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를 베풀 때마다 쓰는 일기. 음... 그냥 사람들이 사랑스러워서 사랑으로 시작한 호의가. 그 호의를 베푸는 과정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조금씩 배제되고 이기심이 점점 스며드는것 같은 느낌이 조금 두려워서 나 자신을 위해 써보는 호의 일기. 난입 상관없어. 인코- 무언가 잘못되었다.

#1 오늘은 친구의 하소연을 들어주었다. 꽤나 긴 시간이었고 나도 시간이 없었지만 정말 징징대길래 한참 들어주었다. 평소에 자기 얘기만 하는 친구이다. 어제 내 생일이었던거 알긴 하려나.

#1-1 어릴 때는 보람도 있고... 그냥 사람이란 것 자체가 사랑스러워서 호의를 베푼것 같은데 요즘에는 못 볼꼴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가. 별로 사랑스럽지도 않고 습관처럼 호의를 베풀면서도 머릿속으로는 내 자신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는게 참 모순적이다 생각했다.

#1-2 그래, 사랑은 베푸는것이긴 하지. 근데 이게 베풀기만 하고 돌아오는게 없으면 내가 뭐 좋으라고 베푸는지. 그냥 좀 더 무뎌지고 뿌리만 썩어가는거 아닌가. 음... 역시. 틀림없어, 틀림없어. 난 호구야.

#2 자꾸 세상 떠나시려는 할머니를 붙잡는 엄마에게 돈을 보내주었다. 큰 돈. 엄마는 고맙다는 말과 함께 자식이 부모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자신이 얼마나 나를 사랑해주고 아껴주었는지 아주 장황하고 그럴듯하게 설교를 해주셨다. 차라리 고맙다 한 마디만 하고 끊었으면 덜 죽었을텐데. 또 나뭇잎 하나가 썩어 떨어진다.

#2-1 아아, 기억났다. 호의를 베풀기 시작한건 엄마 때문이기도 했는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다시 받고 싶어서 베풀기도 했는데. 내 기억 중 제일 환했던, 처음 보는 미소가, 어리석은 나는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해서 그 후로도 열심히, 세상의 가르침을 의심없이 믿고. 역시, 호구 맞다니까.

#2-2 생각해보니까 엄마도 아무 말 안 하셨네. 깜빡하신거려나, 몰랐던거려나.. 뭐, 덕분에 찝찝한 기분 느끼지 않고 생일 잘 보냈습니다, 엄마.

-err. You do 99 things for someone and all they remember is the one thing you didn't do. What a perfect, perfect quote for my dear-diary.

#3 알게 뭐야. 네 남친이 널 차든지 말든지 내가 알게 뭐냐고.. 술을 진탕 마시고 와서는 중얼중얼 잘 들리지도 않는 말을 해대는데 아 좀. 이불 더러워지는데.

#4 인코 띄어쓰기 했네... 별게 다 안 풀려. 무튼 이번에는 외숙모가 전화를 하던데 처음에는 안 받았어. 그런데도 계속 전화를 해대니까 받았지, 결국엔. 내가 이 집안의 구박 받는 신데렐라도 아니고 뭐라뭐라 꼰대마냥 잔소리하시더니 결국 결론은? 돈. 돈, 돈, 돈, 아니 내가 부잣집 아들 재벌 2세를 사귀고 있으면 몰라. 애인도 돈도 없는 한창 바쁘기만 한 학생한테 뭐 이리 바라는게 많습니까..

#4-1 이번에는 무슨 핑계를 댔더라. 아, 뭐 그 집 딸이 사기 당했다나.... 아들인가. 기억도 안나네. 나보다도 나이 많은 놈이 왜 이렇게 사기를 잘 당해 아주 머릿속이 꽃밭이네 그래

#4-2 으음 그동안 쌓인 호의가 꽤 되네. 호의 베풀 때마다 통장에 10000원씩 들어오면 좋겠다. 현실은 반대긴 한데.

#5 내가 간디라도 되는 줄 아나봐. 자꾸 싸워대길래 중재, 중재. 이름을 중재자로 바꿔야 하나. 뭐만 하면 날 떠밀어.... 저기요 나도 고래 싸움에 등 터질 생각 없거든요?

-err. 새삼 생각하는거지만 우리 가족은 좀 쓰레기인것 같다. 아빠 빼고. 할아버지 빼고. 친할머니 빼구.. 젤 나이 많으신 우리 할머니 빼고 다 돌아가셨네. 엄마는.... 날 사랑하는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그냥 사긴 했는데 버리긴 아까운 그런 존재 아닌가 싶은데.. 친구들은.... 좀 귀찮고.... 눈치 없고.... 관심 없고... 그런거 빼면 착한 애들. 아 그럼 친구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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