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주는 귀신을 본다던지, 그런 류의 영적인 경험을 해본 일이 드물다. 어릴 적에 딱 한 번, 독감을 앓다가 팔 여러개 달린 귀신을 본 일을 제외하면, 영적인 경험은 통 없었다. 이 친구를 만나기 전까지는.

스레주에겐 친구가 있다. 이름을 깔 수는 없으니 별명을 붙여 다이라고 칭하겠다. 다이를 처음 만난 건 14살, 중학교 입학식 날이였다.

나는 초등학교를 마치자마자 타지로 전학을 갔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학군으로 이사해서 자식 농사를 잘 지어보겠다는 부모님의 의지였다. 덕분에 나는 입학식 첫 날 친구도 만들지 못한 채 쭈구리가 되었다. 솔직히, 같은 학교 동창끼리 모여서 이야기하는데 생판 낯선 아이가 끼어들긴 그렇잖나. 우리 반엔 대강 22명 정도가 있었는데, 대부분 서로 안면을 튼 사이였는지 거리낌 없이 대화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잘 나가보이는 아이도 아니요, 예쁘고 키 큰 아이도 아닌, 구석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써내려가며 희미한 웃음을 짓고 있던 다이였다. 그녀는 나처럼 다른 아이들과 얼굴을 트지 못한 것 같았다.

나는 그녀를 유심히 관찰했다. 단발머리에, 얇은 테두리의 안경, 분주한 손. 반에 하나둘씩 있는 조용한 아이의 스테레오 타입. 나도 크게 다를 것 없었다. 원래가 조용한 성격이었으니까. 그럼에도 나는 그녀에게서 묘한 동지애를 느꼈다. 유유상종이라고, 비슷한 부류를 보면 통교하고 싶어지는 것은 당연하잖은가. 나는 용기내어 그녀에게 다가갔다.

다이는 정말 노트에 끄적이는데에 몰두했는지, 내가 바로 옆에 다가갔음에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내가 그녀의 어깨를 조심스레 두어번 두드리자, 화들짝 놀라 노트를 덮으며 물었다. "누구...?" "나 저기 창가쪽 구석자린데... 뭐 쓰는지 궁금해가지고. 방해했다면 미안해." 다이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안경이 삐뚤어지고, 토끼눈이 된 채 나를 응시했다. 다이는 나를 훑어보고는 헛기침을 몇 번 하며 대답했다. "아냐, 아냐. 그냥 뭐 새학기 다짐 그런거 쓰고 있었어." 그녀가 덮은 노트는, 새학기 다짐을 써내려갈만한 것은 아니었다. 척보기에도 낡아빠진, 험하게 쓴 공책이니까.

그리고 얼핏 본 다이의 노트에는, 글씨보다는 그림이 더 그려져 있었다. 무리지어있는 사람의 형상이나, 딱히 알아볼 수 없는 추상적인 무언가. 그땐 그려려니하고 넘겼다. 딱히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녀 외엔, 정말 말을 붙일만한 사람이 단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그건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다이가 더 나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다이도 누군가 대화할 상대가 필요했었겠지.

"너는 어느 초등학교에서 왔어?" "난 다른 지역에서 와가지고... 인덕초(가칭)라고." "아, 알고 있어. oo시에 있는거잖아." "어떻게 알고 있어?" 다이는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그 지역 자주 다니거든. 많이 봤어."

보통 어느 지역을 자주 간다고해서 그 동네에 있는 학교 이름까지 외우진 않을텐데. 더구나, 인덕초는 산 중턱에 있는 학교였다. 그저 동네를 돌아다닌 걸로는 보기 어려운 곳이다. 하지만 그때는 그녀가 도경(도의 경계)을 넘는 내 고향을 알고 있다는 것에 신기해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8 오 보고 있구나 근데 8시에 알바 가야하는디 최대한 빨리 써볼게 그 후 그녀와 나는 시덥잖은 잡담을 나누며 사이가 가까워졌다.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평소 즐기는 취미같은 소소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눴던 것 같다. 그러다 연예인들이 출연한 공포 특집 프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자연스레 이야기의 주도권이 다이에게로 흘러갔다. 다이는 그런 쪽에 정말 정통했고, 내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떠들어댔다. "우리 동네에도 거기(방송) 나왔던 것처럼 심령스팟 좀 있거든. 저기 학교 뒤 쪽에 산 보이지? 저 산에도 심령스팟있어." 그땐 한창 공포라던가, 오컬트 같은게 애들 사이에서 흥하던 시기라, 나도 자연히 관심이 갔다.

그 산은 그저 보기에도 동네 뒷산 정도 수준의 낮은 산이었다. 그런 산은 보통 길이 다 나있고, 밤에는 주택가의 불로 환해서 심령스팟 같은게 있을리가 만무한데... 산에 있는 심령스팟이라면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의 그것이 더 무서웠다. 학교는 산 중턱 쯤, 그것도 일반적으로 드나드는 길의 중턱 쯤에 있었지만, 산 자체는 굉장히 높고 험해서 사람이 다니지 못하는 길이나 옛날에 쓰다 버려진 길이 많았다. 그런 장소엔 응당 흉흉한 괴담이 돌기 마련이다.

다이는 그런 내 생각을 읽기라도 했는지, 내게 선뜻 산에 가보길 권했다. "어때, 저기 가볼래? 운동도 할 겸." 운동할 겸 공포체험이라, 뭔가 앞뒤가 안 맞지만... 그땐 기운이 남아도는데다 다이랑 같이 있는게 그렇게도 재밌었기 때문에, 흔쾌히 같이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산은 차라리 공원이라는 말이 더 걸맞을 정도로 무난한 곳이었다. 새벽 5시, 심히도 야심한 시각에 맞춰놓은 알람에 자연히 눈이 뜨였다. 학교를 가기 전에 산에 먼저 들러보기로 했던 무모한 약속 때문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면서 뭔가 후회가 느껴지기 시작했지만, 새벽에 다이와 나눈 몇 통의 카톡 때문에 이제와서 안 간다 내빼기도 곤란했다. 그날 엄마는 내가 일찍 일어나 씻는 것을 보고 헛것을 봤다며 도로 잠자리에 누웠다.

아이; 알바 갈 시간이네... 오늘 알바 일찍 끝나니까 최대한 빨리 와보겠음.

오...언제와?난 엄마가 무당인 친구가 부적을 주면서 막 울었는데...최근에 소식을 들으니깐 성인이 되기 전에 죽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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