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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8/01/23 19:41:08 ID : HCpffgphy5f
몇 년 전 일인데, 하두 섬뜩하고 기괴해서 나랑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어. 혹시 꿈을 꿀 때 어디선가 도망쳐 나와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 그리고 그곳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깰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도 함께여야 하고. 지금부터 내가 할 얘기는 지극히 주관적으로 해석된 구냥 내가 꾼 꿈 이야기야. 내 친구들한테도 말해봤지만 다들 소름끼친다, 무섭다라고만 얘기하고 나랑 같은 경험을 해본적은 없다구 하더라고. 그래서 궁금하기도 하고 뭔가 얘기 하고 싶기도 해서,, 천천히 풀어볼게. 아 그리구 난 오늘 처음 스레딕에 글 써보는 거라서 뭔가 미숙하고 답답하고 그러면 알려줘 ㅠ.ㅠ 금방금방 숙지하고 고쳐보도록 할게. 음 이름 같은 것도 정해야 하는건가??
이름없음 2018/01/23 19:45:50 ID : HCpffgphy5f
되게 긴데 천천히 조금씩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해볼게. 그때는 한창 내가 루시드 드림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때였어. 학교에서 PPT 발표 하기를 했었는데 그때 내 친한 친구 두 명이 주제를 루시드 드림으로 정했었거든. 워낙 친했던 친구들이라 자연스레 나도 루시드 드림에 관심이 가더라구.
이름없음 2018/01/23 19:49:05 ID : HCpffgphy5f
그거 알아? 루시드 드림에 성공하려면 꿈 일기를 자주 써야한대. 그래서 나는 솜노트라고 하는 앱을 깔아서 내 꿈일기 노트로 썼었어. 꿈일기는 일어나면 일어나는대로, 과장 없이 꿨던 내용을 정확하게 쓰는 것에 중점을 둬야한다고 그러더라구. 그래서 내용부터 쓰고 제목을 제일 나중에 지어야 한댔어. 그래서 나는 한 며칠간 꼬박꼬박 꿈 일기를 썼어. 방학때라서 늦게 일어나도 상관 없었고 아침에 비몽사몽 일기를 써놓구 다시 잠들었다가 일어난 후에 그 일기를 읽는 것도 즐거웠었어ㅋㅋ
이름없음 2018/01/23 19:54:04 ID : HCpffgphy5f
이제 내가 꿨던 꿈 얘기를 적어볼게. 그렇게 몇 번에 실패후에 엄청 긴 꿈을 꿨어. 그런 느낌 있잖아. 막 짧은 꿈이랑 긴 꿈이랑은 일어났을 때 느낌이 다른거? 꿈 속에서 한 달을 살고 나온 느낌이랑 그냥 잠깐 짧은 꿈을 꾼 느낌은 다르더라. 그날 잠들 때는 별 기대를 안 하고 그냥 잤어. 그런데 꿈 속에 내가 길을 잃어 있었어. 주위엔 대나무가 되게 많았고 숲 속이었구. (현재 꿈 속에 나는 꿈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야.)
이름없음 2018/01/23 19:56:46 ID : HCpffgphy5f
양 옆은 대나무가 가득하고 난 길은 내가 있는 길 하나길래 나는 그 길을 따라 쭉 걸었어. 걷다 보니 표지판 하나가 나오더라고. '길을 잃으셨다면 저희 온천으로 오세요.' 근데 온천이었는지 목욕탕이었는지 숙박집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나. 하여튼 그 길을 걸어 자기네 집으로 오란 표지판이었어. 내게는 선택지가 없었기에 나는 끊임없이 걸어 어떤 집에 도착했어.
이름없음 2018/01/23 20:00:16 ID : HCpffgphy5f
늦은 시간이지만 나 밥 먹구 다시 올게. 듣고 있는 사람이 없는데도 나 혼자 글 쓰는 거 무척 재밌다ㅋㅋㅋㅋ 소설 쓰는 느낌이야. 아무튼 빨리 먹구 올게~~
이름없음 2018/01/23 20:02:51 ID : yK2Gk03A6qr
보고있어!
이름없음 2018/01/23 20:12:30 ID : U7ArAkoLfgk
보고있어! 다음얘기 궁금하다
이름없음 2018/01/23 20:24:27 ID : a9xO9y1u1dz
보고있어~~
이름없음 2018/01/23 20:27:37 ID : HCpffgphy5f
빨리 먹으려고 애썼는데 오래 기다렸을 것 같다 미안해 ㅜ,ㅜ 집이라고 하니까 되게 왜소하고 작은 집이 생각날텐데, 생각보다 규모가 컸어. 외형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나오는 목욕탕 있잖아. 그 목욕탕이랑 되게 비슷하게 생긴 통나무 집인데 그냥 일반 목욕탕처럼 작은 통나무 집이야. 설명이 부실해서 미안해 아무튼 그냥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그 목욕탕처럼 생겼다고 생각하면 돼.
이름없음 2018/01/23 20:30:26 ID : HCpffgphy5f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꽤 많았어. 연령대도 다양했고. 애들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어. 그리고 무척이나 친절했어. 난 그 집이 처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이 날 가족마냥 대해줬어. 그리고 느낌에 이 집을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한 명 있었어. 성별은 남자였고 오빠라고 하기엔 좀 더 나이가 있어보이지만 아저씨라고 하기엔 좀 더 젊어보이는..? 뭐라고 해야할까 이십대 중반? 처럼 보이는 남자가 있었어. 그 사람 중심으로 하루하루가 돌아가더라구.
이름없음 2018/01/23 20:31:29 ID : HCpffgphy5f
그리고 특이한 점은 매일 매일 목욕탕에서 '다 같이' 목욕을 했다는 거야.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 다 같이 탕에 들어갔어.
이름없음 2018/01/23 20:34:04 ID : HCpffgphy5f
안은 정말 그냥 목욕탕이야. 탕이 여러개 있고.. 어느 순간부터 적응된 나는 그곳 사람들과 친해지고 매일 같이 목욕하며 정말 말 그대로 잘 지냈어.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생각나는 것들을 풀어보자면 거기서 친해진 아줌마가 있었어. 사람들은 한 열댓명? 정도 있었는데 그 아줌마께서 유독 나를 잘 챙겨주셨어. 그래서 항상 목욕탕에 들어갈 때도 같이 있고 물에서 수다를 떨 때도 아줌마랑 같이 얘기하고 그랬어. 기억나는 대화는 음,,
이름없음 2018/01/23 20:36:45 ID : HCpffgphy5f
"아줌마는 여기가 참 좋다. 맨날맨날 목욕하고. 그렇지?" 뭐 이런식으로 이 곳에서 보내는 날들이 행복하다 그치? 이렇게 물으셔서 내가 네 좋아요. 이렇게 대답했던 것 같아. 아 그리고 좀 전체적으로 일본식이었던 것도 기억이 나. 머리에 막 수건을 네모 반듯하게 접어서 머리에 올려두고 탕에 들어가는 분들이 많았어.
이름없음 2018/01/23 20:38:34 ID : HCpffgphy5f
그리고 또 그 남자 있잖아. 나는 이상하게 다른 사람들은 그 남자랑 정말 잘 지내는데 유독 나는 정이 안 갔어. 뭔가 음침하달까. 되게 말도 다정하고 착한 게 눈에 보였는데 오히려 나는 그런 모습들이 더 멀어지고 싶었어. 그래도 그 남자 덕분에 내가 이 탕에서 잘 지낼 수 있는 거니까 딱히 내색하진 않았었어.
이름없음 2018/01/23 20:42:34 ID : HCpffgphy5f
이제부터 내가 하는 얘기가 이 스레의 중심이 아닐까 싶어. 정말 오랜 시간을 그 목욕탕에서 보냈어. 항상 맞춰줘 있는 스케줄(딱딱 짜놓은 건 아니지만 모든 사람들이 매일매일을 규칙적으로 보냈어)대로 살아가다 보니까 나도 이 집에 사는 한 가족이라고 해도 부인할 수 없을 정도였어. 신기한 건 거기 있던 사람들의 얼굴이나 이름 같은 건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는 거야. 아니 애초에 이름을 공유한 기억도 없고.
이름없음 2018/01/23 20:45:24 ID : HCpffgphy5f
그러다 갑자기 엄마 생각이 났어. 정말 뜬금포로.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으러 내려가는데 갑자기 우리 엄마 생각이 난거야. 내가 너무 얼이 빠져서 "엄마.."라고 했는데 앞에 가던 아줌마가 갑자기 뒤로 휙 돌아보시더니 뭐라고?라고 하는데 그 순간에 내 몸이나 뇌나 뭔가 조용히 해. 라고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아줌마 표정도 너무 무서웠고. 거기서 내가 우리 엄마 생각이 갑자기 나서요.라고 하면 절대 안 될 것만 같은 느낌이었어.
이름없음 2018/01/23 20:49:36 ID : HCpffgphy5f
난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했어. 정말 평소처럼 행동하려고 노력했어. 그때 내 기분은,, 진짜 말로 설명할 수가 없어. 아까 내가 루시드 드림 얘기했던 거 기억나? 루시드 드림이란 꿈 속에서 내가 꿈이란 걸 깨달았을 때 자신의 꿈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뭐 그런거잖아.
이름없음 2018/01/23 20:52:32 ID : HCpffgphy5f
내가 밥을 먹으면서 했던 생각들을 좀 적어보자면 나 지금 어디있는거지? 엄마는 어디있는거지? 지금 이건 꿈인가? 이게 꿈이면 여기는 뭐지? 언제 깨는거지? 엄마 보고싶다. 이 사람들은 누구지? 이 사람들도 꿈을 꾸고 있는건가? 대충 이런 생각? 되게 어 글로 적으니까 표현이 안 되는데 진짜 그때 내 머릿속에선 온갖 생각들이 난리를 쳤어.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고, 우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이런 생각밖에 안 들었어.
이름없음 2018/01/23 20:55:09 ID : HCpffgphy5f
친구들한테 이 얘기를 했을 때, 애들이 다 나한테 왜 루시드 드림이란거 알면서 뭔가 시도를 안 해봤냐. 이런 식으로 얘기 했었는데. 밥 먹고 있을때는 그런 생각이 안 났어. 내가 좀 더 똑똑했으면 이건 루시드 드림이고 내 꿈이니까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었겠지만. 정말 엄마 생각밖에 안 나고 벗어나야 한다고만 생각했어.
이름없음 2018/01/23 20:57:19 ID : HCpffgphy5f
그러다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휩쓸려서 어느 순간 내가 탕에 들어와 있더라구. 정신 차려보니 탕 속이었어. 그리고 옆에서 어떤 애가 말을 거는데 평소 여기서 되게 활발한 애였어. 나이는 한 6살? 7살 정도 되는 어린애. 걔가 날 "야"하고 부르더라고. 그래서 고개를 딱 돌리는데 진짜 세상에 ㅋㅋ 사람이 아닌거야.
이름없음 2018/01/23 21:00:06 ID : HCpffgphy5f
너무 깜짝 놀랬는데 티내면 안 될 것 같았어. 왜냐면 걔는 모르는 것 같았거든. 자기가 피부가 막 부패돼고 눈동자 그 뭐라해야되지 흰자 색깔도 막 누렇고 동공은 뿌옇고 아무튼 자기 상태를 모르는 것 같았어. 또 그런 느낌이 들었어. 막 몸이 나한테 뭔갈 시키는 느낌. 절대 티내지 말라고. 어영부영 답해주고 걔를 쳐다보기가 너무 힘들어서 내가 있는 탕 밖으로 시선을 돌렸어.
이름없음 2018/01/23 21:12:26 ID : HCpffgphy5f
나 보고있어ㅎ
이름없음 2018/01/23 21:14:40 ID : HCpffgphy5f
아니 바보야 이거 말고 다른 걸로 쓰라고 이건 내가 쓰는 거고
이름없음 2018/01/23 21:19:16 ID : HCpffgphy5f
암튼 시간 걸려서 미안해 이어서 쓸게. 시선을 돌렸는데 여태까지 나와 가깝게 지냈던 모두가 다 이상하고 해괴한 모습을 하고 있는거야. 눈이 하나밖에 없다던지 피부 색이 이상하다던지 손이 이상한 모양으로 생겼다던지. 정말 눈에 담기 힘든 모습들을 하고 있었어 다들. 그런데 자기 자신이 그렇게 됐다는 건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았고. 부연 설명을 더 하자면 귀가 사람의 귀가 아닌 막 물고기 지느러미? 처럼 생긴 사람도 있었어. 그러니까 어디가 아프다기보단 애초에 모두 사람이 아닌 느낌.
이름없음 2018/01/23 21:23:40 ID : uk5SMi8p9g2
보고있어! 점점 소름돋기 시작했어
이름없음 2018/01/23 21:24:38 ID : HCpffgphy5f
이렇게 한 번 이상하게 보이니까 진짜 무서웠어. 사람이 아닌 것들 사이에서 홀로 있는 느낌. 그 누구랑도 눈을 못 맞추겠는데 내가 알아차렸단 사실을 알게하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그 다음 날에 난 도망쳤어. 들어왔던 길로 쭉. 대나무 숲을 지나니까 갈래길이 나오는데 난 그런거 모르겠고 오른쪽으로 달렸던 것 같아. 내가 오른손잡이라서 그런가. 그렇게 달리고 달리고 계속 달리니까 황금빛의 벼 밭? 밭이 쭉 나왔어.
이름없음 2018/01/23 21:25:51 ID : HCpffgphy5f
이렇게 하는 거 맞나? 아무튼 소름 돋아서 다행이다 ㅎㅎ.. 내가 글재주가 없어서 제대로 전달을 잘 못했거든. 자세하게 적도록 노력할테니까 답답해도 참아줘 고마워~~
이름없음 2018/01/23 21:28:22 ID : HCpffgphy5f
밭이 되게 넓게 쭉 펼쳐져 있는데 밭 가운데로 길이 하나 나 있었어. 시골길처럼. 난 주저없이 뛰었어. 뒤에서 쫓아올까 무서웠거든. 내가 막 뛰면서 주위를 살펴보니까 흰색 한복? 그 뭐라고 해야할까. 삼베옷? 옛날 조선시대에나 입을 법한 차림으로 사람들이 밭을 갈고 있는거야. 똑같은 자세로 똑같은 속도로 밭을 막 갈더라고.
이름없음 2018/01/23 21:31:03 ID : HCpffgphy5f
속으로 눈물을 막 삼키면서 생각했어. '이건 꿈이야 진짜 꿈이야 빨리 나갈거야' 막 이렇게. 근데 내가 이런 생각을 입 밖으로 낸 것도 아닌데 꿈이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밭을 갈던 모든 사람들이 갑자기 행동을 멈추더니 일제히 나만 바라보는거야. 정말 무표정으로. 얼굴은 여전히 그 누구도 생각나지 않지만 표정은 기억이 나. 무표정이지만 노려본다는 느낌..? 정말 각자 다른 위치에서 나를 쳐다 보는게 정말 소름이 돋았어.
이름없음 2018/01/23 21:35:42 ID : HCpffgphy5f
그때부턴 엉엉 울면서 달렸어. 엄마를 수천번 부르면서 제발 저 사람들이 내게 다가 오지 않기를 빌었어. 밭을 갈던 자세로 걸어오는 것도 아니고 뭔가 게임 캐릭터가 움직이는 느낌? 발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일자형 에스컬레이터 알아? 그걸 타고 내게로 모여드는 느낌. 여기서 내가 신기하게 생각하는 건 내가 꿈이라는 걸 자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어떤것조차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었을까 이거야. 루시드 드림에 성공해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있을 수 있는거야? 아니면 내가 꿈을 꾸는 중간에 자각을 해서 그런건가? 아무튼 지금 생각해도 너무 무서워.
이름없음 2018/01/23 22:41:23 ID : HCpffgphy5f
그리고 밭을 나왔더니 번화가가 있었어. 일본 시내랑 비슷하고,, 난 홀린듯 열차를 탔는데 되게 신기하게 생긴 열차였어. 어떻게 생겼냐면, 깡통. 깡통처럼 생겼어. 문에는 창문이 있고. 동그래. 원형 모양의 열차야. 난 그걸 탔고 결국 꿈에서 깼어. 내가 꿈에서 깼을 땐 오후 2시였고 난 정말정말 소름이 끼쳤어. 막 열차타고 문을 닫기 직전에 넌 또 오게 돼있어. 라고 그랬거든. 평소보다 늦게 일어난 것도 그렇고 엄마한테 왜 안 깨웠냐고 물어보니까 엄마는 내가 안 일어난 거라고 하시더라구. 다신 꾸기 싫은 꿈이라 난 꿈일기도 적지 않았어.
이름없음 2018/01/23 23:41:48 ID : imNzak4Fa7d
나는 스레주처럼 어딘가를 여행하는 꿈이 아니라서 스토리는 없지만 비슷한 경험이 있어. 꿈이라는 걸 자각하고 꾸는 자각몽인데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는 꿈. GTA라는 게임 알아? 몇 년 전에 정말로 많이 했던 게임인데 내가 그 게임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았어. 조금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얼마 못 가서 웬 남성한테 쫓기게 됐어. 이유는 모르겠는데 내 앞으로 걸어오는 그 사람 손에는 칼이고 총이고 무기 같은 게 전혀 없었거든? 그런데도 그냥 '잡히면 죽는다'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거야.
이름없음 2018/01/23 23:46:25 ID : imNzak4Fa7d
바로 방향을 틀고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어. 아니나 다를까, 뛰다가 뒤돌아봤는데 같은 사람이 피범벅된 채로 날 쫓아오더라. 그렇게 거리에서 추격전을 벌이다가 무슨 폐건물 같은 곳이 보여서 들어갔어. 스레주는 그런 경험 없을까? 꿈속에서 처음 보는 장소 같은데 어쩐지 익숙하고 건물 구조 만큼은 정확하게 기억나는 경우. 나는 꽤 자주 있었어. 그 때도 그랬고. 내 머릿속 전개도 그대로라면 폐건물 안에 들어가 살인자를 따돌릴 계획이었지. 여기서부터 건물에 들어가서 몇 바퀴 빙글빙글 돌 때까지만 했어도 계획대로 착착 돌아갔어. 내 승리라고 직감하고 뿌듯하게 건물을 나서려고 했거든?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
이름없음 2018/01/23 23:56:49 ID : Ny0pTWrAkoL
헐 무슨뭉제? ㅠㅠ
이름없음 2018/01/23 23:58:43 ID : imNzak4Fa7d
출구를 나섰는데 출구는 출구가 아니었어. 분명 바깥이 나와야 하는데 다른 공간이 나오는 거야. 여기서부터 좀 싸한 걸 느꼈지. '이거 아닌데? 왜 여기야?' 참 웃긴 게 여기도 처음 보는 공간이었거든. 그런데 언젠가 여기서 엄청 헤맸거나 안 좋은 기억이라도 있는 것처럼 기분이 확 나빠지더라. 방향을 틀지 못했어. 그리로 가면 안 될 것 같은데 다리가 멋대로 움직이더라. 결국 나도 그 안에서 헤매게 되는데 좀 가다가 막다른 길이 나왔어. 돌아가려는데 뒤에서 아까 따돌렸을 터인 살인범이 떡하니 서있는 거야.
이름없음 2018/01/24 00:02:05 ID : imNzak4Fa7d
여기서부터는 자각몽이긴 하되 내 마음대로 되지가 않았어. 머릿속으로 빠르게 '옆길이 생긴다. 막다른길이 뻥 뚫린다' 같은 생각을 해도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이 살인범만 소름끼치게 웃으면서 다가왔어. 제자리에 선 채로 벌벌 떨다가 결국 배에 칼을 맞았어. 꿈속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어서 별로 아프지는 않아도 느껴지더라. 쇠붙이나 그런 거에 베이면 차갑고 그런 느낌? 그거 아는 사람 있을거야. 배가 축축하면서 싸한데도 어찌어찌 그 덩치를 밀어내고 뛰었어. 내가 할 수 있는 거? 도망치면서 할 수 있는 건 하나 밖에 없었어.
이름없음 2018/01/24 00:05:50 ID : imNzak4Fa7d
꿈이라는 걸 아니까 얼른 꿈에서 깨어나려고 애쓰는 거. 달려도 달려도 내가 알던 구조는 전부 뒤바뀌고 계속 하나로 된 길을 빙글빙글 돌았던 것 같아. 그 망할 놈의 살인범하고 끝도 모를 추격전을 벌였지. 일 년은 된 꿈인데 등 뒤에서 소리치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해. "꿈이지? 꿈인 거 알지? 넌 못 나가. 못 깨. 못 일어나!" 이딴 소리랑 폭소하면서 쫓아오는데 배를 부여잡고 뛰면서도 진짜 살아야 한다, 깨어나야 한다 싶더라.
이름없음 2018/01/24 00:09:19 ID : imNzak4Fa7d
진짜 소름끼치는 건 맨 마지막 부분이었어. 나는 거의 자각몽을 꾸고 저렇게 일어나려 애쓸 때면 침대에 누워 있는 감각, 창문에서 들어오는 바람이 느껴지고 엄마가 집안일 하는 소리도 들리고 심지어 내가 이미 눈을 뜬 것처럼 내 방 풍경이 보이기도 하거든? 물론 꿈 속 상황은 계속 진행되면서...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 >드라마에서 화면 가운데 선 긋고 남녀 주인공 상황이 양쪽에서 함께 진행되는 걸 보여주는 씬< 이라고 밖에 표현 못하겠다.
이름없음 2018/01/24 00:13:09 ID : dUZeHvcq0nz
➖ 삭제된 레스입니다
이름없음 2018/01/24 01:00:40 ID : imNzak4Fa7d
(부모님 도와드리느라 늦었다; 미안해) 그 때도 내 방 풍경이 다 보일 만큼 꿈에서 거의 깨어나려고 하고 있었어. 근데 꿈에서 계속 뛰고 있던 내 발을 뒤에서 따라오던 살인범이 꽉 잡아서 넘어졌어. 아킬레스건 부위에다 칼을 푹푹 찍어대면서 죽을 각오로 날 잡는 게 소름이더라. "어딜 가? 가? 가?" 진짜 미친놈 같았는데 억지로 몸 일으켜서 겨우 깨어났어. 딱히 식은땀도 안 나고 그냥 적당한 악몽이었던 것 같은데 별로 다시 꾸고 싶은 꿈은 아니야. 스레주 이야기 보니까 적고 싶어서 적어 봤어. 잔인한 거 보기 힘들어하는 레스주들이 있었다면 미안해.
이름없음 2018/02/03 05:27:42 ID : imNzak4Fa7d
꿈속에서 팔다리가 아예 없이 몸뚱어리만 있는데 뒤에서 거미인데 얼굴은 남성? 인 무언가가 쫓아와서 도망친 거 기억남ㅇㅇ 근데 이게 단순한 악몽이 아니라고 생각한 겤ㅋㅋㅋ 그 놈이 입을 쩌억 벌리면 진짜 사람 하나는 들어갈 만한 공간이라 잡히면 난 끝장이다 싶더라ㄷ 그래서 팔다리도 없는데 발버둥도 아니고 몸버둥치면서 겨우 움직여서는 낭떠러지로 떨어졌었음. 떨어지는 와중에 내 위로 괴물도 같이 떨어지는데 먹히기 전에 깼음
많이 꿨지.. 2018/02/17 08:39:34 ID : 1jtiphzgi1a
근데 자각몽을 꾼다해도 자기가 모든걸 조정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해. 내경우에도 자각몽을 몇번 꿨는데 마음대로 한경우는 딱한번 하늘을 날아다닌거 빼곤 없어(그외엔 동물원에서 동물 구경하다 자각몽눈치챔, 귀신에게 쫓기던중 슈퍼에 아이스크림 넣어두는 냉동고(?)에 숨다가 눈치챔 등등... 아 그런데 적다보니 생각났는데 나한테 초등학생 때부터 중학생까지 이상한 능력이 있었어 자각몽을 은근 자주꿨는데 (한달에 한번부터 심하면 일주일에2~3번씩도) 자각몽을 인식하고도 내맘대로 되는게 없고 그냥 그때마다 꿈스토리가 진행되는거야 그래서 결국 어린난 (심심하다 빨리 꿈에세 깨고싶다)라고 생각하면 무조건 꿈에서 깨더라 대신 이렇게 깨면 100% 가위눌리면서 깨. 이게 한번 해내니깐 요령?을 알아서 다음부터 자각몽을 꿔도 '놀거 다논거같은데 슬슬 현실로 돌아갈까?' 던가 ' 일어나서 티비 뭐 보고싶은거 있는데 일어나야지' 라고 생각해서 깨고 가위눌리면서 뭔가 훗 하면서 즐겼었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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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이름없음 2024.03.24
3레스나 이거 대체 뭔 꿈임? 1430 Hit
이름 : 이름없음 2024.03.23
2레스다들 신기했거나 기억에 남는 꿈들 있어? 1480 Hit
이름 : 이름없음 2024.03.23
1레스오늘 꿈을 꿨는데 이거 귀접은 아니지? 1477 Hit
이름 : 꿀주먹 2024.03.22
25레스꿈 기록 3591 Hit
이름 : 이름없음 2024.03.18
2레스ㄹㅇ 두서없는 꿈 잘 꿈 1720 Hit
이름 : 개꿈러 2024.03.16
15레스너희는 꿈을 <클리어>해본 적 있어? 1885 Hit
이름 : 클리어 2024.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