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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크
이름없음 2021/04/13 23:32:55 ID : teHBgkq0q2M
그것은 태초부터 존재했다 검고 작으면서도 밝고 큰것 모순덩어리였던 그것을 누군가는 신이라 불렀고 누군가는 악마라고 불렀으며 누군가는 그것에게 기도했고 누군가는 그것을 저주했다 하지만 정작 그것은 세상의 모든 관심을 무시로 일관했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점차 그것이 세상에서 잊혀져갈 무렵 세상에는 그것을 쫓고 조사하는 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것에 대한 경외심이나 증오심때문이 아닌 순수한 호기심, 사람들은 단순하지만 그 무엇보다 강력한 이 힘을 원동력으로 삼아 그것을 쫓기 시작했다 유래없이 강한 결속력과 유대감으로 뭉친 그들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여 그것을 추적하기 시작했고 그것은 쫓아오는 사람들을 피해 점점 더 깊은 어둠속으로 숨어들어갔다 그리고 현세에 이르러 너무나도 어두운 그림자 속에 숨어 더이상은 볼 수 없는 이것을 우리들은 '귀신'이라 부른다.
이름없음 2021/04/13 23:34:58 ID : K2IGlikq1AZ
오글거령
이름없음 2021/04/13 23:35:31 ID : teHBgkq0q2M
이 자그마한 검은 덩어리들은 손에 쥐면 작은 모래알처럼 바스러진다 흘러내리며 통곡하고 증오하고 저주하며 알 수 없는 누군가를 원망한다 오래된 탓에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누군가를 미워하는 그들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왜 저리도 슬퍼하는 것일까 인간은 슬픈일이 있더라도 금새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무엇이 저들을 이토록 오랫동안 분노하게 만들었을까? 이건 내가 처음으로 가졌던 의문이다
이름없음 2021/04/13 23:38:30 ID : teHBgkq0q2M
어떤것들은 작게 쪼개지다 못해 더이상 형체가 남지 앞아 공기중을 떠돌며 소리만을 남긴다 마지막 순간까지 메아리를 일으키며 한마디 한마디에 증오의 의지를 불어넣는다 꺼지지 않을것 같던 불꽃이 아니 어쩌면 꺼지지 말았어야할 그 불꽃이 세월의 풍파를 견뎌내지 못하고 사라져 간다
이름없음 2021/04/13 23:42:51 ID : teHBgkq0q2M
파도는 위험하다 허나 아름답다 이들또한 파도와 같다 너무나도 불안정하고 위험한 상태 감정에 휩쓸려 요동치지만 그 속에서 밝게 빛나는 아직 색을 잃어버리지 않은 작은 구슬 하나가 그들의 형체를 유지시킨다 어미새가 알을 지키듯 이들도 구슬에 다가가려 할수록 더 깊은 곳에서 꺼내어올린 증오를 내뱉는다 허나 곧 통곡한다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것은 증오만이 아닌 그 증오에 서려있는 슬픔이 그들을 울부짖게 만든다
이름없음 2021/04/13 23:45:36 ID : teHBgkq0q2M
이해를 바라지만 이해할 수 없다 이젠 잊혀져버린 옛말로 누군가를 애타게 찾으며 거리를 방황하는 존재들을 산 사람이 이해할 수 있을리 만무하다 누구보다 공감을 원하기에 버려지게 된 이들 마치 쓰레기장에 버려진 오래된 가구같은 그 모습이 그들을 더욱더 처량하게 만든다 바스러져 흘러내리면서도 끝까지 놓지 않았던 그 말들은 계속해서 세상을 매워간다
이름없음 2021/04/13 23:49:40 ID : teHBgkq0q2M
누군가는 진실을 탐구하며 눈을 뜨고 진실을 마주하지만 누군가는 한순간의 반짝임에 열광하며 눈을 닫고 외면하며 살아간다 볼 수 있음에도 보지 않고 볼 수 없음에도 보이는척 하다니 그 커다란 모순때문인지 산 사람들에게서 그것이 겹쳐보인다 결국 서로 계속해서 싸우기만 할 뿐 아무도 바라봐주지 않는 일면에서 우리는 세상의 비웃음과 손가락질을 받아내며 살아가고 있다
이름없음 2021/04/13 23:52:18 ID : E2k9uoK6mGp
오글거람과 세련됨은 한 끗 차이지. 그걸 가르는건 머릿속에서만 하자고. 글에 대한 관점은 누구나 다르니까
이름없음 2021/04/13 23:57:01 ID : teHBgkq0q2M
눈을 이리저리 굴려대며 고민해보아도 답이 떠오르지 않는 달밤이면 그것들은 버젓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과거 그들이 했던 것처럼 무시로 일관하며 밤을 지세울때면 가끔씩 어릴적의 꿈을 꾸곤 한다 모든것을 닫고 바깥으로 밀어내며 쇠창살 속의 죄수처럼 살아가고 있었을 그때, 알고 싶은것과 알고 싶지 않은것을 선택할 수 있었던 날을 꿈결에 밤하늘에 그려보인다
이름없음 2021/04/14 00:11:33 ID : qpgpe6ry7zh
인간은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발전을 이루었다 과거엔 상상만 했던 것들이 이젠 전부 실현이 되었다 구름 사이를 날아다니며 태산을 가를 힘을 가지게 되었고 이제 지구에선 더 이상 인간보다 강력하고 똑똑한 생명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수백만명이 쌓아올린 바벨탑의 위에 서있는 지금 인류는 고민하고 있다
이름없음 2021/04/14 00:14:36 ID : qpgpe6ry7zh
너무 높이 올라온 나머지 내려가는 법을 잊어버린 자와 그저 더 높은 곳으로 가기를 원하는자, 그리고 올라가지 못해 떨어지는 자들만이 이 세상에 남아있다 결코 올바르다 할 수 없는 인류의 행보에는 언제나 큰 책임이 생기기 마련이다 눈에 보이지만 볼 수 없는 그것들이 조금씩 알게 모르게 우리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아무리 잘 만든 건물이라도 시작이 허술하면 언젠가는 무너지기 마련,지금 우리의 바벨탑은 서서히 무너져가고 있다
이름없음 2021/04/14 00:36:13 ID : K2IGlikq1AZ
너도 에바얌
이름없음 2021/04/14 00:36:54 ID : K2IGlikq1AZ
그래도 내용은 되게 좋다
이름없음 2021/04/14 00:37:12 ID : K2IGlikq1AZ
사실 되게 오컬트적이고 철학적인 얘기인듯
이름없음 2021/04/14 00:37:53 ID : K2IGlikq1AZ
그래서 바벨탑은 어쩌는 게 젤 좋겠어 걍 무너뜨리면 되나
이름없음 2021/04/14 01:06:29 ID : qpgpe6ry7zh
기사가 노인에게 물었다 "어르신 물건의 쓸모란 무엇입니까?" 그러자 노인이 기사에게 되물었다 "자, 자네 내 손에 무엇이 들려있는지 말할 수 있겠나?" 그러자 기사가 자신있게 답했다 "그정도야 당연히 말할 수 있죠 단검과 풀 아닙니까?" 그러자 노인은 기사에게 풀을 쥐어주며 말했다 "자넨 그 손에 들려있는 풀로 무엇을 할 수 있지?" "무엇을 할 수 있냐니...이건 그냥 풀 아닙니까? 말들의 먹이정도는 되겠네요" 그러자 노인이 기사에게 검을 쥐어주며 다시한번 물었다 "자네는 그 단검으로 무얼 할 수 있는가?" "나무를 밸 수도 있고 고기를 자를 수도 있고 저나 어르신을 괴롭히려는 자들을 혼내줄 수도 있죠" 그러자 노인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 바로 그걸세 사람은 누구나 원하는 것을 손에 쥘 수 있는 능력이 있다네 하지만 손에 쥘 수 있다고해서 반드시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것은 아니지 만약 내가 풀을 집었더라면 그것으로 약을 만들거나 요리를 할 수도 있었을게야 반대로 내가 칼을 잡았더라면 그 칼은 그냥 아무쓸모없는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겠지 물건의 쓸모는 그 물건이 아니라 그것을 쥐는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네 알겠는가?" 그제서야 노인의 말을 이해한 기사는 그의 검을 악한자를 벌하며 선한자를 돕는데 쓰며 의로운 기사로 오래오래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았다고 한다 -오래된 이야기-
이름없음 2021/04/14 01:12:39 ID : qpgpe6ry7zh
이따금씩 눈앞에 놓여있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다보면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지?"라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그때마다 난 눈앞의 그것들을 보며 생각을 다잡는다 '난 저렇게 후회하지는 말아야지'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던것도 이제는 과거의 일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사셨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친구의 아버지에게서 나온 그것들 조차 끔찍한 비명을 내지르고 있었으니...너무 큰 공포는 오히려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그것 앞에서는 저항조차 무의미하다는 착각에 빠졌을때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나를 나락으로 끌어내려간다 어쩌면 이미 인류는 그것들과 동일시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나를,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 누군가에 의해서 말이다
이름없음 2021/04/14 01:40:13 ID : K2IGlikq1AZ
사람은 불완전하지만 완전을 지향할 수 밖에 없는 불쌍하지만 소중한 존재야
이름없음 2021/04/14 01:40:40 ID : K2IGlikq1AZ
선악을 넘어서도 나름의 선을 추구할 수 밖에 없는 한심하지만 소중한 그런
이름없음 2021/04/14 01:40:56 ID : K2IGlikq1AZ
뭔 말인지 알겠지? 좌절 하지 말고 일어나자 풀 처럼 사람 처럼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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