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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진짜 멀쩡해. 어린 나이지만 취업해서 안정적으로 직장 다니고 있고, 나만 봐주고, 진짜 다정하고 배려 많이 해주고 다 좋은데 분리불안 너무 심함.
남자친구 성격이 무뚝뚝하고 말도 없고 웃는 것도 폭소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그냥 피식피식 웃는 게 다거든. 그래서 나도 연인 사이로 발전하기 전까지는 와 역시 신은 공평하구나, 할 정도였어.. 근데 막상 연애 시작하고 나니까 세상 다정해졌지만...
사실 연애 초반부터 (어느정도 관계 형성된 이후) 진짜 하루종일 껴안고 있고 백허그에 난리도 아니었거든? 밖에서는 당연히 자제했고. 근데 또 휴대폰을 막 본다거나 집에 가지 마라, 이런 것도 아니야. 그냥 같이 있을 때 한시도 안 떨어져 있다가 헤어질 때 내일 보자고, 보러 가겠다고 하는 정도였어.
나는 그게 나를 너무 사랑해서 그렇구나~ 하고 나도 맨날 부둥부둥 오구오구 해줬거든. 내가 남자친구를 사랑하면 겁나 사랑했지 안 사랑하진 않으니까. 난 오히려 이렇게까지 표현해준단 게 고마웠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부터 애가 나 내일은 못봐, 라던가 나 내일 친구집 가, 내일 모레 보자 이런 식으로 같이 못 있는다고 얘기하면 울 것 같이 고양이 눈으로 올려다보고 안 가면 안되냐고 막 그러는거야... 나 그런 집착 진짜 안 좋아하는데 그래도 한두번은 이해하자,, 하고 달래줬어.
그 집착이 막 너 전화 왜 안받아! 너 오늘 뭐했어! 누구랑 있었어! 이런게 아니라 친구집에서 친구랑 얘기하고 있다고 하면 어디냐고 물어봐. 그래서 ~~쪽 있자나 거기 사는 그 친구 집! 얘기해주면 재밌게 놀아~ 하고 말아. 그리고 몇 시간 있다가 친구 집에서 나와서 집 가려는 길로 들어서면 남자친구가 서 있는거지.
내가 이때 진짜 얼마나 놀랐는데...늦가을~초겨울이라 안 그래도 추웠는데 밖에서 몇 시간을 기다린거 아니야. 약간 아 얘 나 진짜 사랑하나 싶다가도 조오금 헉 했어. 이 정돈가 싶어서. 그래서 내가 그날 속상하고 좀 그런 마음에 뭐라 했거든. 너 그런 식으로 나온다고 내가 좋아할 줄 아냐고, 그러지 말라고
그랬더니 내 손만 만지작만지작 하면서 안 그러겠대. 자기가 생각이 짧았다고, 너무 보고싶어서 기다렸다고. 근데 나는 남자친구가 했던 생각 자체가 좀 정상에서 벗어난 생각이라고 느꼈단 말이야.. 지금 생각하니까 그때보다 더 비정상적이라고 느껴지는데, 그 당시에는 그냥 사랑하는 마음이 훨씬 커서 찝찝해도 덮어놓고 안아주고 말았어. 와중에 자기는 몇 시간 기다렸으면서 나는 추우면 안된다고 겉옷 벗어주려는 거 겨우말림.
근데 그 이후로도 그런 적이 한두번이 아니야. 내가 카페에서 있으면 카페 앞에서 기다리거나 들어와서 기다리는게 아니라, 조금 떨어진 곳에서 혼자 휴대폰 보면서 기다려. 자꾸 그러니까 미치겠는거야 진짜ㅠ
하루는 내가 엄빠 보려고 내가 자취하는 지역에서 버스 타고 간 적이 있어. 아주 멀리 사는 것도 아니고 버스로 1시간 정도면 가는 길이라 남자친구가 태워다주겠다는 거 ㄴㄴ 버스탈거야 하고 거절했거든. 이 극성 남자친구는 또 버스 타는 것까지 봐주고, 연락 꼭 하라고 올 때라도 데리러 가겠다고 하더라.
난 솔직히 아 설마 얘가 여기까지 쫓아오진 않겠지, 했어. 실제로도 멋대로 찾아오진 않았는데,, 오전에 헤어져서 그날 저녁까지 몇 시간이나 지났다고 영상 통화 몇 번을 하고 전화 몇 번을 하고 문자 몇십번을 하길래 내가 걍 폰을 무음으로 해놨거든. 이건 내가 좀 나빴어. 애 생각 안하고 내 마음대로 연락 차단해버린거니까.
폰 무음 해놓고, 집에서 엄빠랑 밥 먹고 30분~1시간 있다가 폰 보니까 전화 몇 십번에 톡은 3개 와 있더라. 보고싶어, 왜 전화 안 받아? 나 간다. 드라만 줄 알았잖아. 바로 전화걸어서 너 어디냐고 하니까 오는 길이래. 거의 다 왔다더라. 마지막 나 간다 그 카톡이 20~25분 전이었으니까 이미 마지막 카톡 보내기 전부터 드릉드릉 했던거지.
내가 엄마아빠한테 이걸 말하고 그냥 남자친구랑 돌아가야돼, 아니면 남자친구한테 가라고 하고 엄빠랑 있어야 돼. 갈등 오지게 하면서 대충 겉옷 걸치고 집 밖으로 나갔어. 밖에서 기다리다가 미안하다 사과하고 보내자, 결정하고.
나가고 3분도 안 지나서 남자친구 차가 보이더라고. 지상 주차장에 차가 많이 없어서 그 앞에 대충 차 세워놓은 남자친구가 막 달려오더니 진짜 몇년은 못 본 사람처럼 나 안고 보고싶었다고, 미치겠다고 그러더라. 도대체 어디가 미치겠는 부분인가 싶지만 내가 연락을 씹은 죄가 있으므로 그래, 오구오구. 근데 여기까지 오는 건 좀 아니지 않니. 너 집 언제 갈래. 이런 식으로 예~~쁘게 얘기했어.
근데 엄빠가 얘를 엄청 좋아해. 애가 우리 엄마아빠한테 엄청 잘해주거든.싹싹하니 딱 어르신들께서 좋아하다 못해 아들 삼고 싶다고 할 정도. 맨날 어버이날 우리 엄마아빠것도 챙겨주고, 엄마아빠 생신날 케이크에 꼬박꼬박 편지 써주고. 나는 원래 이런 거 진짜 못했는데 남친 보고 배웠고. 남자친구 부모님께서도 나 엄청 예뻐해주시거든. 부담 하나도 안 주시고 생일날 편지에 화장품 사주시고. (죄송해요 잃어버렸어요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집 나올 때 남자친구 보고 온다고 하니까 엄빠가 어머어머 걔는 여기까지 왜 왔다니 너 보고싶대???? 막 이러면서 둘이 좋아했거든. 나는 개심란한데. 근데 또 막상 남자친구 보니까 다시 돌려보내자니 내가 더 미안한거야. 화가 안 난건지 참는 건지는 몰라도 그냥 고양이 눈으로 보기만 하고 화 한번 안내니까 고맙기도 하고. 먼저 밉상짓 한 건 난데.
그래서 얘랑 같이 갈까, 하는 와중에 엄마한테 전화오더라. 원래 나랑 남친 둘이 만날 때 전화 안하는데 남자친구가 집 앞까지 왔다니까 그냥 보내기 뭐했나봐.
전화 받으니까 남자친구랑 집에 들어와서 과일이라도 먹고 가라고, 니 남자친구 그냥 보내기 미안하지도 않냐고 그러더라고. 귀에다 대고 통화했는데 내 목에 얼굴 파묻고 있던 남자친구는 당연히 들었겠지. 내가 알겠다고 통화 끊으니까 좋아서는 막 눈웃음 요망하게 치는데 괜히 얄미워서 딱밤 때림. 그래도 뭐가 좋다고 더 때려도 된다고 웃더라.
집에 들어오니까 아주 엄빠가 어머~~ 수고했어 수고했어 내 딸 보러 오느라 이 늦은 저녁에! 막 이러면서 편하게 앉으라고, 아니면 방에 들어가서 둘이 놀고 있으라고 맞이해줌. 나 왔을때도 저정도는 아니었으면서 ㄹㅇ... 특히 아빠.. 뭔가 좀 부끄럽기도 하고 그래서 방에 있겠다고 하고 들어왔어.
방에서 겉옷 벗고, 누워있거나 하기 뭐해서 그냥 바닥에 앉아서 얘기했지, 왜 여기까지 왔냐고. 물어보니까 연락을 안 받는데 내가 그냥 앉아만 있냐고 그러더라. 나는 뭔가 집착을 그만두게 하려고 연락을 끊었는데 남자친구 입장에선 내가 부채질한 꼴이라 걍 입 다뭄. 그랬더니 남자친구가 꾸물꾸물 와서 앉은채로 뒤에서 나 안고 막 말을 하는데 요약해서 그냥 ‘나 너 안 보면 진짜 미치겠음’ 이거임.
근데 이걸 그냥 사랑한다, 널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다 뭐 이런 게
아니라 진지하게 죽을 것 같대. 이거 병 같다고, 어떡하냐고 그러더라. 근데 나는 남자친구 우는 걸 그때 처음 봤어. 자기 사람한테나 다정다감한거지 원래 잘 웃지도 않는 애라서 우는 거 볼 일 없다고 생각했거든. 티셔츠 어깨부분 위로 눈물이 막 떨어지는데 내가 슬퍼 안슬퍼ㅠ 난 진짜 이런 경우가 처음이었어서 충격+불안+약간 무서움+미안함+사랑 막 다 겹쳐서 미치겠는거야
그래서 막 나도 뿌엥 울어버리고... 내가 막 들숨날숨 개격하게 하면서 어떡하냐고 너 평생 이럴거냐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물어봤지. 근데 그날 이후로 쭉 제대로 된 해결책 못 찾는 중.
이 말하고 얼마 안지나서 그 애한텐 잔인한 짓이었지만 미리 말해놓고 하루만 연락 끊어보자고 했거든? 개뿔 4시간도 못 지나서 자취방 벨 띵동 문 똑똑 두드리더라. 일부러 폰도 꺼놨는데. 근데 이건 언제든지 볼 수 있다는 마음이 있어서 더 빨리 온 거 같고...
난 내 행복한 연애에 이런 고난과 시련이 닥칠 거라고는... 여기에 쓴 것 외에도 심한 집착이 점점 많아지니까 이걸 뭐 어떻게 해야될질 모르겠음.
얜 집착도 아니고 걍 좀 알고나니까 느낌이 이상했던 거. 얼마전에 둘이 누워서 얘기하다가 내가 먼저 잠들었는데 자다가 깨보니까 남자친구가 폰 보다가 잠깐 나 본건지 폰 켜진채로 한손에 들고 다른 한손으로 내 머리카락 쓰담쓰담하고 있더라. 왜 안자냐고 놀라서 시계보니까 세상에 새벽 3시가 넘음. 놀라서 얼른 자라고 하니까 알겠다고, 폰 끄고 누워서 곰인형 안듯이 나 안더니 바로 잠듬.
자다가도 나 일어나면 자기도 벌떡벌떡 일어남. 그리고 화장실 다녀오면 그 잠깐동안 일어나 앉아있고 그래. 그리고 아침에 힘들어하고. 아직까지 남자친구 일상에는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생길까봐 개무서움ㅠ
남자친구 지금 잔당. 사실 이거 쓰기 시작할 때부터 자고 있었음. 요즘 바쁜데 나 챙기기까지 포함되는 바람에 피곤했는지 조금 쓰담쓰담 해주니까 잘 자네. 제발 푹 자라 바보야ㅠ
아이고...힘들겄다..레주도 남자친구도 많이 힘들듯..
나도 연애 초에 연락이 안 되는게 너무 힘들었는데
장거리+비밀연애+코로나 겹쳐서 답도 없었거든...
너가 어디 안 간다는 확신 많이 주면서 남자친구가 조금씩 안정되는거같으면 규칙 하나씩 정하는게 좋을거같아
연인간에도 어느 정도 거리는 필요하고 그렇게 안 하면 남자친구도 힘들 거야..나도 남자친구가 많이 이해해주고 도와줘서 좀 나아졌으니까 레주 남친도 괜찮을 수 있을거야! 힘내구 ㅜㅜ
헉ㅠㅠㅠㅠ장거리에 비밀연애라니...엄청 힘들었겠다ㅠ퓨ㅠㅠㅠ일단 남자친구한테 확신 주는 게 중요한 거겠지...?? 일단 맨날 얘기해주고는 있는데, 알겠다고만 하고 안 믿는건지, 믿는데도 불안한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내가 더 노력해야지!! 조언 고맙구 레더랑 레더 남자친구 앞으로도 행복했음 좋겠다!!
사귄지 꽤 됐는데 은은하면서도 가끔 급발진하는 집착이라 덜한건가, 아니면 내가 얘를 너무 좋아하는건가ㅠ 아니면 얘가 날 너무 사랑하는 게 보여서 그런건가😭 제일 싫어하는 집착을 이해하려고 하고 있으니까...헤어질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엉 믿음 많이 주되 집착이 선을 넘으면 그건 아니라고 정확히 말해야해ㅜㅜ 남자친구가 좋은 사람이면 고치려고 노력하고, 하지 말라는 건 안 할 거니까! 혼자만 노력하지 말구 잘 말해서 같이 노력해봐! 응원해줘서 고맙다 ㅎㅎ
어제 이거 쓰고 남자친구한테서 등 돌려 누운채로 내가 쓴 글 쭉 봤거든. 보면서 내가 좀 예민한건가 이런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손이 훅 들어오더니 폰 잡고있던 내 손가락 눌러서 폰 꺼버림.. 심장 떨어지는 줄
꺼진 폰 뽑아들어서 탁자에다 대충 올려놓고 한숨쉬더라..ㅎ 놀라서 삐걱삐걱 돌아봤는데 화난 표정도 아니고 진짜 오묘한 표정으로 별 말 안하고 늦었으니까 얼른 자라고 이불 덮어주고 토닥토닥해줬어... 내용 본 거면 어카지
아 몰라 표정부터 한숨까지 당연히 본 것 같은데ㅠ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까 이미 일어나서 나 팔베개 해주면서 빤히 보고있더라.. 일어났는데도 한참 쳐다보더니 씻으라고 다른 팔로 안고 있던거 풀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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