하니까... 나는 너만 보면 멍청해지고 하려던 말도 못하는데 말이야

내 친구가 조금 무신경한 성격이라는 걸 알아. 그런데도 얄밉게 느껴진다는 게, 새삼 나 속이 참 좁구나 싶더라고... 어느날 교복을 입고 온 네가 너무 예뻐서 내내 생각했었어. 그리고 꼭 예쁘다고 말해주고 싶었어. "오늘 예쁘다", "교복 입은 거 예쁘다", "오늘 교복 왜 입은 거야?" 같은 말들을 머릿속으로만 했었어. 내 친구랑도 얘기했지. 오늘 교복 왜 입었을까, 하면서 너한테 예쁘다는 말이든 뭐든 하겠다고 했어.

그렇게 수업시간이 끝나고 교실을 나갔는데 너랑 딱 마주쳤어. 가볍게 인사를 하고 아주 잠깐 같은 방향으로 가게 됐었지. 그래서 너한테 말을 꺼내려고 하는데 내 친구가 불쑥 큰 소리로 말을 꺼냈어... 오늘 교복 입었네?? 같은 식으로 말이야. 나는 또 아무말도 못하고 옆에서 웃어보이기만 했어 멍청하게

나는 끼어들 틈도 없이 대화가 끝났어. 너랑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됐으니까. 이런 걸 서운하다고 생각하는 걸로도 부끄러운데 어떻게 말할 수 있겠어. 이상한 애 같아 보일 수 있지만, 나는 한 교시 내내 너한테 어떻게 말 꺼낼지 고민했는걸. 그걸 옆에서 전부 봤으면서 내가 하려던 말을 해버리는 게 사실은 너무 서러웠어. 난 말 한 번 붙이는 것도 용기가 필요할 정도로 찌질하니까...

요즘 나는 낯가림도 많이 없어지고 친구들한테 말도 쉽게 붙여. 그런데 네 앞에서는 말이 안 떨어지고, 너무 소심해져. 난 너한테만 말을 잘해도 충분한데, 너한테만 말을 못하는 게 너무 싫어ㅜㅜ

매일매일 네 생각을 했어.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ㅜㅜㅜ 사실 널 포기하겠다는 건 이미 그만뒀어...

어제는 너한테 연락도 보냈어. 마지막 연락 기록이 한 달을 훨씬 넘었는데 넌 내 카톡은 볼 생각이 없겠지ㅋㅋㅋ 연락 확인 잘 안 하는 성격이란 거 알아. 나도 그런 편이었으니까. 정말 딱 조금 친한 친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게 너무 확실해서 발도 못 내밀어보는 게 왜 이렇게 슬프지

너를 포기하는 것도 그만뒀지만 플러팅이든 고백이든 그런 것도 다 그만두려고. 더 친해지고 싶단 것도 그만둘 거야. 그냥 한 발짝 떨어져서 좋아하기만 할게. 천천히 널 안 좋아하게 될 때까지...

그때까지만 조금 불편해도 봐줘

진짜 보고 싶다... 학교 가고 싶다... 하필 지금 왜 온라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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