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혹시라도 잃을까봐 겁이 나는 거였어

이렇게 말하려니까 웃기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맞는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 태어났을 때 엄마아빠한텐 나 하나가 전부였고 그래서 난 먹는 거 입는 거 다 좋은 것만 받으면서 자랐어 동생들이 태어났지만 난 동생들 때문에 내가 받던 것들이 부족해졌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 지금도 영양제에 뭐에 좋은 거 먹고 비싼 거 입고 하고 싶은 거 하고 있고, 동생들도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기만 할 뿐이야 근데 왜 지금은 이렇게 불안하고 무서울까 ㅋㅋㅋㅋㅋ

그래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그냥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시키면 안 됐어 아니 그렇게 만들면 안 됐어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 나한테 그랬잖아 내가 지금 이렇게 하는 거 다 자기 덕분이라고 나 혼자 이렇게 하게 된 것 같냐고. 그러니까 그냥 처음부터 나 같은 애한테는 아무것도 시키지 말고 기대하지도 말았어야 해

엄마가 그랬잖아 내가 어려서부터 너무 똑부러지고 야무졌다며 ㅋㅋㅋㅋㅋㅋ 다중지능 검사 했더니 내가 언어지능이 또래 수준에서 상위 1~2%였고 나머지도 다 5% 안쪽이었대 그래서 또래보다 말하기 읽기 쓰기도 2~3년 일찍 뗐고 책 읽는 것도 좋아해서 많이 읽었잖아 그렇게 애기때부터 별걸 다 시켜준 덕분에 지금 할 수 있는 게 많은가봐 그치? 젤 싫어하는 수학도 도형 부분은 재밌다고 느낄 정도니까 ㅋㅋㅋㅋㅋㅋㅋ 말하는 거랑 앞에 나서는 것도 좋아해서 4살이던 내가 초등학생들 다 제치고 2등 했었잖아 미술도 학원은 안 다녀봤지만 집에 스케치북 크래파스는 당연하고 캔버스 유화 수채화 종류별로 다 있었잖아 붓도 호수별로 종류별로 다 놔두고 ㅋㅋㅋㅋㅋㅋ 그래 그래서 그림도 어느 정도 그린다 치자 그래서 유치원도 1년 일찍 갔잖아. 진짜 애기때 누가 피아노로 친 노래 듣고 그대로 따라 쳤어 피아노 배운 적도 없었고 계이름도 몰랐을 때였는데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난 내가 뭐든 잘 하니까 엄마가 기뻐한다고 생각했어 실제로도 그랬고, 그런 이유 때문에 난 무엇도 놓을 수가 없었어

초등학교 들어가서도 그랬어 피아노 학원에서 배우던 성악으로 콩쿠르 나갔다가 얼떨결에 입상해서 최우수상 받았었잖아 수영도 몇 년 배우고 나서 선수반 제의 받고 잠깐 들어갔다가 나왔었고 ㅋㅋㅋㅋㅋㅋ 교내대회도 과학 글쓰기 그림 등등 장르 관계없이 내가 거의 다 받아왔고 그중에서도 글쓰기가 제일 특출났던 것 같아 난 내가 글쓰기 하는 걸 엄마가 좋아해 줘서 좋았어 그래서 저번에 우수상 받아왔을 때 나 스스로도 너무 싫었어 아니 사실 난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엄마가 실망하고 아쉬워하는 모습이 너무 싫었어

바이올린을 시작했는데 조금 하다 보니까 그냥 내가 그것의 일부인 것처럼 악기를 안 하는 내 모습을 상상할 수가 없었어 사실 이건 지금도 그래 ㅋㅋㅋㅋㅋ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배워나가다가 나간 콩쿠르에서 1등이었어 뭐 그래 기뻤지 결과적으로 그리 중요한 건 아니었지만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중학교 첫 시험도 성적이 잘 나왔었어 내가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는데 엄마도 수학 90점 초반대인 거 빼고는 별 말 안 했고 그래서 난 내가 아직 잘 하고 있구나 안심했던 것 같아 근데 나 진짜 하면 할수록 이제는 미끄러질 것 같아서 무섭고 한 번만 헛디뎌도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들이 다 무너질 것만 같아서 더 불안해하고 긴장하게 돼 점점 성장해야 하는데 왜 난 점점 퇴행하는 걸까

노력했는데 그 노력이 배신할 때의 기분이 아직도 너무 생생해서 잊혀지지가 않아 그래서 더 내게 주어진 모든 것들을 지키려고 하고 모순적으로 어떤 일에 내 마음을 너무 다 주지 않으려고 그렇게 노력하는데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 엄마가 원하는 내 모습은 어떤 거야? 사실 어제 묻고 싶었어 근데 이젠 그냥 말하기 싫어 대화하면 할수록 둘 다 나아지기는 커녕 더욱 더 깊은 시궁창에 빠지는 기분이야 엄마는 지금 내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답답한데 내가 엄마가 원하는 대로 바뀌면, 바이올린 그딴 거 다 때려치고 바라는 대로 "여행가서 경험도 많이 쌓고 가족이랑 시간도 많이 보내면서 성적은 잘 나오는"애가 되면 내가 미쳐버릴 것만 같아 아니 지금 내 모습중에 엄마가 만족하는 게 있긴 해? 외적인 것만 봐도 그래 키부터 다리 머리카락 입모양 턱까지도 다 지적하잖아 그냥 날 보면 부정적인 소리부터 하는 것 같아

난 내가 연예인이나 모델처럼 뛰어나게 예쁜 외모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기준치는 되는 것 같아고 생각했어 그렇잖아 나 엄마한테 말은 안 했지만 그 때 그 캐스팅 전에 한 번 후에 한 번 총 두 번 길거리 캐스팅 받았었어 다 무슨무슨 회사라 해서 찾아보니까 오디션도 많이 보더라 뭐 내가 관심이 없어서 어차피 상관 없었던 거지만... 그런데도 엄마한테, 몇몇 악의적인 말 하는 주변 사람들한테 지적받고 나니까 그냥 내가 누군가의 기대와 대외적인 내 이미지를 만족시킬 수 있나 하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 내가 너무 모자란 사람이라서

나 마지막 콩쿠르 나갔을 때 진짜 열심히 연습했었다? 애들이 놀자는 것도 다 거절하고 연락도 잘 안 보면서 하루에 몇 시간이고 했어 근데 돌아오는 결과는 뭐였더라? 난 이미 정해져 있던 판에 끼워맞춰져 움직이고 있던 인형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뿐이지 ㅋㅋㅋㅋㅋㅋㅋ 그건 그 선생님 잘못이지만 그냥 그 이후로 나도, 지금 바뀐 선생님도 못 믿겠어 그냥 내가 처음으로 힘들게 고통스럽게 열심히 한 것들이 다 가짜였다고 생각하니까 처음에 말한 것처럼 나한테 주어진 내 것을 뺏긴 기분이었어

뭐든 열심히 하는 것도 내 장점이라며 그래서 다 열심히 했어 하나도 안 빼놓고 다 성실하게 임했거든? 근데 돌아오는 건 결국 더 채워야 할 사람들의 기대 뿐이었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지 그냥 그래서 조금 도망가고 싶어 어쩌면 바이올린이 그 도피처였는지도 몰라 이걸 잘만 하면 난 공부도 악기도 어느 정도 잘 하는 애가 될 수 있고 무엇보다 바이올린이 그냥 좋았는걸 적어도 이건 내 마음대로 연주할 수 있잖아 활이 그어지고 손가락이 짚이는 모양 그대로 흘려보낼 수 있잖아

그래서 엄마가 내 악보 던졌을 때 너무 화가 났어 엄마가 나한테 한 말들 내가 좋아하는 곡에 대한 부정하는 말들도 너무 아프게 들렸어 난 좋아하는 음악조차 엄마 마음에 들어야 하는 건가 싶고 내가 내 의사표현을 자유롭게 못 하는 이유가 엄마의 그런 행동들 때문이라고 말해주고 싶었어 근데 엄마는 내 표정이 불만 가득하고 보기 안 좋았다는 이유로 함부로 말하고 함부로 행동했잖아

그래서 혼자 울다가 잠든 것 같은데 아침에 일어나니까 달라지는 건 없고 눈만 잔뜩 부어있더라 ㅋㅋㅋㅋㅋㅋㅋ 엄만 진짜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어. 그 표정 때문에? ㅋㅋㅋㅋ 내가 배은망덕하게도 온갖 힘든 일 다 겪으면서 날 잘 키워준 엄마를 무시하는 표정으로 쳐다봤으니까, 내 악보가 다 구겨지고 끝이 찢어지고 보면대가 넘어지고 커튼 봉이 떨어지고 공책이 찢어진 게 다 내 탓이었다는 거잖아 그치? 그리고 내가 이렇게 변한 게 바이올린 때문이라며 내가 악기를 해서 예민하고 날카롭고 거만해진 거라며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나 그 말 들을 때 진심으로 엄마 때문이라고 말해주고 싶었어

언제 끝날까 나 이제 그냥 성적 관련된 얘기만 나와도 공격적으로 듣게 되는 것 같아 수학 사실 나 하나도 모르겠어 근데 엄마한테 못 하겠다고 할 수가 없어 나 혼자 제곱근 파트 공부해서 수행평가 본 거 2점 깎였잖아 그래서 이번엔 꼭 만점이어야 하는데 진짜 뭔 소린지도 모르겠고 어거지로 수업 따라가는 것도 지쳐 오죽하면 수학 시간만 되면 스트레스 받아서 이명이 오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야 다른 시간엔 안 그런데 수학 시간만 되면 귀가 울리더라 근데 이것마저 안 들으면 진짜 다 나한테 실망할 것 같아서 못 놓고 있는 거야 나 교과서 문제 푸는 거 수업시간에 못 풀까봐 수업 전에 미리 풀고 끝나고 나서도 복습해 근데도 학원 다니는 애들은 한 시간이면 쉽게 하는 걸 난 혼자서 해야 하니까 못 할 거라는 생각만 들고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엔 지금까지 못 한 적이 없었으니까 잘 할 거라는,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나 진짜 어떡해야 돼?????? 진짜 그냥 엄마 말대로 공부나 열심히 할까봐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엄마 나 공부해서 가고 싶은 학과가 없어 내가 바이올린 하는 미래는 너무 선명하게 잘 그러지는데 내가 그 자사고 가서 좋은 대학 들어가서 뭘 할지는 불투명하게만 느껴져 아니 그냥 가면 못 견딜 것 같아

처음부터 못난 애로 태어났으면 이런 일도 없었겠지 그냥 벌써부터 별별 일을 다 걱정할 일도 없었을 거고 아니 애초에 내가 평범하거나 좀 뒤처지는 애였다면 학교를 조기입학하지 않았을 거니까 그런 일들도 다 없었겠지 ㅋㅋㅋㅋㅋㅋ 지금 대부분의 다른 내 친구들처럼 그냥 적당히 학원 가고 학교 가서 시간 보내고 애들 만나서 놀고 그러면서 지냈겠지? 내가 왜 벌써부터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고통받고 막막함을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어 하지만 난 내가 이미 너무 늦게 출발선에 섰다는 걸 알아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 아직도 나한테 확신을 주는 게 하나도 없네

그냥 차라리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정해진 길을 살았으면 편했을까? 왜 이것저것 다 시켜서 날 이렇게 만든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누구 탓할 게 아니지 그래 그냥 내 문제야 다 내 고집이고 욕심이지 그래도 시켜줄 수 있을 것처럼 그렇게 말해주고 조금 지나면 또다시 악기 안 하면 안 되냐고 물어보는 일은 안 했으면 좋겠어 그러면 내가 너무 죄책감 들어 내가 아예 누구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일 있으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그런 애였어야 했는데 쓸데없이 눈치보느라 이렇게 된 건가봐. 그렇잖아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여기서 엄마 뜻대로 안 하겠다고 하면 그냥 쉽게 꺾여버리는 얕은 열정에 불과했던 거고 어차피 이런 의지였으면 안 될 길이었다고 할 거고, 내가 이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계속 하겠다고 하면 현실 직시 못 하고 고집만 부리는 이기적인 애 되는거잖아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 걸 그랬어

그냥 하지 말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것보다 이게 더 고통스러운 것 같기도 해 아예 하지 말라고 못박으면 진짜 못 견디게 슬프고 원망스럽긴 해도 순응하고 살겠지 근데 하고 싶은 거 하라면서 안 하면 안 되냐고 하는 건 진짜 미쳐버릴 것 같아

무섭다 차라리 내가 한 분야에서만 미치도록 잘하는 그런 애였으면 좋겠어 다른 거 다 기본만 해도 아니 못해도 되니까 한 분야만이라도 천재처럼 하는 그런 애가 되고 싶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도 저것도 다 챙기려다가 결국 둘 다 놓치게 될 것 같고 시간이 점점 흘러가는데 난 아무것도 온전히 정하지 못했다는게 너무 싫어 주변 사람들이랑 엄마가 하는 말 한마디한마디가 날 불안하게 만들고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계속 피하려고만 하는 내가 싫다 ㅋㅋㅋㅋㅋㅋ 내가 정한 길이니까 내가 정한 목표를 이루는 걸 무조건 성공해야 하는 걸 아는데 엄마가 그러라고 했는데 그렇다기엔 아무도 날 안 도와줘 하긴 나조차도 그렇게 하지 않는데 누가 날 밀어주겠어

그래도 가끔씩 듣는 몇 사람의 좋은 말로 버텨내려고 하는데 그것보단 안 좋은 말의 힘이 너무 세서 다시 쉽게 무너져버려 나한텐 좀 더 확실한 뭔가가 필요한데 당장 알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고, 끝없는 긴 생활을 계속 이어가야만 해 적어도 올해까지는

그래서 난 집에 돈이 엄청나게 많아서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는 애들 빽이 엄청나게 좋아서 어떻게든 목표한 걸 성취하는 애들 그것도 아니면 부모가 자기 진로를 엄청나게 지지해주고 신뢰해주는 그런 애들이 부러워 우리 집에 돈이 적은 건 아니야 그렇게 재벌처럼 많은 것도 아니지만 평균 이상은 돼 근데도 내가 악기 하면서 어느 정도 이 상태 유지하고 살려면 동생들 지금 배우는 복싱 미술 도예 가야금 미술 영어 등등...중에 절반은 끊어야 할 거고 나도 내 공부는 지금처럼 혼자 해야겠지 벌써부터 모르는 것 투성이에 너무 어렵기만 한데 ㅎ... 그렇게 많은 걸 걸고 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큰 길이니까 내가 전공을 할 수 있다고 해도 망설이는 걸테고 ㅋㅋㅋㅋㅋㅋ 우리 엄마나 아빠가 예체능 전공도 아니니까 그쪽으로 인맥이 있지도 않고 아니 그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끔은 너무 원망스러워 엄마는 날 최선을 다해 키웠다고 하는데, 그리고 나도 쭉 그렇게 생각해왔는데 이제는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이 보여서 너무 힘들어

진짜 한 번도 부럽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친구가 있어. 아니 애초에 내가 내 기준에서 내가 못났다고 생각하는 것과는 별개로 누구를 특별히 부러워하거나 그 애의 어떤 면을 가지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은 잘 안 해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런 나인데도 걔한테서 하나 가져오고 싶은 게 있어 절대 바꿀 수도 없고 어차피 지금 와서 그게 무슨 소용인가 싶지만 그랬으면 어땠을까 싶은 거...? 나도 참 웃긴다 어렸을 때도 안 하던 투정을 이제야 이런 이런 곳에나 털어놓고 있어

엄마나 아빠가, 아니면 가족 중에 한 명이라도 악기를 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난 충고를 바라는 게 아닌데 나한테는 항상 부담되는 말만 돌아와 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내가 어떤 상황인지 충분히 알고, 아니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걸? 당연하지 내가 말을 한 적이 없는데 다른 누가 어떻게 알겠어 ㅋㅋㅋㅋㅋㅋ 어떻게 해야 하는지 뭐가 필요하고 뭐가 문제인지도 다 아는데 왜 항상 그런 부분만 헤집는 건지 모르겠어 난 진짜 그냥 믿어줄 테니까 잘 해 보라는 한 마디만 있으면 되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워? 어렵겠지 그 말 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이 돈은 숭숭 빠져나가고 엄마 걱정대로 난 방에만 틀어박혀서 공부 아니면 연습만 하는 외골수가 될 테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난 엄마가 이해가 안 돼 내가 악기를 해서 오만한 거라고? 왜 내가 오만한 건데 내가 다른 사람들 기분 안 상하게 하려고 항상 얼마나 조심하는지도 모르고 엄마가 싫어하는 짓 안 하려고 얼마나 신경쓰는지도 모르잖아 엄만 엄마가 보고싶은대로 보면서 왜 내가 표현을 안 하려고 한다고만 생각하는 걸까 내가 엄마를 그렇게 만든 거라고만 말하잖아 웃기게도 그 반대가 항상 내가 생각하던 내용이었고.

이제는 입을 여는 게 너무 어려워 내가 하는 말 한 마디가 다 나를 무시하기 위해 사용될 것 같고 내가 내놓은 정답이 틀리면 나를 부정당하는 기분이 들 것 같아서 고민하게 돼 그렇게 계속 뒤로 빼고 못 말하고 가만히 서 있다가 더 멍청해지는 느낌을 받고 자괴감이 든다? 진짜 웃기지 주입식 교육의 폐혜라면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난 저렇게 안 될 거라고 내 의견 말하는 게 뭐가 어렵냐고 했었는데, 이젠 글이 아닌 말로 생각을 말하기가 힘들어 적어도 글은 정리해서 보낼 수 있잖아. 뭐가 상대방이 원하는 옳은 답이고 어떻게 해야 매끄럽게 잘 이어지고 잘 보일 수 있는지 고민해서 보낼 수 있는데 말은 그게 안 돼. 그렇게 나도 모르게 정답이 없는 문제에서 답을 찾고 있어 상대가 원하는 대답이 뭘까 뭘 말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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