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각나서 써보는 건데 그리 길지는 않은 그런 이야기야.
막 귀신 같은 그런 건 아닌데 지금 생각해보면 소름끼치는 일.... 들어줄 사람?
이름없음2018/01/09 19:11:26ID : 6Zjthe42GpR
나 듣고 있어
이름없음2018/01/09 19:12:12ID : 6Zjthe42GpR
나 듣고 있어!!!!!
이름없음2018/01/09 19:22:42ID : e7s8mMqlBfa
아 그럼 시작할게
내가 아마 6살 때였을걸. 내가 6살 때는 삽+모래담는통 가지고 놀이터에서 자주 놀았었거든. 혼자 놀때도 있었지만 동네 언니들이랑 같이 놀기도 했었고.
또 우리집 근처에는 놀이터들이 많아서 보통 놀이터에서 모여 놀았었어.
이름없음2018/01/09 19:26:02ID : e7s8mMqlBfa
그 놀이터 중에는 어른들이 가지 못하게 하는 놀이터가 있었는데 놀이터 시설물들이 오래된 거라 많이 낡아서 위험했거든. 사실 제일 큰 이유는 그 근처에 있는 아파트가 소문이 별로 안 좋았어.
기분나쁘게 애들을 흝어보는 아저씨들이 있다거나, 귀신이 나온다는 등 별 이야기가 있었거든
이름없음2018/01/09 19:27:33ID : e7s8mMqlBfa
그런데 어른들이 가지 말라고 하면 더 가고 싶어지는거 그런게 있잖아? 그래서 평소처럼 모래삽이랑 통 들고 그 놀이터로 가는데 어떤 언니(한 초등학생 5~6학년쯤)가 앉아서 공깃돌을 굴리며 놀고 있었어.
이름없음2018/01/09 19:27:56ID : 6Zjthe42GpR
헐
이름없음2018/01/09 19:30:38ID : e7s8mMqlBfa
나는 굳이 그 언니랑 이야기 할 필요가 없어서... 여튼 그래서 혼자 모래 쌓고 놀고 있는데 그 언니가 내 옆으로 오는 거야. 나는 고개를 들고 그 언니를 쳐다보았지.
이름없음2018/01/09 19:32:31ID : e7s8mMqlBfa
그 언니는 되게 마른 체구에 피부도 되게 하앴다. 그래서 그런지 그 언니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잘 남는다. 그 언니는 날 보고 웃으면서 말을 했어.
"너 보니까 혼자 노는 거 같은데 나랑 같이 놀자!"
이름없음2018/01/09 19:35:18ID : e7s8mMqlBfa
"난 동생이랑 언니가 없어서. 엄마는 일 나가셔서."
이렇게 말하면서 나한테 이거 가질래?하며 공깃돌을 줬었어.
난 평소에도 처음보는 동네 언니들이랑 잘 놀았었고 혼자 놀면 역시 심심하니까 그러자고 했지. 같이 모래도 쌓고 고장나서 돌아가지도 않는 놀이기구에 앉아서 돌리는 시늉도 하고 말이야.
이름없음2018/01/09 19:38:26ID : e7s8mMqlBfa
그러다가 힘 다 빠지면 그 위에 앉아서 잡담을 했는데 그 언니는 가족 이야기 할 때마다 유난히 자기 엄마에 대한 이야기만 했지 그 외에 아빠라든지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고...
내가 만약 아빠라는 말이 들어간 이야길 하면 갑자기 그냥 두더지집 만들자며 이야기를 끊어버리고.
이름없음2018/01/09 19:41:48ID : 6Zjthe42GpR
헐 모야?
이름없음2018/01/09 19:42:10ID : e7s8mMqlBfa
그러고 진짜 엄청 놀았어. 가을이 될때까지. 보통 4시부터 만나서 6시까지 놀았는데 점점 가을이 다가오더라고 그러니 해가 짧아지니까 점점 어두워지고.
그때쯤 되니 엄마는 나보고 이제 그만 나가서 놀으라며 혼냈지. 점점 어두워지니까 위험하니 이젠 나가서 노는거 안 된다면서.
그뒤로 그 놀이터에 일주일 정도 못 갔었어.
이름없음2018/01/09 19:46:10ID : e7s8mMqlBfa
그렇게 일주일간 밖에 나가서 못 노니까 너무 심심한 거야. 그 언니가 매일매일 와서 놀자고 약속도 했거든.
그래서 어느날 엄마가 일때문에 밖에 나가셨던 날 몰래 밖으로 나갔어. 삽이랑 모래통 들고.
이름없음2018/01/09 19:47:38ID : WpcGk3xxu8r
웃으면 안되는데 삽이랑 모래통 들고 가는게 너무 귀여워서 ㅎㅎㅎ
이름없음2018/01/09 19:47:45ID : e7s8mMqlBfa
그 놀이터에 가보는데 그 언니는 있더라. 근데 언제나 처럼 인사는 안 해주고 울고 있었어. 내가 왔는지도 모르고.
나는 그 언니가 울고 있는거 보고 놀라서 그 언니한테 갔지.
이름없음2018/01/09 19:53:54ID : e7s8mMqlBfa
근데 그 언니는 고개들고 날 발견하자마자 날 밀치더니 욕을 하며 소리를 지르는 거야.
"왜 이제 왔어!! 내가 여기서 만나자고 말했잖아!!!!"
진짜 그때 너무 당황하고 무서워서 그대로 아무말도 못하고 다시 일어났어.
이름없음2018/01/09 19:57:00ID : tvCi9tbgY5O
끝이야?
이름없음2018/01/09 19:57:20ID : e7s8mMqlBfa
엉엉 우는데 그날 상태가 안 좋아보였어. 몸에 여기저기 상처들이랑 멍도 있었고.
우는 모습에 그대로 가지 못하고 나는 미안하다고 말했지. 엄마가 못 가게 했다고.
그 뒤로 그 언니가 울면서 다시 소리지르는데 근데 진짜로 너무 충격받았다....
이름없음2018/01/09 19:57:42ID : e7s8mMqlBfa
앗 아직 끝 아니야. 이야기 계속 이어나갈게.
이름없음2018/01/09 19:59:20ID : 6Zjthe42GpR
헐 대박
이름없음2018/01/09 20:01:21ID : e7s8mMqlBfa
"맞았는데 왜 안 왔어? 나 아빠한테 성폭행 당했다고..!"
아직 6살이긴 했어도 나 이런데는 수시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그게 정확히는 몰라도 안 좋은 일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어. 맞았다는 말, 성폭해이라는 단어에 너무 놀라서 계속 옆에서 나에게 소리를 지르며 하는 이야기를 듣는데.
이름없음2018/01/09 20:02:19ID : 6Zjthe42GpR
허허허허헐
이름없음2018/01/09 20:06:38ID : e7s8mMqlBfa
"낙태하래. 나보고 창녀래. 너도 욕할거잖아."
정확히는 기억 안 나는데 확실히 저 말은 기억하고 있었어. 그때 낙태, 창녀라는 말은 몰라서 나중에 엄마한테 물어보고 해도 안 알려줬었는데...지금 생각해보니 그 언니의 상황이 심각했었더라. 낙태에다가 창녀라는 이야기.
게다가 그 언니 나랑 놀 때마다 거의 항상 같은 반바지, 반팔이었어. 가을이라 추울텐데 그때도 그랬고.
이름없음2018/01/09 20:10:11ID : e7s8mMqlBfa
그 뒤로 그 언니는 나랑 이제 안 놀거라면서 가버렸어. 모래 한 줌 쥐고 나헨테 뿌리고.
그 때 울면서 집에 갔고 그뒤로 엄마나 아빠한테 말을 해도 안 믿었다.... 왜 이상한 영화나 그런거 보냐고.
이름없음2018/01/09 20:12:16ID : 6Zjthe42GpR
헐 그럼 그언니 아빠가 그언니 성폭행해서 어떻게 된거야??
이름없음2018/01/09 20:17:12ID : y1DtbfQldyL
부모님들도 상당히 당황하셨겠다... 애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니깐...
이름없음2018/01/09 20:17:19ID : e7s8mMqlBfa
상황이나 그런걸 보면 그런거 같지만...제발 그 언니가 한 말이 가짜이길 바래.
이름없음2018/01/09 20:21:59ID : e7s8mMqlBfa
그 뒤로 며칠 뒤 그 놀이터 찾아가도 그 언니는 안 보였다.
그리고 더 머칠 뒤에 동네에 경찰차가 평소보다 많이 돌아다니길래. 엄마한테 엄마, 경찰자있어! 하고 말하니깐
이름없음2018/01/09 20:22:41ID : e7s8mMqlBfa
음...엄청 당황하셨지. 그런말 하는거 아니라고 혼냈었고.
이름없음2018/01/09 20:23:30ID : 6Zjthe42GpR
헐...
이름없음2018/01/09 20:29:01ID : e7s8mMqlBfa
"아~ 경찰아저씨들 할거 있으셔서 그래. @@아, 엄마가 전에 맣한 가지말라는 놀이터 알지? 거기 절대로 가지 말고."
엄마가 말한 놀이터는 내가 놀던 놀이터였고 그땐 이해 그 상황을 이해 못했었는데.... 오늘 그 놀이터 다시 지나가보니 갑자기 떠올랐었다. 만약 엄마랑 아빠가 내 말을 조금이라도 믿어줬었음 좋았을텐데...
이름없음2018/01/09 20:30:34ID : 6Zjthe42GpR
헐
이름없음2018/01/09 20:30:54ID : 6Zjthe42GpR
뭔일이 이ㅛ었길래...
이름없음2018/01/09 20:31:42ID : e7s8mMqlBfa
지금 그 놀이터는 깨끗해졌다. 다시 안전한 놀이기구로 가득차고.
만약 그때도 놀이터가 깨끗해서 애들이 많이 왔다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내 말을 믿어주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썰은 여기까지 들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