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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1/05/07 21:26:01 ID : 4Mrtipe7y7t
어떻게 적고 이어도 상관없엉😃 나부터 해볼게! ㅡ 이 혼자 살기엔 넓고 적적한 저택에 활활 타는 난로 소리에 기울인 채 폰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똑똑- “음?” 보던 폰을 든 채로 현관에 다가가 말한다 “누구세요?” ... 대답이 없다.
이름없음 2021/05/07 21:32:47 ID : B9eL9eHwq59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입으로 말하자니 조금 부끄럽지만, 이런 대저택에 찾아올 사람이라고는 정기적으로 오는 식료품 배달원 말고는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시에 불길한 생각도 들었다. 텅 빈 내부와는 달리 꽤 호화로운 이 저택의 겉모습을 보고 찾아온 강도일지도 모른다, 는 가능성이 스쳐지나갔다.
이름없음 2021/05/07 21:48:34 ID : rdPa64ZeGts
모두가 하하호호하며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기에 나는 그 불길한 상상에 좀 더 힘을 실었다. 잠깐 어제 산책을 나갔다 왔을때 뒷문을 제대로 닫았던가. 안타깝게도 어제 저녁식사의 메뉴조차 헷갈려하는 인간의 기억력에 한탄하며 집 뒤쪽으로 발을 옮길 수 밖에 없었다. 한손에는 폰을 꼭 쥐고 한손에는 부엌에서 얻은 냄비를 쥐고서. 아아, 이 묵직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세라믹 냄비를 산 것은 오늘을 위해서인가. 신이시여 홈쇼핑을 축복하소서. 짧은 한숨을 쉬고 부엌을 지나 뒷문에 도착했다. 한숨을 한번 더, 이번엔 제법 길게 내쉬었다. 뒷문은 희미하게 열린 틈새로 차가운 아침공기를 신음하듯 내뱉고 있었다.
이름없음 2021/05/07 22:23:07 ID : 4Mrtipe7y7t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발걸음으로 점점 저택 앞에 다다르고 있다 한번 결심한 손으로 냄비를 꽉 쥔 채 저택 앞을 본 결과 나타난 것은.. “응?” 웬 문 앞에 쓰러져있는 사람이었다 생채기가 난 흰 원피스와 긴 갈색 머리. 혹시나 싶어 가만히 보고 있다가 이내 살아있는 사람인지 살피게 된다 숨소리가 거친 걸로 보아 상태가 안 좋거나 먼 거리를 달린듯하다.
이름없음 2021/05/07 22:25:43 ID : B9eL9eHwq59
절박한 상황에서 이 집으로 급히 향한 것임을 짐작하면 상당히 예를 중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크를 하고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니. 아니, 제대로 문을 두드릴 힘도 없었던건가.
이름없음 2021/05/07 23:03:27 ID : 4Mrtipe7y7t
쓰러져있는 여자를 들고 조심스레 앞문을 연다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 터라 급하게 차가운 침대 위로 눕힌 뒤 게어 진 이불을 덮어줬다 곧 따뜻해질 방안을 뒤로한 채 한번 스쳐보곤 조용히 문을 닫았다. “자야지..” 다소 갑작스러운 저녁시간 뒤로 생각을 마친 후 2층 내 방으로 와 스르르 잠에 빠진다
이름없음 2021/05/09 13:50:56 ID : 3yK3WmFbg2E
짹짹- 눈을 떠 바라본 시간은 11시 보통 8시에 눈이 떠지는데 조금 더 잔 것 같군 “깼을까?” 가벼운 몸으로 일어나 문을 열고 방 하나를 지난 방문 앞에 섰다 조심스레 노크를 하곤 반응이 없자 불러보고, 그래도 조용해서 1층으로 내려왔다 신발장에 있어야 할 신발이 없는걸 보니 “일찍 나갔나 보네” 조금은 신기하고 한편으로 놀란 저녁의 갈색 머리 여자는 못 본 것처럼 흔적 없이 사라졌다.
이름없음 2021/05/09 22:43:10 ID : anDvyNs2k2o
그렇게 몇시간이 흘렀을까 무기력한 주말 오후가 지나갈 시간쯔음 노트북앞에서 밀린 일을 마무리하는 눈 위로 잠이 쏟아진다. 이미 커피잔은 말라비틀어져 커피였던 갈색흔적만 남아있다. 잠이라도 깰겸 느릿하게 일어나 커피메이커의 버튼을 눌렀다. 기분좋은 커피향이 방안 가득 메워지니 기분이 평안해지는 그 때 현관문이 거칠게 흔들린다. "계십니까??" 낯선 남자의 목소리 낮고 거친 목소리는 그가 조용한 방문자가 아니란걸 알려주는듯했다. 그 생각을 대변하듯 문고리는 덜컥거리고 다시한번 쾅쾅거리는 소리가 울린다. 나는 현관문의 고리가 걸린걸 확인하고 문을 살짝 열었다. "누구십니까?" 내 질문에 그는 주머니에서 공무원증을 보여준다. 형사라니.. 내 인생에 절대 만날일 없을것같던 사람이다. "무슨일이죠?" 내 질문에 그는 말없이 스마트폰을 내 눈앞에 들이민다. 고리가 걸려있어 걸리적거린단듯이 그는 쯧하고 작게 혀를 찼다. 그가 내민 스마트폰안에는 낯익은 갈색머리 여자가 웃고있다. "이 여자는...??" "살해당했습니다." 무덤덤하고 업무적인 어투지만 그 단어가 갖고있는 폭발력은 엄청났다. 순간 휘청거리는 나를 가늘게 눈을 뜨고 바라본 남자가 다시 한번 내게 말한다. "오늘 아침 저택 경비가 발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cctv가 확인된게 당신이 그녀를 집안으로 들이는 장면이었습니다. 실례가 안된다면 집안을 확인해봐도 될까요?"
이름없음 2021/05/11 19:02:29 ID : 4Mrtipe7y7t
충분히 의심할만한 상황이기에 일단 형사를 집안으로 들인다 “물론이죠, 들어오세요” 집안을 여기저기 살피는 모습 뒤로 생각을 해본다 해가 반쯤 떨어진 저녁, 평범한 노크 소리에 냄비를 들고 뒷문으로 나갔다 보인 것은 쓰러진 갈색 머리의 여자였고 숨은 붙어있으나 상태가 안 좋아 보여 그대로 안아들고 2층 손님방에 데려다 놨지 이후로 별일 없이 내방으로 들어와 잠에 들었고.. 이름도 모르는 그 여자가 발견된 곳은 이곳에서 100km 떨어진 나무 아래라고 한다
이름없음 2021/05/14 01:48:34 ID : klcrhth9fU6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도 결국 나에게 긍정적인 것은 아무래도 없었다. "혹시 여자가 어떤 사람이었고 누구인지 아는 게 있으신가요? " 하지만 내 이 알팍한 호기심은 내 충동을 제어하지 못했다.
이름없음 2021/05/14 16:07:06 ID : 5dPjxWi8mK1
내 질문에 집 안 구석구석을 보던 형사의 눈이 내 쪽으로 향했다. "무명배우라고 들었습니다. 최근 여기저기 단역으로 많이 출연한것같은데 별 인기는 끌지못했더군요." 배우라.. 하긴 눈을 감고있는 모습만 봤지만 꽤나 미인형에 속하는 얼굴이었다. "이상하죠? 그녀는 이런 대저택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을 사람인데 말이죠? 큰길너머 햄버거집아십니까?? 거기서 알바를 병행하고있었던 모양입니다. 선생같은 사람과는 별 상관없을것같은 허름하고 낡은 햄버거집이죠." 그는 피식 웃으며 벽에 걸려있는 몇일 전 경매장에서 구입한 신인화가의 추상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제법 마음에 든 그림이라 거실에서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걸어두었지. 한참 그림을 바라보던 그가 이제 집안 구석구석에 가구나 골동품들을 바라보며 흐음하는 소리를 내었다. "아직 젊으신분 같은데 대단하시군요. 이런 저택에 저런 미술품까지 수완이 좋으신가봅니다?" 언뜻 비아냥거리기까지한 그의 질문에 난 무덤덤히 웃으며 대답했다. "부모님이 사업을 크게하셨었거든요. 뭐 그것도 다 옛날일이지만요.. 지금은 이 저택과 작은 회사뿐이 남지않았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질문해볼까요? cctv를 보아하니 당신이 그녀를 집안으로 들일때 그녀는 이미 정신을 잃은것같던데, 특별한 외상이나 술 또는 약물등의 의심이 있었나요?" "아니요, 전혀요. 그저 뛰어왔는지 옷이나 몰골이 엉망이었어요. 정신을 잃은채 숨만 가쁘게 쉬고있어서 상태가 심각해보여 일단 방으로 옮겼지요." "그렇군요. 상태가 심각해보이셨다면 어째서 병원으로 이동하거나 의사를 부를 생각은 안하셨죠?" "그럴 경황이 없었습니다. 저녁시간이었고 식사준비중에 갑자기 누군가 쓰러진걸 발견했는데 누군들 그럴 생각이 들까요?" 내 대답에 그는 그렇겠지하는식의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그 여자분은 어떻게 발견하신거죠?" "문을 노크하는 소리에 나가보니 쓰러져있었습니다." "아하, 상태가 안좋은 그 여성분이 이 대저택의 현관까지 힘들게 오셔서 정중하고 예의바르게 노크를 하고 쓰러지셨다. 네, 좋아요." 그의 멘트에선 공격성이 다분했다. 그의 공격성은 먹이를 앞에 둔 짐승같이 나를 향하고있었다. 하나라도 걸리면 바로 물어뜯을 기세로.. "지금 저를 의심하시는겁니까?"
이름없음 2021/05/14 19:05:49 ID : 4Mrtipe7y7t
나라고 떳떳하지 못한 건 아니기에 정중하게 질문한다. “제 일반적인 생각으론 당신이 좀 많이 의심됩니다. 물론 확실하진 않지만” “...” 솔직히 내가 생각해도 어제는 이상한 부분이 좀 있다 여자의 상태와 살짝 힘이 들어간 평범한 노크 소리 그리고 아침이 되자 감쪽같이 사라진 것도 그냥 보면 그럴 수 있다 지만 어딘가 놓친 느낌이 든다 형사와 짧고 무거운 침묵을 잇던 중 ‘도와주세요’ 맞아 어젯밤, 그 여자가 꿈속에서 내게 말했었다.
이름없음 2021/05/14 19:14:36 ID : Apfgo0qZfSG
하지만 어린애도 아니고, 꿈속의 일에 의미를 부여할 정도로 순수한 마음을 갖고있진 않다. 어설프지만 확실한 변론을 해야겠다. "제가 의심스럽다는 건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신 결과 아닌가요?" "무슨 의미인지 설명해주시겠습니까?" "간단합니다, 제가 무슨 의도를 가지고 그녀를 죽이려고 했다거나, 혹은 다른 목적을 가지고 그녀를 납치했다면, 이렇게 허술하게 행동할까요?" 짧은 침묵이 흐르고, 형사의 눈빛이 눌러쓴 모자 너머 내게로 향하는 것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이윽고, 형사가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맞습니다, 무슨 당신이 목적을 가지고 움직였다고 보기에는 이상할 정도로 빈틈이 많죠. 기분 나쁘셨겠지만, 이렇게 들쑤시고 다니는게 저희 일이니 이해해주십시오." "물론 이해합니다.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이름없음 2021/05/14 19:19:19 ID : Apfgo0qZfSG
"그럼, 이만 돌아가보겠습니다. 이거 참,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하군요. 추후에 본청에서 한번 더 방문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건과 연관성을 보이는 사건이라서요" "네? 다른 사건이요?" 순간 형사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이 형사는 정말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이다. 내 반응을 떠보려 한건지, 아니면 정말 실언을 한건지 알 수가 없다. 죄지은 것도 없는데 마음 한구석에서 불안감이 새어나가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없음 2021/05/14 19:24:36 ID : Apfgo0qZfSG
"아니, 잊어주십시오. 별일은 아니지만 '이상한 연관성이 있는 자잘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정도입니다. 게다가 아직 확인작업조차 끝나지 않았습니다" 뭔가 중요한 말을 들은것 같지만, 빨리 기억 속에서 지우는 편이 좋겠다. 범죄에 연류되는건 어떤 식으로든간에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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