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4/14
오래간만에 꿈을 꿨다 어두운 동굴에 갇혀 영겁의 시간을 홀로 보내는 꿈이였다 나는 무한한 어둠속에서 작은 몸을 비쩍마른 두 다리로 지탱하며 서있었다 마치 이 세상이 나를 집어삼키려는듯 보였다 나는 동굴을 나가기 위해 걷고 또 걸었다 반복되는 경사와 종유석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화음을 이루어냈다 박자에 맞추어 길을 걷던 나는 이내 동굴의 끝자락에 다다랐다 스틱스 강을 건너 도착한 그곳에는 땅과 완전한 수직으로 맞물린 벽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그 벽을 올려다보았을때 나는 나 자신을 바라보는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나를 비추는 희미한 노란 빛과 함께 나는 끝나지 않을것만 같았던 꿈에서 깨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