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그를 보고 들었던 생각은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과 굉장히 닮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냥 지나쳤었다.
어차피 이 촬영만 마치면 끝날 인연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촬영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그를 자세히 관찰했다. 푹 눌러쓴 모자, 검은색 뿔테안경, 하얀색 후리스, 살짝 물빠진 청바지. 평범했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과 닮았다는 것만 빼면.
다음 날 또 길어지는 촬영시간을 대기하면서 그를 관찰했다. 그는 굉장히 자신의 일애 열정적이고 프로페셔널한 것 같았다. 다른 감독들과는 다르게. 그리고 차분하고 침착했다.
그 다음날도 길어지는 촬영시간 그를 보면서 모자와 안경너머로 보이는 그의 얼굴, 적당히 듣기 좋은 목소리가 들어오고, 나는 호감을 가지고, 그리고 그렇게 짝사랑이 시작된 것 같다.
바라만 보았다. 그에게 먼저 말을 걸지도 않았다.촬영 마지막날 그가 나에게 마지막 인사를 해주었을때에도 어색하게 인사를 했을뿐이다. 이상하게 몸과 마음은 따로 노는것 같았다. 아마 나는 알고있었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지나칠인연이라는걸.
며칠이 흐르고 그의 모습을 계속 곱씹으면서 나는 생각한다. 내가 성공해야 할 이유가 한 가지 더 생긴것 같다고.
-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