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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o6mGsqi9xS 2018/02/04 17:30:58 ID : eK6mMi3xA5f
제목은 이상한 꿈과 편의점이긴 한데, 그냥 내가 최근 약 한 달? 아무튼 그 동안 겪었던 이상한 일들에 대해서 한 번 얘기해보려고 한다. 이렇게 말하니까 뭔가 거창하게 들리는데 그냥 좀 소소하게 기묘한 얘기? 라서 별 거 없음.. 기대는 하지 마라..
◆O8kmoJSE5SN 2018/02/04 17:31:35 ID : eK6mMi3xA5f
시작은 진짜 너무나도 소소했음. 요즘 따라 뭔가 자꾸만 돈 들어올 일이 생기더라고. 평소랑 다르게 자잘한 용돈을 더 받기도 하고, 어머니가 일하는 회사에서 복지 정책이 바뀌어서 장학금을 조금 받기도 하고(참고로 난 교수님의 총애를 받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평점 3.5 정도의 닝겐이라 이제까지 특별히 장학금을 받을 일도 없었음), 하다 못해 길 가다가도 몇 백 원 씩을 줍기도 하고... 내가 그렇게 운 좋은 사람은 아닌데 며칠 동안 이런 행운을 맞닥뜨리니까 이게 뭐지 싶었다. 근데 며칠 새에 이런 소소한 일들을 좀 겪는다고 해서 나한테 피해가 오는 것도 없고, 솔직히 돈이 들어오는 건데 좋은 게 좋은 거지 싶어서 난 그냥 하던 대로 학교 근처에 자취방에서 토익 공부나 하면서 지냈지... 그냥 뭐 내세울 거 없는 문과생이 토익 점수라도 높아야 취직이 가능하지 않겠냐 싶어서 그냥 저냥 공부를 하며 지낸 거지.
◆O8kmoJSE5SN 2018/02/04 17:32:30 ID : eK6mMi3xA5f
헉 뭐지 나 인증코드는 그대로인데...? 비번이 문제인가;
이름없음 2018/02/04 17:36:55 ID : eMo6nO3wk64
듣고 있어!
◆O8kmoJSE5SN 2018/02/04 17:39:52 ID : eK6mMi3xA5f
뭐 급박한 썰도 아니고 그냥 주변에서 나 가위 눌려서 귀신 봤다! 정도로 한 번쯤 겪을 법한... 내 친구의 누나의 사촌의 친구... 이런 믿거나 말거나 식의 흔한 썰이라서 별 상관은 없겠지... 아무튼 며칠 지나고 나서부터 내 원룸 방 안에 있으면 뭔가 시선? 같은 게 느껴지더라고. 보통 사람이 여러 명 있는 데에서 누가 날 뚫어지게 쳐다보면 뒷통수가 따갑다 해야 하나? 그런 거 있잖아. 근데 난 처음에 이게 당연히 내가 너무 예민충이라 그런 줄 알았다. 솔직히 공공장소에서 발견되는 드론 몰카 같은 것도 아니고 늘상 들어오는 집이잖아. 그런 데서 시선이라니... 그리고 침대 밑에 스토커가 숨어 있다가 튀어 나왔다! 식의 적인 일을 겪기에는 가난한 자취생인 내 방에는 침대도 없어서... 뭐 아무튼 결론적으로 난 며칠 동안 내 방에서 희미하게 시선이 느껴질 때마다 아 시발 또 내 과민증이 도졌구나 하고 지냈다.. 점점 그 느낌이 심해져서 토익공부 하는 장소를 자취방에서 근처 카페로 옮기긴 했지... 방학이라서 도서관에는 사람이 너무 없어서 그냥 좀 사람이 많은 곳에서 있고 싶었거든... 사람 냄새(?)를 느끼고 싶었다 해야 하나ㅋㅋ...
◆O8kmoJSE5SN 2018/02/04 17:47:10 ID : eK6mMi3xA5f
헉 듣는 사람이 있었네.. 익명 친구 반갑다! 그리고 오랜만에 스레딕에 왔는데 여기 인증코드+비밀번호가 모두 일치해야 인증코드가 통일되는 것 같네 흠...ㅋㅋ 아무튼 평일 내 일과는 이랬다. 기상 -> 일어나서 화장실 문 닫고 씻기 -> 머리 말리고 간단하게 준비하고 짐 챙기기- > 편의점에서 혼밥(식당에서 혼밥을 그렇게 잘 하는 편은 아니라서...) -> 근처 카페가서 공부 -> 편의점에서 늦은 점심 -> 집 가서 취침하거나 근처에 자취하는 친구 집 가서 자기 or 아주 가아아끔 술 마시러 가거나 놀러 가기(?) 등등 혼자 자취하는 혼밥러라서 평소에 점심 때와 저녁 때, 이렇게 편의점에 2번 들르게 되는 셈이지... 뭔가 나에 대한 투머치 인포메이션이 많아서 미안...ㅋㅋㅋㅋ 하...
◆O8kmoJSE5SN 2018/02/04 17:53:42 ID : eK6mMi3xA5f
방 안에서 느껴지는 시선 (그 이상야릇한 느낌을 정확히 표현은 못 하겠는데 그 당시에 내가 느꼈던 감각으로는 누군가의 시선에 가장 가까웠다고 할 수 있음) 은 점점 심해졌지만, 내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주는 건지 이상하게 화장실에서는 거의 안 느껴져서 그냥저냥 그렇게 지냈다. 물론 화장실에 있을 때에도 좀 무섭긴 했지만... 그래도 사람이 소변이나 큰 것이 마렵거나 머리가 간지러우면 생리적인 욕구가 얄팍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법이니까ㅋㅋ 아무튼 그렇게 그 기묘한 시선과 내 무딘 신경줄이 잘 어우러져가며 2주 정도를 지났을 때쯤부터 꿈을 꾸기 시작했다.
◆O8kmoJSE5SN 2018/02/04 18:02:45 ID : eK6mMi3xA5f
나는 종종 창의적이거나 무서운 꿈을 종종 꿔서 그럴 때마다 친구들한테 말해주거나, 혼자서 끄적거리곤 하거든. 게다가 꿈을 좀 자주 꾸는 편이라 그 당시에는 이 꿈도 그냥 다른 꿈들처럼 여러 꿈들 중 하나일 뿐이라서 나한테 직접적으로 큰 영향이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도 어찌보면 그냥 허무맹랑한 꿈일 뿐인데 그냥 내가 그 당시에 겪었던 소소한(?) 이상한 일들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돼서 의미부여를 한 걸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 꿈은 이렇다. 1. 장소나 시간은 잘 모르겠고, 나는 그 꿈 속에서 그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인지할 수 없다. 즉, 그 꿈속에서 있었던 일들이 현실처럼 느껴지는데 깨고 나면 꿈이라서 그 꿈 속에서는 어떤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상하다고 인지를 못 하는 것이다. 2. 꿈 속에서 어떤 남자가 나온다. 나는 그 꿈 속에서 그 남자의 목소리를 듣고 얼굴을 보는 데도 깨고 나면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 남자와 했던 일들, 나눴던 얘기들만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꿈 속에서 종종 나오는 그 남자는 동일인이다. (그 남자에 대한 정보가 깨어서는 생각이 안 나는데 꿈 속에서는 딱 아 이게 이 사람이구나! 하는 느낌이 온다. 꿈 속이라 가능하겠지..) 3. 꿈 내용은 꿀 때마다 다르다
◆O8kmoJSE5SN 2018/02/04 18:11:03 ID : eK6mMi3xA5f
꿈 속에서 종종 나온다는 그 남자는 굉장히 착했던 것 같다. 어떤 날의 꿈 속에서는 뭔가를 자꾸 사주면서 "이것도 가질래? 아니면 저것도 가질래?" 하는 식으로 나한테 자꾸 뭔가 더 가지라는 듯이 의사를 묻기도 하고, 어떤 날에서는 내 머리카락을 자꾸 만지면서 땋아주려고 했다. 머리를 갑자기 확 잡아당긴다든가 하는 호러스러운 일은 없었다. (...) 아무튼 그러면서 머리띠나 머리핀 같은 걸 자꾸 권했다. 어떤 날에는 뭔가를 자꾸 먹이려고 했다. 꿈 속에서는 배 부른 느낌은 없는데 뭔가를 잔뜩 먹은 내가 배 부르다는 걸 인지하고 (쓰고 나니까 좀 넌센스긴 한데, 꿈 속에서는 그냥 어떤 상태를 딱 인지하곤 하는 것 같다...) 거절하니까 딸기나 사과 같은 과일을 자꾸 권했다. 내가 그걸 거절하니까 또 치킨이나 피자 같은 밥 되는 걸 자꾸 권했다.
◆O8kmoJSE5SN 2018/02/04 18:20:47 ID : eK6mMi3xA5f
꿈 속에 내가 언급한 메뉴나 물건들은 당연히 확실하게 딱 기억나진 않지만... 아무튼 중요한 건, 뭔가를 자꾸 권했다는 것임... 내가 이런 레퍼토리의 꿈을 세 네번? 그렇게 꾼 것 같은데, 그 때마다 그 남자는 나한테 뭔가를 자꾸 권했다... 보통 무서운 얘기를 보면, 꿈 속에서 무슨 버스나 열차를 타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 저승에 간다는데, 그 남자는 페르세포네한테 저승의 석류를 먹이려는 하데스 같은 심정이었던 건가... 아무튼 꿈 속에서 그 남자와 나는 상당히 좋은 관계였다. 그 남자는 다정했고, 나도 하하호호 웃으면서 잘 지냈다. 뭔가 그냥 이상적인 남친 여친의 모습을 떠올려 봐라 하면 떠오르는 모습? 뭐 그렇게 몇 번 꿈을 꿨는데, 어느 날 꿈을 꾸니까 꿈 속에서 분위기가 좀 이상했다. 그 남자가 평소에 뭔가를 자꾸 권하던 꿈 속의 분위기는, 굳이 표현하자면 샤랄라~ 별빛이 내린다~ 이런 브금이 나오면서 핑크빛 배경을 뒤로 하고 정답게 오순도순... 뭐 이런 느낌이었다면, 그 날은 뭔가 진지했던 것 같다. 꿈 속의 남자는 평소와 다르게 날 계속 안고 있고, 껌딱지처럼 붙어 있었다. 날 위협하거나 그런 건 아니었는데, 꿈 속에서 나는 그게 달갑지 않았던 것 같다. 나한테 뽀뽀해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날 만지기도 했는데, 그게 막 강제성이 있다거나 위협적이진 않았지만 꿈 속에서 나는 그냥 그게 내키지 않아서 다 거절했다.
◆O8kmoJSE5SN 2018/02/04 18:48:50 ID : eK6mMi3xA5f
갑자기 당 떨어진 것처럼 몸에 힘 풀리면서 배도 아파서 화장실에 갔다왔음... 게다가 컴퓨터가 이상해서 방금 쓴 것도 다 날렸네ㅠㅠ 늦어서 ㅈㅅㅈㅅ 빨리 이어 쓰겠음! 이제까지 꿈 속의 일을 집중적으로 기술하느라 현실에서 겪은 편의점 썰을 아직 안 풀었는데, 이제부터 좀 풀어볼게. 그동안 잠잘 때에는 그런 꿈을 꿨지만, 깨어 있을 때에는 앞서 말한 대로 비교적 일정한 루틴으로 생활했다. 그리고 점심과 저녁 때쯤에는 제법 규칙적인 시간에 편의점에 혼밥하러 갔다. 내가 다니는 편의점은 대학교 주변에 있어서 방학 기간에는 사람이 적었고, 테이블도 다소 길고 앉아 있을 의자도 여러 개라서 점심과 저녁 때쯤에 가도 충분히 앉아서 먹을 수 있었다. 편의점 구조상 카운터에서 식사할 수 있는 테이블을 볼 수 있었고, 나는 평소 자취방->편의점->카페->편의점->자취방 루트로 다녀서 편의점 테이블에 앉아서 음식을 다 먹고 나갔기 때문에 식사를 하는 10분~15분 남짓한 시간 동안 손님이 없을 때는 카운터에 있는 알바생과 뻘쭘하게(...) 단 둘이 있을 때가 많았다. 대학교 근처의 편의점은 방학 동안에는 손님이 확 줄어드니까 그 알바생에게도, 나에게도 은근히 뻘쭘한 시간이지... 게다가 자주 가는 편의점이다보니 내가 그 알바생 얼굴을 다 외운 만큼 그 알바생도 며칠이 지나지 않아 내 얼굴을 외웠을 거다... 하.... 왠지 모르겠지만 현대 사회에 이런 상황은 좀 뻘쭘하고 민망한 것 같음.... 그 알바생이 (나랑 같은 학교 남학우분일 수도 있을...) 좀 무뚝뚝하고 차가운 인상이라서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난 그 넓은 편의점에서 단 둘이 있게 되는 상황이 좀 민망했다... (나만 그런가...?;; 자의식과잉일 수도...;;;)
◆O8kmoJSE5SN 2018/02/04 18:58:57 ID : eK6mMi3xA5f
나도 편의점 알바 경력이 좀 있어서 민폐 안 끼치도록 테이블 정리도 잘 하고, 뭔가 진상부린 것도 없는데 그 편의점에 갈 때마다 뭔가 좀 그 알바생이 나를 미묘하게 환영하지 않는 듯한(?) 느낌을 종종 받곤 했다. 물론 그때의 내 느낌이니까 뇌피셜일 가능성이 97퍼센트 정도 될거다. 그 알바생이 워낙 싸하고 시크한 인상에다가, 목소리도 정중하고 딱딱해서 그냥 거기서 뻘쭘한 분위기에 도둑 제 발에 저리듯 나 혼자 그렇게 생각했을 가능성이 태반이겠지만...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실제로 그 알바생은 내가 찾아오는 게 그다지 달갑지는 않았던 듯 하다. 물론 그 사람의 기분이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하고 추측하는 건 오로지 나 혼자만의 뇌피셜이지만... 사실 나도 편의점 알바할 때 정중한 태도로 자본주의 미소를 짓곤 했어도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손님들이 종종 있었기에...)
이름없음 2018/02/04 19:03:09 ID : 84FhffamtwM
아....그 특유의 민망함 이해함
◆O8kmoJSE5SN 2018/02/04 19:19:08 ID : eK6mMi3xA5f
편의점 얘기를 꺼낸 김에 거기에 자주 다니면서 보게 된, 그 알바생과 관련하여 겪은 썰을 몇 가지만 풀까? 막 엄청나게 드라마틱한 썰은 없고, 따지고 보면 내가 사소한 걸 확대해석해서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원래 인생이 그렇게 드라마틱한 건 아니니까ㅇㅇ.. 1. 어느 날 늦은 저녁쯤에 어떤 검은 정장(캐주얼스러운 느낌이 없게 쫙 빼입은 블랙 수트)을 입은 손님 몇 명이서 편의점에 와서 자기들끼리 떠들다가 (나를 제외하고는 다른 손님들도 없고, 다소 시끄러워서 테이블에서 밥 먹다가 나도 모르게 자꾸 보게 되어서 기억함) 간단하게 몇 가지를 샀음. 그 알바생은 평소랑 다름없이 무뚝뚝하고 정중한 태도로 계산한 후에 그 손님들이 나간 다음 문을 활짝 열어놓고 소금을 직접 사서 뿌림. (전직 편순이의 TMI: 참고로 편의점 알바생도 진열된 편의점 안의 물건을 마음대로 가져갈 수 없고, 자기 돈으로 사서 계산한 후에 뜯어야 함) 보통 상가집에 다녀오면 나쁜 기운이나 혹시라도 붙어 올 귀신을 막기 위해서 물건 많은 가게를 들려서 돌아보고 오거나(귀신이 물건을 구경하느라 떨어져나간다고 함) 들어오기 전에 소금을 뿌리라고 하잖아. 올블랙 수트를 입은 그 손님들의 복장으로 봐서 그 사람들이 상가집에 다녀오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나도 하긴 했는데... TMI에서 말했듯이 편의점 안의 소금을 굳이 자기 돈으로 사서 뿌릴 만큼 미신적인 이야기를 강하게 믿는 사람인가 싶어서 밥 먹다가 약간 당황함;; 솔직히 우리 나이 대의 사람들 중에서 그런 미신을 그렇게 강하게 믿는 사람도 없고, 편의점 점장도 아니고 알바생인데 (명찰에 스토어 매니저라고 적혀 있어서 알바생이라고 생각했음. 나이도 나랑 비슷해보이고) 굳이 자기 사비를 털어서까지 소금을 뿌려야 하나 싶어서 뇌리에 인상 깊게 남았던 것 같다... 입구 문쪽에 소금을 진짜 야무지게 뿌린 다음에 바깥쪽으로 소금이 나가도록 쓸던데 얼마나 꼼꼼하게 하던지, 내가 밥 먹는 내내 문 열어놓고 그래서 추위에 떨면서 먹었다... 따흐흑...
◆O8kmoJSE5SN 2018/02/04 19:43:59 ID : eK6mMi3xA5f
2. 쓰고 나니 1이 너무 사소하네... 어떻게 보면 이번 거도 너무 사소해서 미리 미안... 이른 점심 때쯤이었음. 내가 평소에 밥 먹는 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더 일찍 와서 뭘 먹을지 고르고 있었는데, 그날 내가 딱 땡기는 도시락이 있었는데, 하필 그게 아직 입고되지 않은 건지 매대에 없어서 FF 매대 앞에서 한 2~3분? 정도 서있으면서 계속 고민하고 있었음. 내가 편의점에서 알바했을 때에는 매대가 꽉 차서 새로 들어온 도시락을 못 놓으면 음료수를 넣어놓는 백룸에 같이 넣어놨다가 자리가 비면 꺼내서 진열했기 때문에 혹시 여기도 그렇게 해놨나 싶어서 뻘쭘함을 참고 그 알바생한테 물어봤었음. "저기... 그 도시락 없나요?" 이런 식으로 어물쩡 물어봤는데 알바생이 "아니요. 그건 지금 없어요. 조금 있다 들어와요." 이렇게 망설이지도 않고 바로 대답을 했음. 대답을 듣고 나서 한 2초 있다가 생각해보니까 내가 어떤 도시락을 말하는지 저 알바생이 어떻게 알고 대답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딱 들었거든. 난 편의점 알바할 때 매번 자주 와서 한결같이 딱 한 가지만 사가는 손님들은 그 손님이 뭘 사가는지 기억할 수 있었는데, 나는 그 편의점에 자주 가긴 했어도 딱히 뭔가를 두 세번 이상 연속으로 산 적도 없고, 갈 때마다 되게 여러 가지를 골고루 사서(솔직히 하루에 2번씩 꼬박꼬박 편의점 음식을 사 먹는다고 치면, 같은 걸 여러 번 먹으면 질려서 무조건 메뉴를 로테이션 해야 함... 집밥도 매번 같은 메뉴로 먹으면 질리는데 편의점 음식은 두말할 것도 없음ㅜㅜ 하...) 그 알바생이 이 경우처럼 짐작해서 대답했을 리는 없었음... 그래서 그때 난 이 편의점 알바생이 신기가 있거나, 그런 경우가 흔한 건 아니니까 날 싫어해서 저러나보다 하고 강하게 확신을 했음. 내가 감정을 잘 못 숨기고, 기분이 나쁘면 얼굴에 그게 좀 잘 티가 나는 편임. 그리고 그땐 마음 속으로 저 알바생이 날 싫어해서 악의적으로 대충 대답하는구나 하고 확신 해서 누가 봐도 기분 나쁜 표정으로 그냥 나가려고 했는데, 그 알바생이 30분 정도 있다 오면 그땐 내가 찾고 있는 게 있을 거라고 말해줌. 근데 서로 얼굴은 안다고 쳐도 잘 아는 사이도 아니고, 그 알바생이 그렇게 얘기하니까 그때까지 기분 나쁜 얼굴로 그냥 나가버리려던 나도 뭔가 되게 뻘쭘해져서 "네....? 아... 네....;;; 감사합니다;;" 이런 식으로 빙구같이 대답하고 나옴.....ㅠㅠㅠㅠㅠ 하.... 나오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음. 저 알바생은 내 생각을 읽은 건가, 뭐지? 초능력자인가? 이런 허무맹랑한 생각을 하면서 그 날은 딴 데서 끼니를 때우고 (그런 민망한 상황을 겪고도 거기서 밥을 먹을 만큼 신경줄이 굵지는 않았기에...) 카페에서 공부하다가 저녁쯤에 그 편의점에 갔는데, 이번에는 그 도시락이 있었음. 뭔가 신기하기도 하고,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는데 그 당시에는 형용하기 어려운 기분이 들었음... 내가 매대에서 그걸 들고 계산하러 가니까 그 알바생이 뭔가 픽 하고 웃었음....... 웃었는지 아닌지도 모르겠는데 아무튼...... 진짜 그날은 뭔지 모르겠지만 평소보다 민망함+999였다......... 쓰고 나서 보니 정말 사소하네.......
뿌앵 2018/02/04 19:50:40 ID : eK6mMi3xA5f
밥 먹고 온다! 글로 쓰니까 그 당시 현장의 민망함이 생생하게 전달되지 않아서 좀 속상하군.... 굳이 주절주절 설명충st로 설명하자면 -내가 뭔가를 찾고 있는데, 뭘 찾고 있는지 확실하게 말하지 않음 -그럼에도 알바생은 그게 없다고 딱 잘라서 단언함 -나는 '내가 뭘 찾는지 알고 자세한 설명도 안 듣고 저렇게 없다고 단언하지?' 싶어서 기분이 나빠짐. 나는 그 알바생이 날 싫어해서 저렇게 악의적으로 답변한 것이라고 생각했었음. -알바생이 30분이라는 구체적인 시간을 언급하며 조금 있다 오면 찾는 게 있을 거라고 말해줌 -저녁에 와보니 그게 매대에 있었음 -그 알바생이 잠깐 픽 하고 웃은 게 '거봐라. 있지?' 이런 느낌+악의가 아니었음을 깨달아서 민망했음... 아무튼 그 당시에 좀 사소하지만 약간 신기하고 민망했던? 경험이었다.....
◆O8kmoJSE5SN 2018/02/04 19:54:29 ID : eK6mMi3xA5f
샵 붙이는 거 까먹어서 인증코드에 뭐 썼는지 들켜버림ㅋㅋㅋ 하............. 뭐지 오늘 민망데이인가? 새로운 인증코드를 만들어야 할지 아니면 그냥 안 쓸지 고민중이다.......... 어차피 난 내 자취방 와이파이를 계속 쓸 거긴 한데, 스레딕은 밤 12시가 넘으면 아이디가 바뀌니까.... 새로운 인증코드도 생각해보겠다ㅠㅠ 본의 아니게 규칙 어겨서 미안... 이름 부분에 인증코드만 달아야 하는 스레딕 규칙을 어겨버렸네.... 자의가 아니라 실수였지만ㅜㅜ
◆9umr84Fg0la 2018/02/04 20:50:14 ID : eK6mMi3xA5f
밥 먹고 왔다! 이제 내 꿈과 나한테 일어났던 일들, 그리고 서로 잘 알지만 어색한 사이(...) 인 알바생을 모두 연관지은 썰들을 풀겠음! 이전에 언급했듯이 내가 편의점에 들러 그 쿨시크 알바생을 만나는 것, 방 안에서 점점 뚜렷해지는 시선과 같은 감각을 느끼는 것, 같은 남자가 종종 나오는 꿈을 꾼 것, 우연한 경로로 생각지도 못한 금전적 이익이 자꾸만 생기는 것은 동시에 일어났던 일이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그 시선과 꿈을 연관지어 생각할 생각도 못 했고, 앞서 설명했듯이 그 두 가지 일들이 내 기준에 굉장히 사소한 것 같아서 괜히 신경 쓰면 예민충 같을까봐 의도적으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었지.. 사소한 금전적 이익이 우연히 계속되는 것은 내 입장에서는 이득이기도 했고, 막 수천 수백만 원 같은 금액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요즘들어 푼돈 몇 푼 생기니까 개이득ㅋ 이런 느낌이었음ㅇㅇ. 그리고 꿈은 뭐... 예전에도 같은 인물이 나왔던 꿈을 몇 번 꾼 적도 있고, 진짜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꿈도 종종 꿔봤기 때문에 그렇게 살랑살랑한 꿈은 큰 임팩트도 없고, 자주 꾼다고 해서 내 정신 건강에 해가 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고려할 만한 것이 못 됐다... 이제 여기서 유일하게 나한테 신경 쓰이는 건 방 안에서 느껴지는 그 시선이었지.
◆9umr84Fg0la 2018/02/04 21:02:11 ID : eK6mMi3xA5f
다행인 것은 그 시선은 내 방 안에 있을 때에만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며 그 시선이 점점 심해져서 집에서 자는 게 찝찝해질 정도가 되자 아예 그 시선이 신경 쓰이지 않도록 밖에서 친구랑 술을 졸릴 정도로 퍼마시고 집에 와서 비몽사몽간에 뻗는 (...) 짓을 사흘 정도 했다. 3일이라는 짧은 날짜만에 그 짓이 끝난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내 체력의 한계였고, 두 번째는 내 인맥의 한계였다. 3일 연속으로 각기 다른 친구들을 불러내고 나니까 그 다음부터는 바로 당일날 불러내서 술을 마실 만큼 친한 사람이 없더라... 그렇다고 한 사람이랑 매번 술을 마실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 뭐 이런 현실적인 이유들도 있었지만, 그 외에 다른 이유도 한 가지 더 있었다. 술 마시고 반쯤 만취해서 자는 짓거리를 한 첫째 날과 둘째 날에는 다음날의 숙취를 거의 생각하지 않고 내 주량(더 마시면 토하는 최대치) 바로 직전까지 근접해서 마셨기 때문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쓰러지듯 기절했지만, 셋째 날에는 다음 날 숙취가 두려워서 그냥 알딸딸하게 취할 만큼만 마셨는데(그래도 잠은 잘 수 있으니까ㅇㅇ), 문제는 그날 숙취 대신에 이상하고 기묘한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9umr84Fg0la 2018/02/04 21:15:47 ID : eK6mMi3xA5f
술 마셔본 성인 괴담판러라면 알겠지만, 술을 마셔서 알딸딸 플러스 알파 상태가 되면 기분이 굉장히 좋아진다. 이게 도파민 분비가 갑자기 치솟아서 그렇다고 하는데... 뭐 아무튼 그렇게 기분이 좋아진 다음에는 슬슬 졸리기 시작하는 거다. 이때가 딱 꿀잠 자기 좋은 타이밍이지ㅇㅇ. 셋째 날에 집에 돌아왔을 때의 내가 딱 그 타이밍이었다. 비몽사몽간에 습관처럼 렌즈는 빼고 보일러를 켜고, 화장은 지울 엄두를 못 내고 옷만 대충 허물처럼 반쯤 벗고 항상 깔아놓는 이불 속에 (난 침대가 없어도 이불을 개었다 폈다 하지 않는다... 프로자취러라면 다 공감하지 않냐...? 아 혹시 나만 그런가ㅎ;;) 들어갔다. 눕자마자 잠이 쏟아져서 화장은 언제 지우지... 못 지우겠지... 일어나서 지울까... 뭐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다가 점점 잠이 쏟아지면서 아무 생각이 없어지고, 켜놓은 보일러가 돌아가면서 방이 점점 따뜻해져서 몸은 노곤노곤해지고... 이렇게 잠에 푹 빠져들랑 말랑 할 때쯤이었다. 뭔가 부드럽고 약간 시원한? 가벼운 깃털 같은 게 내 이마랑 몸을 만지는 느낌이 들었다. 정확히 어디어디를 만졌다 하는 걸 상세히 기억할 순 없지만, 확실한 것은 형태가 실존하는 물체가 아닌, 뭔가 바람 같은 것이 나를 쓰다듬듯이 만졌다는 것이다. (만졌다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의 나는 뭔가가 나를 '만졌다'고 느꼈음) 그 느낌 자체는 아프거나 고통스럽거나 하지는 않았다. 굳이 묘사하자면, 친한 친구나 엄마가 그렇게 만진다면 노곤노곤하게 잠이 올 정도로 부드러운 느낌이기는 했다. 그렇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그렇듯이 그런 생소한 상황이 달갑지는 않을 거다. 나는 쏟아지듯이 밀려오는 잠과 이질적인 느낌 사이에서 잠을 깰듯 말듯 했다. 그 깃털 같은 바람은 날 재우려는 듯이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것 같았는데, 그 상황에서 속 편하게 아 좋구나 어머니의 포근한 품이구나~ 하고 잘 사람이 몇이나 있겠음... 아무튼 나는 심한 잠기운과 이질감 사이에서 정신이 왔다갔다가하다가 어느새 눈을 감았고, 눈을 뜨니까 역시나 한 낮이었다. (...)
◆9umr84Fg0la 2018/02/04 21:24:36 ID : eK6mMi3xA5f
다음 날 일어난 나는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간밤에 그런 경험을 했는데 기분이 찝찝한 것도 당연하지.. 방에서 느껴지는 게 시선뿐만 아니라 뭔가가 나를 만지는 촉감(?)도 있다니... 이쯤 되니까 방에서 느껴지는 시선도 더 이상 대수롭게 여겨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은 기분이 정말로 안 좋았지만, 어제 화장을 못 지운 게 생각 나서 피부가 썩을까봐 꾸역꾸역 세수도 하고, 춥지만 꾸역꾸역 씻고 짐을 챙겼다. 그날부터 집에는 정말 최소한으로 들어가고, 친구 집에서 지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방에서 더 있다가는 사소하지만 (아직 내 신체에 무슨 위해가 가해졌다든가, 정신적으로 트라우마가 생길 만큼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든가, 가위에 눌렸다든가하는 경험을 하진 않았으니까 사소하다고 생각했다. 그 방에서는 그 흔한(?) 가위 한 번 눌리지 않았으니...) 불쾌한 감각 때문에 멀쩡한 사람도 정신병자 혹은 예민충이 될 것 같아서 공부할 것뿐만 아니라 속옷이랑 옷, 당분간 쓸 화장품까지 배낭 한 가득 챙겨서 나왔다. 그 날부터는 며칠간 자취하는 친구 집에 처들어가서 밥을 지어주고 맛있는 것을 사주며 얹혀 살았다... 나한테는 나름 신세질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며칠 동안 묵는 건 민폐긴 하니까.... 따흐흑...ㅜㅜ
◆9umr84Fg0la 2018/02/04 21:31:59 ID : eK6mMi3xA5f
친구 집에서 지내는 며칠 동안 돈이 꽤 많이 들었다. 친구한테 맛있는 것도 사줘야 했고, 친구네 집에서 얹혀 사는 거니까 걔네 집에서 요리를 해주려면 마트 가서 장도 봐야 하니까 식재료비도 들고 그러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점점 사라져가는 통장 잔고를 보면서 역시 쉽게 모은 돈은 쉽게 나가는 구나... 싶었다. 그러다가 문득 복권 생각이 났다. 요즘 내가 운 좋게도 자잘하게 돈이 생기니까 이 운이라면 복권을 샀을 때 소액이라도 당첨이 되지 않겠나 싶었던 거다. 나는 그 생각을 하며 편의점에 갔다. 친구 집에서 얹혀 살 동안에는 신세 지게 된 친구한테 고기 같은 것을 사주느라 외식 or 내가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줬으니 그 동안에는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자주 가던 편의점에 갈 일이 없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편의점에 가는 셈이었다.
◆9umr84Fg0la 2018/02/04 22:02:37 ID : eK6mMi3xA5f
내가 일했던 곳에서는 스포츠 토토만 판매했는데, 그 편의점에서는 로또랑 연금복권도 판매하고 있었다. 어디서 주워 듣기로는 연금복권이 로또보다 당첨 확률이 더 높다고 해서 연금 복권을 사기로 했다. (TMI긴 하지만, 혹시 모를 미자 괴담판러를 위해서 설명을 하자면, 로또는 자신이 OMR 카드 같은 용지 위 번호에 색칠해서 응모하는 식이고, 연금 복권은 숫자가 이미 인쇄돼 있는 복권 용지를 구매자가 고르거나 혹은 주인이 골라주거나 해서 응모함ㅇㅇ) 아무튼 나는 연금 복권을 사기로 했으니까 용지를 고르려고 했다. 그러려면 알바생을 불러야 했는데, 평일 오후에 언제나처럼 카운터를 지키고 있던 그 쿨시크 알바생은 백룸에 있는 건지 카운터를 비우고 없었다. 개인적으로 편의점 알바할 때 백룸에서 음료수 재고 채우고 있을 때 손님이 "여기 계산이요"하고 부르는 환청까지 들리곤 했어서 (전국 편의점 알바생들은 다 공감할듯...) 그냥 잠깐 기다리기로 했다. 얼마 기다리지도 않았는데 쿨시크 알바생이 고객상담실(이란 명패가 붙어있지만, 사실 실질적으로는 재고 보관+CCTV 및 대걸레나 오디오 같은 편의점 장비들이 있는 곳임ㅇㅇ)에서 나왔다. 그런데 그날따라 그 알바생이 좀... 표정이 굉장히 안 좋아보였다.... 평소에도 표정이 그냥 저냥 딱딱하고 정중한 편인데, 그날따라 뭔가 좀 정색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인상 자체가 차갑고 날카로운데 무표정하게 있으니까 정말 무서웠다. 어..... 뭐라 해야 되지.. 그때 이제까지 그 사람이 짓고 있었던 표정이 무표정이 아니었구나 하는 걸 새삼스레 깨달았음....;;;;
이름없음 2018/02/04 22:09:23 ID : smMrtiqklg4
듣고있다!
◆9umr84Fg0la 2018/02/04 22:14:26 ID : eK6mMi3xA5f
그걸 보고 순간적으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저 사람이 날 싫어하나? 왜 저런 표정을 짓고 있지? 오늘 안 좋은 일이 있었나? 재고 채우고 있다가 손님이 와서 나가야 되니까 짜증이 났나? 다 그렇다 쳐도 표정이 진짜 왜 저러지? 누가 보면 내가 뭐라고 한 줄 알겠네; 표정 진짜 무섭다 등등.... 당황+띠꺼움+어이없음+무서움으로 생각이 복잡해져서 연금 복권을 달라고 말도 못 할 뻔 했다.... 뭐 그래도 결과적으로 말은 잘 했음ㅇㅇ. (아닌가,... 제3자가 봤을 땐 어버버거렸을 수도 있음ㅋㅋㅋ.....) 연금 복권을 달라고 하니까 주긴 주더라. 진짜 표정 싹 굳힌 채로 용지를 고르게 해주는데 내가 그걸 골라도 되나 싶었음. 아무튼 복권 용지를 몇 장 뽑았는데 계산을 하려고 보니까 현금이 없었다... 혹시나 해서 편의점은 카드 결제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복권은 카드 결제가 안 된다더라. 무표정하게 '죄송하지만 복권은 카드 결제가 안 돼요. 현금으로만 가능합니다.' 이렇게만 말하는데도 정중한 그 한 마디가 왜 그렇게 무섭게 느껴지던지...
◆9umr84Fg0la 2018/02/04 22:29:17 ID : eK6mMi3xA5f
가끔씩 청자들이 나타나면 뭔가 반갑기도 하고, 들어줘서 고맙기도 하네... 들어주는 닝겐들 모두 땡큐! 쓰고 나니까 그런 말 한 마디를 인상 깊게 기억한 그 때의 내가 너무 과민반응한 것 같고,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좀 웃기기도 한데... 그래도 그 당시의 뻘쭘함+민망함+무서움이란........ 그래 이 나이 먹도록 복권은 오프라인으로 구매할 땐 현금 결제만 되는 걸 몰랐던 내가 바보지.....ㅜㅜ (올해에 20대 중반에 진입해버림...) 나는 쭈뼛거리며 "아... 네... 그럼 돈 좀 뽑아가지고 올게요....;;;" 이렇게 쭈글이처럼 ATM기로 향했다... 그렇게 나는 현금 인출기 앞에서 돈을 뽑고 있고, 그 쿨시크 알바생은 어느 때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무표정으로 카운터에 서 있는데... 그때에는 진짜 이때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민망함을 겪은 것 같았다..... 그렇게 ATM에 카드를 집어넣고 버튼을 누르고 있는데, 알바생이 나한테 처음으로 사적으로(?) 말을 걸었다. 비록 저기요 하는 짧은 말이었지만, 내가 편의점 알바를 할 때에 손님이 사적으로 말 거는 경우는 종종 있었어도 내가 거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나는 보는 사람이 다 민망할 정도로 깜짝 놀라며 네?! 하며 대답했다.... 지금 생각해도 민망.....
◆9umr84Fg0la 2018/02/04 22:43:23 ID : eK6mMi3xA5f
그 알바생은 나한테 급하게 돈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그 순간 갑자기 뜬금없이 그런 걸 나한테 왜 묻지 싶어서 네???... 아니요, 왜요? 하고 대답했던 것 같다. (정확하게는 생각이 안 나지만, 대충 저렇게 멍충+바보스럽게 대답했던 것은 확실한듯) 알바생은 나한테 그렇게 물은 이유는 확실하게 말해주지 않았다. 그거 사면... 아니, 아니에요. 이런 식으로 대답을 했는데, 나한테 말을 먼저 걸어놓고 자기가 어물쩡 넘어가면 어쩌자는 건지... ㅋㅋㅋ;;;;;; 솔직히 손님과 편의점 알바생 사이에서 대화를 할 수는 있는데 (나는 알바하던 당시에 여자 손님들이 급하게 전화 한 통만 빌려달라고 해서 내 스맛폰을 빌려드린 적도 있긴 했음...ㅋㅋ) 생판 남한테 말을 걸어놓고 저렇게 얼버무리는 건 이상하지 않냐...
이름없음 2018/02/04 22:51:04 ID : smMrtiqklg4
음 뭐지 그러게..?
◆9umr84Fg0la 2018/02/04 23:15:07 ID : eK6mMi3xA5f
아무튼 나는 그날 영 찜찜한 알바생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복권을 샀다. 시간이 지나서 알게 된 거지만, 뭔가 찜찜한 게 있으면 그걸 제대로 확인을 해봤어야 되는 건데 나도 참... 한ㅡ심....... 그렇게 복권을 산 다음날, 친구가 본가에 내려가 봐야 한다고 해서 나는 졸지에 그 끔찍한 집구석에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처해버렸다. 주변에 내가 언제든 연락할 수 있음+며칠 동안 함께 살자고 해도 괜찮음+학교 주변에 거주하는 친구는 내 얕고 좁은 인맥풀에 없었고.... 나는 꼼짝없이 친구의 집에서 퇴실해야 했다. 주인 없는 방에서 내가 계속 지내는 것도 실례니까ㅇㅇ.... 연금 복권 추첨이 수요일이니까 그 날이 무슨 요일인지 기억이 안 나지만, 복권을 사고 난 후에 수요일이 오기 전이라고 할 수 있겠군.... 내가 친구의 집에서 지낼 때 동안에는 돈이 들어오는 일도 없었고, 그 남자의 꿈을 꾸지도 않았었다. 그런데 그걸 그다지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친구 집에서 지냈던 기간이 그렇게 길지도 않았었고 (진짜 며칠 안 지냈음ㅇㅇ. 일주일간도 안 되는 기간이었던 듯) 돈이 며칠 정도 생기지 않거나, 꿈을 며칠 정도 안 꾸는 건 그렇게 특이한 일이 아니잖음? 오히려 평범하다면 그쪽이 더 평범하다고 할 수 있겠지... 아무튼 그렇게 복권을 산 다음날 저녁에 나는 친구랑 치킨을 먹고 (내가 집에 들어가기 싫다고 징징대서 그 날은 친구가 사줌... 개꿀~ 이라고 하기에는...... 최후의 만찬이었음.....) 집에 기어들어갔음...... 친구랑 같이 지내는 며칠 동안에도 집에 아주 잠깐씩 들러서 자잘한 걸 챙기긴 했는데 그건 환한 대낮에 친구랑 같이 한 5분 정도 잠깐 들어갔다가 나온 거라서 괜찮았지만... 밤에 그 집에 혼자 있을 생각을 하니까... 휴......... 그렇다고 나 혼자 모텔 가는 것도 에바인 것 같고, 찜질방도 좀...... 뭐 어쩌겠어 집 들어가야지 하고 그날은 집에서 자기로 했다.... 이거 쓰는데 자꾸 배가 아프고 감기 몸살이 또 도지네... 약도 잘 챙겨먹어서 이틀 동안 좀 나아졌다 싶었는데 갑자기 왜 오한이 들지... ㅡㅡ;;;; 한겨울이라 그런가.... 우리 몸관리 잘 합시다...
◆9umr84Fg0la 2018/02/04 23:47:50 ID : eK6mMi3xA5f
고정 독자님 땡큐! 몸 상태가 메롱이긴 하지만, 그래도 힘내서 썰 풀어볼게! 오늘 얼마만큼 풀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ㅠㅠㅋ 내가 집에 들어갔을 때, 내가 생각했던 무서운 현상 (폴터가이스트 같은 거...?)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냥 집은 평소랑 똑같았다. 다른 점이라고는 여전히 강한 시선 정도...? 누가 날 쳐다보는 느낌이 든 뒤로는 예전에는 종종 봤던 19금 순정만화나 야설(...) 도 못 보고 건전하게 지내야 한다는 사실이 좀 빡치기도 했지만,... 뭐 어쩌겠어... 일단 찝찝한 느낌이 더 앞서는 것을... 따흑....ㅜㅜ 아무튼 그래서 그날은 거의 밤샘하듯이 폰을 만지다가 진짜 너무 피곤해서 어쩔 수 없이 기절하는 것처럼 잠이 들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예상했던 대로 악몽이라면 악몽이라고 할 수 있는 꿈을 꾸게 됐음... 나는 오랜만에 그 꿈을 꾸게 됐다... 그리고 꿈 속에서 항상 나왔던 그 남자는 뭔가 굉장히 화가 난 것 같은 상태였다. 뭐라고 해야되지... 막 악귀처럼 온 몸의 구멍에서 피를 철철 흘리면서 널 저주하겠어... 죽여버리겠어...! 이런 느낌은 아니었고, 그냥 일반적인 사람이 굉장히 화가 난 것 같은?... 그렇다고 해서 날 때리거나 위해를 가하지는 않았고, 그냥 엄청 친한 베프 혹은 애인이 나한테 뭔가에 굉장히 크게 실망해서 화를 낸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을 정도로 화가 난 것 같아 보였다. 그 남자는 굉장히 화가 난 표정으로, 그러니까 다혈질적으로 화내는 게 아니라 엄청 냉랭한 태도로 나한테 차갑게 쏘아붙였다.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날 이렇게 대할 수 있어? 나한테 도움을 요청해놓고 날 모른척해? 네가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이런 느낌으로...
◆9umr84Fg0la 2018/02/05 00:00:06 ID : eK6mMi3xA5f
임팩트가 제법 큰 꿈이었어서 그런지 이번 꿈은 깨고 난 후에도 꽤 상세히 머릿속에 남았던 것 같다... 이제까지의 꿈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남자의 모습 역시 제법 뚜렷하게 기억이 났다. 막 그림처럼 자세히 기억나는 건 아니었지만, 흰 피부에 검은 머리에... 뭐 이렇게 대충 윤곽 정도가 기억에 났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형이랑 어느정도 일치하기도, 아니기도 한 모습이었는데, 누군가 꿈 속에서 나타나는 모습은 잘생기고 예쁜 이성이라고 해도 잡귀가 일부러 내가 좋아하는 이상형의 모습으로 나타나서 생기를 갈취해간다는 썰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에 생김새가 더 뚜렷하게 기억에 남았다고 하더라도 어느 쪽이든 나한테 별로 좋은 점은 없을 것 같다. 나도 사람인데 이왕이면 잘생긴 쪽이 좋긴 하지만, 꿈 속의 남자가 잘생겼다고 해도 이상형의 모습을 빌린 잡귀인 거면 개에바니까... 따흑....ㅜㅜ (근데 그렇다고 못생긴 게 더 좋다는 건 아님...) 그리고 중요한 건, 어떤 꿈보다 더 상세하게 기억에 남은 상대가 굉장히 냉랭하게 화를 내고 있었다는 것임ㅇㅇ..... 솔직히 이게 좋은 징조가 아니라는 건 누가 생각해도 명명백백하지.. 그런데 이거 가지고 점쟁이한테 가기도 좀... 내가 무슨 큰 화를 입은 것도 아니고, 누가 죽는 것 같은 불길한 꿈을 꾼 것도 아니고, 그냥 어떤 남자가 내 꿈에 나타나서 날 원망하며 화를 냈다는 것뿐인데... 음........ 그리고 이건 의외의 전화위복인지 모르겠지만, 그 꿈에서 깨어난 이후로 항상 느껴지던 시선이 사라졌다. (?!)
◆9umr84Fg0la 2018/02/05 00:05:45 ID : eK6mMi3xA5f
시선과 같은 느낌이 사라진 뒤로 나는 자유의 몸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오랜만에 맛보는 해방감이었다...! 생각해보니 이제까지 월세를 꼬박꼬박 내면서도 (한 달이 안 되는 기간이긴 했어도) 몇 주 동안 내 방이 내 방 같지 않은 기분을 느꼈으니... 뭐지 왜 저번 레스랑 이 레스를 쓰는데 누가 문 아니면 벽을 똑똑 하고 딱 두 번씩 두드리는 소리가 나지...? 너무 경쾌한 소리라서 짜증나네ㅋㅋㅋㅋ 뭔가 탁구채로 탁구공을 톡톡! 하고 치는 소리가 나네 뭔 트로피카나 톡톡도 아니고.... ㅡㅡ;;;;;;;;;
이름없음 2018/02/05 00:21:56 ID : smMrtiqklg4
허걱ㅋㅋㅋㅋ심각하게 읽다가 갑자기 트로피카나에서 터졌다
◆9umr84Fg0la 2018/02/05 00:24:34 ID : eK6mMi3xA5f
밑에 집이 식당을 해서 그런지 식기 같은 게 달그락거리는 소리도 들리네... 아오 깜짝이야... 내가 기묘한 경험에 대해서 쓰고 있으니까 괜히 신경이 예민해진 것 같네... 별 거 아니니 그냥 ㄱㄱ! 아무튼 일어나서 좀 차분해진 나는 생각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이전부터 추측은 조금씩 하고 있긴 했지만, 뭔가 꿈과 내 방에서 느껴지는 시선은 확실히 연관이 있는 것 같았다. 꿈 속의 남자가 나한테 잘해주면서 뭔가를 자꾸 권할 때에는 시선(+약간 술 취하고 느낀 바람 같은 감촉)이 느껴졌었지만, 꿈 속의 남자가 화를 내니까 그 시선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전의 꿈 속에서는 그 남자가 자꾸 뭔가를 해주려고 하고 권한다고 했잖아... 그래서 세우게 된 가설인데, 그런 호의가 현실에서의 재물과 관련한 행운으로 나타나는 게 아닐까 하는 거였다. 이전부터 이런 사소하지만 다소 이상한 일들이 모두 독립적인 건지, 아니면 연관이 있는 건지 헷갈렸지만,.. 일단 방 안의 시선과 꿈이 관련이 있다면, 그거랑 최근에 갑자기 급상승한 재물운과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 정확하게 딱 집어서 떠올릴 수는 없지만, 그 세 사건들이 발생하게 된 시기들도 얼추 비슷한 것 같기도 했고.
◆9umr84Fg0la 2018/02/05 01:03:58 ID : eK6mMi3xA5f
그럼 남은 건 내가 연금 복권을 사려고 하자 말렸던 그 특이한 편의점 남자 알바생. 그런데 그 사람이 내가 겪는 일들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아니면 내가 겪고 있는 일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 중 하나인지는 모르는 상태인 거지. 그래도 확실한 건 그 사람이 내가 겪고 있는 이 사소하고도 기묘한 일들에 대해서 뭔가 알고 있는 것 같다는 것 정도...? 그래서 나는 일단 편의점에 갔다. 그래도 나처럼 민망함을 못 견뎌하는 쫄보가 뭘 물을 수 있을 리가.... 그 날은 그냥 편의점에서 괜히 시간을 때우며 물어볼까 말까 하다가 뭔가를 사서 얌전히 계산만 하고 나왔다. 며칠 동안 그 편의점을 들락날락거리긴 했지만, 아무것도 묻지는 못했다. 괜히 얘기를 꺼냈다가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될 것 같기도 했고, 알바생한테 치근대는 진상 손님처럼 보일 것 같기도 해서... 이게 한국 드라마라면 드라마의 디폴트값대로 그 편의점 알바생과 연애를 하게 되고, 일본 공포 썰이라면 내 꿈에 나왔던 남자가 처절한 원한령이 되어 나한테 복수하겠지만... 내 삶은 그렇게 극적인 게 아니었으니까ㅇㅇ....
◆9umr84Fg0la 2018/02/05 01:12:56 ID : eK6mMi3xA5f
그렇게 트와이스의 TT 노래마냥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고착 상태(?) 가 며칠간 계속 됐다. 내 방 안에서 느껴지던 시선도 사라지고, 꿈도 꾸지 않고, 예전과 다르게 소소하게 돈이 들어오지도 않는... 그러던 와중에 내가 산 연금 복권의 당첨 발표일이 다가왔다. 여러 장 산 걸 맞춰봤지만 다 꽝이라서 그냥 버렸다...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버린 그 복권 종이들은 소각장에서 먼지가 되어 사라졌겠지.....ㅋㅋㅋ...... 그렇게 좋은 일(돈 들어오는 일)도, 나쁜 일(방 안에서 느껴지는 시선)도 없는 하루가 반복되었다.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간 것 같아서 좋기도 하고, 상식이든 논리로든 어떤 방법으로든 내가 뭔가 납득할 수 있는 것들이 없어서 이게 뭔가 싶고 허무하기도 했다. 원래 평범한 사람의 인생이 드라마처럼 극적이지 않은 게 정상이긴 하지만, 뭔가 너무 허무한 것 같았다. 점집이나 무당을 찾아가볼까도 했지만, 난 원래 타로점이나 사주팔자 같은 것에도 돈을 안 쓰는 편이라... 그런 건 재미있긴 하지만, 분명히 비과학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서 진지하게 믿기에는 좀 그렇다고 생각하기 때문에ㅇㅇ... 내가 겪은 일들이 이미 과학의 영역을 벗어났긴 했지만, 그런 데에 돈을 쓰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 (...) 그냥 안 가고 버텼다. 따지고 보면 내가 크게 재난을 겪은 것도 없어서...
이름없음 2018/02/05 01:21:37 ID : smMrtiqklg4
헉 그냥 그렇게 끝난거야?? 뭐였는지 궁금하다
이름없음 2018/02/05 01:25:51 ID : RyLanwnxzSJ
재밌다 스레주 ㅋㅋㅋㅋㅋ잘 보고있엉
◆9umr84Fg0la 2018/02/05 01:44:36 ID : eK6mMi3xA5f
그리고 내 주변에는 괴담에 흔히 등장하곤 하는 영감, 혹은 신기가 있는 친구가 한 명도 없어서.... 다 나처럼 귀신 한 번 제대로 못 본 평범하디 평범한 닝겐들 뿐이라서 이 사건에 대해서 뭔가 알아보려고 했던 내 시도는 그렇게 흐지부지 되었다... 아무튼 그렇게 평범하게 잘 살고 있다가 어느 날 편의점에서 언제나 그랬듯이 먹을 거리를 사려고 했는데 생활비를 담아놓고 항상 쓰던 체크 카드에 잔액 부족이라고 뜨는 일이 생겼다........ㅋㅋㅋ......... 얼마 전에 월세랑 관리비를 내기도 했고, 용돈을 받기 바로 직전이기도 했지만, 급하게 다른 계좌랑 연동된 체크카드를 내밀면서 당연하게도 민망함과 쪽팔림이 쓰나미처럼 확 몰려오더라... 따흐흑.....ㅠㅜ 요 몇주간 자잘하게 돈이 계속 들어왔을 때 그 돈 가지고 사고 싶은 거 다 사기도 하고, 친구나 엄마한테 선물도 주고, 친구 만나면 내가 팍팍 사고 그래서 그런지 돈이 안 들어왔을 때에도 그 씀씀이를 못 버리고 졸부처럼 계속 돈을 쓰다가 그 지경에 이르게 된 셈이었다...... 물론 그 쿨시크 알바생은 카드 승인 결과에 잔액 부족으로 뜬 걸 보고 당황하지도, 웃지도 않고 그냥 잔액 부족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래도 나는 민망하고 당황스러워서 허둥지둥하면서 다른 체크카드를 꺼냈다. 다행히 그 체크카드는 잔액이 충분해서 정상 승인이라고 뜨더라.., 참 다행이었음. (...) 쿨시크 알바생이 카드를 돌려주면서 "이제 그게 갔나 보네요."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다. 내가 그거에 대해서 물어보자 (굳이 따지자면 물어본 것도 아니고 그냥 네? 그게 뭔데요? 이렇게 반사적으로 반문한 거에 가까웠지만...) 그 쿨시크남은 어떻게 보면 다행이라고, 대충 거의 다 끝난 것 같으니 얘기해주겠다고 했다. 사건이라고 할 만한 건 끝났다고 할 수 있...지? 뭔가 기승전결이 좀 푸쉬쉬하다.... 역시 실화 경험담은 진짜 생각보다 별 거 없는 것 같음.... 따흐흑 ㅠㅠ... 그래도 대략적이나마 이제 정체(?) 가 밝혀질 대목이니까 기대해주시길...! 독-하! (독자님 하이!) 어느새 얘기도 클라이막스를 지나서 대단원이네... 연극이 아니라서 그런가 뭔가 짜임새 없는(?) 구성이다...ㅠㅠ 최대한 소설처럼 극적이고 흥미진진하게 구성해보려고 노력을 해봤는데 내가 겪은 사건이 너무 사소하고 별 거 없어서 정말 푸쉬쉬한 느낌... 따흑 ㅠㅠ
◆9umr84Fg0la 2018/02/05 02:30:54 ID : eK6mMi3xA5f
내가 를 뭔가 명탐점 코난의 후반부마냥 모든 의문을 다 해결해줄 것처럼 끝낸 것 같은데, 그것 때문에 흥미진진해하며 스크롤을 내릴 독자들한테는 미리 사과하고 싶다...ㅜㅜ 사건 자체가 막 흥미진진할 만큼 대단한 것도 아니었고, 그 쿨시크 알바생은 말을 굉장히 아끼는 편이라서 내가 들은 게 많이 없거든... 애초에 우린 어사기도 하고... ㅎ........ 그 쿨시크남의 말에 따르면 그건 그냥 재물을 모으는 데에 약간 재주가 있는 잡신에 가까운 거였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조상신, 수호령, 지박령, 아니면 물건에 깃든 원혼(...) 뭐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세상 따라 흐름 따라 떠돌아다니는 자유로운 영혼...? 재물을 다루는 데에 약간 재주가 있을 뿐인ㅇㅇ..... 한 마디로 막 엄청 신력(?) 같은 게 뛰어나서 무당들이 모시거나, 뭔가에 의해서 떠받들어지는 그런 신도 아니고, 사람한테 엄청난 위해를 끼치는 신도 아니고... 흠 그래서 내 꿈에 그렇게 자주 나왔어도 내가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가...? 원한이 특별하게 강한 것도 아니고, 능력치가 짱짱 센 것도 아니라서...? 뭔가 임팩트 없는 지나가는 잡신1 느낌이네...... 그리고 내가 쿨시크남한테 이제까지 겪은 일들을 짤막하게 말해주자, 내 방 안에서 느껴지는 시선이나 꿈 같은 것들은 모두 그 잡신1(이렇게 네이밍하니까 뭔가 미안하다... 따흐흑....ㅠㅠ) 과 관련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자기가 내 방에 직접 온 건 아니니까 자세하게는 모르겠다고 했다. 확실히 돈의 흐름은 그 잡신1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그런 걸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는데 (물론 그분과 나는 어사니까 절! 대! 캐물은 건 아니고 그냥 '와 신기하다~! 그런데 그런 건 어떻게 알아요?' 이 정도로만 물어봤음...) 그냥 집안 자체가 그렇다면서 자세히 대답해주지는 않았다.. 또 레스주들이 궁금해할 게 뭐가 있지... 아 맞다... 그리고 그게 잡신이기는 하지만 내가 뭔가를 간절히 바라고 염원하거나 (예를 들자면 돈을 많이 벌게 해달라고 정말 진지하고 간곡하게 맨날 기도 드린다든지) 그 존재한테 엄청 의지하고 애정을 가지면 그것의 힘이 커질 수는 있다고 했다... 원래 사람의 염원이란 무에서 유를 만든다, 말이 씨가 된다 이런 옛말이 있는 걸 보면 맞는 말 같기도 하고... (물론 신알못인 나의 개인적인 소견이지만ㅇㅇ) 그리고 이건 쿨시크남의 얘기를 들으며 혼자서 생각해 본 가설... 그러니까 나의 뇌피셜인데 (쿨시크알바생한테 물어보지는 않았다) 그 잡신1은 나한테 뭔가 정을 붙이고 자신이 뭔가를 해준만큼 나도 그것(?)한테 의지했으면 하고 바랐던 게 아닌가 싶다... 보통 어떤 신을 모시고 기도하고 그러면 그 신의 힘이 세진다 뭐 이런 개념은 서브컬쳐에서도 종종 보이는 거니까 나한테 그런 걸 바랐던 건가 싶기도 한데.... 꿈 내용을 되짚어 생각해보면 그냥 우리가 외롭게 지내다보면 정 붙이고 지낼 게 필요한 것처럼 그 잡신1도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사람이나 잡신이나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나 하는 데에서 든 생각임...ㅋㅋㅋ) 뭐 이건 무당이나 누구한테 들은 게 아니고 다 내 뇌피셜이다ㅇㅇ....
◆9umr84Fg0la 2018/02/05 02:46:34 ID : eK6mMi3xA5f
음... 이걸 어떻게 끝내야 하지....ㅋㅋㅋㅋㅋㅋ 과거에 겪었던 일들을 무서운 이야기 풀어놓듯이 주르륵 풀어 놓는 거라서 금방 끝날 것 같긴 했는데 정말 24시간도 안 걸리고 50 스레안에 끝냈네...ㅋㅋㅋㅋㅋ 이게 한국 드라마였으면 나는 쿨시크남과 그 잡신1과 삼각관계 로맨스를 찍었을 것이고, 한국 괴담이었으면 잡신1은 사실 내가 예전에 주워온 골동품에 깃든 신령이라서 천도제를 지내야 한다.. 뭐 이런 전설의 고향 한 편을 완성했겠지만 아쉽게도 굉장히 푸쉬쉬하게 끝나버렸구만.... 미안....ㅋㅋㅋㅋㅋ 그리고 뭔가 더 자세하게 이것 저것 풀고 싶어도 그 당시에 쿨시크 알바생이 해준 얘기 자체가 많지 않아서.... 그 이후에도 이 사건에 대해서 많이 말해주지는 않음..... 뭐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닥 흥미롭지 않았나보지.... 그 뒤로 말은 트고 간단하게 인사는 하고 지내는 사이가 됐는데 (어사에서 아주 약간 살~짝... 정말 살짝 친해진 사이가 됐음ㅇㅇ.... 어사답게 높임말을 쓰며 종종 아주 짧은 대화를 나누는데 그 썰이라도 풀어야 되나... 아니 그럼 이 스레의 정체성이 달라지는 거 아닌가;;) 이 사건에 대해서 말할 거리를 더 만들기 위해서 우리 집에 한 번 찾아와서 그 기운을 느껴봐라! 이럴 수도 없는 일이고... 어떻게 끝내야 되지.... 뭔가 장르가 공포도 아니고 그렇다고 유머도 아니게... 좀 되게 어정쩡하게 끝났네... 다시 한 번 미안...ㅋㅋㅋㅋ 궁금한 거 있으면 질문 받고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는 것으로... 모두들 들어줘서 고마웠다!
이름없음 2018/02/05 07:59:27 ID : ijeINuljuld
이제 쿨시크남이랑 썸 타는 것만 남았넼ㅋㅋㅋㅋㅋㅋㅋㅋ 홧팅 응원할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umr84Fg0la 2018/02/05 16:44:05 ID : fRA2Gk05PjA
모레딕으로 옴!! 놉!ㅋㅋㅋㅋ 전혀 썸은 아닌 것 같아...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에 친구가 무당집 신내림 받을뻔 했는데 엄마가 대신 받았다는 썰이 갑자기 생각나는구만...
이름없음 2018/02/05 23:36:17 ID : ijeINuljuld
썸은 쟁취하는 거랬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름없음 2018/06/24 18:45:33 ID : e1xvilva4Mp
편의점에서 카드놀이 하는 꿈은 뭐죠? 그리고 성형외과 갔는데 재판하는 꿈은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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