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중학교 2학년. 지금까지 내가 격어왔던 모든 불행했던 일들을 적을거야. 중학교 2학년이라기에는 조금 많은 일들이 있었어. 조작 없이 모든 일들을 적을건데, 다소 우울한 이야기겠지. 누군가는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엄청 대단한 일일텐데 그냥 내가 버티기 위한 한가지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봐줘🤗
◆41DAi3A1xBg2021/05/16 11:05:07ID : O1h9ii9wGoN
나는 여섯 자매중 다섯째로 태어났어. 집은 그리 가난하지 않고, 그렇다고 부유하지도 않아. 첫째 언니와는 14살 차이, 바로 윗 언니랑은 4살 차이, 동생은 2살 차이. 가족 모두가 평화로웠고, 평범했어. 그리고 나 자신도 평범했지. 어린이집 입학도 평범, 졸업도 평범, 초등학교 입학도 평범했어. 다른얘들이랑 조금 다른걸 적어보자면 조금 키가 큰거? 인간관계도 엄마의 친구의 딸/아들이 많아서 두루두루 잘 지냈고, 친구도 어느정도 뭉쳐다니는 정도로 양아치 짓따위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하지않는 어찌보면 만화에 나오는 엑스트라중 누군가였어.
◆41DAi3A1xBg2021/05/16 11:08:09ID : O1h9ii9wGoN
나는 그런 평범한 생활이 좋았고,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기를 바랬어. 조금 비현실 적이지만 평생을 가족들과 변하지 않는 관계를 바랬지.
◆41DAi3A1xBg2021/05/16 11:13:27ID : O1h9ii9wGoN
그런 바람이 방향을 틀어버린건 초등학교 3학년. 아빠가 돌아가셨어. 아빠는 자영업을 하셨고, 가끔 엄마가 도와드리러 갔었는데 그날은 엄마가 모임이 있어서 나가셔서 아빠는 혼자 일을 하셨어. 그날은 해가 쨍쨍했고, 어렸던 나는 동생과 함께 하교후 늦는 부모님을 뒤로하고 3째언니(1째언니는 당시 알바를 했고, 2째 언니는 서울에서 공부하느라 없었어.)가 끓여주는 라면을 기다리고 있었지. 저녁 6시 쯤이었을거야. 엄마한테 전화가 오더라고. 아빠가 혼수상태라고.
◆41DAi3A1xBg2021/05/16 11:18:28ID : O1h9ii9wGoN
엄마는 일단 밥을 먹으래. 괜찮을 거라고, 일단 밥 먹고 병원으로 오래. 우리는 밥을 먹었어. 그리고 거짓말처럼, 맑았던 하늘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 원래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고 했었는지는 몰라. 그냥 비가 쏟아졌어. 엄마는 옷을 어둡게 입고 병원으로 오라고 하셨어. 3째언니, 4째언니, 나, 동생은 우산을 쓰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지. 3째언니는 당시 중학교 3학년. 3명의 동생을 돌보기에는 어렸어. 버스를 타고 가기에는 시내에 병원은 시내에 있었고, 생각해보니 돈도 없던 우리는 결국 집으로 돌아왔지.
◆41DAi3A1xBg2021/05/16 11:24:18ID : O1h9ii9wGoN
얼마 안돼서 엄마한테 전화가 오더라고, 아빠가 돌아가셨다고. 그 후는 그냥 아는 이모가 데리러 와 주셨어. 정확한 시간은 몰라. 내가 3일동안 생각했던건, 이 모든게 아빠의 몰래카메라고, 아빠는 장례식장에 큰 문을 지나서 우리를 반겨줄거라고. 그렇게 생각했어.
난 3일간 한번도 울지 않았어. 아빠를 보내 드릴때에도 현실감은 전혀 없어서 그냥 하늘만 보고 있었어. 그러고 집에 돌아오니까, 아빠가 없는게 생생해 지더라. 그때가 겨울방학식 당일 이어서, 친구가 내 방학 숙제를 가져다 주더라고.
◆41DAi3A1xBg2021/05/16 11:25:48ID : O1h9ii9wGoN
아빠를 보내 드리고 몇일 후가 크리스마스였어. 뭐 그 후로 크리스마스 선물따위 없지만...ㅋㅋ 하하 보는 사람도 없고 좀 이따가 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