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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8/01/08 09:30:13 ID : q3UZg7z83Bf
지금 시간에 들어줄 사람이 있나 싶지만 그냥 써봐. 어차피 인간관계는 진작에 망했고, 가족이라는 사람들에겐 말해도 못 알아듣거든.
이름없음 2018/01/08 09:44:31 ID : q3UZg7z83Bf
나에겐 아빠가 다른 남동생이 하나 있어. 적어도 나는 4살때까지 아빠가 있었지만 동생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아빠가 없었거든. 나도 동생의 아빠가 누군지 모르고 동생도 자신의 아빠가 누군지 몰라. 아빠 없이 크는게 얼마나 무거운 짐인지 알기 때문에 동생을 내 아들로 생각하고 대했던것 같아. 생각해보면 그렇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것도 아닌데 그떈 왜 그렇게 책임감이 강하게 들었는지 모르겠다. 동생은 남자이기 때문에 아빠의 빈자리가 더욱 클거라고 생각했나봐. 일단 우리의 엄마는 엄마라고 부르기도 싫은 사람이야. 남자한테 미쳐서 안그래도 없는 돈 남자한테 바치고 사기도 여러번 당했었거든. 진절머리나는 좋은 아저씨들한테.
이름없음 2018/01/08 09:49:35 ID : q3UZg7z83Bf
동생은 날이 가면 갈수록 커가는데 엄마라는 여자는 돈을 벌 생각을 안하고 가끔 나가는 알바로 번 돈도 죄다 남자한테 바치기 바빴어. 그래서 난 고등학교 입학을 포기했어. 돈 되는 일은 다 해본것 같다. 여기니까 하는말인데 하면 안되는 일까지 했거든. 그렇게 겨우겨우 벌어온 돈을 엄마는 좋다고 다 써버렸어. 나랑 동생한테 메이커 티셔츠 한장 사준적 없는 여자가 자기 자신이 입을 이름 있는 메이커의 티셔츠 그리고 그 좋은 아저씨들 입힐 옷들은 그렇게 사대더라. 그러다 보니까 엄마랑 싸우는일이 많아졌었어. 지금 봐도 그때 봐도 난 진짜 어린 나이였는데 엄마랑 돈 때문에 싸우는 꼴이 웃기더라. 동생은 그걸 보고 자랐어. 내가 낡아빠진 변기에 앉아서 울고있으면 자기도 같이 울면서 문을 두드렸던 착한 동생이었어. 알바해서 번 돈으로 누나 가방 사주는게 소원이라고 했던 애야.
이름없음 2018/01/08 09:55:52 ID : q3UZg7z83Bf
근데 애가 중학교 들어가고 나서 조금씩 변하더라. 한마디로 말하자면 양아치들이랑 어울려 다녔어. 물론 누나 입장으로 보기 안좋았지만 동생이 좋은 애들이라고 하니까 그렇구나 했지. 동생 친구들은 우리집에 놀러와도 집이 왜 이렇게 후지냐는 말 한번 한적 없는 애들이었거든. 오히려 식탁 있는집은 잘사는 집이라고 농담도 치면서 내 동생 기 안죽게 해주던 애들이었지. 근데 동생 패딩 주머니에서 담배가 나온날은 이상하게 그 착한 친구들을 원망하게 되더라.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한참을 울었어. 그날 처음으로 동생을 때렸어. 때리면서 너무 마음 아팠다. 근데 동생은 눈 똑바로 뜨고 말하더라. 누나가 한번이라도 내 입장 생각해본적 있냐고. 엄마랑 누나는 자기 인생 살기 바쁘지 않냐고. 그때 나 진짜 당장 죽고싶었어. 난 한번도 내 인생을 살아본적이 없었으니까. 난 진짜 동생 그리고 엄마 위해서 살아왔으니까.
이름없음 2018/01/08 10:00:42 ID : q3UZg7z83Bf
지나가는 사춘기겠지 나도 겪었던 그 사춘기겠지 했었어. 그래서 나 진짜 열심히 돈 벌었다. 정신없이 돈 벌다보니까 주위엔 남은 사람이 한명도 없더라. 딱 하나 친한친구 있었는데 그 친구도 돈 때문에 내가 버렸어. 어쩌면 내가 버려진걸지도 모르지. 내 동생 겨울되면 추울까봐 패딩 사줘야지 내 동생 친구들이랑 피씨방 가고 당구장 갈려면 돈 필요하니까 용돈 줘야지 하면서 기계처럼 일만 했어. 내가 노력하면 할수록 동생은 삐뚤어지기만 하더라. 동생이 돈 필요하다고 배달 알바를 하겠다고 말했을땐 손 붙잡고 애원했어. 제발 그러지말라고. 누나가 더 열심히 살겠다고.
이름없음 2018/01/08 10:06:06 ID : q3UZg7z83Bf
하루는 내가 일하다가 팔꿈치가 찢어져서 응급실에 갔었어. 총 열두바늘을 꿰매고 돈 지불하는데 손이 진짜 덜덜 떨리더라. 그만큼 난 나한테 나가는 돈이 미치도록 아까웠어. 몇백원짜리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오더라. 동생이 사고 쳤는데 대신 학교 좀 가보라고. 눈 앞이 어두워지고 머리가 핑핑 도는 와중에 미친듯이 뛰어갔어. 아까워서 택시도 안타는데 택시 타고 후다닥 뛰어갔어. 동생이 날 보자마자 미안하다고 하더라. 괜찮다고 했어. 다 괜찮을거라고. 동생이 같은 학교 다니는 애를 때렸대. 그 피해자는 내가 보기에도 심각해보였어. 피해자 어머니가 나한테 막 소리지르더라. 왜 그런 양아치 새끼를 키웠냐고. 무릎 꿇고 엉엉 울면서 빌었어. 내가 잘못한거라고. 내가 뭘 잘못했지 하는 생각도 안들더라. 그냥 다 내 잘못인것 같았어. 제발 용서해달라고 다시는 이런일 없도록 교육시키겠다고 하면서 어머니 바짓가랑이 붙잡고 엉엉 울었다. 동생 때문에.
이름없음 2018/01/08 10:10:15 ID : q3UZg7z83Bf
정학 처분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는길에 동생이 담배 하나만 피면 안되겠냐고 하더라. 그래서 피라고 했어. 동생 담배 피는거 옆에 앉아서 보는데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지는것 같았어. 내 존재가 되게 작게 느껴졌고 동생이 그걸 짓밟는 느낌이었다고 하면 설명될려나. 동생한테 물었어. 아빠가 없어서 그런거냐고. 근데 동생이 아니래. 아빠가 있었어도 자기는 이렇게 컸을것 같대. 내 생각은 달랐거든. 가정사가 안좋다고 해서 남에게 피해주는게 정당하다고 생각하는게 아니야. 내가 동생을 망친것 같았어. 내가 더 잘해줬다면 우리집에 돈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안이러지 않았을까? 누나가 죽을까봐 무섭다고 서럽게 울던 내 동생은 그 마음 그대로 잘크지 않았을까?
이름없음 2018/01/08 10:16:14 ID : q3UZg7z83Bf
그 이후로 동생은 작은 사고들을 몇번 더 쳤어. 파출소 끌려간 동생 끌고 나오면서 욕도 하고 때리기도 하고 난리도 아니었지. 그러면서 우린 삐걱거렸고 동생은 집에 안들어오는 날이 많아졌어. 미워 죽겠는데 그럼 뭐해 내 동생이잖아. 그래도 내가 끝까지 책임져야지. 내가 책임지겠다고 다짐한거 지금까지 했던게 아까워서라도 책임져야지. 그러다 작년 겨울 11월쯤에 동생이 큰 사고를 하나 더 쳤어. 길에서 주운 지갑에 있는 주민등록증으로 술집에 드나들고 담배를 사다가 걸린거지. 절도? 도용 뭐 이것저것 얽혀있더라. 그리고 동생이 장기보관 중이어서 더 죄가 컸었어. 거기에다 술 마시고 자기 아는 동생 때린것까지 걸려서 소년원 들어가는건 100퍼센트 확정이라고 봐야 됐었지.
이름없음 2018/01/08 10:20:50 ID : q3UZg7z83Bf
재판날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난 점점 죽어가는 기분이었다. 인생 처음으로 일도 안하고 집에 일주일 내내 박혀있었어. 항상 내 탓만 했는데 이젠 동생 탓을 하고 싶어졌었어.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미치도록 혐오스러웠고 칼로 찔러 죽이는 상상을 여러번 했었어. 미성년자 주제에 술에 취해서 집에 기어들어오는 머리통을 상상속에선 이미 수천번 발로 짓밟았었어. 동생이 너무 밉고 화나고 가능하다면 때려서 죽이고 싶을 정도였어. 왜 나한테 이러는거냐고 묻고싶었어. 내가 대체 얼마나 뭘 더 해줘야 하는지 궁금했어. 동생이 중학생일 때 같이 상담을 받으러 다녔던적이 있었어. 난 다 말했는데 동생은 입 꾹 다물고 한마디도 안했다고 하더라고. 동생이 나한테 원했던건 뭘까.
이름없음 2018/01/08 10:24:07 ID : q3UZg7z83Bf
그렇게 동생은 결국 소년원에 수감됐고 난 그냥 미쳤지. 일주일에 5번꼴로 외박하는 엄마가 오랜만에 집에 들어왔을때 눈이 뒤집혀서 엄마를 벽에다 밀고 멱살을 잡았었어. 내가 진짜 나쁜년이야. 더이상 눈물도 안나와서 그냥 독기 가득하게 쏟아냈어. 너 때문에 내가 죽어가고 있다고. 이렇게 책임도 안지고 살거면 싸질러놓지를 말지 차라리 낙태를 해버리지 왜 굳이 낳았냐고. 동생 재판 끝나고 엄마가 나한테 소고기 사달라고 했었거든. 그땐 화낼 힘도 없어서 그냥 집으로 돌려보내고 나 혼자 술 깠었어. 그 얘기도 했지. 엄마 핏줄이 수감됐다고. 범죄자 됐는데 소고기가 목구멍으로 넘어가냐고 존나 소리질렀어. 나 좀 죽여달라고 애원도 했어.
이름없음 2018/01/08 10:27:55 ID : q3UZg7z83Bf
나 진짜 너무 죽고 싶었다. 근데 또 웃긴게 손목 긋는건 무서워서 못하겠더라. 죽고 싶다는 년이 손목 하나 긋는게 무서워서 칼들고 벌벌 떠는게 웃겨서 미친듯이 웃었어. 나 진짜 죽고 싶은거 맞냐고. 이미 주인 떠나고 비어버린 동생 방에 쳐박혀서 3일을 밤샜어. 동생 옷도 내다버렸다가 다시 주워오고 그냥 미친년이었지. 가끔 동생 친구들한테 메세지가 와. 누구 친구 누군데 한번 뵙고 싶다고 잘지내고 계시냐고. 너네 같으면 잘지내겠냐고 묻고 싶었어. 진심으로 하는 말이냐고 물어보고 싶었다고.
이름없음 2018/01/08 10:31:28 ID : q3UZg7z83Bf
이 스레를 쓰게 된 이유는 며칠전에 동생한테 편지가 왔거든. 나 진짜 나쁜년 되기로 마음먹어서 동생한테 서신 한번 안썼어. 쓰려고 시도는 해봤는데 온갖 부정적인 말만 쓰게 되더라. 문신 박힌 니 팔뚝을 칼로 도려내고 싶다 이런 말같지도 않은 말들. 동생 편지 내용은 그냥 간단해. 조금 옮겨 적어볼게.
이름없음 2018/01/08 10:36:59 ID : q3UZg7z83Bf
누나 나 ㅇㅇㅇ 고민하다가 그래도 할말은 해야겠다싶어서 편지 쓰는데 개어색하네 일단 난 잘지내 적응도 잘했고 밥도 잘먹어 누나는? 잘지내고 밥 잘먹어? 들어오기전에 누나랑 싸웠던거 생각하니까 슬프다 누나한테 잘해야되는데 내가 미쳤나봐 나 생활 잘하고있고 반성도 하고있어 사회 나가면 사과할거야 그리고 나 요즘 책도 읽는다 요즘 읽는책이 있는데 읽어보고 괜찮으면 누나 줄게 이런 부탁 할 자격이 있나? 싶지만 그래도 해볼래 누나 나 보러 와주면 안돼? 바빠도 밥 잘챙겨먹고 누나 자신도 꾸며봐 내가 말했자나 누나 진짜 이쁜 얼굴이라니깐? ㅇㅇ이도 누나 이쁘다했어
이름없음 2018/01/08 10:39:47 ID : q3UZg7z83Bf
더 많은 말이 있지만 다 옮겨적기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쓸데없는 내용도 많아서 이정도만 옮겨적을게. 이 편지 수백번도 더 읽었어. 거의 외운 수준이야. 나 어떡해야돼? 나 진짜 죽고 싶어서 죽을려고 했는데 이 편지 읽으니까 못 죽겠어. 너무 이기적이지만 피해자분들한테도 너무 죄송한데 진짜 죄송해서 죽음으로 용서가 된다면 내가 죽을수도 있을 정돈데 내 동생 용서받을수 있을까? 내 동생 어떡해야돼. 나는 둘째치고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갈 내 동생 어떻게 감당해야돼?
이름없음 2018/01/08 10:42:43 ID : q3UZg7z83Bf
그냥 우리 가족이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들이ㅓ었으면 좋겠다. 제발. 아니면 눈 감았다 떴을때 내가 고등학생이고 동생이 초등학생이었던 그시절로 돌아가 있었으면 좋겠어. 문 두드리면서 우는 어린 동생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나 진짜 이대로 살아도 되는걸까.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날 죽이는데 살아있어도 되는거야? 엄마가 너무 원망스러워. 엄마가 가족을 좀 사랑해줬으면 좋겠어. 그래도 핏줄이라고 용서하고 싶어지는데 저 사람들도 그럴까. 나한테 조금이라도 미안해하긴 할까? 동생이 말뿐이면 어떡하지. 나한테 미안하다고 한거 다 거짓말일까봐 무서워.
이름없음 2018/01/08 10:48:22 ID : ta8mE66nSNA
읽으면서 눈물이 핑 도네. 무슨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고생했어.
이름없음 2018/01/08 10:55:37 ID : q3UZg7z83Bf
내 얘기 들어준 것만으로도 난 충분해 고마워
이름없음 2018/01/08 11:23:19 ID : nvbhak9xVfd
뭐라고해야 조금이나마 괜찮아질까...
이름없음 2018/01/08 13:00:28 ID : BfgklclfXy0
그냥 동생이 왜 그런 엇나간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내 생각을 써 볼게... 틀릴 수도 있지만 적어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 동생은 참 착한 아이야 누나를 끔찍하게 생각하고 있고 말야 그런데 너무 여려서... 엇나가게 된 것 같아 누나가 고등학교 진학등 너무나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 자기를 돌봐주고 있는데 얼마나 죄책감이 크겠어 자기가 없으면 누나 행복하게 잘 살았을 것이라고 생각했겠지 이런 상황에서 동생이 이를 악물고 공부 열심히 했으면 참 좋았을텐데.... 그런데 안타깝게도 동생은 현실도피를 택했어 아마 현실에 대한 분노로 사고 쳤던 것일테고 착하니까 금방 또 후회하고... 소년원에 가기 전에 스레주가 동생의 심리상태를 알고 같이 대화도 하고 관심을 보였다면 그 지경까지 가지는 않았을거야... 그런데 어찌 그런 상황이었겠어?? 동생은 커갈수록 돈이 더 필요했을테고 그 돈 벌려면 몸이 열개라도 모잘랐을텐데... 그래서 너무너무 안타깝고 눈물이 나 ㅠㅠㅠ 아무튼...동생한테 면회 한 번 가 가는 것만으로도 많은 힘과 위로가 되어줄거야 그리고 동생한테 일단 중학교 무사히 졸업하자고 고등학교는 진학하되 스레주 도와가면서 잘 살아보자고 스레주도 검정고시 볼 거라고 말하면 좋겠어 동생한테 자기 인생에 대한 책임을 심어주면서 스레주도 자기 인생을 살거란 의지를 보여주는 게 핵심인거야 스레주 엄마는... 미안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처럼 화를 내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는 듯하다 화를 내도 스레주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들을거야 그래서 엄마에 대해서만큼은 마음 독하게 먹어 너무 어린 나이에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스레주가 한편으로 안쓰럽기도 하지만 그 모든 상황을 버티고 있는 강인함이 놀랍기도 해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곤 기도 밖에 없지만 그래도 스레주의 행복을 빌어
이름없음 2018/01/09 01:39:41 ID : q3UZg7z83Bf
고마워.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아도 돼. 괜찮아지길 바라는 그 마음에 의미를 둘게. 미안, 이제야 봤네. 내가 동생을 위해서 하는 모든것이 동생을 더욱 외롭게 했나봐. 면회는 아직 앞으로 꽤 오래 고민해봐야 될것 같아.. 지금 이 상태로 가면 상황이 더 악화될것 같거든. 레스주, 나조차도 외면하고 싶었던 동생을 대신 이해해줘서 고마워. 우리 남매는 아직 많은 대화가 필요해.
이름없음 2018/01/09 02:30:05 ID : FbjuoNusi3u
스레주 글 다 읽었어. 정말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그냥 내가 이기적인 사람이라 그런가. 난 스레주가 자기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어. 가족을 버리더라도 말야. 쉬운 일이 아니라는건 아는데 그냥 스레주가 행복해졌음 좋겠다. 스레주가 번 돈도 전부 스레주가 좋아하는 데에 쓰고 필요한거에 쓰면서 절대 사치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기를 위한 삶을 사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 지금까지 너무 자기 자신을 홀대해왔잖아 스레주는. 이제부터라도 스레주가 행복했음 좋겠다..
이름없음 2018/01/09 07:29:22 ID : q3UZg7z83Bf
뭐부터 시작해야되는지 잘 모르겠어.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앞으로 차근차근 고민해 나가면 언젠간 알수 있겠지.. 마음속으로는 가족을 이미 여러번 버렸는데, 현실에서는 뭐가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내 행복 빌어줘서 진심으로 고마워.
이름없음 2018/01/09 11:56:47 ID : mHyIIJVaq45
갖고싶었던 옷이나 여행같은걸 꿈꿔본적 없어? 1인여행같은거라도 가서 가족 생각말고 스레주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어. 스레주의 기분이나 몸에 쓰는 돈은 사치가 아니야. 그게 어떻게 사치야? 지금까지 스레주가 해온 일들에 주어져야 했을 당연한 보상인데. 기분 풀고 천천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약간의 현실도피가 필요해보이네 스레주는.
이름없음 2018/01/09 12:36:54 ID : 5RAZbh9clin
스레주 정말 고생 많았어. 23 말처럼 여행이라도 떠나보는걸 조심스럽게 권해볼게 너에게 돈을 쓰는거, 하나도 아깝지 않아 좀 쉬면서 공원 산책이라도 해보는게 어떨까? 그리고 동생도 한번쯤은 보러 가는게 좋을것 같아 꽃길만 걸어 스레주..
이름없음 2018/05/25 03:37:56 ID : vxA1DupQslx
안녕, 나 스레주야. 이 글을 기억하는 사람은 손에 꼽히지도 않겠지만 그냥 혼자 주절거리고 싶어서 왔어. 내가 스레딕에 익숙하지 않아서 규칙..이라고 해야되나 그런걸 잘 몰라. 써도 되는거겠지? 동생은 저번달에 출소했어. 19 말대로 면회도 매주 갔었고, 동생이랑 사이는 더 돈독해졌어. 동생은 내년에 고등학교에 복학하길 원하고 나는 검정고시를 봤음 좋겠다는 입장이야. 동생이 고등학교에 들어가기에는 조금 늦은 나이기도 하고, 적응하지 못하고 겉돌까봐 걱정돼. 우린 이런 소소한 의견차이로 작게 다투기도 하면서 평범한 남매의 모습으로 살아가고있어. 참 다행이지. 동생도 반성 많이 했고 잘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여. 그래도 피해자분들에게 용서받으려면 아직 멀었지만. 엄마는... 정신병원 진료를 반복하며 약을 먹으면서 지내. 동생이 소년원에 있을때 자해하다 걸려서 징계받은적이 여러번 있었거든. 충격이 큰가봐.
이름없음 2018/05/25 03:45:18 ID : vxA1DupQslx
솔직히 나도 아직 좀 불안정해. 돈을 벌어야한다는 목표가 있어서 그런지 일을 하면서 불안함을 떨쳐내고 있어. 그래도 일하는 중간 틈틈이 동생에게 전화하는건 이미 습관이 되어버렸는지 하루도 빼먹은적 없어. 나 동생이 많이 걱정되나봐. 동생이 소년원에 있을때 동생 제일 친한 친구랑 가끔 만나서 밥을 먹었었거든? 나는 정말 하나도 몰랐는데, 동생이 죽고 싶다는 말을 그렇게 자주 했대. 아빠라는 놈은 면상도 본적 없고, 엄마라는 년은 핏줄이 핏줄 같지가 않다고 했다더라. 친구가 나름 최대한 순화해서 말했을뿐이지 사실은 더 심하게 말했다더라. 이해해. 나도 그 나이때 친구들한테 그랬거든. ㅋㅋㅋㅋ 그리고 나는 그냥 불쌍한 우리 누나래. 누나는 죽더라도 돈벌다 죽을 것 같다고....ㅋㅋㅋ 나는 왜 그걸 몰랐을까. 내 동생이 옆에서 죽어가고 있는데 나는 나만 죽어간다 생각했어.
이름없음 2018/05/25 03:48:18 ID : vxA1DupQslx
친구네 할머니가 처방받은 수면제를 한웅큼씩 훔쳐가기를 여러번이었고, 새벽 늦은 시간에 전화해 울면서 살려달라고 말하기를 여러번이었대. 내가 진짜 멍청한게 뭔지 알아? 난 항상 동생이랑 같은 집에서 살았다는거야. 근데 나는 동생이 울부짖는 소리를 못들었어. 피 질질 흘리면서 친구 앞에 나타났다가도 다음날되면 자기가 죽긴 왜 죽냐고 개소리 하지말라면서 웃어넘기는게 내 동생이었대.
이름없음 2018/05/25 03:52:16 ID : vxA1DupQslx
이제야 알았다며 후회하기보단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생각하고 지낼려고. 그냥 동생 손잡고 우리 같이 오래 살자고 했어. 누나는 절대 안죽는다고, 너 임종 지킬 사람이 누나라고. 그랬더니 눈물 고인거 다 봤는데 오바하면서 방으로 들어가더라.ㅋㅋㅋㅋㅋ 귀여웠어. 아직 어리긴 어린가봐. 그리고 이번 8월에 동생이랑 둘이서 베트남 다낭으로 여행 가. 엄마도 같이 갈까 했는데.. 그건 우리 남매에게 있어서 큰고민인 것 같더라. 마음 편해지자고 가는 여행인데 굳이 짐을 과하게 들고 갈 필요는 없잖아?
이름없음 2018/05/25 03:53:12 ID : vxA1DupQslx
여행 너무 기대된다. 내 인생에 여행 가는 기회는 많지 않겠지만, 내 인생 최고의 여행이 될것 같아.
이름없음 2018/05/25 03:54:30 ID : vxA1DupQslx
아, 맞다. 우리 이사도 했어. 월세고 전에 살던 집보다는 더 좁지만 훨씬 깔끔해. 동생이 출소하고 집에 왔을때 엄청 놀랬을 정도로.
이름없음 2018/05/25 05:46:37 ID : JVe5bA7vwq1
아... 다 읽었는데 그동안 고생 너무너무 많았고 전보다 한발자국이라도 나아간것 같아서 내가 다 기쁘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스레주랑 동생이랑 적어도 솔직하게 서로를 이해하게 돼서 다행이야.. 둘이 여행간다는 글 읽고 왜 눈물나는지 모르겠다. 아직 젊은것 같은데 진짜 꿈도 다시 찾고 소소하게라도 행복 찾을수 있을거야. 너는 충분히 행복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야. 누군지도 모르지만 진심으로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다. 축복할게
이름없음 2018/05/25 14:21:44 ID : 1dwq6knzPjy
스레주 정말정말 고생 많았어. 그 환경 속에서 아직 어린 나이에 굳세게도 살았구나. 어서 스레주도 동생도 자기 행복 찾고 축복속에서만 살기를 바랄게. 수고 많았어.. 여행 잘 다녀와! 잘 다녀왔다는 말 기다릴게!
이름없음 2018/05/25 15:10:32 ID : BfgklclfXy0
스레주 나 이야 ㅎㅎ 너희 두 남매는... 진짜 대단하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 그 모습이 또 한편으로 너무 이쁘기도 하고 말야 ㅎㅎ 베트남 가서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좋은 구경도 많이 하고 와!!!
이름없음 2018/05/25 20:06:19 ID : dPcr9jz83vj
스레주 정말 잘 버텨줘서 그냥 다 아 사랑스럽다. 여행가서 좋은 추억 잔뜩 생겼음 좋겠어. 늘 행복하길 바랄게!
이름없음 2020/07/04 07:20:20 ID : y3O4FjxO9y1
근황. 음, 안녕. 다들 잘 지내고 있니? 코로나 바이러스가 도무지 잠잠해질 생각을 안 하는데, 모두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으면 좋겠다. 나는 잘 지내. 아무도 들어 줄 사람 없는 거 아는데... 그냥 내가 살아있다는 걸 이 세상 어딘가에 적고 싶어서 왔어. 시간이 꽤 많이 흘렀지. 나는 전보다 일도 줄였고, 연애도 시작했어.
이름없음 2020/07/04 07:21:07 ID : y3O4FjxO9y1
내가 잘 지내는 만큼 동생도 잘 지내고 있을 거야. 뭐가 그렇게 급해서 먼저 갔는지.
이름없음 2020/07/04 07:23:57 ID : y3O4FjxO9y1
글 읽어 보니까 임종 지킬 사람이 나라고 했었네. 예상했겠지만 그 말이 사실이 됐어. 동생은 많이 힘들었나 봐. 먼저 갔어. 그렇게 눈물이 나오지는 않더라. 그냥 3일 내내 미친 사람인 척하고 웃었다? 정신 없이 우는 친구들 위로도 하고... 그냥 그랬던 것 같다. 나한테 미안하다고, 누나는 사실 엄마보다 더 엄마 같았다고, 내 물건들 태우지 말고 잘 간직하래. 누나가 돈 벌어서 사 준 건데 그렇게 하고 싶지 않대. 그리고 홀랑 떠났어.
이름없음 2020/07/04 07:25:59 ID : y3O4FjxO9y1
내가 제일 먼저 발견했다. 그날따라 하도 조용한 거야. 평소였으면 올 때 피자 사 와라, 뭐 사 와라 연락했을 텐데 이상하게 조용하더라. 그냥 잠들었구나 생각했어. 뭐... 처참했지. 무너지는 것도 잠시였어. 잘 보니까 숨을 쉬고 있길래 미친 듯이 지혈하면서 울었어. 제발 살아 줘. 제발 정신 차려 줘. 너 할 수 있어. 나 너 이렇게 안 키웠어. 너 이렇게 약한 애 아니야. 이겨내. 이길 수 있어. 이런 말만 계속 반복했지, 뭐. 구급차 오고 동생 태우고 가는 길 내내 아무 생각도 안 했다. 그냥 계속 얘 살 수 있어요? 질문했어.
이름없음 2020/07/04 07:28:49 ID : y3O4FjxO9y1
그리고 내 착각이었는지, 뭔지 마지막에 눈이 마주친 것 같았어. 그래서 귀에다 대고 너무 사랑한다고 말했다. 내가 널 어떻게 보내냐고 우는 건 혼자 있을 때 하고 싶었거든. 그러다 문득 생각나더라. 그 일이 있기 며칠 전에 동생이 나한테 그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어. 누나는 나 없으면 살 이유가 없지? 웃기고 기가 차서 괜히 너 없으면 더 잘 산다고 장난쳤는데, 그게 잘못이었던 것 같다고.
이름없음 2020/07/04 07:30:03 ID : y3O4FjxO9y1
한동안은 미친 척하고 살았어. 따라 죽을까 생각도 했었고... 미워도 했어. 왜 나를 두고 갔는지. 나는 죽고 싶어도 참았는데. 내가 뭘 그렇게 힘들게 했길래.
이름없음 2020/07/04 07:32:01 ID : y3O4FjxO9y1
잘 지내는 요즘도 가끔 생각나면 우울해. 그래도 잘 살아야지. 그게 마지막 부탁이라는데. 유서에 적힌 말 하나하나 전부 다 기억하고 있다. 엄마랑은 인연 끊고 살고 있어. 가끔 연락이 오긴 하는데, 내가 안 받아. 나도 사람이라서 다른 사람 탓하고 싶거든. 나 때문에 동생이 죽었다고 생각하면 너무 괴로워서 엄마 때문에 죽은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이름없음 2020/07/04 07:32:20 ID : y3O4FjxO9y1
갑자기 동생한테 편지 쓰고 싶어졌는데 여기에다 써도 되나?
이름없음 2020/07/04 07:39:29 ID : y3O4FjxO9y1
보고 싶은 내 동생~ 누나가 이렇게나 잘 지낼 수 있었던 건 다 너가 도와준 덕분이지? 내 동생은 너무 착해서 죽어서도 누나 걱정밖에 안 하나 보다 곧 있으면 지옥 같았던 그 날이야 승준아 누나가 그 날을 잘 보낼 수 있을까? 이번에도 도와줘.. 너 있어서 그동안 힘들게 산 거라고 착각하고 있진 않겠지? 너 없어지자마자 잘 산다고 미워하고 있는 거 아니지? 너가 부탁했잖아.. 너가 잘 살아 달라고 했잖아 그래서 잘 사는 거야 올해는 비가 안 오네 작년에는 비가 많이 왔던 것 같은데.. 비 올 때마다 같이 울어 너가 우는 것 같아서 뭐가 그렇게 서글퍼서 울었어? 누나는 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울었어 우리 다시 만나는 날에는 울지 말자 그 전에 많이 울어 놔 누나 다 늙어서 할머니 돼서 갈 거니까 그때까지 기다려야 된다? 사랑해 내 동생 너무 많이 보고 싶다
이름없음 2020/07/04 07:42:33 ID : y3O4FjxO9y1
다낭 갔을 때 생각난다 다시 가고 싶은데 못 간대 다시 가는 날이 오면 사진 많이 찍어 올게 너의 인생 중 가장 행복한 순간에 내가 있을까? 상호는 널 여전히 많이 보고 싶어해 다른 친구들이 널 잊어가는 것 같아서 조금 미운데 걔는 똑같아 아직도.. 나만큼이나 힘들어해 누나만 도와주지 말고 상호도 도와줘! 사랑해 사랑해 내 착한 동생아 보고 싶다 정말 보고 싶어
이름없음 2020/07/04 11:02:56 ID : Nvu8rtbcts3
보면서 너희 남매가 더 잘 살아주길 바랐어. 동생일은 많이 안 타깝다. 이거 봐줄지는 모르겠는데 스레주는 대단한 사람이야. 나라면 그냥 어디론가 도망쳐서 모든걸 버렸을텐데 동생을 잡았던 스레주가 너무 존경스러워. 스레주에게 어떤 일이 생겨도 스레주에게는 늘 행복이 찾아올거야. 건강 잘 챙기고 요즘 코로나때문에 많이 위험하니까 늘 조심해. 먹고싶은거 있으면 먹고, 잠도 꼬박꼬박 잘 자자. 좋은 점심 보내 레주야. 오늘도 힘 내!
이름없음 2020/07/04 12:13:26 ID : gkpWi1a9s62
행복했으면 좋겠다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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