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먼저 이 알바가 뭘 하는 알바냐면, 간단히 말해 조소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소조 실습을 위한 인간 석고상이 되어주는 일이야. 말이 좋아서 모델이지 포즈나 표정을 취하는것도 아니고 그냥 가만히 앉아있는게 전부라서 차라리 정물에 가깝다. 그리고 미술학원에서 모델한다고 그러면 다들 누드 크로키부터 떠올리는데 이거는 쇄골까지만 보이면 돼...

구체적으로 하는일을 얘기해보자면, 1. 회전의자에 앉아서 정면을 응시한채로 2. 일정 시간에 맞춰 의자 방향을 돌린다. 이게 전부고 나는 5분에 한 번씩 구십도로 돌려서 20분동안 하고 5분 쉬고 다시 20분 하고... 이런 식으로 했는데 이 간격은 경우마다 다른가보더라고. 어디는 사오십분씩 계속 한다는 후기도 있었어. 참고로 알바가 쉬고있는 동안에도 수강생들은 쉬지 않고 계속 알바의 얼굴을 만들어... 힘들겠더라.

하는 일이 단순하다보니까 시급은 거의 최저수준이고 식비도 지급이 안된다. 학원에서 주로 원하는 인재상은 아무래도 얼굴에 입체감이 있거나 이목구비가 뚜렷한 사람인것같다. 인터넷에 두상모델을 검색해보면 남자는 대체로 티존이 많이 발달해있고 여자는 쌍커풀이 진하더라.

디자인 입시하는 학생들은 5시간동안 시험보는데 그동안 모델 알바생은 계속 같은 자세로 앉아있어야한다드라.. 둘다 빡세보였음

ㄷㄷ 디게 힘들겠다..

헐 추억이다ㅠㅜ

이거 하면서 내 얼굴에 대해 많이 생각했지.... 내 이마가 많이 납작했나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